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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취리히 활판인쇄 워크숍: 단어 살아 있는 공간 활판인쇄 워크숍: 단락 루돌프 바르메틀러 도장 니더도르프와 롤란트 프라이탁 투어 수리 아펜젤러 치즈 노름 아틀라스 계단 바젤 디자인학교 마이클 레너 개와 고양이 바젤 디자인학교: 김기창 바젤 디자인학교: 안진수 봉투 아카이브 바젤 팬틴 치즈 가방 비트라 캠퍼스 축구 경기와 그래픽 디자인 튀포트론 맥주와 샐러드 기차 오펜바흐 클링스포어 박물관 아티스틱하거나 액티브하거나 벼룩시장 라이프치히 오페라 토어스텐 블루메 얀 치홀트 아카이브 라이프치히 서적예술대학 돌 라이프치히 서적연구소 라이프치히 서적예술대학: 김효은 스펙터 북스 데사우 바이마르 군타 슈퇼츨 바우하우스 투어 블루 스크린 플레이 바우하우스 워크숍 사각형 바실리 의자 바우하우스 잡지 유괴 베를린 모토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노데 홀로코스트 기념비 베를린 장벽 주잔네 지펠 공사 블랙홀 마르틴 키펜베르거 샤를로텐부르크 궁전 방과 후 클럽 티켓 체계와 자유 헤릿 리트벌트 아카데미: 안유리 아디나 통역 노란 책 주 출처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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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활자는 여전히 타이포그라피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그 감각을 익히게 되면 컴퓨터로 할 수 없는 것들도 가능해집니다. 반대로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가져다 컴퓨터로 작업할 수도 있어요. 활자를 손으로 만지고 직접 느껴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보통 인쇄기에서 찍을 수 없는 종이에도 얼마든지 인쇄할 수 있고, 찍는 압력에 따라, 섞는
잉크에 따라, 또 잉크를 바르는 방식에 따라 효과가 매우 다양합니다. 물론 기술적인 한계가 있고 모든 것을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잘만 활용하면 무궁한 표현이 가능해집니다.” ---「취리히-활판인쇄 워크숍: 단락」 “... 타이포그라피와 이미지를 통해 타인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 저는 여기에 매혹됐어요. 다만 재료가 바뀔 뿐이에요. 종이를 오리는 대신 인쇄를 하는 거죠. 우리가 원하는 방법으로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이 방법을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는 걸까요? 단순한 개인의 취향으로? 화면이나 종이 위에 표현하는 방법이 타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는 얼마나 인지하고 있나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이러한 질문들은 점차 ‘시각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오늘날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일까?’ 에 다다르며 자연스럽게 저를 교육에 대한 생각으로 이끌었습니다.“ ? 마이클 레너 ---「바젤-바젤 디자인학교」 이번에는 블루메가 상자에서 치홀트의 작업을 꺼내들고 네취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것은 그가 학생 시절에 만든 습작들입니다. 아주 깔끔하고 질서정연한 그의 성격이 보이죠. 모두 그가 그리고 쓴 것을 직접 오려 붙인 것입니다. 아주 작은 조각조차도 잃어버리지 않았어요. 마치 게임의 법칙처럼 스스로 엄격한 규율을 만들어갔죠. 기본적인 규율을 바탕으로 일종의 기하학적 질서, 또는 정확한 격자 모양의 질서를 만들어 갔습니다. 디자인의 균형은 자유와 속박 사이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항상 모눈종이 위에 정교한 구조와 체계를 만드는 연습을 했죠. 이후에도 그는 많은 타이포그라피 규율을 세우기도 했고, 무엇보다 스스로 엄격하게 그것들을 지켜 나갔습니다. …” ---「라이프치히-얀 치홀트 아카이브」 제한된 조건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면서 그 속에 담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우하우스의 핵심 이념 중의 하나는 ‘스스로 예술가적 정신을 갖고 생각하며 작업해나가는 것’ 이다. 디자인은 과정과 기술의 결합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약 안에서 작업을 해나가며 새로움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데사우-플레이 바우하우스 워크숍」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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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BB: 바젤에서 바우하우스까지’라는 제목의 이 책은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이하 파티) 여행 수업 ‘길 위의 멋짓’의 일환으로 진행된 2013년 유럽 타이포그라피 기행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파티가 설립된 첫해에 진행된 두 번째 여행 수업이었으며, 대학원 과정인 더배곳 배우미들과 인솔 교사가 함께 여정에 올랐다. 교실 안에서 인쇄된 책으로 만나는 역사와 이론이 아닌, 교실 밖에서 ‘몸으로 배우는’ 유럽 그래픽 디자인 역사와 이론 그리고 현장이 이 여행 수업의 주안점이었다. 이 책이 기록하고 있는 여행은 2013년 6월 3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시작하여 6월 13일 독일 베를린에서 끝났다. 나를 비롯해 더배곳 배우미 7명(안유, 알렉스, 양민영, 유명상, 이예주, 이함, 정성훈)이 서울에서 취리히로 서로 다른 항공편을 이용하여 출국했다. 취리히에서 우리는 현지 길잡이가 되어줄 취리히 예술대학교의 아디나 레너와 그의 친구들인 바젤 디자인학교의 제레미 댑, 그리고 독일 브레멘 미술대학교에 재학 중인 곽은정을 만났다. 10일간의 여정을 함께할 유람단은 그렇게 꾸려졌고, 취리히 도착 바로 다음날부터 활판인쇄 워크숍을 시작으로 여행은 막이 올랐다. 총 9박 10일간 나를 포함한 11명의 인원이 함께 다니며 본 것은 스위스 취리히와 바젤 그리고 독일의 오펜바흐와 라이프치히, 데사우와 베를린이었다. 각 도시에서 머문 시간은 2013년 상반기 동안 아디나와 내가 함께 짜나간 여행 프로그램에 따라 달라졌고, 여행지의 주제 또한 상이했다. 하지만 여행이 하나의 길을 축으로 전개되듯, 여섯 도시의 방문은 서양 모던 타이포그라피라는 길을 중심으로, 좁게는 20세기 초 독일 글꼴 전쟁(오펜바흐)부터 현대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의 다원주의적 성격(베를린)까지 다양한 샛길들을 만들며 이루어졌다. 흥미롭게도 우리가 각 도시에서 만난 타이포그라피 주제들은 베를린의 어느 한 장소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만나고 있었다. 바로 베를린 바우하우스 아카이브에서 열리고 있었던 「글꼴에 관하여(On Type)」란 전시였다. 전시장이라고 하기엔 좁은 공간이었지만 그곳엔 글꼴에 관한 여러 이론가들과 디자이너들의 말들이 벽면을 가득 채운 채 인쇄되어 있었다. 여유롭지 않은 시간 때문에 상세하게 살펴볼 수 없었던 전시에 대한 아쉬움은 궁극엔 그곳에서 구매한 전시 관련 책으로 달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쓰인 어느 한 구절은, 우리의 여행을 단번에 정리해 주고 있었다. “비평가들은 모더니즘을 실패한 프로젝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를 자라게 해준 그 시적인 모어에 대해 계속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모더니즘은 죽은 언어로 잊힐 수 있다. 하지만 모더니즘은 계속 살아갈 것이다. 금지된 방언이 되어 여러 네트워크과 암류 속에서 사용될 것이다. 팬진과 블로그, 소수만이 이해하는 출판 프로젝트, 단기간의 전시 그리고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비주류 하위문화의 일상의 실천 속에서 모더니즘은 그렇게 생존할 것이다.” 익스페리멘틀 젯셋의 말이다. 우리가 ‘모던 타이포그라피’란 주제로 닦아놓은 여행길은 과거로 향하는 길이기도 했다. 취리히에선 구텐베르크 시대 방식의 활판인쇄를 체험했고, 바젤 포스터 컬렉션에서는 1960년대 스위스 타이포그라피 포스터의 부흥을 가능케 한 스위스 포스터의 기원을 읽어나갔다. 요스트 호훌리는 취리히와 바젤 간의 이데올로기 논쟁을 비판했으며, 오펜바흐에선 ‘모더니즘’이란 굴레 속에서 운명을 달리해왔던 블랙레터의 면모를 발견했다. 라이프치히에선 캘리그라퍼로서의 ‘낯선’ 얀 치홀트를 만났고, 데사우에서는 헤르베르트 바이어, 모호이너지, 발터 그로피우스의 바우하우스가 아닌 오스카 슐렘머의 바우하우스를 체험했다. 출발선에선 ‘모던 타이포그라피’라는 이정표를 따라갔지만, 따라간 길은 ‘모던 타이포그라피’가 아닌, ‘모던 타이포그라피’의 단층이자 이면이었다. 리처드 홀리스가 『스위스 그래픽 디자인』에서 소상히 밝히고 있듯이, 우리가 말하는 ‘스위스 그래픽 디자인’이란 보이지 않는 복합적인 에너지들의 표면에 불과하다. 모든 ‘이즘’이 그러했듯이 하나로 묶이는 ‘이즘’의 실체란 표면이 아닌 단층을 바라볼 때 드러난다. 하나의 이름이란 여러 의미들의 동반이다. 그리고 익스페리멘틀 젯셋이 밝히듯 우리가 명명한 ‘모던 타이포그라피’란 길은 시간과 장소에 의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고 있는, 그래서 어쩌면 ‘변질되는’ 모던 타이포그라피의 현재와 근미래를 향하고 있었다. 「글꼴에 관하여」란 전시는 20세기 초반부터 최근까지의 글꼴 관련 아포리즘 혹은 인용문들을 한곳에 모아둠으로써 사실상 타이포그라피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었다. 여정의 마지막 종착지인 베를린은 그렇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견고한 모든 것은 공기 속으로 사라진다(All that is solid melts into the air).” 그리고 그 메시지는 곧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했다. “시적인 모어”가 존재하기 않았던 우리에게, 그래서 공기 속으로 사라질 것도 없는 우리에게 ‘모던 타이포그라피’란 무엇인가? 이 책은 그러한 태도를 촉발하듯 글과 글 사이에 빈틈을 만들어놓았다. 사실적인 기록에 충실한 글들과 여행 참여자들이 각자 써나간 주관적인 글들이 뒤섞여 있다. 시간 순으로 배치되어 있되 객관과 주관이 서로 간섭한다. 그러한 간섭이 가능한 한 글과 글, 맥락과 맥락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도록 각 글쓴이의 이름은 본문이 아닌, 책 뒤에 실었다. 이 장치가 독자들의 여행에 대한 이해를 얼마큼 도울 수 있을지(혹은 얼마나 혼란에 빠뜨릴지)는 의문이지만 타이포그라피를 주제로 유럽으로 떠나는 자들에겐 분명 ? 완벽하진 않지만 ? 작은 길잡이가 되리라 확신한다. 이 책을 만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먼저, 파티를 통해 나와 인연이 닿았던 아디나. 여행 프로그램을 정교하게 짜나가기 위해 긴밀하게 소통하는 과정에서 아디나는 너무나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다. 여행의 가장 큰 숨은 공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어 시간 순으로 만나고 도움 받은 분들의 이름을 나열해본다. 루돌프 바르메틀러 교수, 안진수 선생님, 아틀라스와 노름, 롤란트 슈티거, 마이클 레너 교수와 그의 부인, 김보아, 강주현, 김기창, 김규리, 쿠르트 뷰름리, 요스트 호훌리, 슈테판 솔텍 관장, 토어스텐 블루메, 박영호, 가브리엘레 네취, 율리아 블루메, 김효은, 마르쿠스 드레센, 주잔네 지펠, 스튜디오 노데, 제레미 뎁, 곽은정 그리고 여행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노란 책의 제작을 책임진 박문경. 끝으로, 여행의 기억들이 시간에 퇴색되어갈 즈음에 명확한 글과 사진으로 우리의 기억을 재정비할 수 있도록 1년간 편집과 디자인 그리고 책 제작을 지도해주신 워크룸 프레스 박활성, 김형진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고마움을 표한다. 2014년 10월 전가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