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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꿈
[추천의 글] 시(詩)가 인류를 구원하리라 제1부 앉은뱅이책상 모래밭/앉은뱅이책상/감정의 날개/가위바위보/시를 읽다가/모래의 기억/묵음/김칫국의 맛/봄/잠/먼지/내 몸이 끄는 수레/도둑과 빼기/부활하는 아침/싱싱한 변명/마음/감상시집/수직적 참견/소리 꽃/책등/발/게딱지/그녀를 엿보다/모래밭 1 제2부 엄마 나무 고개/보푸라기/남의 눈/방풍림/엄마의 봄/별일/걱정공장공장장/부추가/엄마 나무/외할머니/엄마의 기억 보따리/누가 입을 줄 알고/돌 점/뱁새 눈/노인의 자존심/광복 제3부 네잎클로버 네잎클로버/8월은 눈사람/깨 터는 새/가을 택배/이별/헛개나무/봄 벽/코스모스 제4부 마음은 딱지다 마음은 딱지다/알아서/정지에서/희뿌연 새벽/반사작용/쑥/모래 언덕/자화상/어느 날 문밖에서/신 냄새/뉘세요? 제5부 안부 안부/치자꽃 감옥/충분히 지옥인데/오이 가시/계단 골목/염색/빨래/소라게/상상 보자기/출석부/분홍 티니핑 물지게/비빔면 제6부 평범한 혹은 비범한 평범한 혹은 비범한/기차를 놓치고/팽팽한 저울/노란 비 [작가의 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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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모래는 모래가 아니라 커다란 바위 아니, 커다란 바위의 흔적임을 생각하고 바위를 향해 커가야 함을 믿어보고 바위가 되려는 마음을 키워본다 --- p.28 「모래의 기억」 중에서 빛에 눈이 부신 아침 엉망진창 어질러 놓았던 하루를 누군가 알 수 없는 손이 설치해 놓은 세상처럼 단정하다 --- p.40 「부활하는 아침」 중에서 눈 감아도 보이는 고향 같은 동네, 끝없는 들판, 가려고 그리는 것은 노력해서 되는 일일까. 오르고 또 오르며 개미처럼 벽을 쌓는다. --- p.94 「봄 벽」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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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삶의 풍경에서 발견한 비범한 감정의 순간
나순희 시인의 시는 특별한 사건보다도 작고 조용한 순간을 향한다. 작은방의 앉은뱅이책상, 미용실의 한 구석, 놀이터의 아이들, 건널목의 좌판, 집수리로 밖에 놓인 낡은 가구, 가던 길에 떨어진 도토리, 한 번의 가위질, 비빔면을 끓여 달라는 아이의 말, 하루 종일 돌아다닌 발의 흔적까지. 그녀의 시편은 일상의 입자들을 섬세하게 포착해 한 사람의 생을 품은 풍경화로 바꾸어 놓는다. 나순희의 시에는 ‘관찰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시선이 있다. 타인의 고단함을 듣고, 아이의 한마디를 받아 적고, 노인의 자존심을 읽고, 치자꽃의 향기를 따라가며, 사라진 것들과 남은 것들 사이에서 조용히 말을 건넨다. 그런 시선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애정과 공감의 방식이며, 시인이 삶을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싱싱한 변명」은 이 책의 정서를 압축하는 작품이다. 말하지 못한 마음, 서툰 행동, 엉킨 감정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작은 ‘변명들’을 시인은 죄책의 언어가 아니라 성찰과 회복의 언어로 바꾼다. 무거운 것을 땅에 묻고, 다시 싱싱한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그 과정은 이 시집이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큰 위로다. 삶의 무게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길은 따뜻하지만, 그 따뜻함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에서 이 시집은 더욱 인상적이다. 시인은 소박한 장면 하나에도 깊고 넓은 마음의 결을 덧입혀,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하루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