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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_ 하늘에 기댄 나무


사랑 - 섬진강의 봄 - 일기예보 - 신석기인 - 숨비소리에 꽃잎 지고 - 잠자리 - 멸치 - 바람의 섬 - 외포리 - 사과 - 하늘에 기댄 나무 - 귀향 - 찍개 - 촛불맨드라미 - 소금꽃 - 솜사탕 - 위층 아기 - 잡초 - 부끄러움 - 두 개의 심방을 가진 나무

2부_ 이름값


생명의 숲 - 강화 바다 - 열정 - 까치 베개 - 나무의 잠 - 서울의 바다 - 굴비屈非 - 노다지老多地 - 배추 - 천국 열쇠 - 시래기 - 애기똥풀 - 위로慰勞 - 달걀 - 풀등 - 쉼 - 친구 - 감식초 향기 - 이름값 - 까치

3부_ 해녀의 꿈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 천 원의 행복 - 석정문학관에서 - 아파트 - 봄, 공개 수배 - 해녀의 꿈 - 진품 명품 - 나무, 강물이 되다 - 석송령石松靈 - 재인폭포 - 백송 - 석란연石卵硯 - 고불古佛 생각 - 망종芒種 - 맹아 - 말[言] - 새 - 빨래집게 - 오월이 오면 - 얼음새꽃

4부_ 키 작은 꽃


간벌間伐 - 느림과 비움 - 보리굴비 - 고수古樹 - 언총言塚 -이정표 - 차경借景 - 단풍 - 내가 좋아하는 반찬 - 미교다물요 - 가시나무 - 우산꽃 - 할아버지 - 산딸기 - 키 작은 꽃 - 산수유 시목 - 여왕과 설렁탕 - 그림자 - 난파선 - 산초 향기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1958년 부산출생. 2013년 월간 《창조문예》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구로지부), 창조문인협회 회원 숲해설가, 국가유산해설사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0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33*205*20mm
ISBN13
9791191797817

책 속으로

나무의 가슴속에
새가 살고 있었네
깊은 상처 안에
어린 생명이 자라고 있었네
숲속에 울려 퍼지던
아름다운 노랫소리는
나무의 눈물이었네
어둠이 내리면
더욱 포근한 둥지 속
사랑은 가슴 한편을 내주는 것이었네
--- 「사랑」 중에서

비 오는 날보다
맑은 날이 많고
풍랑 이는 날보다
잔잔한 날이 더 많다
때로 폭우가 쏟아져도
먹구름 속에는
늘 태양이 빛나고 있지
매서운 꽃샘추위도
피어나는 꽃은 막을 수 없어
내일의 일기예보는
한때 흐린 후 곧 다시 맑음
--- 「일기예보」 중에서

꼭지 달린 사과
반으로 자르자
사뿐히 날아오르는 나비 한 쌍
봄날의 기억 되살아나는 듯
거실 한 바퀴 돌더니
살포시 쟁반 위에 내려앉는다
여기는 어디일까
창밖은 낯선 풍경
호기심 가득한 까만 눈동자
빨간 날개에 연노랑 속살
날갯짓마다 향기 가득하다
--- 「사과」 중에서

평화시장에서
등짐 지는 박 씨의 조끼에는
사철 하얀 꽃이 핀다

형광등 불빛 아래
겹겹이 피었다 지는
보석 같은 꽃잎들

사람들 하나둘
모두 떠나간 새벽
벽에 기댄 낡은 지게 하나

밤새 꽃 피우느라
뜨거워진 어깨 위로
졸음처럼 어른거리는 아지랑이

어떤 비바람에도
지지 않을 저 꽃송이
아버지의 등에서는 늘 향기가 난다
--- 「소금꽃」 중에서

들판에 휘도는 강물처럼
장다리꽃 앉은 나비처럼
쉬엄쉬엄 그렇게 살자

달빛에
함초롬 젖은 들꽃이 되어
외로움이란 호사도 누려보고

음력 스무닷새
터벅터벅 하늘 가는 조각달처럼
그렇게 비우며 살아가자

--- 「느림과 비움」 중에서

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시를 쓰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하며, 오랫동안 삶의 의미와 달콤함을 모아야 한다.
그런 다음, 삶의 맨 마지막에 가서야 어쩌면 제대로 된 시구 열 줄쯤 쓸 수 있을 것이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나의 시 「사랑」과 「일기예보」 두 편이 게시되어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사람들이 SNS에 내 시를 읽고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는 글을 올리고 이웃들에게 추천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대표작이 되었다.

쉽게 써진 시도 있지만 내 시의 대부분은 오랜 숙성을 거쳤다. 아직도 내 노트에는 햇빛을 못 본 시들이 많다. 내 경험으로는 적당히 묵힌 시가 제일 좋고, 내가 좋아하는 시와 독자들이 좋아하는 시가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시를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 일을 즐기려고 한다. 시인으로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처럼 삶의 마지막에 제대로 된 시구 몇 줄쯤 쓸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외로운 사람들,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시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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