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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삶을 가로질러 봄
노성배 두 번째 시집
노성배
휴먼필드 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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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막연한 삶을 가로질러 봄

내일/ 복수/ 흘리는 것들/ 지금 여행 중/ 봄날/ 골목 유정/ 내 엄마/ 막연한 삶을 가로질러 봄/ 시인의 집 앞에 죽은 화분이 있었다/ 고독한 행복/ 한 박자만 늦추자/ 섬/ 같이 삽시다/ 살림살이/ 끼려거든/ 하늘에 오르사/ 습관/ 사춘기 딸 사추기 엄마/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단다/ 내일이 궁금해서 오늘을 산다/ 아버지의 눈물/ 친정집 수건/ 꽃은 절망하지 않는다/ 느낌의 주인/ 변한다는 것/ 어른이 된 아들에게/ 입닫귀열/ 카더라/ 오월의 내력/ 불안/ 좁은 길/ 다시 봄/ 벽시계

2. 평온의 지평선 아래

반달/ 정쟁/ 한류/ 재활용/ 들고양이/ 아파트/ 버선발/ 저출산/ 아리랑/ 임진강에서/ 엄마와 아내/ 결혼지옥/ 착한 3.1운동/ 광화문 광장/ 길을 물었다/ 우리 이모/ 절대적인/ 스마트폰 그리고 초인/ 칼의 쓰임/ 쓰나미/ 반복의 기적/ 비판/ 음양오행

3. 발길 끝에 저절로 새겨진

커진 마음/ 사랑/ 시 잘 쓰고 밥 잘 사주는 여자/ 나팔꽃/ 비가 오면/ 꽃 그렇게 예쁜 짓만 하는 줄 알았다/ 흔들려도 예뻐/ 산당화/ 자작나무/ 소낭구/ 처음으로 사랑 고백 받던 날/ 갈퀴나무와 산지기/ 고흐와의 하룻밤/ 매화초옥도/ 처음이었으므로 나는 성글다/ 내가 내게 꽃을 선물합니다/ 빈집/ 웃음의 파고/ 착각/ 체념/ 선을 넘는/ 나혜석/ 타인의 본질/ 외길/ 생각 사용법/ 요즘 말/ 무관심/ 발길마다

4. 더 이상 예쁠 수 없는 꽃처럼

차림/ 물건들/ 짝사랑/ 다만/ 걱정/ 나의 유정한 일생 앞에서/ 건망증/ 밥 한번 먹자/ 겨울잠/ 치매/ 서쪽으로 창을 내어/ 만년필/ 협상의 기술/ 도로또/ 엄마의 시간/ 흰머리/ 침묵의 기술/ 여자니까/ 문 뒤에/ 운명을 사랑해 보기/ 불면증/ 달맞이꽃/ 깨달음/ 고요한 소음/ 박하사탕/ 느림의 이치/ 결정장애/ 단순하게 정면으로

저자 소개1

木友

시인 노성배는 1957년 전라남도 나주에서 태어났다. 유난히 글을 그리워했던 그녀는 삶 속에서 수도하듯이 쓴 작품들을 모아 두었다가 2015년 현대문학에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부모님이 세상 강하게 버티라고 남자 이름을 지어 주었던 것처럼, 가난의 절정에서 사춘기도 되기 전에 중학교를 마치고 일을 시작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 환갑이 올 때까지 불꽃처럼 소녀로, 엄마로, 어른으로 살아온 것이 그녀의 전부이다. 지금은 인생의 숙제를 끝내고, 질긴 삶을 즐기기로 하고 안양 시장 골목에서 놀이터 같은 일터, 일터 같은 놀이터를 만들어 출퇴근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128*205*20mm
ISBN13
9791192852072

책 속으로

나이가 드니
무엇인가 자꾸 흘린다는 것

입에서 밥알이 떨어지고
손에 든 젓가락을 놓친다
중력을 단속하는
무뎌진 감각을 어쩌나

가방도 지갑도
두고 오는 일
활자가 더디 읽혀지고
가까운 이름이
아득해지는 정신을 어쩌나

에이!

이왕 흘리는 것
노욕도 버리고
화도 줄이고
잔푼도 흘려
그렇게 삶도
흘려보낼 일이다
--- 「흘리는 것들」 중에서

박인환을 사랑한 시인은
오늘도 넘치는 시어들과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밤을 공책 삼아
글 밭에 눕는다.

찰스 램을 사랑한 시인은
시나리오가 된 자신의 삶을
주저리주저리 고백한다.

이육사를 사랑한 시인은
이 나라를 걱정하면서
내 편 아닌 것을 탓하다가
소주 한 병 비우고
잠들었다.

이해인을 사랑한 시인은
작은 생명까지도
기도하듯 절실하게
세상을 기록한다.

시인의 집 앞에
죽은 화분이 있었다.
--- 「시인의 집 앞에 죽은 화분이 있었다」 중에서

바다에 던져진
섬 하나

너도 섬이고
나도 섬이다

섬은
길이 없어서
모두가 길이라 하자

뱃길 망망하다고
오가는 갈매기
눕지 않고

혼자라는 이유로
꽃피는 3월
꿈을 접지 않으니

바다 밑을 오가는
물고기 떼
등대로 선다

해도 뜨기 전에
흰 깃발 날리며
오는 통통배
기적소리 한 번

밤을 울다가 일으키는
또 하나의 하루

너도 섬이고
나도 섬이다
--- 「섬」 중에서

하던 대로 살기만 하면
그런대로 살 수 있지만
남의 행복을 위해
살 가능성이 커질 거야

이만큼 살아보니
똘끼 한번 부려볼걸
더 많이 실패해 볼걸
세계로 나가 볼걸
책 좀 많이 읽을걸
내게 살자고 덤빌 때
이놈 저놈 좀
만나보고 살걸

이토록 살아보니
누구나 가로로 세워
모두 일등이었다는 걸
알았어
---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단다」 중에서

절망의 반대말은 희망이 아니다
절망을 습관 하지 않는 것이다

꽃이 그렇다
꽃은 절정과 절망이 같다

꽃은 만개할 때
절정이 절망을 안고
논개처럼 지는 것이다

삶은 선택이 아닌 수용
절망은 없는 것이다
--- 「꽃은 절망하지 않는다」 중에서

정치를 말하다

아군, 전열, 대열, 전술, 공격, 침탈, 탈환, 작전, 전멸, 몰살
야전, 엄호, 오발, 우군, 명령, 총상, 충성, 통솔, 보안, 통제
간첩, 감시, 복수, 기습, 난전, 난투, 도청, 돌격, 방어, 무장
타격, 선봉, 소환, 급습, 승리, 요격, 전위, 진영, 잠수, 경계
반란, 방벽, 적대, 전초, 내란, 함정, 도륙, 불발, 폭격, 선봉

두루미를 죽이면 여우는 무슨 재미로 살아.
벼룩이 싫어서 초가삼간 태우면 어디서 살아.
땅을 일구겠다고 숲을 없애면 새는 어디서 살아.
--- 「정쟁」 중에서

길을 묻는다
짧은 한마디
“여기서 어디로 가나요”
눈빛에 서린 바쁜 마음
그대의 미소 잠깐의 여유
알려주는 손짓 하나
서로의 삶 스쳐 지나가도
잠시의 온기 담아 둔다.

도시의 소음 그 속의 정적
짧은 대화 깊은 연결
바쁜 하루 작은 친절로
우주가 열리더니
그날 밤늦도록
희미한 윤곽이
찻잔에 남았다.

나이 든 내게
누가 삶을 물었다.
답 없는 나는
그냥 웃으며
차 한잔 권했다.

--- 「길을 물었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저자의 첫 시집에 대해 시인 이근모는 “시 속에 잠재한 시상들과 삶의 아름다움과 순수함이 숨 쉬는 그 자체로 《약해지지 마》란 시집을 출간한 일본의 ‘시바타 도요’ 같은 시인이 한국에도 건재하다는 나름의 생각과 함께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노성배 시인은 ‘시바타 도요’처럼 순수 그 자체의 아름답고 진솔한 시를 창작해 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첫 시집을 통해 일상 속의 섬세한 감정과 인간 내면의 풍경을 따뜻하게 그려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한층 더 깊어진 시선으로 ‘막연한 삶’을 관찰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고요한 움직임을 포착한다. 이 시집은 삶의 조각들을 모으는 순례자의 시선으로 그 속에서 발견한 온도와 결, 그리고 흔들림을 ‘시’의 언어로 가다듬은 노력의 결정체다.

시인은, “한 점 구름처럼 있다가 사라질 각오로 용단하여 시단에 발을 내디뎠다.”며 “미숙하고 원망 가득한 시어들을 모았던 1집을 되짚어 2025년 《막연한 삶을 가로질러 봄》으로 아직도 잘게 일렁이는 가슴을 달래어 다시 희망 같은 두 번째 시집을 낸다.”고 이번 시집을 내는 소회를 밝혔다.

우리를 ‘덜 막연한’ 봄으로 이끄는 따뜻한 언어 -

《막연한 삶을 가로질러 봄》은 순례자의 여정 같은 시집이다. 그 여정은 한 방향이 아닌 내면과 외면, 과거와 현재, 개인과 공동체, 신뢰와 의심 사이를 오가는 복합적인 이동이다. 언어의 정교함과 자신만의 통속에서 벗어난 서정이 공존하며, 일상의 조각은 흔하지만, 그 흔함 속에서 ‘살아 있음의 실체’를 통찰하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그리고 성찰의 끝에서 우러나오는 단순한 진심 - “운명을 사랑하라”, “단순하게 정면으로”라는 문장 - 은 삶의 무게를 견디는 시적 역설로 작동한다.

시인은 ‘불완전한 자신’과 ‘흔들리는 세계’를 함께 껴안으며 동시에 기록하는 일이야말로 내가 살아 있음의 증명이자,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시의 가치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 시집은 “막연한 삶을 가로질러” 지나면서도, 그 ‘막연함’을 시적 감각으로 붙잡으려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봄을 기다리고, 고독 속에서 울컥하고, 나를 반성하고, 타자를 안아주는 마음을 담담하게 쏟아 내는 이 시집은, 우리의 봄이 도래하기 위해 얼마나 긴 겨울을 견뎌야 하는지, 조용히 울림을 남긴다.

노성배 시인의 시집이 “순례자처럼 말하지 않지만”, 독자에게는 조금 더 사랑스럽고 ‘덜 막연한’ 봄을 기억하게 해주기를 바란다. - 김종순/ 문학박사,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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