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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 및 외국도서의 구매자 변심으로 인한 반품불가
안녕하세요.
신학기라 대학교재의 주문이 많습니다.
교재는 보통 새책의 경우 비닐에 싸여 있습니다.
촬영이나 복사를 방지하기 위해서죠.
그러나 중고도서의 경우 그렇지 못합니다.
수령후 변심으로 인한 반품은 접수하지 않습니다.
구매시 신중하게 구매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외국도서는 대체로 제가 재고를 갖고 있는게 아니라 연계되어 있는 업체와 협의하여 주문을 처리하곤 합니다.
중간에 주문취소는 제게 손해가 커서 주문후 취소는 불가함을 알려드립니다.
수령후 구매자 부담의 반품은 받습니다.
판매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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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여사원의 봄 장미, 늦은 출근 안개꽃, 소중하지 않은 것 램스이어, 분수가 분수를 모르고 히아신스, 별이 빛나는 야근 담쟁이덩굴, 언니는 헛되지 않아 수레국화, 백수 일기 선인장, 흙수저는 무례해 잎모란, 귀여운 실수 수선화, 여사원의 봄 극락조화, 주말 부재 제라늄, 연봉 협상 안시리움, 부당 해고 함수초, 술 취한 가재 2부. 왜 그 일을 하나요? 아네모네, 퇴사는 실패가 아니야 튤립, 서른의 봄 카네이션, 몸빼 바지 소녀 코스모스, 연애는 꽃처럼 왔다 마거리트, 아픈데 웃는 개나리, J에게 수국, 청소하려고 유학 갔니? 잡초, 미수금 연꽃, 물들지는 마 강아지풀, 납작한 지갑 민들레, 왜 그 일을 하나요? 사계소국, 야간 택시 찔레나무, 무슨 일을 하시죠? 3부. 슬픔에 대한 존중 플라타너스, 병원에서 아빠 꽃, 아빠빠빠 하얀 리시안서스, 슬픔에 대한 존중 다육이, 코로나 때문에 퇴사했어요? 프리지어, 팬데믹의 결혼식 에크메아, 팬데믹의 생존자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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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와 퇴사, 누군가를 사랑한 만큼 아팠던 기억은 우리의 일상을 점철해온 것이기에. 그 기억 속에는 순간의 감정이 아련한 향기와 빛깔로 물들어 있고, 지금의 우리는 그때의 순간을 예전보다 여유롭고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다. 마치 공원에 핀 한 송이의 꽃을 지긋이 바라보는 듯한 시선으로. 돌이켜 보면 꽃처럼 아름다운 시간이 아니었다 해도 그때를 바라보는 지금의 시선이 아름답다면 삶이 분명 자라고 있음을 느낀다.
--- p.5 퇴근 시간이 30분가량 남았지만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수두룩하게 쌓인 이메일을 클릭하며 할 일을 메모하다 부질없는 것 같아 수첩을 덮어버렸다. 데스크에 놓인 램스이어 잎사귀만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두툼한 이파리는 하얀 솜털로 뒤덮이기는 했지만 힘줄처럼 강하고 뚜렷한 잎맥을 그려나갔다. 어딘가로 뻗어나가는 자아처럼. 그럴 때면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행복하지 않은 건 열심스레 살지 않아서가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점점 희미해져 가기 때문이라고. --- p.36 점심을 먹고 조금이라도 바깥 공기에 몸을 담그고 싶었던 나는 담배꽁초가 수두룩한 쓰레기통 옆 화단에 쭈그리고 앉아 볕을 쬐었다. 화분 위로 색색이 물든 형형한 꽃을 흐리멍덩한 눈으로 살펴보던 순간은 무언가가 파쇄되지 않은 유일한 시간이었다. 어깨를 다독이는 햇살 아래에서 환하고 진한 주황빛 메리골드는 눈이 부셔 눈물이 고일 정도의 환희를 내뿜었다. --- p.128 차가워진 바람에 몸이 선득한 주말, 대화 없이 멀뚱하게 영화를 보고 그냥 헤어지기 뭐해 저녁을 먹기로 했다. 손님이 간간이 있는 고깃집에 들어가 불판을 마주하고 앉았다. 서울의 가시거리가 어땠고, 일은 얼마나 피곤했으며, 몇 시에 잠을 자는가 하는 이야기들을 온기가 도는 탁자 위에 하나씩 꺼내놓았다. 그렇게 밋밋한 일상을 말하고 끄덕끄덕 들어준다는 건, 대화가 지겹지만은 않았다는 건 서로를 조금씩 마음에 들이는 일이었다. 딱딱했던 두 마음이 달구어진 석쇠 위를 오가며 점점 노글노글해졌다. --- p.150 만남이 끊기고 프리랜서 일이 끊겼지만 최소한의 일상을 덤덤히 지켜내면서 더는 가로수의 잎새처럼 흔들리지 않는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새벽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글을 쓰며 지나온 일들을 기록으로 남겼다. 실리적인 효용 가치로 본다면 실패를 기록하는 일에 가까웠다. 잡일을 했고, 퇴사가 잦았고, 승진이 더뎠으며, 뭐 하나 내세울 만한 게 없었다. 쓰레기 더미에 죄다 쑤셔 넣어야 하는 순간만 넘쳐났다. --- p.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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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남의 일 같지만은 않은 요즘 우리의 이야기 입사와 퇴사, 누군가를 사랑한 만큼 아팠던 기억에는 당시의 감정이 아련한 향기와 빛깔로 물들어 있고, 지금의 우리는 그때의 순간을 예전보다 여유롭고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다. 꽃처럼 아름다운 시간이 아니었다 해도 그때를 바라보는 지금의 시선이 아름답다면 우리의 삶은 분명 자라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저자의 단편적인 기억을 담고 있으며 그 순간의 공기 속에서 함께 호흡하며 성장해갔을 꽃과 식물, 나무의 순수함을 글로 써 내려갔다. 꽃과 함께 적은 꽃말은 기존의 꽃말에서 벗어난, 감정이 이입된 짧은 시나 글귀에 가깝다. 몇 마디 위로보다 꽃 한 송이 선물 받고 싶을 때가 있듯, 그 생기와 투명한 빛깔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에까지 자연스레 향기가 스며든다. 하나의 단단한 뿌리 속에서 각자의 새잎을 올리는 식물처럼, 당신의 마음에도 한 송이 꽃이 피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