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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바라문의 아들 19 사문들과 함께 지내다 37 고타마 57 깨달음 76 2부 카말라 91 어린애 같은 사람들 곁에서 120 윤회 139 강가에서 158 뱃사공 183 아들 210 옴 231 고빈다 247 작가 연보 272 |
Hermann H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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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영혼이 온 세상이니라.”
--- p.26 옴은 활이고, 그 화살은 영혼이로다. 바라문은 화살의 과녁이니, 그 과녁을 어김없이 맞혀야 하느니라. --- p.29 “싯다르타, 당신이 말귀를 잘 알아듣는 분이라면 이것도 배워 두세요. 사랑이란 구걸하여 얻을 수도 있고, 돈을 주고 살 수도 있고, 선물로 받을 수도 있고, 거리에서 주워 얻을 수도 있지만, 그러나 강탈할 수는 없는 거예요.” --- p.109 “도대체 당신은 무슨 일을 할 수 있지요?” “나는 사색할 줄을 아오. 나는 기다릴 줄을 아오. 나는 단식할 줄을 아오.” --- p.110 “글을 쓰는 것은 좋은 일이고, 사색하는 것은 더 좋은 일이다. 지혜로운 것은 좋은 일이고, 참는 것은 더 좋은 일이다.” --- p.123 ‘앞으로 나의 길이 나를 어디로 끌고 갈까? 그 길은 괴상하게 나 있을 테지, 어쩌면 그 길은 꼬불꼬불한 길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 길은 원형의 순환 도로일지도 모르지. 나고 싶은 대로 나 있으라지. 그 길이 어떻게 나 있든 상관없이 나는 그 길을 가야지.’ --- p.175 이 강물은 흐르고 또 흐르며, 끊임없이 흐르지만, 언제나 거기에 존재하며, 언제 어느 때고 항상 동일한 것이면서도 매 순간마다 새롭다! --- p.185 “지식은 전달할 수가 있지만, 그러나 지혜는 전달할 수가 없는 법이야.” --- p.253 이 돌멩이는 돌멩이다. 그것은 또한 짐승이기도 하며, 그것은 또한 신이기도 하며, 그것은 또한 부처이기도 하다. 내가 그것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까닭은 그것이 장차 언젠가는 이런 것 또는 저런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이미 오래전부터 그리고 항상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 p.258 “한 개의 돌멩이를 나는 사랑할 수 있어, 고빈다, 그리고 나무 한 그루 또는 나무껍질 한 개도 사랑할 수 있고. 그것들은 사물이며, 그리고 우리는 사물을 사랑할 수가 있지. 그렇지만 나는 말은 사랑할 수가 없지. 그 때문에 나에게는 가르침이라는 것이 아무 쓸모가 없는 거야.” --- p.260 싯다르타의 미소는 그에게 자신이 이제까지 살아오는 동안 사랑했었던 그 모든 것, 자신이 이제까지 살아오는 동안 가치 있고 신성하게 여겼던 그 모든 것을 떠오르게 해 주었다. 그는 꼼짝 않고 앉아 있는 싯다르타에게 머리가 땅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굽혀 절을 올렸다. --- p.271 |
진리를 찾아 떠난 한 인간의 길, 그리고 되돌아오는 순환의 시간
인도에서 가장 높은 계급인 브라만의 아들 싯다르타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아버지의 만류에도 친구 고빈다와 함께 출가한다. 그는 불교를 창시한 석가모니 수하에서 수행할 기회를 얻지만, 부처의 가르침을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깨달음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친구 고빈다를 두고 홀로 길을 떠난다. 이후 싯다르타는 중년이 될 때까지 사랑하는 여인과 부유한 상인을 만나 세속의 욕망을 즐기다가 그에 찌든 자신을 발견하고 모든 것을 버린 채 뱃사공이 된다. 수행자, 상인, 쾌락주의자, 은둔자 등 다양한 삶을 거쳐 가는 싯다르타의 여정은 곧 인간 존재가 겪는 근본적인 물음과도 맞닿아 있다.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가? 욕망은 어떻게 다스릴 수 있는가? 진리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작품은 결론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절, 정념과 깨달음을 통해 ‘삶 자체가 곧 길’이라는 통찰로 귀결된다. “지식은 말로 전달할 수 있지만, 지혜는 직접 살아 내야 한다.”는 작품의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동양 사상과 서구 문학이 만나는 지점 헤르만 헤세는 1911년 서른넷이 되던 해, 배를 타고 아시아 여행을 떠났다. 출판업자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화가 한스 슈트루체네거와 함께 떠난 약 네 달 동안 인도차이나 반도의 영국 식민지였던 여러 나라를 둘러보았다. 헤세는 어릴 때부터 인도와 친숙했다. 선교사로 오랫동안 인도에서 살았던 외할아버지와 어머니,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십 대 후반부터 인도 사상에 다시금 몰두했던 헤세에게 이 여행은 인간 내면의 고뇌를 정적으로 바라보는 영적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 『싯다르타』, 『데미안』, 『유리알 유희』등 헤세의 후기 작품이 아시아 여행의 영향을 받아 내적 성장과 깨달음에 관한 주제로 집필되었다. 『싯다르타』는 불교 사상과 베다 철학, 도가 사상 등 동양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쓰였다. 그러나 헤세는 결코 특정 종교의 교리를 전달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동양 정신을 하나의 ‘존재 방식’으로 끌어안으며, 이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 조건과 구원 가능성을 말하고자 한다. 『싯다르타』는 헤세가 거의 일 년 반 동안 창작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우울증을 앓다가 정신 치료를 받은 후 발표한 작품이다. 동서양의 정신적 유산을 시적으로 승화한 일종의 종교적 성장 소설로 볼 수 있는데 영원을 향한 갈망과 인간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초월에 대한 의지를 단순하고도 서정적인 문체로 담아냈다. 정형화된 종교 교리와 자족적인 영혼의 성찰 사이의 고뇌를 섬세하게 그리며 자아 발견을 위한 길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음을 시사하고 철학이나 종교, 그 밖의 모든 신념에 맹목적으로 의지하고자 하는 고정관념에 도전한 작품이다. 시간을 넘어 지금 이곳의 독자에게 말을 거는 고전 『싯다르타』는 20세기 초 유럽의 독자들뿐 아니라, 오늘날 불확실성과 속도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진한 울림을 전한다. 모든 것을 빠르게 소진하는 시대, 길을 잃었다고 느끼는 독자들에게 진리는 밖에 있지 않다고. 너 자신에게 귀 기울이라는 자기 성찰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끊임없이 읽히며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내면의 나침반이 되어준 이 고전은 이제 다시금 우리 앞에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놓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