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DEAR KITTY 1207 - 009
날개 달린 신 - 012 DEAR KITTY 0320 - 054 괴물의 탄생 - 057 DEAR KITTY 1004 - 099 붉은빛 얼룩 - 103 DEAR KITTY 1215 - 147 미궁 속에서 - 151 DEAR KITTY 0917 - 174 긴 지느러미 - 186 DEAR KITTY 1111 - 217 태양의 열기 - 220 DEAR KITTY 1209 - 251 바다의 무게 - 254 DEAR KITTY 1218 - 292 추락하는 것 - 295 DEAR KITTY 1212 - 320 동경의 그늘 - 322 DEAR KITTY 1221 - 336 아이돌 살인 - 347 작가 후기 - 375 |
|
경원은 “많이 놀랐을 테지만 경건아씨를 살해한 범인을 알아내기 위해 평소에 가장 가까이에서 지냈던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라며 멤버들을 잘 다독였다. 그러자 멤버들도 최대한 협조해보겠다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쓴 덕에 한결 대화하기 편한 분위기가 되었다. 아이스 브레이킹을 못하는 리애에게는 경원의 스스럼없고 밝은 성격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함께 일한 시간은 길지 않지만 호흡이 잘 맞는다고 느끼는 이유이기도 했다.
“평소에 사이가 나쁜 사람이라든가, 원한을 가졌을 법한 사람에 대해 알거나, 뭐 짐작되는 것이 있나요?” 리애의 질문을 듣고 멤버 모두가 찜찜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형하고 사이 안 좋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 p.35 친애하는 키티. 만일 세상에 네가 아닌 또다른 네가 있다면 어떨 것 같아? 하지만 그게 네가 아니라면? 한 달 만에 나타나서 갑자기 무슨 말인가 싶지? 어디서 도플갱어에 대한 이야기라도 읽고 왔나 싶을지도. 하지만 둘 다 아니야. 그리고 네가 기뻐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너 말고도 다른 키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줄게. 그래, 키티는 원래 여럿이지. 애초에 불쌍한 안네 프랑크가 전쟁을 피해 숨어 있는 동안 일기장에 이름을 붙인 게 처음이니까. 내가 그걸 따라 한 거니까, 키티라는 이름을 가진 일기장이 네가 처음은 아니야. --- p.53 “한 가지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블라이스라는 아이돌의 죽음도 건아의 죽음과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있을까요?” 가만히 있던 경원이 불쑥 질문을 던졌다. “……네?” “사 년 전에 스스로 세상을 떠난 블라이스요.” 리애는 현조가 부르르 떨리는 한쪽 손을 쓰다듬는 척 부여잡는 것을 보았다. “그 아이의 죽음과 이 사건이 어떻게 관련이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 살해당했을 수도 있다는 얘긴가요?” “아니요. 그래서 여쭤본 것은 아니고요. 정말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작은 것도 알아야 하니 여쭤본 것뿐입니다.” “그 아이의 죽음에 모두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세실이나 일라처럼 엄청난 성과를 올린 건 아니었지만, 자신만의 색을 잘 드러내면서 주변 아티스트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쳐왔고 사생활 면에서도 좋은 아이였기 때문에…… 저도 다시는 제 주변의 아이돌을 잃지 않을 각오로 일하고 있고……” 방금 전까지 태연하던 태도가 사라진 현조의 눈에는 눈물이 살짝 고여 있었다. --- p.83 “나는 아직도 네가 그 시골로 발령받아야 했던 것부터 시작해서 다시 자기 있는 곳으로 불러온 것까지 다 석연치가 않아. 너는 자꾸 그 사람이 무슨 이득이 있어서 한낱 너 같은 애로 장난을 치냐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달라. 그 사람은 높이 올라가려는 사람 아니야? ‘너 같은 애’는 정치적인 목적물로 쓰기 딱 좋단 말이야. 경찰대 우수 성적자인 여성 형사…… 어떻게 이용해먹을지, 자기한테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쳐낼지, 예상 시나리오까지 내 입에 올려야 알아들을 거야? 네가 조과장 각별하게 여기는 건 잘 알아. 아는데, 가끔은 너한테 이렇게 잔인한 얘기까지 해야만 하는 네 친구 말도 좀 들어봐.” --- p.142 “세실.” 다행히 리애의 목소리는 절로 어두워졌다. 범인인지 아닌지 확신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곳에 왔다는 건 최소한 물고기 사료를 보낸 수상한 사람의 정체가 세실이라는 뜻이니까. “언니, 오늘밤만 언니 집에서 자면 안 돼요?” 고개를 숙이고 어린아이처럼 엉엉 우는 세실을 데리고 리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과연 잘하는 짓일까 싶었지만, 만에 하나 세실이 범인이라도 독극물 같은 걸 이용하지 못한다는 전제라면 쉽게 제압할 자신도 있었다. 무엇보다 세실을 여기에 붙들어둔다면 일이 수월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었고. --- p.232 |
|
파격적인 이중주, 아이돌×살인
“리애는 마침내 자기 안의 우상을 죽였다.” 『아이돌 살인』은 시작부터 파격적이고 강렬한 이미지가 넘쳐난다. 공연중인 무대 위에서 처형당하듯, 범인이 자신의 살인을 과시하듯 내걸려 있다 추락한 시체. 한때 팬들의 마음을 휩쓸어간 인기 남성 아이돌 그룹 ROME의 메인보컬 경건아도 죽음 앞에서는 별수없다. 콘셉추얼한 무대의상에 날개까지 달고 “신 혹은 그에 준하는 존재를 박제하기 위한 것”처럼 죽어버린 톱 아이돌, 건아의 죽음은 필연적으로 크게 주목받는다. ‘아이돌 살인’이라는 별칭까지 붙으며 대중의 상상력을 끝없이 자극한 이 거대한 사건은 남들이 좌천지로 여기는 첫 발령지에서 이제 막 서울로 복귀한 신리애 경위에게 맡겨진다. ‘로봇같은’‘또라이’따위로 수식되는 신리애 경위는 온갖 구설에 휩싸인 ‘아이돌 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며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이소민 작가는 데뷔작인 『영원의 밤』에서 선보였던 장기를 다시 한번 멋지게, 하지만 조금 다른 방식으로 펼쳐낸다. 『영원의 밤』에서 작가는 A부터 Z에 이르는 학생들의 인터뷰가 겹겹이 쌓이며 서로의 증언을 강화하거나 신뢰성을 흐리며 차차 미로 밖으로 통하는 단 하나의 길목을 드러내었다. 한편 『아이돌 살인』에서는 사건을 풀어나가는 주인공과 사건 사이의 거리가 조금 더 가깝다. 때문에 냉철하게 수사 과정을 밟아나가야 할 형사, 리애의 앞에는 몇 가지 치명적인 장애물이 나타난다. 하나, 용의자 셋 중 한 사람은 리애의 옛 친구다. 둘, 리애는 자신의 옛 친구를 우상처럼 여겼다. 셋, 리애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지금도 누군가를 우상으로 삼고 있다. 넷, 과거 리애의 우상이었던 사람과 현재 우상인 사람은 모두 사건 해결에 치명적인 요소를 움켜쥐고 있어서,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면 얽히고설킨 상황을 풀어낼 수 없다…… 이렇듯 ‘리애’ 개인이 처한 상황이 아이돌 산업 전반을 지탱해온 ‘우상화’의 이미지와 맞물리며 사건 해결로 통하는 길은 꼬이고 비틀려 험난해진다. 『아이돌 살인』에는 용의자인 세실, 맑음, 일라 외에도 많은 전·현직 아이돌과 업계 종사자가 등장한다. 그들은 과도한 우상화에 허덕이기도 하고, 누군가를 우상화하고 있기도 하며, 문제점을 깨닫고 벗어났거나, 벗어나려고 애쓰거나,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자포자기하기도 한다. 아이돌 산업에 관해 문외한이던 리애는 ‘아이돌 살인’을 계기로 이 업계의 많은 것을 알게 되며, 결국 저들의 문제와 자신의 문제가 상당히 닮아 있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리애가 ‘범인의 심리’를 완전히 이해한 순간, 풀릴 듯 풀리지 않던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바로 앞에 나타난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키티? (중략) 나는 이제야 깨달았어. 우상은 사라져야 해. 내가 만든 허황된 내 모습, 그리고 왜곡된 눈을 통해 바라본 타인의 모습, 어떤 것이 내가 세운 우상이든. 동경할 수 있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 이상의 존재를 상정하는 건, 파멸을 약속하는 거야.” ‘아이돌 살인’의 범인과 그를 추적하는 형사는 놀랍도록 서로를 닮았다. 두 사람은 거울상이 아니라 호수의 수면에 비친 물그림자와 같은 유사성을 가진다. 둘은 어쩌면 거의 처음부터 서로가 많이 닮았다는 걸 알아보았다. 그 정도로 살인범과 많이 겹친 리애의 마지막 선택으로 또다른 화두를 던지며, 『아이돌 살인』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죽어버린 ‘우상’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