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은 어지럼이 ‘귀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귀와 뇌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뇌기능, 신경 조절, 생활 습관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완전한 해결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의사는 환자의 전체적인 삶을 고려하고, 어지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재발했을 때의 대응법을 잘 알려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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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불편한 증상입니다. 하지만 막연히 ‘어지럽다’라고 하는 것보다, 어떤 식으로 어지러운지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지럼의 원인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는 “그냥 어지러워요”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 보면, 각자 느끼는 어지럼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누군가는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다고 하고, 어떤 분은 걸을 때 비틀거린다고 하고, 어떤 분은 눈앞이 아찔하다고 표현합니다. ‘빙글빙글’, ‘비틀비틀’, ‘어찔어찔’, ‘몽롱한’ 어지럼. 이처럼 어지럼은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고, 각각의 유형마다 흔한 원인 질환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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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움직일 때 세상이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럼이 생기고, 1~2분 정도 지나 좋아진다면 이석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때 이석증을 더 정확히 진단하고, 문제가 생긴 반고리관의 위치를 찾으려면 반고리관 방향을 따라 머리를 돌려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석이 반고리관 안에서 구를 때 어지럼과 함께 눈 떨림(의학용어로 ‘안진’)이 나타납니다.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때 눈 떨림 증상이 가장 심한지를 확인하면, 이석증 유무를 진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느 반고리관에 문제가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위치를 파악하면 ‘이석 바로잡기 운동’으로 자가 치료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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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니에르병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약물 치료만으로는 완벽한 예방이 어렵기에, 다음과 같은 생활 수칙 준수가 매우 중요합니다.

메니에르병 치료를 위한 생활 수칙
· 저염 식사 : 하루 나트륨 2g(소금 5g) 이하
· 물 많이 마시기 : 하루 1.5~2.5리터 충분한 물 마시기 (체중 1kg당 35mL)
· 카페인 금지 : 꼭 먹고 싶을 때는 디카페인 커피를 주 2회 이하
· 가공식품과 글루텐이 함유된 밀가루 음식 피하기 (염증 악화 위험)
· 규칙적인 식사
· 충분한 잠
· 스트레스 관리
· 규칙적인 운동

특히 저염 식사가 가장 중요한데, 이는 다른 어지럼 예방 수칙과 차별되는 점입니다. 라면을 먹고 잔 다음 날에 몸이 붓듯이 염분은 부종의 주원인입니다. 간장 한 스푼(10g)에 1.6~2g 정도의 소금이 들어 있으니, 소금을 하루 5g 이하로 섭취하려면 조리 시 간을 최소화하고, 짠 음식을 조심해야 합니다. 속귀의 부종을 막기 위해 염분 섭취를 제한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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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지럼 재활 운동입니다. 이는 효과가 좋고 안전하니 어지럼이 있다면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어지럼 재활 운동은 전정기능, 평형기능, 뇌기능을 균형 있게 발달시켜 어지럼을 치료하고 예방합니다.

어지럼 재활 운동을 1단계와 2단계로 구성했습니다. 마치 계단을 오르듯 단계적으로 접근하는데 1단계의 도리도리 운동은 심한 초기 증상에 적합하고, 안전한 운동으로 배치했습니다. 2단계는 주로 서서 하는 운동으로, 균형감각을 키우고 넘어짐을 예방합니다. 어지럼이 경미하거나 재발이 잦은 분들은 2단계 운동을 중심으로 하되, 1단계의 도리도리 운동은 계속 병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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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7년간 수많은 어지럼 환자를 진료하면서 어지럼 자체보다 어지러울까 봐 느끼는 두려움에 더 큰 고통을 받는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특히 이석증을 겪었던 분들은 재발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깊은 호흡과 명상은 꽤 좋은 효과를 보여줍니다. 명상은 단순히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을 넘어서, 교감신경의 과도한 활동 억제, 심장박동 안정화, 우리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잡아주는 자연스러운 치료법입니다. 환자 중 명상으로 어지럼을 치료했던 분이 있습니다. 2년 동안 만성어지럼으로 고생하셨는데 약물 치료를 받으면서도 잘 나아지지 않던 증상이 매일 10분씩 하는 짧은 명상을 시작하고 꽤 좋아졌습니다. 3개월 후 어지럼의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강도도 많이 약해졌습니다. 어지럼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든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