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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화 1981년 7p
제2화 1991년 187p
제3화 2001년 315p
제4화 2011년 411p
에필로그 2021년 499p
작가의 말 510p

저자 소개2

쓰무라 기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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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kuko Tsumura,つむら きくこ,津村 記久子

1978년 1월 23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타니 대학을 졸업했다. ‘취업빙하기’에 몇십 군데의 회사에 원서를 낸 끝에 취직했으나 상사에게 심한 정신적 괴롭힘을 당하고 9개월 만에 퇴사했다(그때의 경험이 이 책에 실린 [12월의 창가]에 그대로 살아 있다). 이후 재취업 교육을 받고 다시 회사에 입사해 일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했다. 2005년 『너는 영원히 그 녀석들보다 젊다』로 다자이 오사무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고 『뮤직 브레스 유!!』로 노마 문예신인상, [라임포토스의 배]로 제14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2008년 『뮤직 브레스 유!』로 노마문예 신인상, 2
1978년 1월 23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타니 대학을 졸업했다. ‘취업빙하기’에 몇십 군데의 회사에 원서를 낸 끝에 취직했으나 상사에게 심한 정신적 괴롭힘을 당하고 9개월 만에 퇴사했다(그때의 경험이 이 책에 실린 [12월의 창가]에 그대로 살아 있다). 이후 재취업 교육을 받고 다시 회사에 입사해 일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했다.

2005년 『너는 영원히 그 녀석들보다 젊다』로 다자이 오사무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고 『뮤직 브레스 유!!』로 노마 문예신인상, [라임포토스의 배]로 제14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2008년 『뮤직 브레스 유!』로 노마문예 신인상, 2009년 『라임포토스의 배』로 아쿠타가와상, 2011년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로 오다 사쿠노스케상, 2013년 <급수탑과 거북이>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2016년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로 예술선장 신인상, 2017년 『부유령 브라질』로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 등을 받았다.

일본 최고 권위 문학상을 받은 후에도 낮에는 직장생활을, 밤에는 두 시간씩 글 쓰는 생활을 계속해오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업작가의 길을 걸었다. 자신의 직장 생활을 바탕으로 일하는 여성의 일상과 심리를 사실적이고 재치 있게 그려내 독자와 문단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다른 작품으로 『알레그리아와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에브리씽 플로우즈』, 『디스 이즈 더 데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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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읽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에 매료되어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도 단골 동네 책방을 수시로 들락날락할 만큼 책과 책방을 좋아한다. 글밥아카데미를 수료한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에세이 《사서의 일》을 썼으며, 《앞으로의 책방 독본》 《빨강머리 앤이 가르쳐준 소중한 것》 《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 《외모 대여점》 《누아르 레버넌트》 《로터스 택시에는 특별한 손님이 탑니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앞으로도 오래 책을 만지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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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562g | 140*205*25mm
ISBN13
9791193873182

책 속으로

“이거 화장실 딸린 기차잖아. 그러면 어디든지 갈 수 있겠네.”
“그럴지도 모르지.”
“나중에 화장실 가도 돼?” 리쓰가 물어서 리사는 그러라고 했다. 창밖을 보던 리쓰는 산으로 언제 들어가냐며 투덜거리더니 리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언니, 바느질 학교에 간다는 건 어떻게 됐어?”
“바느질? 아, 전문대 의상학과 말이구나. 안 가기로 했어.”
“왜?”
리사는 사실대로 털어놔야 할지 망설이다가 일단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기로 결심했다. 4월부터는 이 아이도 초등학교 3학년이니까.
--- p.15

“리쓰, 나랑 같이 올래?”
“응? 지금 왔는데.”
리쓰는 이상하다는 듯 옆에서 리사를 올려다봤다. 리사도 그런 여동생을 바라봤다.
“집을 나올 거야. 따라올래?”
역시나 리쓰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조금 커다란 목소리로 물었다.
“이사하는 거야? 혹시 여기로?”
“응.”
--- p.40

나미코의 어깨 너머로 비치는 오두막 안에는 아무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홰 위에 똑바로 서 있는 잿빛 새는 있었다.
“네네란다.”
나미코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재채기를 하기 시작했다. 「푸른 그림자」의 첫 소절이 흐르자, 앵무새인지 잉꼬인지 모를 그 새는 놀랄 만큼 흡사한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했다.
“노래하네…….”
“응.”
리쓰의 말에 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꽁지가 붉은 잿빛인 새는 리듬을 타듯 이따금 머리를 좌우로 휙휙 흔들면서 영어 가사의 노래를 똑같이 열창하고 있었다.
--- p.82

다시 네네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오두막 부지와 도로를 가르는 경계 역할을 하는 나지막한 산울타리 건너편에 마스무라가 서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하마터면 소리 지를 뻔했는데 겨우 참았다고 리쓰는 말했다. 창고 뒤편에 숨어서 남자의 동태를 살폈지만, 전혀 떠날 기미가 없자 리쓰는 정말이지 성가시고 화가 났다고 했다.
“나쁜 사람들은 뭔가 빼앗으려는 상대를 향한 직감 같은 게 있는 건가?”
리쓰는 불쾌하다는 듯 속마음을 털어놨다.
--- p.157

"사토루 씨는 왔어요?”
리사가 묻자 나미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토루는 자매가 도착하기 30분 전쯤에 와서 물레방앗간에 갔다고 했다. 소바 가게와 물레방앗간은 리쓰가 다니던 초등학교의 수영장을 기준으로 하면 15미터 거리도 되지 않았지만, 가게 창문이나 문, 환기구 따위를 모두 닫아버리니 어딘가 먼 장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토루한테도 주먹밥을 줬단다.”
마모루의 말을 들은 리쓰는 어느새 이름만으로 부를 만큼 그들이 친해졌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 p.286

논두렁길을 다 건너고 상사가 있는 도로가 나왔을 때 네네가 곧장 이쪽을 향해 돌아오는 모습이 보여 리쓰는 발길을 멈췄다. 손을 들거나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으니,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리쓰에게 날아온 네네는 그 앞에서 잠깐 공중 유영을 하다가 리쓰의 어깨 위로 올라탔다.
“릿짱! 다녀왔어!”
“어서 와.”
리쓰는 네네의 몸통에 머리를 맡긴 채 대답했다.
“오늘도 떠나지 않았구나, 네네.”
--- pp.325-326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어른처럼, 이제 진짜 ‘어른’이 된 리쓰였다. 리쓰는 낯선 사람과 교류할 때보다, 자신의 성장을 지켜봐 준 어른들과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지금의 일상이 자신을 더 어른답게 만든다고 느꼈다. 특히 사카키바라를 마주할 때면 이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 p.456

출판사 리뷰

★제59회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수상!
★제4회 일본 모두의 입속말 문학상 1위!
★[책의 잡지] 2023년 상반기 베스트 1위!
★2024년 일본 서점 대상 2위!
★2024년 일본 대형서점 기노쿠니야 베스트 3위!

일본 출간 즉시 언론과 독자의 찬사를 받은 화제작
먼저 읽은 독자들의 찬사
★★★★★ 어떠한 반전보다도 의외성이 넘치며 이야기가 주는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역시 쓰무라 기쿠코라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 진심이 담긴 다정함이나 양심 또한 인간이 가진 또 다른 면모라는 걸 느꼈다.
★★★★★ 두꺼운 책이지만 순식간에 읽었다. 몰입감을 높이는 굉장한 필력. 완벽이라고 말해도 좋을 작품이다.
★★★★★ 마음에 서서히 넘어오는 이야기. 분명 여러 번 다시 읽게 될 것 같다.

쓰무라 기쿠코는 다이니키 준이치로상의 수상소감에서 "자신이 읽어온 아동문학의 영향을 써보고 싶었다"며 "그럭저럭 힘들고 가난하지만, 조금씩 사람들이 친절하게 서로를 보살피는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를 증명해내듯 《유머레스크》는 일본 출간 당시 아동문학적 따스함을 풍기면서도 현대의 어둠을 응시한다는 언론의 호평을 받으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언니 ‘리사’가 취업한 소바 가게에는 친절한 주인 부부와 자매가 지낼 만한 집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다만 이 가게만의 독특한 고용 조건이 있었으니, 바로 '새를 돌보는 일'이었다. 회색앵무 '네네'는 주인아주머니 ‘나미코’의 아버지 ‘마스지로’가 생전에 데려와 키우던 새로, 말을 잘하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영리한 네네의 재능을 알아본 마스지로는 네네에게 소바의 재료인 메밀가루와 맷돌을 관리하는 일을 재미삼아 가르쳤는데 네네가 능숙하게 해내자 그 일을 네네의 고유한 역할로 맡겼다. 이렇듯 네네는 잔잔한 소설의 분위기 속에서 특유의 존재감을 뽐낸다.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어려운 일 앞에서는 시무룩해지는, 그러나 ‘그걸 뛰어넘으려는 기개도’(p. 67) 갖춘 네네의 모습들은 입가에 자연스러운 미소를 번지게 한다.

사람들을 연결하는 특별한 존재, 네네
혈연과 종족을 넘어선 따뜻한 연대를 그린 장편소설


소설의 원제를 직역하면 ‘물레방앗간의 네네’이지만 국내에서는 자매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작품에서는 클래식, 재즈, 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언급된다. 리쓰의 친구 ‘히로미’는 드보르자크의 대표곡 ‘유머레스크’를 발표회 연주곡으로 준비한다. 리쓰와 함께 연주회를 보러 간 리사는 “「유머레스크」라는 곡은 신기하더라. 네 말대로 어쩐지 나른한 느낌으로 시작하다가, 중간 부분에 가면 멜로디가 굉장히 슬프면서도 힘차게 변해.”(p. 179)라고 말한다. 이처럼 이 곡은 변덕스럽게 흘러가는 일상일지라도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서로를 지키며 커가는 자매의 삶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소설은 제1화의 1981년부터 시작된다. 작가는 10년씩 차례가 이어지는 구성을 통해 40년간 이어지는 자매의 일생을 담았다. 대학교 입학금을 자신과 상의 없이 써버린 엄마의 독단적인 행동과 엄마의 약혼자가 동생 리쓰에게 구박을 일삼는다는 것까지 알게 된 리사는 동생과 함께 독립하기로 결심한다.

열여덟, 여덟 살의 어린 자매가 도착한 곳은 연고도 없는 낯선 마을이었다. 소바 가게에서 일하게 된 리사는 주인 부부와 주변 사람들의 지지로 찬찬히 자립해 나간다. 그들의 곁에는 항상 물레방앗간에서 당번을 서는 회색앵무 네네가 있었다. 네네가 사람들과 주고받는 대화의 의미를 어디까지 이해하고 있는지는 수수께끼다. 작가는 "네네는 사람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지만, 그들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네네는 그저 본인 취향에 따라 말하고 있을 뿐”이라며 “그런 존재가 중심에 있어서 사람들을 연결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머레스크》는 석채를 사용하여 그림 그리기를 늘 망설이는 늙은 화가 ‘스기코’, 피아니스트의 꿈을 저버린 ‘사토루’, 남편의 재혼 소식을 듣고 무기력해진 엄마를 걱정하는 ‘겐지’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기나긴 인생에서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지 않으면
삶이 지루해지는 법이니까.”


소설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등장하는 물레방아는 강물을 이용하여 새로운 에너지를 만드는 기구다. 소바 가게의 물레방아는 돌아가는 힘을 통해 맷돌을 움직여 메밀을 갈고, 네네의 시선이 닿는 곳에서 묵묵히 같은 자리를 지킨다. 물레방아와 맷돌 그리고 네네는 서로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조력하며,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서로를 연대하게 해주는 존재들이다. 소설은 사물과 동물, 사람을 나누지 않고 일상의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서로 고유한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모습을 그린다.

학대로부터 도망쳐온 자매의 이야기를 들은 나미코는 크게 당황하거나 나무라지 않고, 그저 자매의 상황을 진지하게 파악하며 현실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리사는 그런 나미코의 조언을 신중히 들으며 “조심해야 할 일들을 한 번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p. 71)라고 묻는다. 이처럼 나미코는 자매의 일에 직접 개입하는 대신 자매 스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리사 역시 자신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배려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인다.

배려와 책임감을 배우며 자라는 아이들은 누구보다 강인하게 성장한다. 낯선 곳에서 자매가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었던 건 주변 사람들의 양심 덕분이었다. 자매는 부모로부터 받았던 상처를 기억하면서도 자신들을 도와준 사람들의 다정함도 잊지 않는다. 이처럼 자신들이 받았던 친절을 기억하는 자매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베풀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란다.

기쁨과 슬픔, 좌절과 극복을 거듭하는 우리의 인생은 해학곡(유머레스크)과 닮아 있다. 《유머레스크》는 상냥하지만은 않은 현실 속에서 지금껏 우리를 지켜온, 앞으로 우리가 지키게 될 관계들을 곱씹어보게 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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