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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숲이 되기까지 : 농촌에서 문화예술교육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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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 숲을 찾아 떠나는 모험

1장 씨앗을 심다 : 작은 만남이 모여서

어쩌다 괴산에
구들 위에서 쌓은 마음
사과를 지나 숲으로
변화 연대기
어쩌다 숲에

2장 싹이 트다 : 이야기와 놀이의 시작

농사를 통해 배우는 생태 감수성
일과 놀이와 예술은 하나
존재만으로도 빛나는 아름다움
결과보다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3장 나무가 되다 : 신비한 놀이나무

4장 숲을 이루다 : 비바람을 이겨내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어려움을 헤쳐가는 방법
지역에서 함께 자라는 너와 나
무엇이든 도전하는 배움의 용기
실패로 다져진 성장의 순간
시도와 전환 그리고 버팀

5장 오늘도 자라다 : 끝나지 않은 여정

문화학교 숲은 문화학교 숲
문화학교 숲은 왜 일하는가

마치며 : 문화학교 숲이 꿈꾸는 미래

저자 소개 1

문화학교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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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학교 숲은 함께 삶을 나누며 서로 돕고 배우는 학교다. 서로를 돕고 배우는 과정에서 진짜 배움이 무엇인지 발견한다. 사람과 자연의 힘은 농촌에서 꽃피는 것이기에 우리는 농촌의 삶을 귀하게 여긴다. 충북 괴산에서 나를 키우고 우리를 살리는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세대를 아우르며 공동체의 회복을 만들어 간다. 저서 : 우리가 숲이 되기까지 (저자: 이애란, 임완준, 유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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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152*210*20mm
ISBN13
9791197015786

책 속으로

자립과 연대의 삶은 우리에게 중요한 화두였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막연하고 생소하게 느껴졌다. 이는 선생님들과 괴산에 살면서 몸으로 부딪치며 서서히 배워갔다. 씨앗을 심고 가꾸며 손수 지은 음식을 밥상 위에 올리는 기쁨을 알아갔다. 밥상에 둘러앉아 먹을거리를 나눠 먹으며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구들을 놓고 우리가 살 공간을 손수 지었다. 전문가에게 기대지 않고 뭐든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만들었다. 우리는 해가 뜨면 일어났다. 해가 지면 하루를 정리하고 잠을 청했다. 잠들기 전 오늘 하루도 애썼노라고 서로를 꼭 안아주었다. 이 모든 일상의 경험을 통해 농촌의 의미와 가치를 몸소 배우고 실천하며 살아갔다. 새롭게 만난 농촌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행복감으로 충만했고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 p.23

주말을 이용해 놀이터 제작캠프를 열어 아이들과 직접 놀이터를 만들었다. 모둠과 역할을 나누어 모둠 담당 교사와 함께 일을 배분하여 작업했다. 나무를 톱으로 손수 재단하고, 오일스테인을 바르기도 하고, 망치로 나무판자에 못을 박기도 했다. 아이들의 붓질은 부드럽고 망치 소리는 경쾌했다. 나무 다루기 수업을 통해 습득한 기술로 놀이터의 부분 부분을 채워나가는 희열은 놀이터가 자신의 것, 우리의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처음 설계대로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부모님과 친구들을 초대해 놀이터를 소개하고 함께 놀았다. 놀이터 이름은 ‘미완성 놀이터’. 아이들은 완성된 놀이터는 재미없고, 미완성이어야지만 할 거리가 있어서 재미있다며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변화의 여지가 없거나 유연하지 못한 놀이터는 그 수명의 한계가 명확하다. 아이들은 놀이터를 만들며 이 진리를 깨달았을까? 놀이터의 이름 속에 그 깨달음이 녹아있는 듯하다.
--- p.69

우리는 탄생의 순간을 재현해 보기로 했다. 어르신 모두가 다시 태어난 아기가 되어 돌잡이를 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삼신할머니가 되어주신 선생님은 아기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며 덕담과 함께 따뜻하게 안아주셨다. “그동안 애썼다. 건강하게 잘 살아야 한다.” 삼신할머니의 치마 밑에서 아기가 태어나면 모두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복순이가 태어났대!” 우리는 약속한 대로 태어난 아기를 보고 “아이고, 귀여워라. 사랑스러워.”, “울음소리를 들으니 건강하네.” 이야기하며 장미꽃 한 송이를 선물했다. 태어날 차례를 기다리던 어르신 한 분이 “아이고,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네.” 하시자, 교실 안은 금세 웃음바다가 되었다.
--- p.93

나는 수도 검침원이 되었다. 늘 누군가에게 ‘선생님’으로 불리던 나는 하루 아침에 ‘수도검침 아줌마’로 불렸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에 걱정이 앞섰다. 한 달에 열흘 정도 맡은 지역을 돌며 수도계량기를 점검하고, 각 집의 수도사용량을 기록하여 수도사업소에 보고하는 일이었다. 내가 기록한 수도량을 기준으로 수도 요금이 책정되어 고지서가 나왔다. 매달 나오는 이 고지서도 집집마다 돌려야 했다. 약 천오백 세대 정도 고지서를 돌렸기에 꼬박 삼일 정도는 걸렸다. 나머지 일주일은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계량기의 숫자를 체크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말이 맞았다. 수도계량기는 늘 습하고 가장 어두운 곳, 깊숙한 틈이나 외딴 구석에 있었다. 사용량을 확인하기 위해서 수도계량기를 열면 갑자기 튀어나오는 쥐, 뱀 때문에 깜짝 놀라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아찔하다. 계량기에 검은 먼지가 쌓여 숫자가 잘 보이지 않으면 깊이에 따라서 몸을 바닥에 바짝 눕혀 오래된 먼지를 쓱 닦아 내야 했다. 계량기 안에 손을 넣는 일이 너무 두려웠다. 아주 잠깐 손을 넣는 일이 마치 악어 입속에 손을 넣는 것처럼 무섭기도 했다.
--- p.166

결혼하고 애를 낳고 살다 보니 어느새 우리 부부를 청년으로 보지 않았다. 마음은 청년이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늘 같을 수 없다. 청년을 살아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농촌에서 살려고 마음먹은 청년에게는 좋은 멘토가 있는 비빌 언덕과 농촌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우고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미래의 상을 그려보는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힘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키워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화학교 숲은 우리의 동료이자 선배이자 스승이 그랬던 것처럼 청년들의 든든한 비빌 언덕이 되어주고 싶었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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