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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주적인, 너무나 반민주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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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주적인, 너무나 반민주적인
중고도서 반민주적인, 너무나 반민주적인
박홍규
필맥 2008.09.01.
판매자
유니드북스
판매자 평가 5 4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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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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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인용에 대한 일러두기
머리말

프롤로그_우리에게 니체는 누구인가

‘황금의 야수’와 군인의 이미지 / 니체의 인간성 / 엄격한 군대식 하루생활 / 위험한 파괴 / 민주주의에 대한 강력한 거부 / 당당한 인종주의자 / 소름끼치는 야수 / 니체 바이러스 / 우리에게 니체 세탁이 필요한가? / 니체의 귀족주의 / ‘주인의 도덕’과 ‘노예의 도덕’ /
노동자 멸시 / 니체의 제국주의 / 반여성주의와 반평화주의 / 페미니스트 니체? / 니체는 죽었다

1장 초기 니체의 반민주주의

니체와 반 고흐 / 니체의 병과 사상 / 니체 전기의 문제점 / 니체가 살았던 시대 / 성장기 / 사춘기 / 대학시절 / 쇼펜하우어 / 교수시절 / 철학에 대한 혐오 / 반민주주의 사상의 발단 /
교육과 진리에 대한 관점 / 반민주주의적 예술관

2장 중기 니체의 반민주주의

급격한 변화 / 돌변의 원인 / 『반시대적 고찰』/ 쇼펜하우어와 바그너 찬양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위계질서와 자유정신 / 도덕, 기독교, 예술에 대한 비판 /
전쟁과 복종에 대한 찬양 / 니체주의자들의 독해 / 종교와 학문의 위선에 대한 비판 /
병든 철학자의 방랑 / 니체의 여행철학 / 『아침놀』/ 질스마리아 / 『즐거운 학문』/
학문에 대한 비판의 문제점 / 프로테스탄티즘과 다윈주의에 대한 비판 / 루 살로메 에피소드

3장 차라투스트라가 뭐라고 말했다고?

엉성하고 혼란스러운 책 / 사람들을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 / “신은 죽었다” / 초인과 영원회귀 / 정신대식 여성관 / 잡것들 / 평등에 대한 저주 / 학자에 대한 비판 / 낡은 서판을 부숴라?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독서 끝!

4장 말기 니체의 반민주주의

노골화된 반민주주의 / 『선악의 저편』/ 의지와 차이 / ‘자유정신’의 의미 / 교회와 철학 비판 / 여성 혐오 / 고귀함과 거리의 파토스 / 『도덕의 계보』 / 유대주의와 기독교에 대한 태도 / 관점주의 / 『바그너의 경우』 / 「카르멘」에 대한 니체식 이해 / 『우상의 황혼』 /
『안티크리스트』/ 예수 이후의 기독교 / 학문과 진리에 대한 비판 / 『이 사람을 보라』/ 니체의 발광과 삶

5장 니체와 니체주의 다시 보기

인간이 아닌 야수가 되라? / 니체의 정치사상에 대한 논의 / 니체의 민주주의관에 대한 해석 / 누가 니체를 오독하고 있는가? / 반민주주의의 체계화 / 니체의 도덕 비판 /
신이 죽고 난 뒤의 세계 / 천 개의 눈, 천 개의 길? / 철학이란 무엇인가?

에필로그_니체를 떠나보내며

내가 좋아하는 니체와 싫어하는 니체 / 나의 첫 스승 니체 / 통속 니체주의 /
니체 해석의 보수성 / 니체에 대한 헛소문이라는 것 / 니체 관련 서적의 난해함과 괴상함 / 포스트모더니즘과 니체 / 부르주아적 본능의 무질서

저자 소개1

박홍규

 

朴洪圭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저술가이자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유·자연·자치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오사카시립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오사카대학 등에서 강의하고 하버드로스쿨, 노팅엄대학, 프랑크푸르트대학 등에서 연구했다. 1997년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고, 2015년 『독서독인』으로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유일자와 그의 소유』, 『오월의 영원한 청년 미하일 바쿠닌』(2023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 『밀레니얼을 위한 사회적 아나키스트 이야기』(2022 중소출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저술가이자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유·자연·자치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오사카시립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오사카대학 등에서 강의하고 하버드로스쿨, 노팅엄대학, 프랑크푸르트대학 등에서 연구했다. 1997년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고, 2015년 『독서독인』으로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유일자와 그의 소유』, 『오월의 영원한 청년 미하일 바쿠닌』(2023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 『밀레니얼을 위한 사회적 아나키스트 이야기』(2022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 『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표트르 크로포트킨 평전』(2021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 『비주류의 이의신청』(2021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내 친구 톨스토이』, 『불편한 인권』(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인문학의 거짓말』, 『놈 촘스키』, 『아나키즘 이야기』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으며, 『오리엔탈리즘』, 『간디 자서전』, 『유한계급론』,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법과 권리를 위한 투쟁』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464g | 153*224*30mm
ISBN13
9788991071599

책 속으로

니체는 그 어떤 주의도 거부한 사람이고, 그 어떤 사상도 따르기를 거부한 사람이다. 아니, 그는 모든 주의나 사상을 철저히 파괴한 사람이다. 그는 철저한 파괴자다. 그렇게 파괴적인 사람이 역사에서, 특히 고상한 종교와 학문과 예술의 역사에서 달리 찾을 수 없기에 니체가 너무나 매력적인지도 모른다. 대부분 샌님 같은 종교인, 학자, 예술가는 자기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깡패 같은 말을 퍼붓는 니체에게 매료되기 십상이다. 아니, 적어도 겁을 집어먹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니체의 파괴는 위험하다. 대단히 위험하다. 젊은 시절에 현실이 역겨운 사람이면 누구나 니체에 매혹될 수 있다. 10-20대에 니체에 매혹되지 않는 사람은 가슴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30살이 넘어서도 니체에게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머리가 없는 사람이다. ---p.36

그동안에는 박정희는 물론 박종홍도, 그리고 다른 어느 누구도 니체에 대해 함부로 떠들지는 않았기에 우리 국민의 대부분은 니체를 잘 알지 못했고, 이 점은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 그렇게도 어렵게 피와 땀과 눈물로 겨우 얻은 우리의 허약한 민주주의에 니체가 밀어닥치고 있다. 끔찍하게 뒤집히고 오해되고 난해하게 꾸며진 최신판 독일제 니체, 프랑스제 니체가 황사보다 더 무섭게 우리에게 불어 닥치고 있다. 여전히 독일제나 프랑스제라면 사상, 학문, 음악, 미술, 자동차, 포도주를 가리지 않고 사족을 못 쓰는 우리의 허약한 문화적 체질에 니체라는 괴이한 매력의 마약성은 대단하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 등을 가장하고 독일과 프랑스에서 유행하는 최신판 니체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니체가 현대사회를 비판한 반자본주의자이자 포스트모더니즘, 페미니즘, 소수정치학 등의 선구라고 열심히 주장하는 것은 니체 바이러스에 오염됐던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는 최소한이나마 유효한 약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pp.51~52

1870년 7월에 보불전쟁이 터졌다. 이 전쟁을 디오니소스적 분출로 본 니체(이 점에서 니체는 참으로 ‘독창적’이었다!)는 간호병으로라도 참전하려고 자원입대했다. 그는 전선으로 가던 도중에 기병대의 행진을 보게 되자 “가장 강하고 고귀한 삶을 향한 의지는 생존싸움이 아니라 권력에의 의지, 즉 전쟁과 지배를 향한 의지에서 발견된다는 것을 나는 처음으로 느꼈다”고 감탄한다. 여기서 우리는 ‘권력에의 의지’ 또는 ‘힘에의 의지’라는 니체의 개념이 어떻게 생겨났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전쟁과 지배를 위한 의지인 것이다. 니체는 비참한 전장을 “현존재를 치료하는 것”이라고 미화하면서 찬양했고, 그렇게 보는 것이 “바로 디오니소스적인 세계관”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독자들은 아마도 평생 발휘해보지 못했을 놀라운 상상력, 즉 비참한 전장을 아름다운 것으로 보게 해주는 강인한 군인의 상상력을 갖고 있어야만 비로소 니체를 이해할 수 있음을 알 것이다. ---pp.128~129

니체는 “보다 지체가 높은 인간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왜소한 덕을, 이 잔꾀를, 이 모래알 같은 배려를, 이 개미 떼 같은 잡동사니를, 이 측은한 안일을, 이 ‘절대다수의 행복’이라는 것을 극복하라!” 여기서 극복의 대상으로 지칭된 것은 천민들, 즉 “우리 모두는 평등하다”고 주장한다는 이유에서 천민으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니체에게는 지금의 우리도 천민이다. 왜냐하면 우리도 모두 “인간은 평등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니체가 부정하는 평등뿐만 아니라 ‘절대다수의 행복’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선언한다. 나는 천민이 아니다. 나는 천한 사람이 아니다. 물론 나는 남보다 지체가 높은 인간도 아니고, 그런 인간이 되고 싶지도 않다. 나는 남과 평등하기만 하면 된다. 나는 남보다 월등하지도 열등하지도 않다. 나는 천민이 아니고, 따라서 니체가 말하는 초인이 될 필요도 없다. ---p.209

내가 읽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평등을 주장하는 민중(여성을 포함하여)을 천민이니 잡것이니 하며 철저히 무시하고, 불평등을 주장하는 초인을 끝없이 예찬하는 책이며, 그러면서도 초인이라는 게 민중을 무시하는 존재인 것 외에는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아무런 가르침도 주지 않는 책이다. 그래서 니체의 가르침대로 초인이 되고자 마음먹어도 민중을 천민이라고 욕하는 것 외에는 별달리 뾰쪽한 길이 없음을 알게 될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평등과 민중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자신을 학대하게 되는 것 외에는 다른 소득을 얻을 게 없다. 그런 불필요한 자학을 하게 되려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굳이 읽어야 하는가? ---pp.237~238

니체는 대중이 선과 악의 구분을 통해 강자에 대한 자신들의 원한을 해소하려고 한다고 본다. 그러나 도덕이나 선은 존재하지 않으며,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은 인간의 양면적 본능을 가리는 가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중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도덕에의 의지’를 갖는 것이지 그 규준을 설정하는 척도가 정당한지 아닌지에는 관심이 없다고 니체는 말한다. 이런 노예도덕에 대해 그는 초인의 주인도덕을 제시한다. 니체는 신은 존재하지 않고 이 세상 이외의 다른 세상은 없으므로 도덕, 윤리, 가치관은 신이 부여하는 것일 수도 없고, 다른 세계에서 오는 것일 수도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도덕, 윤리, 가치관은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노예의 도덕도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것에서 이익을 얻는 노예 대중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니체는 주장한다. ---p.323

니체의 관점주의는 종래 철학의 굳어진 관점에 대한 개혁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고, 특히 최근에 와서는 니체의 사상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관점주의는 니체가 창안한 것이라기보다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가 인정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관점주의적으로 보면 관점주의 자체도 하나의 주장이므로 그 주장, 즉 관점주의도 오류일 수 있지 않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관점주의는 스스로를 진리라고 주장해야만 옳은 것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니체 자신의 관점이 계급에 포섭된 것이어서 전혀 관점주의적이지 않고 도리어 반민주주의적이라는 점에 있다. 니체는 모든 문제에 대해 모든 관점이 있을 수 있다는 민주주의적인 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p.327

도대체 니체의 무엇이 우리의 사춘기 소년을 비롯한 대중에게 그렇게 좋았던 것일까? 어쩌면 니체가 고통을 긍정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고통 속에서 사는 대중이 그를 찾은 것이 아닐까? 니체는 인간에게는 고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 특히 다른 철학자나 종교인들은 인간이 겪는 고통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니체는 오히려 고통이 있어야 비로소 인간이라고 말한다. 그는 고통만이 아니라 절망, 질병, 냉대, 경멸, 불신, 패배 등도 인간에게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그는 불운, 질투, 완고함, 잔혹함, 탐욕, 폭력 등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런 것들을 일부러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에게 있을 수밖에 없는 고통을 받아들여야 인간의 미덕이 성장한다고. 그래야 인간은 인간임을 넘어 초인이 된다고.
니체는 바로 이런 이야기를 했기에 철없던 사춘기 시절의 나를 비롯해 대중에게 그가 인기를 얻은 것이 아닐까? ---pp.344~345

독일에서는 19세기 말부터 시작해 히틀러의 시대를 거쳐 1945년까지는 물론이고 학생운동이 일어난 1968년까지도, 아니 네오나치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까지도 니체가 엄청난 정신적 오염을 초래해왔다. 프랑스에서도 최근의 극우 정치인 장 마리 르팽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우익에 미친 니체의 영향이 컸다. 따라서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오염원인 니체를 철저히 세탁해야만 그나마 정신적 오염이 가셔질 수 있기에 니체를 새로이 해석해서 그가 포스트모더니스트였다느니, 페미니스트였다느니, 건강철학자였다느니 하고 주장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러한 니체 세탁의 필요성이 전혀 없다. 그보다는 오히려 어린 학생이나 젊은이들에게 과연 니체를 읽혀야 하는가, 읽히지 말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검토해볼 필요성이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절실하다. 이에 대한 나의 답은 우리에게는 유해할 뿐인 니체를 어린 학생이나 젊은이들에게 읽힐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p.351

사실 현대사회의 가장 비열한 부분인, 아니 그 본질인지도 모르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실을 니체만큼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보여주는 철학을 한 철학자도 없을 것이다. 강자=귀족=지배자=엘리트의 지배를 합리화해주는 것으로 니체의 철학만큼 멋진 것이 있을까? 그러나 니체 자신도 분명히 인식한 대로 약자=평민=피지배자=비엘리트가 다수로 존재한다. 어쩌면 그들도 강자=귀족=지배자=엘리트 이상으로 적자생존의 정글법칙에 젖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강자=귀족=지배자=엘리트가 내세우는 동물적 본능의 자연적 질서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믿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인간적 가치와 그런 가치를 중시하는 민주주의를 신봉한다.

---p.364

출판사 리뷰

최근 포스트모더니즘의 유행과 더불어 ‘니체 르네상스’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니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니체가 근현대 사회의 토대를 철저하게 거부하고 해체시켰다면서 그를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로 떠받든다. 이는 이차 세계대전 이후에 실존주의 조류가 니체를 되살려내던 상황을 연상시킨다. 이런 철학사조의 흐름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니체는 한국에서도 특히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만만치 않은 독자층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니체는 반민주주의자”라고 선언하고 “그는 민주주의가 핵심이어야 할 현대사상의 기원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자신도 청소년 시절에 니체에 빠진 적이 있지만 ‘반민주적 강자 찬양’를 중심요소로 하는 니체 철학이 초래할 수 있는 정신적 오염을 고려할 때 과연 지금과 같이 니체의 저작을 고전필독서로 청소년들에게 권장하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니체를 찬양 일변도로만 소개하고 해설하는 국내의 니체주의자들에 대해서는 훨씬 더 강력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니체를 반민주주의자로 보는 근거를 그의 생애와 저작에서 일일이 짚어내 보여준다. 예를 들어 니체는 한편으로 자신이 귀족 출신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당대의 착취적 노동조건을 옹호하고 노동운동에 대해 반대하는 등 당대의 민주화 흐름에 역행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가 “신은 죽었다”라는 유명한 선언을 하게 된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평등’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19세기 유럽인들의 믿음을 깨야 했기 때문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흔히 니체의 대표작으로 간주되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대해 “평등을 주장하는 민중을 천민이니 잡것이니 하며 철저히 무시하고 불평등을 주장하는 초인을 끝없이 예찬하는 책”이라며 “이 책을 읽어봐야 우리 자신을 학대하게 되는 것 외에 다른 소득이 없다”(p. 101)고 단언한다.
저자는 오래전부터 니체 철학에 대해 한국의 현실에 입각한 주체적, 비판적 해설을 해주는 책을 누군가가 써주기를 학수고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 수많은 니체 해설서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 모두가 니체를 떠받드는 니체 찬송가뿐인데다가 그 대부분이 서양 니체주의자들의 해석과 재해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데 급급한 것들이어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한다.
특히 최근 국내에 전파된 ‘독일제 니체’나 ‘프랑스제 니체’, 다시 말해 ‘유럽의 니체 재해석’은 포스트모더니즘, 페미니즘, 생철학, 소수정치학 등의 허울을 쓰고 있지만 “우리의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게 이 책 저자의 판단이다. 저자는 히틀러의 나치스가 니체 철학을 이용한 역사를 갖고 있는 유럽에서는 그러한 니체 재해석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그러한 필요성에서 시도된 니체 재해석의 결과물을 아무런 비판적 평가도 없이 국내에 그대로 수입하는 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 책은 니체와 니체주의자들에 대한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비판서이기도 하지만, 국내 니체주의자들 내지 니체학자들의 논의와 주장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통해 서양의 사상이나 학문을 무비판적, 추종적, 보수적인 태도로 받아들이곤 하는 우리의 취약한 문화적 풍토에 대한 경고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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