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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과 교리가 빚은 개성들 속에서_김봉렬
가람에 담긴 정신을 찾아서_관조 1. 절로 가는 길 범어사 - 짧지만 길고 굽었으되 곧은 길 화암사 - 천연요새의 성 같은 고찰 유가사 - 자연이 주연, 인공은 조연인 사찰 해인사 국사단 - 깨달음과 미망의 경계에 세운 공간 예술 2. 어우러짐: 가람과 자연의 조화 부석사 - 땅의 리듬에 맞춰오르는 계단식 석단 낙산사 홍련암 - 동해바다에 떠 있는 구도의 법당 선운사 - 여백미 사라진 자리엔 동백꽃만 고운사 - 두 가람 잇는 다리 내소사 - 자연과 한 몸을 이룬 절 마곡사 - 끊김과 이어짐의 절묘한 조화 해인사 - 변화무쌍한 공간의 멋 3. 넉넉함: 원융회통의 건축적 표현 화엄사 - 절묘한 공간 활용으로 이룬 화합의 정신 금산사 - 수평과 수직의 어우러짐 대둔사 표충사 - 불교의 포용력 상징하는 가람 속 사당 옥천사 - 살아 있는 통불교 박물관 문수사 - 민중의 얼굴을 한 보살 신원사 중악단 - 명성황후 구국혼 깃든 산신당 4. 멋스러움: 가람에 담긴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 은해사 - 자신감 넘치는 뼈대의 아름다움 수덕사 - 섬세한 공예미 가준 고려 건물의 정수 청룡사 - 휘어진 기둥에 담긴 중용과 역동의 미학 흥국사 - 궁궐 대접받은 왕실 원찰 5. 성스러움: 아름다운 것은 성스럽다 법흥사 - 온 산이 다 부처님의 몸 통도사 - 새것 만들되 옛 질서 따르는 정신 한계사터 - 옛 절터에서 만나는 '처음 정신' 개암사 - 용과 봉황으로 가득한 정토 6. 소박함: 가람과 절제의 미학 봉정사 영산암 - 소나무 그늘에 담긴 거대한 의미 화엄사 구충암 - 모과나무로 구현한 자연주의 선암사 - 고결한 삶을 보듬는 건축적 지혜 정수사 - 작은 것이 아름답다 사찰건축-어떻게 이해할 것인가?_김봉렬 조선시대 불교 건축의 구성-그 통불교적 교리_김봉렬 찾아보기 |
金奉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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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암 바닥의 작은 구멍을 통해 동해의 바다를 보자. 두려움이 먼저 앞선다. 대자연의 힘 앞에 너무나 미약한 인간. 그러나 의상을 비롯하여 이 법당을 만든 스님들의 정성을 생각하노라면, 우리 또한 저절로 그들과 같은 구도자가 되고 만다. 선재동자가 53 선지식들을 찾아 다니며 진리를 구했듯이 진리에 이르는 험난한 길을 헤쳐간 선인들의 역정은 그 자체로 믿음의 모범이다.
--- p.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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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건축이란 건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건물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건물과 건물 사이에 놓인 마당이고, 마당과 건물이 하나로 엮어진 조합이다. 문인화의 난초 그림을 감상할 때, 난초잎의 흐드러짐이 주체가 아니라 잎줄기 사이의 여백이 주체이듯이, 한국 건축의 주체는 건물 사이의 여백이며, 여백과 건물과의 관계이다.
--- p.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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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군 서운면 청룡리에 있는 청룡사는 1265년 명본 스님이 창건하여 대장암이라 했다. (중략) 현재는 대웅전과 관음전 등 5동의 단촐한 사찰이지만 산사 치고는 웅장한 대웅전이 보물 824호로 지정되어 있다. (중략) 섬세하게 단장된 다른 건물들과는 또 다른 미학이 존재하는 것이다. 자연을 인간의 모범으로 삼았던 노자의 철학에 의하면 '크게 완성된 것은 마치 찌그러진 듯하며, 크게 곧은 것은 마치 굽은 듯이 보이며, 크게 정교한 것은 마치 서투른 듯이 보인다(大成若缺 大直若屈 大巧若拙)'고 했다. 자연의 모습이 바로 그런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전통 건축이 가졌던 모습도 그런 것이었다.
--- pp.140-1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