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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의 랩소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모스크바
맹세희
양문 202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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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프롤로그
모스크바 쉐레메체보 공항
첫날밤
태초에 사랑이 있었다
신데렐라!
모스크바 아담과 이브
평범하지 않은 소녀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
플라토닉 연애학 개론
사랑과 우정의 온도 차는 얼마일까
첫사랑은 리허설이 없다
예비학부 기숙사 사람들
모스크바 천일야화
그녀의 이름은 라라
모스크바에 평범한 일상은 없다
예기치 않은 임신
그녀의 불륜, 과거를 위한 레퀴엠
서울 랩소디 - 그녀는 온에어
파랑새 죽이기
위험한 정사
까례예츠 이야기
이방인들의 이방인
오프 더 레코드
창녀와 성녀
남편 있는 여자가 왜 웃음을 팔아!
지혜로운 자의 슬픔
신은 존재한다, 고로 심판한다
악마는 성당에도 살고 있었다
사막의 하얀 태양
에덴의 폴라리스
에필로그

저자 소개1

1967년생 작가는 드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58세에 첫 작품을 내고 등단한, 1967년생 작가는 흔하지 않을 것이다. 짧지 않은 그러나 아주 길지도 않은 삶의 여정을 돌아, 58세라는 나이에 비로소 독자들 앞에 작가라는 이름으로 선 그녀. 대학 시절부터 등단을 꿈꾸던 작가 지망생이자 기자에 대한 소망을 간직했던 그녀. 문필가로서의 꿈은 그녀의 깊은 곳에 늘 잠재하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 지금은 러시아라고 불리는, 그러나 당시엔 아직 소비에트연방으로 불리던 미지의 세계로 유학을 떠난 그녀. “하필 왜 그 나라로?” 남이 뭐라 하든 내
1967년생 작가는 드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58세에 첫 작품을 내고 등단한, 1967년생 작가는 흔하지 않을 것이다.

짧지 않은 그러나 아주 길지도 않은 삶의 여정을 돌아, 58세라는 나이에 비로소 독자들 앞에 작가라는 이름으로 선 그녀. 대학 시절부터 등단을 꿈꾸던 작가 지망생이자 기자에 대한 소망을 간직했던 그녀. 문필가로서의 꿈은 그녀의 깊은 곳에 늘 잠재하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 지금은 러시아라고 불리는, 그러나 당시엔 아직 소비에트연방으로 불리던 미지의 세계로 유학을 떠난 그녀.

“하필 왜 그 나라로?”

남이 뭐라 하든 내가 직접 보고 듣고 겪어보지 않으면 쉽게 예단하지 않았던 그녀. 그곳에서 러시아 문학과 러시아 예술을 접하면서 궁극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그들의 미학에 깊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엔 숨은 희망이 있다.’
그렇게 그녀는 느꼈다. 그녀는 믿음이 있다고 한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꿈과 희망을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과 인생과 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소설 <라라의 랩소디>를 썼다고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남녀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작가 맹세희가 펼치는 모든 인간의 사랑의 서사시, 그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0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53*223*20mm
ISBN13
9791198670298

책 속으로

운명을 말하면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이라고 백안시하는 시대다. 시대착오라는 조소와 눈총에도 라라는 자신을 어쩔 수 없는 운명론자라고 생각했다. 무엇이 논리이고 이성이고 상식인지 헷갈리는 카오스의 시대. 평범함으로 포장한 자기 과시를 윤리적 우월감으로 내세우는 왜곡된 자만심이 일상화된 시대. 라라는 거기에 저항감을 가진 스물네 살 청춘이었다.
--- p.9

라라는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았다. 자기의 몸에 뒤엉켜 있는 준호를 떼어내고 밖으로 나왔다.
‘백야를 보고 싶어.’
여명인지 안개인지 모를 허연 기운이 퍼져 있었다. 처음 본 모스크바 백야는 언젠가 사진에서 본 핵전쟁 후 폐허를 연상시켰다. 예기치 못한 첫날 밤이 만드는, 인상의 오류였는지도 몰랐다. 어쩌면 과거 사회주의가 건설해 낸 도시의 을씨년스러움이었을 수도 있다.
--- p.15

버티는 라라를 기어이 떠밀어 보낸 사람은 시어머니 김말희 여사였다.
“유학간 지 10년이 다 된 놈이 공부가 아니라 식당을 하고 있다고, 아이쿠!”
김말희 여사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표정이었다. 그러더니 끝내 체념인 양, 그러나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내가 그놈이 공부하러 유학간다고 했을 때부터 알아봤다. 지가 언제 공부를 했다고 외국 나가서 공부하겠단다. 평생 안 한 공부를 갑자기 한다고 해서, 나이 서른이 되니까 늦게 철이 들었나, 혹시나 싶었드만. 결국 그렇게 디야 삘고 말았네. 속은 내 잘못이재. 지금 와서 누굴 탓하겄노.”
--- p.29

“라라 씨는 울지도 않을 거 같아요. 슬프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픔이 커서.”
“때로는 우는 것도 사치일 수 있어요. 운다는 것도 아직 기댈 희망이 남아 있다는 의미니까요. 무한 절망에 부딪치면, 두뇌는 더 이상 어떤 것도 수용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죠. 죽을 수도 없을 만큼 억울해서 죽음조차 택할 수 없기도 하죠. 무의미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모든 순간이 의미를 상실하니까요. 10년 가까이 그렇게 지내왔어요.”
--- p.37

“인간에 대한 사랑, 특히 가장 소중하고 가까운 자신의 연인을 위해 잘못된 세상을 함께 바로잡으려는 것, 그것이 혁명이고 혁명가여야 하는 거 아냐? 혁명가란 사랑을 위해서 목숨을 거는 사람이라야만 하는 것이지, 혁명을 위해 사랑을 버리는 사람은 이미 혁명가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무엇을 위해 싸우겠다는 거야? 연인을 고통스럽게 하면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인민을 위해 혁명한다고? 가장 소중한 한 사람을 죽이면서,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해 싸우겠다고? 소가 웃을 일이지.”
--- p.69

한준의 가족들은 평범한 우정을 천생연분의 애정으로, 소용돌이처럼 휘몰아 갔다. 나 박사는 이틀 만에 한국으로 날아왔다. 점성술사의 말이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큰 줄, 라라는 처음 알았다.
나 박사는 그는 아들 한준에게 말했다.
“라라와 최대한 빨리 결혼해라. 그래야 네가 철이 들 거 같다. 그 애를 미국으로 데려가 공부시켜야겠어. 너보다 라라를 내 후계자로 만들고 싶다.”
--- p.80

사업가인 러시아 남자가 헝가리 여자 요리사와 살다가 이혼하면서 집을 세내기로 해서 나온 아파트였다. 비쌌지만 상태는 양호했다. 임대료는, 서울에서부터 같이 살기로 약속하고 그들보다 보름 늦게 모스크바에 온 손석현과 반분하기로 했기 때문에 감당할 만한 부담이었다. 그러나 100달러를 절약하느라, 라라는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러시아 속담처럼,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는 모양이었다.
매사에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적은 법. 라라는 마음을 다잡았다. 준호와의 며칠간의 동거가 좋지 않은 예감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p.91

가슴 명치에 걸려 있던 일말의 꺼림칙함이 가스 불에 캐러멜 녹듯 순식간에 누그러졌다. 그리고 이미 그녀의 품에는 펠릭스가 도로변에서 꽃 파는 중년 여인으로부터 산 싱싱하고 굵은 커다란 붉은 장미꽃 다발이 안겨져 있었다. 사과의 뜻이라고 했다.
“모스크바에는 혼자 왔어요? 남편이 있나요?”
“아……”
“혼자인가요? 어디에 사나요?”
“기숙사에 삽니다.”
말하면서도 라라는 엉뚱한 사고를 저질렀다는 후회가 몰려왔다. 남편 있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은 저항감이 고개를 젓게 하고 말았던 거였다.
--- p.127

라라는 순간 울컥했다. 나이 스물일곱. 공부를 마치기 전엔 임신 계획 따윈 없었는데. 결혼이 지속될지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때에 임신이라니. 물론 기왕 임신이라면 아들이길 바라는 건 사실이었다. 그의 폭력을 처음 당한 날 이후 그녀는 여자라는 사실이 서러웠다. 준호가 그녀에게 두 번째 폭력을 쓰던 날, 라라는 결심했다.
‘난 언젠가는 널 떠난다. 반드시 떠나고 만다. 아버지 체면 때문에 지금 약혼 파혼은 못 하지만, 이혼은 할 수 있다. 결혼하더라도 나는 너를 떠나고 말 거다.’
그런데 임신이라니. 악마의 장난치고도 심한 일이었다.
--- p.133

짙은 커튼으로 햇빛을 차단한 지환의 아파트 방은 색지로 감은 전등이 발산하는 불빛이 은근했고, 그가 내놓은 밸리스 칵테일만큼이나 달콤했다. 그것은 그의 아름다운 외모가 만들어내는 환영이고 환상이었다.
어스름한 불빛 아래 거리의 추위에 떨던 라라의 몸이 그가 오렌지 주스에 몰래 탄 보드카인지 진 때문에 갑자기 녹으면서 정신이 아득해져 왔다. 젊은 유부녀가 연하의 잘생긴 미혼남과 갖는 관계는 정신을 혼미하게 하기에 충분한 불륜의 독한 향기를 품고 있었다. 칸코보의 은밀한 정사는 그녀를 흔들어 놓았다. 죄의식과 죄책감과 함께 오기와 저항심이 뒤죽박죽되어 침대 위에 흐트러져 나뒹굴고 있었다.
--- p.142

그날 언쟁 이후 알료나는 결국 떠났다. 기분 나빠서 일하기 싫다는 거였다. 그런데도 인정 없는 젊은 여자가 주인이라고 갑자기 나타나서 그동안의 은혜도 모르고 열심히 일하던 알바생을 쫓아냈다고 소문이 퍼졌다.
여자들은 남녀 분쟁에서 은근히 남자의 편을 들었다. 같은 여자로서 자기가 그런 일을 당했어도 그런지, 속이 터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라라의 이름과 얼굴조차 모르면서 구로식당 여자라고 부르면서 험담한다는 거였다. 식당 이름이 파랑새로 바뀐 후에도, 그들은 자기들이 촌스럽다고 비웃는 구로반점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길 고집했다.
--- p.173

모스크바의 밤은 전설의 세계다. 무수한 비밀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그 밤을 품고 아침이 깨어난다. 베레쥐코프스카야 거리의 어느 밤의 주인공은 이웃집 여자 류드밀라였다.
파랑새 지하에 가라오케가 들어서기 전, 거기엔 수족관이 있었다. 홍해와 사해에서 나는 희귀 어종들을 파는 수족관이었다. 류드밀라는 그 아쿠아리움 주인이었다. 김미샤의 말에 의하면 그녀는 탁월한 사업가라고 했다. 수완이 좋아 돈을 많이 벌고 있다는 거였다.
--- p.206

울음소리를 감추려고 수돗물을 크게 틀어놓고 있는데 화장실 문이 열리면서 정윤수가 들어왔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요. 울고 계시군요. 대신 사과할게요. 그분들이 사정을 잘 모르고 하신 말씀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는 그녀의 어깨를 다독였다. 그녀를 위로하던 그가 그녀의 두 뺨을 감싸면서 자신의 입술로 라라의 입술을 덮어왔다.
순간 그가 자신도 화들짝 놀란 듯 뒤로 물러서더니 황급히 말했다.
“아아, 이러려고 한 게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만. 죄송해요. 제가 좀 이성을 잃었나 봐요. 무례하게 굴어서 어쩌죠. 용서해 주세요.”
“그만 여기서 나가 주세요.”
라라는 겨우 입을 열어 말했고 다시 흐느꼈다.
--- p.225

“나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어요. 그리고 그를 방해하는 악마의 존재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나 모든 인간이 그걸 볼 수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아요. 누군가는 신의 흉내를 내는 악마를 바라보고 신이라 여기며 살 것이고, 누군가는 은밀히 숨겨진 신의 본질을 간파하고 그것을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그게 선과 악의 차이죠. 인간 자유 의지 힘의 차이고요.”
그러자 시훈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라라에 대한 나의 사랑이 신의 의지였으면 좋겠다.”
--- p.235

그리고 준호에게 천벌이 내리길 바라는 심정으로 퍼부었다.
“네 아이인지 아닌지 네가 직접 키워봐. 너는 낳아 놓기만 하고 아무 일 안 해도 아이가 자라니까, 돌보지 않아도 저절로 크는 줄 알지? 네가 키우면서 네 자식인지 아닌지 보라구. 딱 너 닮은 애니까. 곧 뼈저리게 알게 될 거야. 그게 네가 아들에게 방금 한 말을 속죄하는 유일한 길일 거야.”
라라의 심장과 머리와 두 손발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쐐기를 박듯 한마디 덧붙였다.
“서로가 생각하는 기본이 다르다는 것, 그것이 공존 불가의 이유야. 너와 혼전 관계가 없었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거야. 그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결혼이었어. 내가 그 사람을 만나는 이유는 임신했을 때조차 행해진 너의 폭력에 대한 복수였어. 기억해 두라고.”
--- p.245

신의 존재 방식을 모르는 인간도 그렇지 않을까.
그래서 양심의 소리로 말하는 신의 음성을 듣지 못하거나 무시한다. 오히려 악마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며 끝없이 자신을 합리화한다. 악마의 소리를 신의 음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의 이기심을 간파하고 귓가에 속삭이는 악마의 달콤한 노래에 취한다.
“네가 무슨 짓을 하건 도와줄 테니 나를 신이라 불러라.”
악마의 유혹, 사탄의 속삭임은 달콤하고 감미롭다. 평범한 인간의 저항을 무력화시킨다. 악마는 자신을 신이라 하고, 인간으로하여금 진짜 신을 보지도 듣지도 인지하지도 못하게 방해한다. 심지어 진짜 신을 악마라 끊임없이 속삭일 때도 있으리라.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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