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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_이탈리아 l 섹시한 로마의 아름다움에 탐닉하다
지금은 고독을 통한 치유의 시간 l 결혼 생활의 끝, 욕실 바닥에 엎드려 신을 찾다 l 데이비드에게 중독:짧은 행복, 긴 외로움 l 근심과 두통을 날려버리는 이탈리아어의 섹시함에 빠지다 l "나는 내 안에 있는 신을 존중합니다" l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법 l 신에게 청원서를 쓰다 l 로마에서 '나'만을 위한 식사를 즐기다 l 내 인생의 중심, 그곳에는 거대한 분수가 있다 l 여행은 내 일생일대의 사랑 l 우울과 외로움, 나를 위협하다 l 내 안의 멜랑콜리한 기질과의 싸움 l 빈둥거림의 미덕 l 외로움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 l 내 마음속에 반짝이는 새단어를 채워넣다 l 당당하며 도도한 로마처럼 나이 먹고 싶다 l 너무 맛있어서 감당하기 힘든 나폴리 피자 l 데이비드, 내 인생에서 영원히 사라지다 l "사실만을, 사실만을, 사실만을 말해" l 너무나도 달콤한 충동적인 여행 l 플로렌스에서 베니스로, 건강하고 맛있는 여행 l 로마의 단어는 섹스, 나의 단어는? l 이탈리아에서 넉 달, 12킬로그램의 살이 붙다 l 아름다운 것을 찾아내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 제2부_인도 l 명상 동굴 여전사로서 신을 찾다 아쉬람,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 곳 l 명상은 요가의 닻이자 날개 l 나와 내 마음이 끊임없이 싸우다 l 텍사스에서 온 리처드 납시오 l 내 안의 에너지가 응답하다 l 나의 영적 스승 구루, 그리고 아쉬람 l 명상으로 인해 패닉 상태에 빠지다 l 데이비드는 유통기한이 끝난 소울메이트? l 머리에 불이 붙은 사람이 물을 찾듯 신을 찾아라 l 마침내, 명상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다 l 온 우주가 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다 l 아쉬람에 머물기 위해 다른 인도 여행을 포기하다 l 불편한 것이든 사랑스러운 것이든 결국은 지나간다 l 건강하지 못한 생각들의 항구가 되지 않을 거야 l 자유로워지기 위한 설명서 l 시간과 인내심, 신의 은총 l "다시는 사교계의 꽃이 되지 않으리라" l 아쉬람에서의 새로운 임무, "안주인" l 신은 네 안에 머문다, 네 모습으로… l 아쉬람에서 내 몸에 꼭 맞는 일 l 어느 목요일 오후, 신과 하나가 되다 l 마음 깊이, 몸서리쳐지는 행복 l 내 단어 '안테바신':경계에 사는 자 l 인도를 떠나며 두 편의 시를 남기다 제3부_인도네시아 l 내 몸에 완벽한 사랑을 만나다 발리 여행, 내 대책 없는 여행 역사상 최고봉 l 인도 주술사, 끄뜻과 재회하다 l 간으로도 웃는 발리식 명상법 l 지극히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다 l 발리:'빛나는 얼굴' 뒤 감추어진 고통 l 우주의 건강한 에너지를 끌어들이는 끄뜻의 치료법 l 오십 년 된 노트를 죽음에서 구해내다 l 나의 별명 '라고 프라노':행복한 몸 l 행복은 개인적 노력의 결과 l 내게 정말 남자가 필요할까? l "더 이상 남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l 스스로를 돕고자 하면 결국 모든 사람을 돕게 된다 l 세계의 여러 손길로 지어질 와얀의 집 l 결혼하고 싶은 남성상이 있으면 본인이 그런 사람이 되어야… l 펠리페의 사랑을 받아들이다 l 발리를 횡단하는 미국식 자동차 여행 l 내 몸에 완벽하게 편안한 펠리페 l 사랑에 빠져 가끔씩 균형을 잃는 게 균형 잡힌 인생의 과정 l 국적과 세대를 초월한 발리식 생일 파티 l 사랑은 언제나 세상을 즐거운 곳으로 만든다 l 길리메노 섬에서의 완벽한 열흘간의 휴식 l 행복하고, 건강하며, 균형 잡힌 삶 |
Elizabeth M. Gilbert
왜 모든 일에 꼭 실용적 가치가 있어야 한단 말인가? 난 수년간 근면한 일개미로 살았다. 인생에는 오로지 의무밖에 없단 말인가? 슬픔의 암흑기에 처한 내게 이탈리아어를 배우는 것만이 지금 당장 즐거움을 가져다 줄 유일한 활동이라는 이유 외에 달리 무슨 이유가 필요하단 말인가. --- p.42
이탈리아에서는 쾌락의 기술을, 인도에서는 신을 섬기는 기술을,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둘의 균형을 찾는 기술을 탐색하고 싶었다. 이런 내 꿈을 인정한 뒤에야 비로소 이 나라들이 알파벳 ‘I(나)’로 시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Italy, India, Indonesia. 이는 자기 탐색의 여행을 암시하는 상서로운 사인이 아닐까. --- p.52 한동안 나는 이 음식들을 건드릴 수조차 없었다. 이것이야말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예술의 진정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나는 내 점심의 아름다움을 흠뻑 빨아들인 뒤, 깨끗한 나무 바닥 위에 떨어지는 한 점의 햇살 속으로 들어가 앉았다. 그리고는 이탈리아어로 쓰인 일간 신문을 읽으며 복숭아를 한 입씩 먹기 시작했다.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행복으로 충만해지는 기분. --- p.102 요즘에는 외로워지면 이렇게 생각한다. 그냥 외로워해, 리즈. 외로움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을 배워. 외로움의 지도를 만들어. 평생 처음으로 외로움과 나란히 앉아봐. 채워지지 않은 네 갈망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는 다른 사람의 몸이나 감정을 이용하는 일은 하지 마. --- p.104 나는 매일 새로운 단어를 스무 개쯤 외우고 있다. 내 마음이 케케묵은 부정적 생각들과 슬픈 기억들을 모두 털어버리고, 이 반짝거리는 새 단어들을 채워넣으면 좋겠다. --- p.112 소피와 나는 피제리아 다 미쉘로 갔고, 방금 우리가 주문한 피자로 인해 정신을 잃을 지경이다. 난 이 피자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실제로 이 피자도 날 사랑해줄 거라고 믿는 환각 상태에 빠져버렸다. 나는 이 피자와 연애를 하고 있었다. 거의 불륜이나 다름없는 연애를. --- p.125 나는 볼로냐, 플로렌스, 베니스, 시칠리아, 사르디니아, 그리고 다시 한 번 나폴리를 여행한 뒤, 칼라브리아까지 내려갔다. 이 몇 주간의 충동적인 여행은 너무도 찬란한 시간의 소용돌이로 내 인생에서 가장 유유자적한 날들이었다. 기차역으로 달려가 목적지에 관계없이 아무 기차표나 사면서 마침내 내 자유를 마음껏 만끽했다. 그야말로 난 원하는 곳은 어디에나 갈 수 있었다. --- p.151 이탈리아에서 보낸 지난 몇 달간 내 단어는 주로 ‘쾌락’이었다. 하지만 그 단어가 날 속속들이 담고 있는 건 아니다. 그랬다면 내가 그토록 인도로 가고 싶어 하진 않았을 테니까. 내 단어는 ‘신앙’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왠지 실제의 나보다 더 미화된 것처럼 들린다. 게다가 내가 와인을 얼마나 많이 마시는데. 난 아직 대답을 찾지 못했고, 아마도 그게 이번 여행의 목적인 것 같다. 내 단어를 찾기 위해. --- p.164 나는 여기 왔을 때보다 눈에 띄게 부푼 몸집으로 이탈리아를 떠날 것이다. 한 개인의 팽창은 한 인생의 확대요, 이것은 실로 이 세상에서 가치 있는 일이라는 희망을 안은 채. 비록 이번만큼은 공교롭게도 그 한 인생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인생일지라도. --- p.181 “사람들은 소울메이트가 완벽한 짝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진정한 소울메이트는 거울이야. 네가 억눌러온 모든 걸 보여주는 사람, 네 의식을 일깨워 인생을 바꿀 수 있게 해주는 사람.”--- p.228 물론 세상 꼭대기에는 손잡이가 있고 자신이 몸소 그것을 돌림으로써 세상이 돌아가며, 한순간이라도 그 손잡이를 놓았다가는, 글쎄, 아마도 우주가 끝장날 거라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그냥 놓아버리라는 건 너무도 무서운 충고다. 하지만 그냥 한 번 놓아봐, 먹보야. --- p.237 사람은 다 똑같다. 그것이 인간이라는 종으로서 갖는 집단적인 감정적 지형이다. 거의 백 살쯤 된 할머니 한 분이 말씀하셨다. “역사상 인간이 싸움을 벌이는 문제는 단 두 가지뿐이라오. 날 얼마나 사랑해? 그리고 누가 대장이야?” 아쉬람에서 내가 씨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두 질문이었다. --- p.240 “먹보야, 넌 매일 무슨 옷을 입을까 고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슨 생각을 할까 고르는 법을 배워야 해. 네가 정말로 네 인생을 통제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라면 마음을 훈련시켜. 그거야말로 네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거니까. 마음 외에 다른 건 다 내려놔.” --- p.270 “신은 네 안에 머문다, 네 모습으로.” 이 요가에 하나의 신성한 진실이 있다면, 아마 이 문장에 담겨 있으리라. 신은 우리가 영적인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엉터리 선입견을 따르기 위해 다른 사람 흉내를 내는 모습은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 p.290 우리는 행복을 찾아 사방을 뒤지고 다니지만 사실은 톨스토이의 우화에 나오는, 금이 담긴 항아리 위에 앉아 있는 거지와 같다. 자기 엉덩이 바로 밑에 금덩어리가 깔린 줄도 모른 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푼돈이나 구걸하는 거지. 우리의 보물, 우리의 완벽한 행복은 이미 우리 내면에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음의 분주한 소란에서 벗어나, 자아의 욕망을 버리고 가슴의 침묵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 p.298 최근 몇 년간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고민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한 남자의 아내? 엄마? 연인? 금욕주의자? 이탈리아인? 대식가? 여행가? 예술가? 요기? 하지만 난 이들 가운데 어떤 것도 아니다. 그저 미끈거리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안테바신, 새로움이라는 놀랍고 두려운 숲 근처의 끊임없이 이동하는 경계에 사는 학생이다. --- p.309 “우주를 회전하는 거대한 엔진이라고 상상해봐. 넌 그 엔진의 중심부에 머무르고 싶어 하지. 한가운데 허브에 말이야. 허브의 고요함, 그게 바로 네 심장이야. 신이 우리 내면에서 머무르고 있는 곳이지. 그러니 세상에서 해답을 구하려는 짓은 그만둬. 그저 계속 그 중심부로 돌아가면 넌 언제나 평화를 찾을 수 있어.” --- p.312 “요가 하는 사람들은 왜 늘 그렇게 심각해? 이렇게 심각한 얼굴 하면, 좋은 에너지가 도망가. 명상하기 위해서는 미소만 지으면 돼. 얼굴에 미소, 마음에도 미소. 그러면 좋은 에너지가 와서 나쁜 에너지를 깨끗이 씻어낼 거야. 간으로도 미소를 지어야 해.” --- p.345 이 근처에 흘러넘치는 순수한 아름다움은 믿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침실 창문 밖으로 손을 뻗으면 파파야와 바나나를 나무에서 직접 딸 수 있었다. 이 근처에 사는 고양이는 매일 내가 먹이를 주기 전 삼십 분가량은 엄청 애교를 부리다가, 일단 배를 채우고 난 후에는 마치 베트남전 악몽에 시달리는 것처럼 미친 듯이 울어댄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게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 요즘에는 신경쓰이는 게 하나도 없다. 불만족이 무엇인지 상상할 수도, 기억이 나지도 않는다. --- p.351 난 여러 번 사랑에 날 던져버렸다. 오로지 사랑만을 위해. 내가 진정으로 자율적인 여성이었다면, 난 내 보호자의 역할을 맡았어야 했다. 글로리아는 여성들에게 자신이 언제나 결혼하고 싶은 남성상이 있다면 본인이 바로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유명한 충고를 남겼다. --- p.426 그날 밤, 어둠의 침묵 속에서 내 가슴이 내 머리에게 말했다. “널 사랑해, 널 절대 떠나지 않을 거야. 언제나 널 보살펴줄게.” --- p.489 최근에 내 모습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을 생각해봤다. 그건 나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려는 촌극에서 벗어난, 내가 늘 꿈꿔오던 내 모습이요, 내 삶이다. 지금 이렇게 되기까지 내가 참아왔던 모든 것들을 생각하니 이런 의문이 들었다. 그러니까 더 젊고, 더 혼란스럽고, 더 힘들었던 그 기간 동안 앞으로 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던 나를 끌어당겨주었던 건 이 행복하고, 균형 잡힌 나, 조그만 인도네시아인의 낚싯배의 갑판에서 졸고 있는 내가 아니었을까? --- p.492 |
"성공한 인생이 곧 행복의 바로미터는 아니다."
성공한 남편, 화려한 커리어, 허드슨 벨리에 있는 멋진 저택, 맨해튼의 아파트, 여덟 개의 전화선, 매력적인 피크닉, 화려한 파티, 그리고 신용카드로 쇼핑을 즐기며 사는 삶…… 보통 평범한 여성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삶이 아니던가? 그러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서른 살이 될 무렵, 이 모든 걸 갖추고도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그녀가 느끼는 것은 행복과 보람이 아닌, 공포와 슬픔, 혼란뿐이었다. 그녀는 끊임없이 가슴속 깊숙한 곳에서 솟구치는 내면의 소리에 괴로워한다. "이건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이 아니야." 결국 혹독한 이혼과정, 심각한 우울증, 연애의 실패는 그녀를 한밤중 욕실 바닥에 엎드려 눈물과 콧물의 커다란 웅덩이를 파는 절망 속으로 빠뜨리고 만다. "부서진 영혼을 수선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다." 이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 암흑의 터널을 거치던 그녀는 자신의 절망을 은폐하거나 현실의 우선 달콤함에 안주하지 않는다. 자신이 나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려는 촌극을 걷어치운다. 결국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응답하는 길을 선택한다. 그래서 '자신이 진정 누구이고,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과 공간을 얻고자' 재산을 모두 포기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뒤로 한 채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로 일 년간의 여행을 떠난다. 그녀에게 여행은 고통스런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단순한 탈출구가 아니다. 상처투성이인 영혼과 몸을 치유하기 위한 또 다른 삶의 선택인 것이다. "내 몸에 완벽하게 편안한 인생을 찾아준 일 년간의 삼색 여정!" 길버트는 세 나라를 여행하며 자신에게 꼭 필요한 한 부분씩을 탐구하는 걸 목표로 삼는다. 바로 달콤한 쾌락과 초월적 신앙 사이에서 삶의 균형을 찾고자 한다. 먼저 첫 번째 여행지인 이탈리아의 로마에서 아름다운 이탈리아어를 배우며 마음속 근심과 두통을 날려버리고, 너무 맛있어서 감당하기 힘든 음식들을 찾아다니며 달콤하고 건강한 여행 속에서 쾌락을 추구한다. 그녀는 무려 12kg이나 늘어난 몸무게만큼 자신의 인생의 무게를 넓힌다. 그리고 두 번째 여행지인 인도의 아쉬람에서 인도인 구루와 놀랄 만큼 지혜로운 텍사스 요기의 도움을 받아 명상 동굴 여전사가 되어 '자신의 마음과 끊임없이 싸우는 엄격한 영적 수행'을 거친 뒤 비로소 자신만의 신을 만난다. 그리고 마지막 여행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궁극적인 목표인 인생의 균형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리 9대 주술사의 제자가 되고, 그에게서 '마음으로 웃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랑을 만나고, 마침내 행복하고 건강하며 균형 잡힌 삶을 찾는다. "작은 것에서의 변화가 곧 가장 큰 자기변화임을 알게 해준 여행기" 작가는 일 년간의 여정을 거쳐 108개의 인생을 건너면서 끊임없이 자기주문을 왼다. "사실만을, 사실만을, 사실만을 말하라." 그만큼 이 글은 뼈아프도록 진실한 내면의 고통과 은밀한 기쁨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솔직함이 돋보인다. 또한 마치 금방이라도 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생동감 넘치는 매력적인 캐릭터들, 고통의 순간을 통찰력 있는 위트로 적절히 버무려 삶의 이면을 꿰뚫어보게 만드는 문체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터져나오는 놀라운 경험들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이는 작가의 숨결이 머물렀던 공간들, 즉 로마의 섹시하고 당당한 거리와 맛있는 음식점들, 자기 자신과 진정한 대화를 나누는 아쉬람, 온갖 일상적인 평화와 낭만이 살아있는 발리로 당장 떠나고 싶게 한다. 그리고 작가가 마주한 사람들, 즉 건강하고 사려깊은 로마의 지오반니, 유머러스하며 놀랄 만큼 지혜로운 아쉬람의 리처드, 항상 마음으로 웃는 발리의 끄뜻과 함께하고 싶은 열망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작가가 그야말로 제대로 된 여행을 할 줄 안다는 사실에 감탄하게 된다. 자신을 완전히 변화시키겠다는 거창한 목적하에 빼곡히 여행스케줄이 적힌 수첩을 들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작가는 로마에 넉 달간 머무르면서 박물관 등 명소의 관광은 젖혀두고 마을 골목에 선 장터에서 산 싱싱한 야채로 '나만을 위한 한 끼 식사'를 준비하는 소박한 기쁨을 안다. 또한 인도에서도 다른 볼거리 여행은 포기하고 아쉬람에서만 머물며 자아를 팽창시키는 데 몰두한다. 역시 발리에서도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마음의 균형을 찾는 데 집중한다. 이는 작은 것에서의 변화가 곧 가장 큰 자기변화임을 아는 까닭이다. 또한 우리를 이 여행기 안으로 강렬하게 끌어들이는 힘은 바로 작가의 열린 마음이다. 그녀는 여행하는 가운데 만나는 모든 일들을 자신의 삶에 필요한 하나의 충고로 받아들인다. 또한 그 여정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인생의 스승으로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스스로 자신에 관한 어려운 진실들을 마주하며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바로 그 지점에 이 여행기의 존재 이유가 있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작고 새로운 일에 조심스레 기뻐하는 새로운 면이 자신 안에 생긴다면 그것은 대단히 행복한 일이 될 것이다. 세상에서 이보다 더 건강하고 완벽한 여행은 드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