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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막
제2막 부록_ 《윤동주, 달을 쏘다》에 활용된 작품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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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이 시대에 ‘시’라니요? 아우성보다 못한 ‘시’, 강아지의 신음보다 조악한 ‘시’… 이름 석 자도 지킬 수 없는데… ‘시’라는 말… 우스워요. 어쩌면 난 세상을 향해 욕을 하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거친 말들을 한바탕 쏟아낼 용기가 없어서… 아름다운 말 속에 숨겼는지도 모르죠.
--- p.39 윤동주: 일본에 가려면 도항증명서를 받아야 하는데 창씨개명을 안 하면 안 된다네. 후에 일본 학교 입학도 문제도 있고 해서… 분위기가 무거워진다. 강처중: 몽규, 넌? 도항증명서 받았어? 송몽규: 나도 아직… 윤동주: 사는 게 너무 부끄럽다… --- p.48 (목소리) 불온선인 히라누마 도오쥬우. (취조실의 문이 열린다) 치안유지법 제5조, 조선 독립운동 혐의로 경도 지방 재판소로 이송한다! 취조실의 문이 열리면 빛이 쏟아진다. 윤동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빛을 향해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간다. --- p.64 송몽규: 동주야, 이제 더 이상 시는 없어. 우리가 바라던 시는 이제 죽었어. 윤동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친구들: 생사의 갈림길에서 시를 쓰는 건 사치야. 부끄러운 일이 되어버렸어. 윤동주: 아니야, 아니야. 시는 창피한 게 아니야! 시는 창피한 게 아니야! 이선화: 동주 씨가 시인임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 p.93 윤동주: 날 바라보는 저 달이 미워져 내 부끄러움을 비추는 달이 미워 저 달을 원망하며 돌을 찾아 저 달을 향해 던진다 --- p.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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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초연되어 오랫동안 뮤지컬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의 완전판 대본집 ‘윤동주의 일대기적 기술보다 역사라는 거대 파도에 휩쓸리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작가는, 섬세한 시선과 세심한 단어들로 청년 윤동주를 직조해 낸다. 윤동주의 ‘시’가 가진 원형을 최대한 변형하지 않고, 읽는 자(배우)와 듣는 자(관객)의 몫으로 온전히 자연스럽게 남겨두고 싶었다는 의도처럼, [윤동주, 달을 쏘다]는 여러모로 특별한 점을 가지고 있다. 극은 1막과 2막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다른 작품과 달리 ‘장(場)’의 구분이 없다. 1막 1장, 2장과 같은 구분이 따로 없는데 이는 ‘장면 전환 시 보이는 세트나 인물의 등퇴장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가운데 윤동주가 사색하거나(=걷는다), 시를 쓰는(=읽는다) 모습으로 발현되어야 한다는 의도 때문’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주조연이 등퇴장을 반복하는 다른 뮤지컬들과 달리 [윤동주, 달을 쏘다]에서는 상연 내내 윤동주가 무대 위를 떠나지 않는다. 한아름 작가가 ‘윤동주는 퇴장 없이 우리의 눈 밖으로 사라지지 말아야 하며, 이를 통해 역사의 현장을 떠나지 못한 자신을 향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청년으로 남’길 원했기 때문이다. 대본집에서는 이런 작가의 의도와 청년 윤동주의 고뇌를 보다 선연하게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시로 저항하고, 시로 싸웠던 청년 총 대신 펜을 든 그의 심정을 이해하기 위해 대본집 끝에는 이번 ‘완전판 대본집 출간’을 기념해 특별히 극중 대사나 가사로 등장했던 시 전문과 필사 노트, 그리고 배우 5인의 사진들을 담았다. 그의 시를 읽거나 필사하며 펜을 들고 시를 써 내려간 윤동주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뮤지컬을 본 적 있는 관객이라면 배우들의 사진을 통해 관극의 기억을 생생하게 추억해 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