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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 기 드 모파상
봄 한 접시 - 오 헨리 벚나무와 휘파람 - 다자이 오사무 두 소녀 - 시그리드 운세트 빛이 머무는 곳에서 - 수잔 글래스펠 4월의 소나기 - 이디스 워튼 질문하는 여자들 - 버지니아 울프 약혼 - 헤르만 헤세 젤리빈 - F. 스콧 피츠제럴드 |
Guy de Maupass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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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이 돋고 꽃이 피며,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고, 들판의 향기가 퍼지며, 알 수 없는 감상과 설렘이 밀려옵니다. 그때, 누군가 이렇게 경고하는 것을 들어본 적 있습니까? ‘조심하세요, 사랑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사방에서 당신을 노리고 있습니다! 온갖 계략이 숨겨져 있고, 모든 무기가 날카롭게 벼려져 있으며, 교묘한 함정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사랑이 당신을 덮치려 합니다! 감기나 기관지염, 늑막염보다 훨씬 더 위험합니다! 사랑은 결코 용서하지 않으며, 누구에게나 돌이킬 수 없는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게 만듭니다.”
--- pp.12-13 「기 드 모파상, 봄날」 중에서 그날은 평소보다 메뉴에 변화가 많았다. 수프는 더 가벼워졌고, 돼지고기는 전채 요리에서 빠지고 러시아 순무가 곁들여진 구이 요리로만 남았다. 봄의 기운이 온 메뉴에 가득했다. 초록 언덕에서 뛰놀던 어린 양은 이제 특제 소스를 곁들인 요리로 변했고, 굴은 여전히 메뉴에 남아 있었으나, 봄을 맞아 점점 사라지는 분위기였다. 프라이팬은 한쪽으로 밀려나고, 석쇠가 주방의 주인 자리를 차지했다. --- pp.30-31 「오 헨리, 봄 한 접시」 중에서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매일매일 시를 지어 보내겠습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당신의 집 담장 밖에서 휘파람을 불어 드리겠습니다. 바로 내일 저녁 여섯 시에 휘파람으로 군함 행진곡을 불어 드리지요. --- p.47 「다자이 오사무, 벚나무와 휘파람」 중에서 두 소녀는 땅을 엉금엉금 기듯 앞으로 나아가며 꽃을 꺾었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흙 속에 손을 넣는 일은 말로 다할 수 없이 행복한 일이었다. 그들은 햇살이 스며든 솜털 같 은 줄기에서 퍼져 나오는 따뜻한 봄의 향기에 취해, 마음이 아릴 지경이었다. --- p.68 「시그리드 운세트, 두 소녀」 중에서 “밖에 나가서 생각해보세요. 이런 날씨에 실내에 앉아 철학을 얘기하는 건 왠지 어울리지 않네요. 과거 사람들이 삶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보다, 지금 여러분이 삶을 어떻게 느끼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 p.83 「수잔 글래스펠, 빛이 머무는 곳에서」 중에서 테오도라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학교 뒤편 숲속에 와 있었다. 그녀는 땅에 무릎을 꿇고, 마른 낙엽을 헤치며 돋아나는 작은 초록 줄기에 입을 맞췄다. 봄이었다. 봄! 모든 것이 빛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속에서도 수많은 희망이 한순간에 싹을 틔웠다. --- p.115 「이디스 워튼, 4월의 소나기」 중에서 4월의 먼지는 한때 태양마저 덮을 듯 일었다가, 다시금 공기 속을 부옇게 메웠다. 오래된 농담처럼 되풀이되던 지루한 오후는 마치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다 네 시 반 무렵, 거리엔 처음으로 잔잔한 고요가 내려앉았고, 차양 아래와 나뭇가지 사이로 그늘이 길게 드리워졌다. 이런 날씨 속에서는 어떤 일도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쩌면 인생도 날씨와 비슷한 것일지 모른다. 모든 게 하찮아 보이는 무더운 날들을 견디다 보면, 언젠가 지친 이마 위로 조용히 내려앉는 누군가의 손길 같은 시원한 하루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게 되는 법이다. --- pp.238-239 「F. 스콧 피츠제럴드, 젤리빈」 중에서 |
오래된 문장 속에 살아 있는 봄
봄이라는 계절이 건네는 사랑, 성장, 위로의 이야기들 《봄볕 아래에서》는 기 드 모파상, 오 헨리, 다자이 오사무, F. 스콧 피츠제럴드, 버지니아 울프 등 세계 문학사의 거장들이 남긴 아홉 편의 단편을 엮은 세계 문학 단편선이다. 이 책에는 모두 ‘봄’을 배경으로 하거나 ‘봄’의 정서를 바탕에 둔 작품 아홉 편이 실려 있다. 사랑의 시작과 끝, 어른이 되어 가는 순간, 말로는 다 닿지 않는 진심, 그리고 조용히 건네는 위로처럼, 찬란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봄의 감정들이 봄볕 아래에서 살포시 피어난다. 실린 작품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결을 지닌 채, ‘봄’이라는 하나의 계절을 다양한 정서와 서사로 펼쳐 보인다. 봄의 정취에 취해 유람선에서 고백을 시도하는 남자와 그 앞을 가로막는 의문의 인물을 그린 모파상의 〈봄날〉, 편지로 마음을 전하던 시절, 타이피스트 여성과 농부의 이심전심을 담은 오 헨리의 〈봄 한 접시〉, 아픈 동생의 연애편지를 둘러싼 가족들의 감동적인 반전 드라마인 다자이 오사무의 〈벚나무와 휘파람〉, 베스트셀러 작가를 꿈꾸는 소녀의 소동극을 담은 이디스 워튼의 〈4월의 소나기〉는 봄의 다채로운 색깔을 경쾌하게 그려낸다. 버지니아 울프의 〈질문하는 여자들〉은 여성의 시선으로 사회를 응시하며, 남성 중심의 질서 속에서 과연 여성에게도 봄, 곧 해방이 가능할지를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묻는다. 시그리드 운세트의 〈두 소녀〉는 사춘기 소녀의 복잡한 내면을 봄빛 속에 섬세하게 포착하고, 수잔 글래스펠의 〈빛이 머무는 곳에서〉는 세대와 성별을 넘어선 지적 연대의 가능성을 그린다. 어수룩한 남자가 다정한 여인에게 구원받는 헤르만 헤세의 〈약혼〉, 그리고 피츠제럴드의 〈젤리빈〉은 재즈 시대의 화려함과 허무를 한 편의 짧은 영화처럼 담아낸다. 짧지만 깊이 있는 서사 속에 담긴 감정의 진폭이 독자의 마음을 잔잔하게 흔들며, 고전이라는 이름 아래 살아 있는 섬세한 정서를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꺼내 보게 한다. 처음 만나는 세계 문학의 얼굴들 노벨문학상·퓰리처상 수상 작가들의 국내 첫 번역 수록 이 책이 지닌 중요한 의의 중 하나는, 널리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을 새롭게 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세계 문학사의 주요 작가들을 처음으로 소개한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시그리드 운세트다. 중세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한 대하소설 《크리스틴 라브란스다터》 삼부작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1928년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노르웨이 문학사에서 상징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여전히 낯선 이름이며, 이번 책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 독자와 마주하게 되었다. 수록작 〈두 소녀〉는 사춘기 소녀의 복잡한 내면을 봄빛 속에 정갈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운세트 특유의 절제된 시선과 통찰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수잔 글래스펠 역시 그 이름이 전혀 낯선 작가는 아니다. 몇몇 작품이 소개된 바 있지만, 그의 문학사적 위상에 비해 깊이 있게 조명된 적은 드물다. 이번에 처음으로 번역·소개되는 단편 〈빛이 머무는 곳에서〉는 미국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현대 페미니즘 희곡의 선구자로서의 글래스펠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은퇴를 앞둔 노교수와 대학생 여성 사이의 지적 교감과 연대를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선명한 울림을 전한다. 《봄볕 아래에서》는 독자에게 익숙한 작가들의 덜 알려진 단편은 물론,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엮어냄으로써, 고전 문학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그 수용의 지평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담은 의미 있는 선집이라 할 수 있다. 계절의 언어로 고전을 읽는다는 것 봄부터 겨울까지, 감각으로 엮어낸 세계 문학 단편 선집 고전은 시대를 넘어 인간의 감정과 사유를 품고 있다. 그러나 그 문장이 오늘의 언어로 살아나기 위해선, 독자의 삶에 닿는 감각의 통로가 필요하다. 《봄볕 아래에서》는 그 접점을 ‘계절’이라는 감각의 층위에서 찾는다.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의미로 스며드는 ‘봄’이라는 시간, 그 안에서 피어난 사랑과 상실, 기다림과 희망을 따라가다 보면, 고전의 문장은 결코 낯설지도 멀지도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 실린 아홉 편의 작품은 단편이라는 형식이 지닌 응축의 미학과 서사의 밀도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길지 않은 분량 안에 한 인물의 내면, 한 시대의 정서, 하나의 계절이 정제된 문장으로 담겨 있으며, 그 안에서 독자는 더 밀착된 감정의 순간을 만난다. 때로는 끝내 말해지지 않은 문장들 사이에서 더 깊은 사유가 피어나고, 그 여백 속에서 고전은 오늘의 언어로 다시 살아난다. 《봄볕 아래에서》는 계절을 따라 이어질 세계 문학 단편선 시리즈의 첫 권이다. 《봄볕 아래에서》는 ‘봄’이라는 감각을 실마리 삼아 고전을 다시 꺼내 읽도록 기획되었다. 이어지는 여름과 가을, 겨울의 얼굴을 담은 이야기들 역시 이어질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는 한 해의 사계를 문학의 감각으로 천천히 건너며, 고전이라는 거대한 숲에서 지금 나에게 가장 가까운 한 편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계절이 우리 곁을 다시 찾듯, 고전도 언제나 다시 돌아온다. 지금 이 계절, 지금의 독자에게 가장 가까이 닿는 이야기가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