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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은 흘긴 눈
양장
현진건
니케북스 20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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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연애

책소개

목차

작가 소개
희생화
데뷔작 발표 당시의 감상
그립은 흘긴 눈
현진건에 대한 김동인의 단평
작품 해설

저자 소개1

玄鎭健, 빙허(憑虛)

호는 빙허(憑虛). 일제 당시 현실을 아이러니적 수법으로 고발하고 역사소설로 민족혼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소설가. 1900년 8월 8일 대구에서 대구 우체국장이었던 경운의 4남으로 태어났으며 호는 빙허(憑虛)다. 서당에서 한문을 배운 뒤, 1912년 일본 세이조중학에 입학, 1915년 이순득과 혼인했다. 1918년에는 상하이에 있는 둘째 형을 찾아갔고, 그곳의 호강대학에 입학했으나 중퇴한 뒤 귀국한다. 일본 도쿄[東京] 독일어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상하이[上海] 외국어학교에서 수학하였다. 1920년 [개벽]에 단편소설 「희생화」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들어섰다. 이 작품은 신교육
호는 빙허(憑虛). 일제 당시 현실을 아이러니적 수법으로 고발하고 역사소설로 민족혼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소설가. 1900년 8월 8일 대구에서 대구 우체국장이었던 경운의 4남으로 태어났으며 호는 빙허(憑虛)다. 서당에서 한문을 배운 뒤, 1912년 일본 세이조중학에 입학, 1915년 이순득과 혼인했다. 1918년에는 상하이에 있는 둘째 형을 찾아갔고, 그곳의 호강대학에 입학했으나 중퇴한 뒤 귀국한다. 일본 도쿄[東京] 독일어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상하이[上海] 외국어학교에서 수학하였다.

1920년 [개벽]에 단편소설 「희생화」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들어섰다. 이 작품은 신교육을 받은 두 남녀의 사랑이 봉건적인 관습 앞에 가로막히는 사연을 그렸다. 문단으로부터 그다지 긍정적인 평을 받지 못했으나 1921년 「빈처」를 발표하면서부터 작가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현진건이 활동한 시대는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가는 시기이자 일제 강점기였다. 그는 식민 지배 아래 핍박받는 우리 민족의 수난상과 사회 하층민의 빈곤의 참상을 폭로하고 고발했다. 현진건은 일제에 대한 끈질긴 저항과 강렬한 민족의식을 작품으로 표현한 작가로서, 서양 문화를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우리가 맞닥뜨린 새로운 시대의 모순에 비판적인 의식을 유지했다.

1936년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일할 때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살 보도사건으로 구속되어 1년간 복역했다. 신문사를 떠나 양계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불우한 시기를 보낸다. 그 뒤 동아일보에 『무영탑』을 시작으로 장편 역사소설을 쓰기 시작하였으나 『흑치상지』의 연재가 중단되고, 『조선의 얼골』 또한 금서처분을 받는 수난을 당했으며, 1943년 4월 25일 연재 중이던 마지막 작품 『선화공주』를 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술을 아니 마실 수 없게 만들었던 세상을 떠나고 만다.

대표작은 「빈처」,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등과 장편 『적도』, 『무영탑』 등이 있다. 현진건은 김동인, 염상섭과 함께 사실주의적 한국단편소설의 모형을 확립한 작가로, 사실주의 문학의 개척자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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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0월 2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62g | 100*160*12mm
ISBN13
9791194706212

책 속으로

분결 같은 두 손 사이로 보이는 얼골은 발그레하였다. 나는 웬일인가 하고 얼골 가린 두 손을 힘써 떼었다. 두 손은 젖어 있었다. 누님의 두 눈으로 눈물이 흘러나린다. 구슬 같은 눈물이 점점이 월계화에 떨어진다. 월계화는 그 눈물을 머금어 엷은 명주로 가린 듯한 달빛에 어렴풋이 우는 것 같다. 누님의 머리는 불덩이같이 더웠다.
“왜 안 자고 나왔니……?”
하며 내 손을 밀치는 그 손은 떠는 듯하였다.
--- p.15 「희생화」 중에서

그는 남학생과 여학생이었다! 그와 누님이었다! 나는 가슴이 설렁하며 일종 호기심이 일어났다. 살짝 남의 집 담 모퉁이에 은신하였다. 둘은 내가 거기 숨어 있는 줄은 모르고 영어로 무어라고 소근소근거리며 지나간다. 그중에 이 말이 제일 똑똑히 들리었다.(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니 아마 이 말인 것 같다.)
“Love is blind.(사랑은 맹목적이라지요.)”
라니까 누님은 소리를 죽여 웃으며,
“But, our love has eyes!(그런데 우리의 사랑은 보는 사랑이지요.)”
--- pp.27-28 「희생화」 중에서

암만 어머님이라도 그때는 부끄러웠어요. 이젠 서로 약혼까지 해놓으니 몸과 마음이 달아 부끄럼도 돌아볼 수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뻔뻔스럽게 여쭌 것이야요. 어머님 말씀같이 그가 저를 잊을 리는 없어요, 버릴 리는 없어요. 그다지 다정한 그가 그럴 리가 있다고요? 어제 공원에서 단단히 맹서하였습니다. 각각 부모님께 여쭈어 들으시면 이 위에 더 좋은 일이 없거니와 만일 그렇지 않거든 멀리멀리 달아나겠다구요. 배가 고프고 옷이 차더라도 부모도 못 보고 형제도 못 보더라도 둘이 같이만 있으면 행복이라구요. 온갖 곤란과 갖은 고통을 달게 겪겠다구요. 정말 그래요. 저도 그 없으면 미칠 것 같아요. 어머님이 허락을 아니 하신다 할 것 같으면 저는 이 세상에 살아 있을 것 같잖아요.
--- p.41 「희생화」 중에서

“만일 내가 감옥엘 아니 가고 죽는다면?”
하고 그이는 나의 얼굴을 딱 노리었습니다. 그 시선이 전에 없이 날카로워서 슬쩍 외면을 하면서도,
“따라 죽지.”
--- p.81 「그립은 흘긴 눈」 중에서

한참 약을 내려다보고 울고 있던 그이는 무슨 비장한 결심을 한 듯이 몸을 흠칫하더니 그 약 한 개를 얼른 입에 집어넣고 한 개를 집어 나를 주지 않겠습니까? 나도 서슴지 않고 그 약을 받아 입에 넣었습니다. 약을 머금은 그는 손가락으로 자리끼를 가리켜 나한테 물을 마시란 뜻을 보이었습니다. 나는 그의 시키는 대로 물을 마시었으나 물만 넘기었지 약은 혀 밑에 감춰둔 것은 물론입니다. 내야 꿈에도 죽을 마음이 없었습니다.
--- pp.85-86 「그립은 흘긴 눈」 중에서

물론 나는 고약한 년이지요. 그를 죽을 때까지 속인 몹쓸 년이지요. 그러나 그이는 나에게
“괴롭지?”
라고 묻지 않았어요?
“배앝아.”
라고 하지 않았어요? 돌려내려고 내 입에 손까지 넣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약을 삼키지 않고 그저 있음을 보았으면 내 마음은 어떠하든지 그이는 - 죽어가면서도 나를 생각할 만큼 거룩한 사랑을 가진 그이는 기뻐해야 옳을 일이 아니야요? 그렇게 성을 내고 나를 흘길 일이 무엇이야요? 내 그른 것은 어찌겠든지 그때에는 그이가 야속한 듯싶었어요.
야속하다느니보담 의외이었어요. 그런데 시방 와서는 그 흘긴 눈이 떠오를 적마다 몸서리가 치이면서도 어째 정다운 생각이 들어요. 그립은 생각이 들어요!

--- pp.91-92「그립은 흘긴 눈」 중에서

출판사 리뷰

니케북스의 ‘불멸의 연애’ 시리즈
이룰 수 없었기에 시공을 초월해 살아남은 얻은 100년 전 사랑 이야기

연애는 시대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나타나지만, 인간의 가장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경험으로서 문학 속에서 늘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니케북스 ‘불멸의 연애 시리즈’는 고전과 근대문학에 담긴 사랑의 모습들을 현대의 독자와 다시 마주하게 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 시리즈는 연애를 단순한 낭만이나 감정의 발현으로 한정하지 않고, 사회적 제약, 개인의 욕망, 자유와 억압, 행복과 상처가 교차하는 장으로서 조명한다. 19~20세기의 작가들이 남긴 사랑의 서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그 속에서 사랑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연애를 둘러싼 인간 존재의 복합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특히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문학 속 불멸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의 감정과 관계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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