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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꽃 · 6
들꽃 · 8 시골집 시어머니의 기도 · 10 누나 등에 업혀 · 12 마음을 묻고 · 14 어머니의 손글씨 · 17 아리랑 · 19 바람 · 20 더 멀리 · 23 새 소리 · 25 우리 교회에는 봄도 살고 있다 · 26 그리움 · 30 우리 집 · 32 별 · 34 이웃집 손녀 · 36 믿음1 · 38 믿음2 · 40 말의 고향 · 43 할머니 말씀 · 45 고양이를 위한 기도 · 46 나무늘보의 친구 · 49 고양이 눈치보기 · 51 강아지풀이 글자를 만들었다 · 52 까만 고양이 · 55 모과나무 · 56 종이 방석 · 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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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시어머니의 기도
시어머님은 종일 기도하시더니 나를 부르신다. 아가 오늘은 내가 많이 기도했으니 너는 쉬어라. 어머니 제가 뭘 기도하는지 어찌 아셔요? 저도 하겠어요. 아니다 너는 좀 쉬어라 내가 다 했다. 새벽 세 시 반이면 일어나 한 시간 반 걸어서 교회에 다녀오시면 따뜻한 아침 드리고 성가대를 준비하러 교회에 간다. 시골집에서 버스를 세 번 갈아타고 눈 오기 전에 부지런히 간다. --- p.11 이웃집 손녀 여름날 햇볕을 뛰어다니며 놀았지. 이집 저집 문지방에 앉아 이야기를 들으며 이웃집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모두 좋아하는 계집아이 머리카락 나부끼며 뛰어다녔지. 하얀 해가 데려온 그림자와 놀다가 엄마가 부르는 소리 해님 손 꼭 잡고 종강종강 집에 갔지. 고소한 추억들을 코 끝에 다닥다닥 남겨놓고 해님은 가을 뒤로 달아나 버렸지. --- p.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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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표현을 하는 디자이너에게 타입(Type, 문자)만큼 중요하고 매력적인 소재는 없습니다. 일러스트나 사진처럼 한눈에 끌어당기는 주목성이나 직관성은 부족하다 여겨질 수 있으나, 타입만큼 대상에게 다양한 표현과 더불어, 정확하고 깊이 있는 전달을 할 수 있는 것도 드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시’만큼 ‘타이포그래피’와 가장 합이 맞는 분야가 또 어디 있을까요? 아름다운 시의 말들로 타이포그래피를 구현하게 해 주신 곽은희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기도할 일이 많은 요즘, 시와 함께 한 이번 타이포그래피 작업은 저에게 작은 기도문의 읊는 시간 같았습니다. 소리 없이 손만 움직이는 반복된 동작들은 복잡한 머리를 단순하게 했고, 켜켜이 쌓여가는 연필 선들, 덧붙여지는 종잇조각들은 심란한 마음을 따뜻하게, 그리고 단단하게 해 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빚어진 시와 디자인. 마주하시는 모든 분들게 아름답게 잘 전달되기를 바래봅니다. 이 과정에 도움 주신 많은 분들, 항상 최고의 지지를 보내주는 사랑하는 가족들 고맙습니다. ----- ‘아티스트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