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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돌봄, 사적인 목소리에서 시작해 공적인 대안으로
1장 “돌봄 편의점! 담배 대신 돌봄을 주는” ― 가족 돌봄자 지원, 돌봄과 노동 병행 1 2장 “숨 쉬듯 돌봄 노동을 하고 있어요” ― 가족 돌봄자 지원, 돌봄과 노동 병행 2 3장 “걸어서 15분 안에 치매 돌봄 거점을 만들자!” ― 치매와 인지 장애 돌봄 4장 “우리 모두 돌봄을 바탕으로 살아가려면” ― 장애인 돌봄과 발달 장애 자녀 돌봄 5장 “비상 돌봄 훈련이 필요해요” ― 암 환자, 중증 질환자 돌봄 6장 “어떤 죽음이든 다 갑작스럽지 않나요?” ― 생애 말기 돌봄(호스피스 등) 7장 “보편적 돌봄이 있는 공동체 주택을 상상해요” ― 집에서 돌봄, 요양 시설 대체 돌봄 8장 “동료 지원이 많이 필요해요” ― 정신 질환, 정신 장애 돌봄 9장 “간병비는 의료 급여화하면 좋지 않나요?” ― 의료-간병 통합 시스템 10장 “이웃 돌봄만 잘 받아도 괜찮잖아요” ― 지역 사회, 이웃 기반 돌봄 시스템 1 11장 “작은 끈을 이어 주는 네트워크가 지역마다 있으면 좋겠어요” ― 지역 사회, 이웃 기반 돌봄 시스템 2 12장 “이 인분, 삼 인분……가족이 다 죽어야 끝나나?” ― 청년 돌봄 13장 “돌봄 도시를 만들자!” ― 자율 주제 에필로그 101번째 돌봄 시민을 기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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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적인 목소리에서부터 돌봄의 공적 대안을 마련합니다!’ 돌봄시민회의가 내건 슬로건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돌보는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돌봄에 관련된 중요한 정책은 돌보지 않는 사람들이 결정할 가능성이 큽니다. 돌봄은 몸을 맞대고 마음을 쓰며 일상으로 겪는 일입니다. 이 구체적이고 세밀한 몸과 마음과 일상이 반영되지 않는 정책으로 과연 돌보는 이들이 겪는 고통을 줄일 수 있을까요? 돌봄 정책이 늘어나고 커진 지금도 우리가 안전망으로 체감하는 돌봄 정책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돌보는 이들을 투명 인간 취급하지 않는 돌봄 민주주의가 필요한 셈입니다. 2025년 5월 10일, 돌봄 시민 100명이 모였습니다.
--- p.8 가족 돌봄을 하는 분들을 교육하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좋겠고, 그 가이드라인을 교육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는 거죠,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가족을 돌본 사람이 부모님 돌아가시면 아무것도 할 게 없잖아요. 해방이 되죠, 그 일에서는. 대신에 취업도 이제 할 수 없죠. 오륙 년을 쉬었는데,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해요? 그런데 그분들이 가진 자원이 하나 있어요. 돌봄 경험과 돌봄 경험을 통해서 얻은 인프라를 누구보다 잘 알아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스스로 취득한 자원이 다 제로베이스가 돼요. 물론 제도는 계속 변하겠지만, 어떤 상황에 어떤 제도를 매칭해서 해결한 경험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런 경험과 자원을 가진 분들을 하나의 직업군으로 만들 수도 있죠. --- p.26~27 아버지도 할머니도 사람을 되게 좋아하셔서 자주 오라는 얘기를 많이 하셨는데, 일하는 가족들이 자주 가려면 휴가가 보장돼야 하잖아요. 문병이든 요양원 면회든 당연하게 인정돼야 하는데, 쪼개고 쪼개서 가니까 특별한 일처럼 여겨지잖아요. 가족 돌봄 휴가가 있기는 한데 떳떳하게 못 쓰는 분위기니까, 한두 시간 일찍 퇴근해서 가족들을 만나러 갈 수 있는 문화가 되면 좋겠어요. --- p.63 처음에는 좀 막연했어요. 그 이후에는 약간 관찰을 많이 하게 됐어요. 외할머니께서 중풍에, 용어가 바뀐 걸로 알고 있는데, 중풍에 걸리시기 전에는 밖을 배회하실 때 막 끌고 올 수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배회하실 수 있게 곁에서 관찰하다가 많이 돌아다니셨다 싶으면 한번 집으로 가 보자고 하면서 모시고 오는 식이었어요. 그 이후에도 직접적으로 돌보는 과정도 중요했지만, 이 사람한테 어떤 돌봄이 필요할까 관찰하는 것도 제가 돌봄을 경험하는 데에서 중요한 과정이었어요. --- p.83~84 어떤 죽음이든 다 갑작스럽지 않나요? 아버지가 보호자 자격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쓰고 어머니한테 여쭤 본다고 하시고서 중환자실에 들어가셨어요. 아버지가 의료진한테 돌아가시기 전에 의식 있을 때 좀 불러 달라고 하셨어요. 의료진이 불러서 대기하던 가족들이 들어갔는데, 의식이 없으셨어요. 가족들이 다 동의한 결정이지만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 지금도 의문이 들어요. --- p.126 ‘움직이는 돌봄 센터’가 있으면 좋겠어요. 말하자면 커뮤니티 센터인데 움직인다고 하면 유연한 느낌이잖아요. 노인만 오는 게 아니라 필요한 사람은 다 올 수 있고, 의료적 연결이나 대화도 이어지고, 식사를 함께하거나 문화 프로그램이나 교육이 공존하고, 그래서 청년들도 와서 연결되는 거예요. 노인과 청년이 연결되고 이웃이 연결되는 커뮤니티, 일자리도 되면서 문화를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인 거죠. --- p.196 이제 마지막 바통은 이 글을 읽는 바로 당신에게 전해집니다. 책장을 덮는 순간 당신은 더는 방관자가 아니라 ‘101번째 돌봄 시민’입니다. 그저 읽고 공감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이 책을 우리 동네 돌봄 지도를 바꾸는 ‘실천 매뉴얼’로 삼아 주십시오. 돌봄 시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들고 이웃을 만나 작은 대화를 시작하고, 내가 사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정치인에게 이 책을 건네며 물어 주십시오. “우리의 돌봄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 p.2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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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대신 돌봄 주는 돌봄 편의점!” - 돌보는 삶들이 들려 주는 백인백색 돌봄 넋두리
65살 이상 고령 인구 2025년 1000만 명 돌파, 치매 환자 2026년 100만 명 예상, 성인 돌봄 예산 2022년 21조 4000억 원 초과, 한 해 평균 간병 살인 2000년대 5.6건에서 2020년대 18.8건으로 상승. 모두 돌봄을 말하고 돌봄 정책과 돌봄 예산은 느는데 돌보는 삶들은 왜 여전히 힘겨울까? ‘돌봄 사회’는 불가능할까? 《돌봄의 목소리들》은 지난 5월 10일 ‘가장 사적인 돌봄의 목소리에서부터 돌봄의 공적 대안을 마련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100인 돌봄시민회의’를 정리한 기록이다. ‘돌봄 커뮤니티 N인분’, ‘재단법인 돌봄과미래’, ‘디지털시민광장 빠띠’ 등이 힘을 모아 마련한 ‘100인 돌봄시민회의’는 청년 돌봄부터 생애 말기 돌봄까지, 가족 돌봄에서 지역 사회와 이웃 기반 돌봄까지, 장애인 돌봄부터 치매 돌봄까지, 암 환자와 중증 질환자 돌봄부터 정신 장애 돌봄까지 돌보는 삶 100명이 모여 돌봄 이야기를 실컷 나누고 돌봄 정책 시민 공약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이제 돌봄시민회의를 함께 꾸린 세 단체는 돌봄 시민 100인이 쏟아 낸 돌봄 넋두리가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지지 않게 책으로 펴냈다. 돌봄은 개인이 책임져야 할 사적 문제를 넘어서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공적 사안이다. ‘숨 쉬듯 하는 돌봄’에 지쳐 가정과 병실에 갇힌 채 ‘가족이 다 죽어야 끝나나’ 여전히 한탄하는 돌봄의 목소리들은 모처럼 돌봄시민회의라는 숨 쉴 틈을 만나 사적인 돌봄 경험을 바탕으로 공적 대안을 이야기한다. 돌봄의 목소리들은 하나로 모인다. 진짜 ‘돌봄 사회’란 돌봄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돌봄 양극화를 넘어 돌보는 이와 돌봄 받는 이가 함께 살아가는 ‘돌봄 민주주의’를 실현한 곳이라고 말한다. 돌봄 비상경보 - 사적 위안 넘어 돌보는 사람들이 제안하는 공적 대안 한날한시에 돌보는 사람 100명이 모인 ‘100인 돌봄시민회의’는 직접 겪은 돌봄 이야기를 푸는 1부와 돌봄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2부로 나눠 진행했는데, 책은 둘을 나누지 않고 하나로 이어 사적인 돌봄 넋두리와 공적인 정책 대안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꼴을 갖췄다. 돌봄 비상경보를 울리며 넋두리를 쏟아 낸 돌보는 삶들이 사적 위안이나 제도적 혜택을 바라는 데 그치지 않고 돌보는 삶에서 길어 올린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돌봄 시민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돌봄 넋두리는 길어질 수밖에 없다. 마땅히 들어줄 귀도 말할 언어도 만나지 못한 탓이다. 어렵게 취직해 첫 출근 하는 날 어머니가 쓰러져 일을 못 한 이야기, 정해진 기준에서 다 어긋나 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한 이야기, 조현병 있는 동생이 정신병원을 나와도 지역 사회에 아무런 지원 시설이 없어 다시 입원한 이야기, 이 인분을 넘어 삼 인분을 감당해야 하는 청년 돌봄 이야기……. 슬픔과 절망의 쳇바퀴 속에서 여러 대안이 나온다. 10분 반경 돌봄 센터를 만들어 모든 세대가 서로 돌볼 수 있게 하자, 동네 편의점과 카페에서 돌봄을 제공하자, 공동 돌봄 시설과 시간제 돌봄을 도입하자, 돌봄 시민 교육을 실시해 돌봄력을 강화하자, 상담부터 복지 신청까지 단번에 해결되고 진단부터 임종까지 이어지는 포괄 돌봄 체계를 만들자, 돌봄자에게 경제적 지원과 사회적 지원을 함께 주자 등이다. ‘이중 돌봄’과 ‘돌봄 고립’에 지쳐 지내다가 ‘숨 쉴 공간’을 만난 돌봄 시민들은 ‘찾아 먹어야 하는 복지’와 ‘복지신청주의’를 비판하는 한편 ‘돌봄 그물망’을 촘촘히 하고 ‘요양에서 활동으로’ 초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돌봄 자격증’을 도입하자거나 ‘치매 걸릴 준비’나 ‘비상 돌봄 훈련’을 하자는 아이디어는 덤이다. 돌봄 시민과 돌봄의 미래 - 돌봄 양극화를 넘어 돌봄 민주주의로 돌봄 넋두리는 마침내 ‘돌봄 양극화’를 넘어 ‘돌봄 공공화’와 ‘돌봄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다가올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려면 우리는 돌봄 넋두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 우리 삶에 곧 닥칠 위기를 알리고 공적 언어가 되지 못한 목소리에 담긴 대안의 싹을 찾아야 한다. 돌봄 정책은 돌보지 않는 사람들이 흔히 결정한다. 돌봄 시민이 몸으로 겪고 마음으로 느끼는 일상이 반영되지 않으면 아무리 정책과 예산이 늘어나도 고통은 줄어들 리 없다. 이제 돌봄의 목소리들이 이끄는 ‘돌봄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