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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 여름날의 온기를 찾아서
1부 고온다습의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자정에 도착한 타오위안 공항 - 타오위안, 타오위안 국제공항 불완전함이 만드는 완벽함 말할 수 없는 여행 - 신베이, 단수이, 위런마터우 나의 대만, 엄마의 대만 - 타이베이 타이난은 버스가 오지 않아요 - 타이난, 32레코드점 인생 첫 전동 오토바이 - 타이동, 뤼다오 생일맞이 가오슝 여행 - 가오슝 버블티와 펑리수 - 타이베이 2부 대만에서 마주한 다정함 같이 스노클링하러 갈래? - 핑둥, 컨딩 친절한 타이완런 샹산에서 보낸 따뜻한 연말 - 타이베이, 샹산 예상 밖의 동행 - 핑둥, 샤오리우치우 타이난의 조용한 카페에서 - 타이난, Tian Zaixin Cafe 기차역 앞 낡은 게스트하우스에서 - 타이난, 올드 맨 캡틴 호스텔 새우낚시터에서 생긴 일 벚꽃을 찾아서 - 타이중 난터우를 닮은 사람들 - 난터우 진먼에서 만난 인연 - 진먼 자이시에서 온 초대장 - 자이 할아버지의 작은 카페 - 가오슝, 허야카페 3부 느긋함 속에 머무는 여유의 미학 무계획이 계획 대만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 - 타이중 세계 10대 아름다운 자전거 도로, 르웨탄 - 난터우, 르웨탄, 자오우마터우 지우펀에서의 하룻밤 - 신베이, 지우펀 페달을 밟으면 보이는 것들 타이난에서 하루를 보낸다면 - 타이난, 치메이 박물관 여행 중에도 여행이 필요한 이유 대만 소도시의 매력 - 이란 새로운 시선과 이야기가 쌓이는 곳 - 타이베이, 디화제 마음을 채우는 느긋함 4부 가깝고도 먼 섬나라 동성혼이 가능한 나라에서 - 타이베이 지진으로 멈춰버린 1999년 - 타이중, 921 지진교육원구 노래방에 진심인 사람들 비 오는 날의 아리산 - 자이, 아리산 국가 삼림 공원 운수 좋은 날 - 화롄 허환산의 새벽 - 난터우, 허환산 호스텔에서 만난 중년 여성 여행자 - 타이베이 대만이라서 가능한 일 - 이란, 쑤아오 5년 만에 마주한 월세계 - 가오슝, 월세계지경공원 5부 혀끝으로 남긴 여행 특이하고 과감한 대만 피자 사당 앞에서 즐기는 바비큐 대만 과일에 관한 단상 밥심으로 완성된 타이동 - 타이동 뤼다오니까 가능한 조합 - 타이동, 뤼다오 고짜오웨이의 도시 - 타이난 한 잔에서 시작된 취향 음식으로 즐기는 고량주 - 진먼 EPILOGUE - 대만민국인은 될 수 없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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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한 공기, 공항의 활기찬 새벽 분위기, 그리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캐리어를 손수 옮겨주던 택시 기사님의 작은 배려가 얼어붙었던 마음을 서서히 녹여 주었다. 어쩌면 이 여행이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막상 도착한 곳은 남의 집 담장 앞이었다. 조그마한 벚꽃나무 한 그루가 전부였다. 순간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이처럼 들뜬 표정으로 이 소소한 풍경을 자랑하던 아저씨의 마음이 어쩐지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도착한 그곳엔 정말로 반딧불이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동화 속 한 장면처럼 고요하고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하지만 그날 내 마음을 가장 간질였던 건, 그토록 그려왔던 반딧불이의 반짝임이 아니었다. 처음 본 우리를 위해 아무런 망설임 없이 시간을 내어준 사장님의 따뜻함이었다. 대만에서는 아무런 계획이 없어도, 실수를 아무리 해도 여행이 어떻게든 이어진다. 여행을 가장 여행답게 만드는 건 장소가 아니라, 그 안에서 마주치는 사람이라는 걸 진먼에서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여행 중 길을 잃으면, 돌아갈 길을 찾는 대신 새로운 재미를 찾아 나선다. 덕분에 예상치 못한 만남이나 장소에서 큰 기쁨을 느끼는 일이 잦아졌다. 남들이 짜 놓은 틀에서 벗어나 내 마음속 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현재를 온전히 경험하는 방법을 배워가며 나 자신과도 더 가까워진 기분이다. 타이중은 색을 되찾게 해준 도시였다. 창문이 서향으로 둘러싸인 복도식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 작고 아담한 상가들이 옹기종기 모인 골목을 따라 거닐고, 탁 트인 공원을 드나들며, 어둡기만 했던 시야가 주황빛으로 물들어 갔다. 타이중에서의 시간은 외부의 자극에만 반응하던 내게 잔잔한 일상이 주는 소중함도 알려주었다. 크게 요란하지 않아도, 눈부시게 특별하지 않아도, 하루하루를 나만의 리듬으로 채워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세상의 소란보다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일출의 절정은 생각보다 짧았다. 해가 떠오르자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났고, 주변은 금세 조용해졌다. 오히려 해가 떠오르기 전, 그 길고 조용한 기다림의 시간 속에 더 많은 아름다움이 담겨 있었던 것 같다. 정작 마음에 남은 건 떠오른 해가 아니라, 어둠을 가르며 홀로 달려온 시간, 인파 사이에서 숨죽여 해를 기다릴 때의 차가운 공기와 설렘이었다. 르웨탄에 적어도 하루는 머물러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르웨탄을 찾는 이들이라면 잠시 멈춰 여유를 즐기고, 다시 마음껏 페달을 밟아 보았으면 좋겠다. 해가 지거나 떠오르는 하늘을 보기 위해 감내하는 그 기다림까지도, 이곳의 시간을 온전히 느껴보았으면 한다. 여행을 하다 보면 한 번에 마음이 가는 곳이 있는가 하면, 오래도록 들여봐야 마음이 가는 곳이 있다. 내게 지우펀은 시간을 들여 다시 찾아야만 진짜 매력을 알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고 보면 여행하는 것과 사람을 사귀는 과정은 은근히 닮은 구석이 있다. 조금 여유가 있는 날에는 작정하고 도시 근교로 나가 자전거 여행을 즐긴다. 르웨탄 호수 자전거길에서는 길게 펼쳐진 호수를 바라보며 천천히 달렸다. 달리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호수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허우펑 자전거 도로에서는 긴 터널과 철교, 오래된 와이너리를 지나며 눈앞에 다채로운 풍경이 이어졌다. 달리다 지치면 잔디 위에 돗자리를 깔고, 미리 준비한 간식을 꺼냈다. 한참을 누워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다시 페달을 밟았다. 생산적인 무언가를 남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감, 철저한 계획과 효율성 중심의 습관을 하나씩 내려놓았다. 그날그날 마음이 끌리는 대로 움직였다. 그러자 하루하루가 더 짜릿하고, 순간들이 더 선명하게 남았다. 이것이 바로 여행 중에도 여행이 필요한 이유다. 아무리 새로운 곳에 있어도 같은 패턴 속에 머물면 설렘은 금세 사라진다. 여행이란 단지 생활 공간을 옮기는 것이 아니다. 같은 장소라도 다르게 바라보고, 같은 길도 새로운 기분으로 걷는 것이 진짜 여행이 아닐까 싶다. 대만에서는 열댓 걸음이면 다 건널 것 같은 짧은 횡단보도에서도 초록불이 90초나 깜빡이는 신호등을 자주 볼 수 있다. 언제 빨간불로 바뀔지 몰라 항상 잽싸게 길을 건너던 내게는 늘 낯설기만 한 풍경이다. 대도시 속 우연히 발견한 느긋함이 좋아 1초씩 줄어드는 신호등 속 숫자를 가만히 바라보게 된다. 대만의 여유는 현지인의 삶 깊숙이 스며 있다. 무엇이든 천천히, 오래도록 즐기는 습관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굳이 발걸음을 재촉할 필요가 없다. 느린 신호등 앞에서도, 북적이는 시장의 과일가게 앞에서도, 복잡한 MRT역 안에서도 말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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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행을 가장 특별하게 만드는 순간들
대만을 대표하는 달콤한 디저트와 풍등으로 가득한 하늘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대만 여행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소소한 일상의 순간들이다. 대만 친구와 맞이한 따스한 연말, 남의 집 대문 앞에서 본 인생 노을, 택시에서 만난 여행자들과 즉흥적으로 함께한 스노클링 등 가이드북에는 나오지 않는, 오직 현지에서만 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들로 채운 소소하지만 따듯한 대만 여행기를 들려준다. 또한 중추절 바비큐 문화, 해초로 만든 이색 디저트, 음식 속에 스며든 고량주의 풍미까지 대만 여행 입문자라면 알기 힘든 대만의 미식 문화도 생생하게 풀어낸다. “대만에서는 기후보다 더 따스한 사람들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이토록 다정한 대만이라니』 1부에서는 따뜻한 기후에 이끌려 시작된 여행의 서툴지만 설레는 기억을, 2부에서는 국경을 넘어 이어진 뜻밖의 교류를, 3부에서는 느긋한 여유 속에 머무는 대만의 일상을 기록한다. 그리고 4부에서는 익숙하지만 낯설고, 다채로우면서도 파편처럼 스쳐 간 대만의 순간들을, 5부에서는 음식으로 만나는 대만의 즐거움을 전한다. 더불어 대만 현지에서의 생활 경험을 토대로 한 다양한 문화 이야기를 담아, 여행자는 물론 대만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전한다. 여행이란 결국 풍경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의 감정과 사람 사이의 다정함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누구보다 대만을 사랑하는 저자의 17번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음식, 문화, 사람까지 대만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예상 독자 - 대만 여행을 준비하거나 한 달 살기를 꿈꾸는 여행자 - 대만의 숨겨진 매력과 로컬 문화를 알고 싶은 독자 - 워킹홀리데이와 같은 해외 장기 체류를 고민하는 청년 - 가족, 친구, 연인과 새로운 해외여행지를 찾는 사람들 -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여행 이야기를 원하는 모든 독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