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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원 큰글자도서

책소개

목차

한 줄의 문장

- 좋은 글 15
- 여기 아닌 다른 곳 19
- 스물셋의 올빼미 24
- 내게 없는 내 목소리 39
- 운명을 사랑한다는 것 50
- 삶을 움직이는 두 개의 진동 59
- 생각하는 자는 멀고 깊은 곳까지 64
- 미래를 지키는 이야기 73
- 그것에는 아직 이름이 없다 81
- 잘츠부르크의 팽이 89
- 리얼 월드 102

한 줄의 밑줄


- 자책하며, 쓴다 111
- 그림자들 121
- 유니크들에게 126
-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두부 133
- 미래 생각 147
- 세 번의 언덕 154
- 한여름 이 생각 저 생각 - 읽기와 쓰기에 관한 열 개의 메모 165
- 기이한 전개 해피한 엔딩 177
- 춤추는 자의 춤 184
- 당신이 본 것과 내가 보여준 것 192
- 내가 만난 슬픔 씨 196

한 줄의 생각


- 소설의 기술 203
- 끝나지 않는 아이러니 211
- 마음을 태우는 작가 215
- 귀 있는 자들에게 223
- ‘고통’이라는 ‘불명료함’에 반대하며 228
- 감각하는 앎 237
- 나는 사랑해서는 안 될 소설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250
- 서술자들이여 우리가 다정해지자 255
- 대답하소서 267
- 뫼르소에게 묻는다 275
- 미화하지 않고 패배를 아름답게 말하는 기술 281
- 인간의 변호사 293
- 숨 쉴 곳을 찾아 떠난 이에게 297
- 작가를 떠난 영혼에게 건네는 열 개의 쪽지 308
- 소설이라는 부력 321

저자 소개1

정용준

 
소설가.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9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가나』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선릉 산책』, 중편소설 『유령』 『세계의 호수』, 장편소설 『바벨』 『프롬 토니오』 『내가 말하고 있잖아』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황순원문학상, 문지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소나기마을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젊은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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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4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178*291*22mm
ISBN13
9791160263589

책 속으로

깊은 밤 어둠과 고요에 젖는 것을 즐겼다. 심심하고 고독하기까지 한 그 시간에 깨어 있는 것을 불안이 아닌 평안으로 감각했다. 사느라 분주했고 관계 속에 지쳤던 나를 들여다보며 복잡한 마음을 살폈다. 날카롭게 일어선 감정의 결을 조심스럽게 더듬어봤다. 내 마음이 왜 이렇게 붐비는지, 내 감정은 무엇으로 인해 그토록 뜨거워졌는지, 찬찬히 헤아려봤다. 그러다 찾아오는 약간의 멜랑콜리도 나쁘지 않았다.
--- p.33 「스물셋의 올빼미」 중에서

목소리는 나에게 나의 많은 비밀을 알려줬다. 목소리는 내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는 비밀을 탐하고 말을 지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사랑을 말할 때 사실을 말하는 이가 싫다. 팩트를 정의라고 믿는 이들과는 대화하고 싶지 않다. 일기와 편지를 미워하는 이들이 밉다. 소설책으로 머리를 때리는 선생과 이야기를 거짓과 가짜라고 가르쳤던 화학 선생이 싫다. 번호를 부르고 자리에서 일어나게 한 뒤 책을 읽으라고 했던, 읽지 못하는 나를 죽어도 포기하지 않던 송곳니가 뾰족했던 국어 선생이 싫다.
--- p.46 「내게 없는 내 목소리」 중에서

마음을 어지럽히던 크고 작은 감정들. 그때마다 어떻게 했었나요? 해결책을 찾고 대단한 사람들의 대단한 도움을 받았나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 해결됐는지도 모른 채 그것들은 몇 번의 밤과 몇 번의 계절 속으로 햇빛에 눈이 녹아 사라지듯 없어졌을 거예요. 그 순간에는 내게 답이 없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나는 방법을 알고 있어요. 생각보다 나는 강하고 생각보다 나는 나를 잘 달랠 수 있습니다.
--- pp.145-146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두부」 중에서

아직도 난 읽고 쓰는 사람이라는 것이 좋다. 이 세계가 좁아지고 얇아지고 마침내 투명해지더라도 기쁠 것 같다. 그 안에 사는 동식물들이 작고 작아져 색채도 부피도 무게도 개성까지 잃고 마침내 뼈만 남은 까만 막대기 같은 글자 하나로 남더라도 나는 그 행간에 놓여 있는 내 운명이 좋다. 누군가 읽어줄 문맥 속에 숨어 있는 내 운명이 좋다. 누군가는 소리 내 읽어줄 문장 속에 있다는 것이 좋다. 때론 그저 문장이 되었다는 것이 좋다.
--- pp.169-170 「한여름 이 생각 저 생각 - 읽기와 쓰기에 관한 열 개의 메모」 중에서

소설을 쓰는 작가와 소설을 읽은 독자가 공감의 영역에서 만났다면, 밑줄을 긋고 인덱스를 붙이는 멈춤의 순간에 서로의 눈동자가 마주쳤다면, 그건 실제 사건과 경험이 같거나 유사해서가 아니다. 나도 그 인물처럼 될 수 있고, 할 수 있고, 있을 수 있고, 그럴 수 있다, 는 실존적인 이해다.
--- p.206 「소설의 기술」 중에서

뫼르소에게 나는 배웠다. 타인의 인정이나 보증을 필요치 않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이해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삶에 절실하지 않는 자만이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된다는 것을. 소외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소외될 수도 없지. 타인에게 신경 쓰느라 정작 나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남의 말을 열심히 듣느라 내면의 소리에 반응할 수 없었던, 나는 반성한다. 희미하게 다짐하며 나 자신에게 부탁해본다.

--- p.279 「뫼르소에게 묻는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밑줄 긋는 것이 좋습니다.
그 문장이 몸과 마음에 천천히 스며드는 시간도 좋습니다”


정용준 작가는 단 한 사람의 편이 되어 그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것이 다름 아닌 ‘소설’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번다한 마음도, 잠 못 이루는 마음도, 한 줄 문장과 한 편의 소설을 자기편으로 삼아 이겨내며 또다시 삶이 있는 곳으로 한 발을 내디디는 사람이다.

그는 왜 그렇게 ‘읽기’와 ‘쓰기’를, 그리고 ‘소설’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작가는 이에 대해 이론적 추상적으로 묻고 답하는 대신, 그것을 겪고 감각하며 자기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 과정을 이 책을 통해 펼쳐 보인다. 그는 소설이 “인간의 감정과 마음을 잘 알려주는 도구”라고 생각하는데, 나와 타인, 삶과 세계에 대한 진정한 이해에 도달하게 해준 ‘소설’에 대한 고찰이 이어진다.

소설을 쓰는 작가와 소설을 읽은 독자가 공감의 영역에서 만났다면, 밑줄을 긋고 인덱스를 붙이는 멈춤의 순간에 서로의 눈동자가 마주쳤다면, 그건 실제 사건과 경험이 같거나 유사해서가 아니다. 나도 그 인물처럼 될 수 있고, 할 수 있고, 있을 수 있고, 그럴 수 있다, 는 실존적인 이해다. _206쪽

“어떤 단어는 손끝에 만져졌다
어떤 문장은 온도가 느껴졌다
어떤 장면에선 마음이 아팠고,
어떤 대화에선 마음이 환해졌다”


정용준 작가에게 작가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영웅’이다. 세상의 영웅들과 달리 ‘나의 영웅’인 그들은 내가 누군지 말해줬고, 나를 이해하게 해줬으며, 나를 받아들이고 감당할 수 있게 했다. 나에 대해서, 또 타인에 대해서도 섣불리 해석하거나 결론짓지 않고 “마음의 동기와 감정의 복잡함”을 헤아리게 했다. 그에게 어떤 글들은 단순한 이해와 공감을 넘어서, 이입되고 투사되며 심지어는 이식되기도 하는 강력한 무엇이다.

존 쿳시는 몰락하는 자가 인식의 힘으로 그것을 헤쳐나가는 한 방법을 보여준다. 아니 에르노는 자신의 마음을 태워 ‘진짜’에 가까운 솔직한 이야기들을 통해 불꽃을 만들어낸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진정한 자기 이해에 도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최고의 자기계발서이며, 백 년 전 소설인 조지 오웰의 『숨 쉴 곳을 찾아서』는 박제된 삶에서 깨어나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게 한다. 『고통에 반대하며』의 프리모 레비는 불명료한 글쓰기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밀란 쿤데라는 인간을 설명할 가장 탁월한 예술이 소설임을 증명한다. 파스칼 키냐르의 글은 ‘음악적’인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음악’이며, 자극된 적 없는 세포를 자극하는 언어적 상상력을 지닌 다와다 요코의 문장들은 일기를 쓰고 싶게 만든다. 문학청년 시절에 만난 이청준의 「소문의 벽」은 소설만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었으며, ‘소설을 산다’라는 표현을 매 순간 증명하는 작가 이승우로부터는 소설 쓰기의 거의 모든 것을 배웠다.

“깊고 은밀하게 숨은 마음과 감정의 길을 찾아서”

『밑줄과 생각』은 작가를 사로잡은 소설과 글들에 관해 말하면서도, 일상에 매몰되어 감각하지 못하는 수없는 마음의 형상과 생각들, 또 거기에서 비롯되는 의미와 성찰에 대해 들려준다.

깊은 밤 어둠과 고요에 젖는 일에 대해, 상처받지 않으려 사람에게 기대지 않게 되는 마음에 대해 말한다. 글이 안 써지던 어느 여름밤에 대해, 어느 해 크리스마스 화재 참사를 당한 가족에 대해, 그 엄청난 충격과 비극 속에서도 남겨준 숭고한 온기에 대해 말한다. 다른 사람, 다른 삶으로 향하게 하는 이별이란 소중한 경험에 대해, 강력한 아름다움에 이끌리는 인간의 충동과 본성에 대해 말한다. 오스트리아의 이름 모를 묘지와 그곳에 내가 잠깐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결말을 바꾸었던 한 소설의 집필 과정과 기후변화 시대 소설의 역할에 대해, 지식의 앎이 아니라 감각하는 앎, 새로운 행동을 만들어내는 진짜 앎에 대해 말한다…….

그 목소리들이 깊고 은밀해서, 두서없이 겹겹이 포개진 마음의 결을 하나씩 펼쳐 환한 볕 아래 두는 것만 같다. 그 시선이 솔직하고 담백해서, 무겁고 심각한 일들을 들려줄 때조차도, 꼭 내 이야기를 내 편에 서서 들려주는 것만 같이 따스하고 든든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목소리에, 그 시선에, 그 마음에 기대게 하는 소설과 문학과 문장 들을 사랑하게 된다. 우리로 하여금 “깊고 은밀하게 숨은 마음과 감정의 길을 찾아” 한 발 한 발 걷도록 이끄는 작가를 따라서.

다시 태어날 순 없다. 나 아닌 다른 것이 될 수도 없다. 그러나 다시 할 순 있다. 피곤하고 힘들어도 생각하는 것을 멈추지 않으려 한다. 생각하는 자는 그곳이 어디든 멀고 깊은 곳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_7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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