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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제국의 정치와 종교
트럼프와 ‘미국 백인 기독교 국가주의’, 푸틴의 ‘러시아 세계’, 시진핑의 ‘종교 중국화’
정태식
한울아카데미 202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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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정치와 종교 - 이론적 논의

제1부 2024년 미국 대선과 종교

제1장 트럼프, 바이든, 해리스의 신앙과 정치
제2장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에 따른 종교·이민·인권 정책 전망

제2부 트럼프와 ‘미국 백인 기독교 국가주의’

제1장 트럼프와 백인 우월주의의 동맹
제2장 공포와 증오 정치트럼프와 폭스뉴스
제3장 트럼프와 복음주의 종교 우익의 결합
제4장 미국 국가주의와 복음주의 종말론

제3부 푸틴의 ‘러시아 세계’ 프로젝트와 우크라이나 침공

제1장 러시아 종교 정책의 역사
제2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종교 전체주의와 다원주의의 충돌

제4부 시진핑의 ‘종교 중국화’ 정책

제1장 중국공산당 종교 정책의 역사
제2장 ‘종교 중국화’를 통한 국가 부흥의 중국몽 실현

제5부 ‘구세주 미국 교회’의 중국과 러시아 견제

제1장 오만과 편견미국 종교 자유의 국제적 확산
제2장 미·중·러의 ‘정부 종교 규제’와 ‘사회 종교 증오’ 지수

저자 소개 1

미국 뉴욕에 있는 뉴스쿨 정치사회과학대학원에서 사회이론과 정치종교사회학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종교사회학회 학술지 《종교와 사회》의 초대 편집위원장을 맡았으며, 경북대에서 연구초빙교수를 역임하였고 지금은 사회학과 강의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카이로스와 텔로스: 정치·종교·사회의 사상사적 의미체계』(2007)와 『거룩한 제국: 아메리카·종교·국가주의』(2015)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데이비드 마틴의 『현대 세속화이론』(공역, 2008)과 로버트 D. 퍼트넘의 『아메리칸 그레이스: 종교는 어떻게 사회를 분열시키고 통합하는가』(공역, 201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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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153*224*15mm
ISBN13
9788946075870

책 속으로

이 책은 ‘정치와 종교의 관계’를 주제로 한다. 특히 패권 장악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제국의 행태에 대해 논한다. (……) 이때 세속의 영역에 속하는 정치와 성스러운 영역의 종교가 결합하거나 타협하게 된다. 그러면서 상대적 가치의 정치는 절대화되고, 절대적 가치의 종교는 상대화된다. 타협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는 정치는 타협 대신 상대를 악마화하고, 상대의 소멸을 목표로 하는 전쟁을 성전으로 승화해 치른다. 이때 보편 종교는 세속 세계와의 내재적 긴장 관계를 포기하고 개별주의적 종교, 즉 주술로 전락하고 만다.
--- 「프롤로그: 정치와 종교 - 이론적 논의」 중에서

선거일을 넉 달 앞두고 벌어진 여러 사건들, 예컨대 트럼프의 총격 피습, 바이든의 대선 후보 사퇴, 부통령 해리스의 후보 승계 등의 과정은 2024년 대선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특히 정치와 종교의 관계에서 해리스의 등장은 트럼프를 포함한 역대 미국 대선 후보들이 개신교든 가톨릭이든 아니면 모르몬교든 전통 종교와 일직선(straight line)의 관계를 유지했던 전례와 다르게 힌두교, 침례교, 유대교 등의 복합적인 종교 경험을 가진 후보의 출현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있었다.
--- 「제1부 2024년 미국 대선과 종교」 중에서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인종 혼합 또는 종족 혼합의 망령을 가장 두려워한다. 또한 보수적인 복음주의자들은 종교 다원주의는 물론이고 종교 혼합을 두려워한다. 바람직한 종교 행위는 기독교 정체성의 일직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종교 간 대화가 불가하기에 종교 다원주의는 진보적인 교단이나 종교 단체의 전유물이 되었다. 그런데 이민을 주축으로 형성된 미국 사회에서는 개인의 종교적 정체성 차원에서 혼종이 생겨나는데, 해리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 「제1부 2024년 미국 대선과 종교」 중에서

도덕성을 중시하는 복음주의자들의 트럼프 지지는 트럼프와 복음주의자들의 가치 지향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특히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느끼는 경제적 박탈감, 성적 우월감 상실, 인종적 우월주의 쇠퇴, 외국인 혐오, 이슬람에 대한 공포 등에 대해 트럼프가 자극한 분노가 그들에게 수용된 것이다. 그리고 이들 요인을 포괄하는 ‘미국 기독교 국가주의’를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로 확인하고 보장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 「제2부 트럼프와 미국 백인 기독교 국가주의」 중에서

소련의 몰락에 대해 유감을 공유하는 푸틴과 키릴이 시급한 책무로 여긴 것은 소련 몰락으로 상실한 지정학적 영토와 교회법적 영토의 회복이었다. 푸틴은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력을 러시아제국과 소련 시절의 국경으로 되돌리고자 했고, 키릴은 주변 국가에 대한 모스크바 총대교구의 교회법적 관할권을 공고히 하거나 더욱 확대하고자 했다. 이러한 정치적·종교적 야망을 위한 준비 단계로 2001년에 푸틴이 제안하고 키릴이 주도적으로 지지하고 수행한 ‘러시아 세계’ 프로젝트가 있다. (……) 이 ‘러시아 세계’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가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작전이라면, 두 번째 단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 「제3부 푸틴의 ‘러시아 세계’ 프로젝트와 우크라이나 침공」 중에서

시진핑이 정치적 수사의 하나로 제기한 ‘종교 중국화’는 모든 종교의 신앙체계와 실천에 중국적인 성격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모든 종교 집단은 교리, 의례, 도덕 등을 중국 문화에 통합해 사회주의에 적합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주와 만물은 물론이고 인간의 존재 이유, 과정, 결과, 목적을 설명하는 종교의 사고 논리와 함께 종교가 제시하는 목적론을 완성하기 위해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규정해 주는 윤리, 도덕 등 행위 논리까지 중국식 사회주의에 적합하도록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 「제4부 시진핑의 ‘종교 중국화’ 정책」 중에서

미국 국가에 대한 하나의 정치·종교 이데올로기가 ‘미국 백인 기독교 국가주의’라고 한다면, 미국의 대외 정책 이데올로기는 ‘구세주 미국 교회’다. 이를 풀어쓰면 ‘세계를 구원하는 미국 교회’다. (……) 여기서 미국은 세계의 구원자이고 교회는 미국의 세계 구원자 역할을 신봉하는 사람들의 집합이다. 이 교회의 숭배자들은 ‘보수주의 자체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세계 구원자 교회인 미국에 대한 충성을 진정한 충성’으로 여긴다. 또한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가 저지른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분노하지만, 미국이 다른 나라에 저지른 범법 행위는 정당하다고 믿는다. 세계 구원, 즉 ‘세계를 자신의 이미지대로 재창조하려는 미국의 사명’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 「제5부 ‘구세주 미국 교회’의 중국과 러시아 견제」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정치와 종교가 손잡을 때, 세상은 어떻게 변하는가?
트럼프, 푸틴, 시진핑… 21세기 세 제국의 위험한 정교 동행을 파헤친 역작

정치와 종교가 은밀하게 손을 맞잡으며 세계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2024년 미국 대선, 장기화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나날이 통제를 강화하는 중국의 종교 정책. 이 거대한 사건들의 중심에는 ‘종교’를 활용한 국가 권력의 욕망이 자리하고 있다. 21세기의 지배적 제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세 나라가 어떻게 종교를 이용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지를 심도 있게 분석한 신간 『21세기 제국의 정치와 종교: 트럼프와 ‘미국 백인 기독교 국가주의’, 푸틴의 ‘러시아 세계’, 시진핑의 ‘종교 중국화’』가 한울에서 출간되었다.

정치·종교사회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 사회에서 ‘정치와 종교의 분리’라는 근대적 원칙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자리를 무엇이 채우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저자는 더는 종교가 개인의 내면이나 사적인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지배 전략을 설계하는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제 우리는 종교의 얼굴을 한 정치와 정치의 탈을 쓴 종교를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세 제국의 사례를 통해 정치와 종교의 위험한 결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트럼프와 ‘미국 백인 기독교 국가주의’

2024년 대선을 통해 백악관에 재입성한 도널드 트럼프. 그의 성공 뒤에는 ‘미국 백인 기독교 국가주의’라는 강력한 이념이 있다. 책은 트럼프가 어떻게 백인 우월주의와 손잡고, 복음주의 기독교 우익을 정치적 우군으로 동원했는지를 추적한다. 나아가 이들의 결합이 미국의 종교·이민·인권 정책을 어떻게 바꾸고, 미국 사회를 어떻게 분열시키며, 종교의 자유라는 가치를 어떻게 왜곡하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기독교 우익 세력이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에 가담한 일을 언급하며, 정치와 결탁한 종교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위협할 수 있는지 경고한다.

푸틴의 ‘러시아 세계’와 우크라이나 침공

블라디미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러시아 세계(루스키 미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와 러시아 정교회의 강력한 지지가 있다. 책은 푸틴 정권이 내세우는 ‘국가 안보’와 러시아 정교회가 주장하는 ‘영적 안보’가 어떻게 결합해, 옛 소련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지정학적 야망과 정교회의 지배권 확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지 파헤친다.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가 푸틴의 전쟁을 ‘성전’으로 정당화하는 모습은 정치와 종교의 공생 관계가 낳은 비극을 명확히 보여준다.

시진핑의 ‘종교 중국화’와 중국몽

시진핑은 ‘중국몽’이라는 중화민족 부흥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종교 중국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종교를 공산당의 통제 아래에 두는 것을 넘어, 종교의 교리와 사상 자체를 중국 특색 사회주의에 맞게 재해석하고 변형시키려는 시도다. 책은 중국이 도교, 불교, 이슬람교, 개신교, 천주교의 5대 종교를 애국종교협회를 이용해 통제하고, 외래 종교의 영향을 차단하며, 이를 통해 어떻게 국가적 단일성과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하는지 상세히 다룬다.

정치와 종교의 관계에 대한 사회학적 성찰

저자는 세 제국의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정치의 절대화’와 ‘종교의 상대화’라는 위험한 경향이 보인다고 지적한다. 타협을 본질로 삼아야 할 정치가 상대를 ‘악마’로 규정하고 절대 선을 자처하고 있으며, 보편적 가치를 지향해야 할 종교는 국가 이익이라는 세속적 목표에 종속되어 개별주의적 ‘주술’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적 이익을 위해 절대자를 동원하는 주술이, 국가 단위에서 패권 장악이라는 이름으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저자는 권위주의적 정치와 비합리적 신념이 결합해 민주주의에 가하는 위협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저지른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에서 기독교 근본주의 세력이 상당수 가담했던 것처럼, 정치와 결탁한 종교가 파시즘의 꿈틀거림을 낳고 민주주의 역사의 퇴행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비단 미국, 러시아,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정치와 종교의 관계가 위태로운 균형을 이루고 있는 모든 사회에 던지는 준엄한 질문이다.

대한민국 역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과 2025년 1월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 점거 난동을 겪었다. 이 중 특히 법원 난동은 보수적인 교회에 다니는 청년들이 주축을 이루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도 정치와 종교의 야합이 수사적 수준을 넘어 물리적 폭력을 야기할 정도로 진행되었음을 방증한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비웃고 자기네 집단 결속에만 집착하는 파시즘이 바로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이 책은 ‘종교는 본질이 없고 역사만을 지닌다’는 종교사회학의 명제를 바탕으로, 막스 베버로부터 이어진 깊이 있는 역사사회학적 관점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의 정치·종교 관계를 비교하고 분석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국제 정세의 흐름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 정치와 종교의 관계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프리즘을 제공한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 혼란한 세계를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은 필수적인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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