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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4
1부 눈 덮인 무등산 숲길 바위에 그려진 식물들과 나무의 기하 추상, 파울 클레의 추상 미술 · 25 봄이 오는 나무 바위 햇빛 숲길 걷기! -‘철학자의 길Philosophenweg’에서 ‘현존재Dasein’를 생각한다 · 51 풀숲의 시간 여행자 방아깨비와 나팔꽃 · 63 가을 숲길에는 천 개의 아르고스 눈이 있다 · 71 해거름 녘 나무에 앉은 역광 속의 새는 헤테로토피아로 가고 있다 -미셸 푸코의 낯선 유토피아 · 89 야생화의 위로, 쇼펜하우어와 꽃 · 95 숲의 빈집 벽을 타오르는 달팽이의 명상 · 113 검은 숲, 검은 나무, 검은 엘레지와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 무대상의 세계 · 121 나무, 그림자에 꽃이 피다 나무, 고독에 꽃을 피우다 -빛의 부재에서 빛의 은유로 · 135 달빛 속의 나무 길을 걷다 -소로와 드뷔시의 달빛을 생각하며 · 141 2부 숲길에 비스듬히 드리운 나무 그림자가 한 말, “너의 별을 따라가거라!”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의 그 말, 자신에게 이르는! · 151 숲길 바위에 핀 식물, 패러독스 적인 환희 · 157 광야에서 홀로 사색에 잠긴 우주를 받친 나무, 생각하는 사람 · 163 완두콩 꽃, 흰색은 가능성으로 차 있는 침묵이다 · 171 새는, 발자국을 남긴다 · 177 능 비탈에 나무 서다 · 185 거룩한 나무 그림자 · 191 감꽃, 숲길을 덮다 · 198 백일홍 나무숲과 작은 연못가의 나르치스 -카라바조의 『나르치스』, 시간의 그림자가 남긴 얼룩 · 207 풍경의 발견 -숲길을 걷다 보면 낯설지 않은 풍경에 낯설어질 때가 있다 · 219 3부 비스듬히 산벚나무 한 십 년 지켜보기, 프란츠 카프카의 『꿈을 꾸듯이 꽃이 매달려 있었다』 · 225 눈 덮인 겨울 숲은 ‘엘리시움’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시 『나무들』, 우리가 눈 속에 파묻힌 나무들과 같기 때문 · 231 해거름 녘 조붓한 오솔길에서 만난 사슴벌레 · -에드거 앨런 포의 『큰까마귀』와 어둠의 색 · 249 원초적 푸른 하늘과 연둣빛 물드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숲길, 직선의 미학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 년의 고독』, 나무의 고독 · 255 불가능한 것에 부딪히는 아름다운 유희, 나무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두이노의 비가』와 아름다움, 가지 않은 숲길 · 269 화순 진달래꽃 숲과 고인돌, 침잠과 망아와 명상이 오는 시간 · 277 거꾸로 사랑해 숲의 때죽나무꽃, 그래도 삶은 피어난다! -에두아르 마네의 낯설게 보기 · 283 냉이꽃의 ‘정언명령kategorischer Imperativ’과 옥타비오 파즈의 책 -임마누엘 칸트의 선하고자 하는 의지와 꽃과 나 · 293 이름 모를 야생화가 등불 켜준 숲길 -르네 데카르트 ‘코기토 에르고 숨’의 광채 · 301 4부 해석되지 않는 색깔, 싸리꽃 -다자이 오사무 소설 『사양斜陽』의 여주인공이 말한 희망 · 311 앵두나무에 빨간 등불 켜지면 내 안에서도 잠든 불이 눈을 뜬다 · 315 겨울 고해소 · 327 구멍가게 같은, 나무와 숲길 사이 찔레꽃 · 333 땅속에 묻어둔 꿈을 찾는 새, 어치! · 341 무꽃이 쏘아 올린 작은 신호 · 347 숲의 비경, 해사한 얼굴 같은 호수에 비친 숲-나무들 -슈베르트의 『물 위에서 노래함』을 듣는 시간 · 353 빛-어둠, 먹빛 진창의 숲길 언덕 · 361 숲길, 나와 마주하는 시간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악몽의 로맨스』, 파랗게 사랑해, 파랗게 · 367 5부 산벚나무 상처를 보며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 381 숭고한 겨울나무, 메타세쿼이아 · 387 두꺼비는 아주 오래된 시간에서 왔다. · 393 가장 낮은 자세의 나무, 그루터기 · 397 할미꽃, Ecce homo-이 사람을 보라! · 407 아름다움은 돌을 뚫고 나온다 · 413 연초록 식물의 숨소리, 얼음 왕국을 허무는 기적 · 417 독 안에 든 나무와 파란 하늘 · 423 나무가 이파리를 비우면 신은 아름다운 불꽃을 채워주지 -장 폴 사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나무의 말 · 427 6부 나무의 얼굴 -셰이머스 히니의 시 『땅파기』, 나무의 땅파기 · 433 고성 바닷가에서 만난 ‘해변 청동풍뎅이’는 초록 별에서 왔다 -동물원의 『혜화동』 골목길에서 만난 풍뎅이 · 447 숲길 빛살무늬로 생을 수선하는 제비꽃 · 453 나무 그림자에 취하다 · 461 뿌리를 보면 알게 되는 것들 · 467 꽃의 화석 -숲길에서 가져온 미적 명상 · 471 초원을 달리고 싶은 말의 침묵, 누구에게 내 슬픔을 이야기하랴? -안톤 체호프의 『우수』를 말하고 있는 말(馬) · 477 길과 길 사이의 낯선 길, 허물 · 481 나의 디오게네스 나무 · 491 |
閔丙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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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을 걸으면 존재의 뿌리가 느껴졌다.
대지처럼 생명을 품으면서 죽음마저 받아주는 곳이 어디 있을까? 영원회귀하는 시간 속에 ‘마음대로 지배할 수 없는 어떤 것(ein Nichtbewaltigtes)’이 대지 말 고 또 어디 있을까. 아무리 숲길을 걸어도 그 길은 언제나 봉인을 뜯지 않은 보물처럼 내 앞에 나타난다. 신비에 싸인 히말라야의 미답봉을 향해 설산을 걸어가는 사람처럼 숲길은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늘 걷는 길이지만 대지에 뿌리내린 나무들은 영혼의 창문이 되어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존재로 증명한다. 오랜 세월 존재만으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은 나무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나무의 아름다움이란 ‘자기 안에 고요히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 p.11 “숲길을 걸으며 진정 소망한 것은 풍경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숲길에 은폐된 ‘숲’ 혹은 ‘나무’에 대한 이중적 의미(Zweideutigkeit) 즉 눈이라는 거울에 비친 숲 길의 이면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내가 사랑하는 숲길은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사유의 풍경이 그려지는 공간이다. 숲길에서 나무 새 꽃을 통해 만나고 싶었던 것은 존재와 인간 본질에 대한 사색이었으며, 숲길을 걸으며 ‘존재 물음에로(Zur Seinsfrage)’ 나아가는 것이었다. 나무 새 꽃은 어쩌면 인간의 또 다른 삶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 pp.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