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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무엇을 꿈꾸는가 (큰글자책)
세계 역사를 바꾼 8가지 사과 이야기
모지현
드레북스 20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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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 태초에 사과가 있었을까

‘선악과’ 내러티브
그것이 사과가 아니라면
기독교 전파와 사과
언어유희로 맺어진 ‘악’과 ‘사과’
《실낙원》의 사과, 그리고 이브
이브의 딸들

2. 영원에서 지상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와 불핀치
신화, 깨어나다
헤리페리데스와 아탈란테
‘티 칼리스티’ 황금 사과를 던지다
파리스의 심판과 트로이아 전쟁
신화에서 역사로
이성, 헬레네를 변명하다
트로이아 전쟁의 패자 부활

3. 사과로 쏘아 올린 낙원

궁수 토케와 푸른 이 하랄드
역사에 나선 스위스
빌헬름 텔, 영웅이 되기까지
프리드리히 실러와 〈빌헬름 텔〉
프랑스혁명과 텔의 사과
엘리시온과 〈합창교향곡〉

4. 자연철학자의 은밀한 비밀

과학자 뉴턴 대 마법사 뉴턴
‘기적의 해’
뉴턴과 사과
거인들의 탄생
진리는 최고의 친구
《프린키피아》의 탄생
마지막 마법사, 계몽의 빛으로

5. 죽어야 사는 메르헨

그 이야기를 읽는 동안
《펜타메론》과 《옛이야기》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메르헨》
어린이책, 출현하다
민족의 민담에서 어린이 메르헨으로
살림 천재, 백설공주는 7살
백설공주는 왜 사과를 먹었을까

6. 진실을 그리고 전설이 되다

피카소의 이유 있는 극찬
세잔을 거부한 권위들
피렌체에서 파리까지
인상주의자의 인상 깊은 등장
‘세잔의 사과’와 《작품》
사과, 진실을 말하다
세잔에게 경의를

7. 시대가 남긴 유산

그의 마지막에 놓인 것
대영제국과 튜링
제1차 세계대전과 암호해독반 40호실
킹스칼리지 괴짜의 선택
제2차 세계대전, 봄브와 콜로서스
베이비와 ACE, 미래를 열다
튜링과 사과

8. 새로운 신화의 탄생

사과의 세대교체
비틀스와 애플
사과, 선택되다
에스프레소와 백설공주 프로젝트
애플 뉴턴, 스마트폰으로
독이 든 사과
디지털과 인문학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역사를 사랑해 이화여대 사학과에 진학, 연세대학교 대학원 과정을 거치며 임용고사를 통과했다. 고양시의 고등학교에서 십 년 넘게 한국사와 세계사 수업을 담당하며 역사 마니아 제자들을 배출했다. 현재는 학교 밖 청소년과 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역사를 배워 지혜를 나눔으로써 건강하고 따뜻한 사람들의 세상이 되기를 꿈꾼다. 지은 책으로는 『청년을 위한 세계사 강의 1, 2』, 『한국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하나님이 키우신다 GOD Schooling』, 해설을 맡은 책으로 『세계사톡 1: 고대 세계의 탄생』 『세계사톡 2: 중
역사를 사랑해 이화여대 사학과에 진학, 연세대학교 대학원 과정을 거치며 임용고사를 통과했다. 고양시의 고등학교에서 십 년 넘게 한국사와 세계사 수업을 담당하며 역사 마니아 제자들을 배출했다. 현재는 학교 밖 청소년과 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역사를 배워 지혜를 나눔으로써 건강하고 따뜻한 사람들의 세상이 되기를 꿈꾼다. 지은 책으로는 『청년을 위한 세계사 강의 1, 2』, 『한국현대사 100년 100개의 기억』,『하나님이 키우신다 GOD Schooling』, 해설을 맡은 책으로 『세계사톡 1: 고대 세계의 탄생』 『세계사톡 2: 중세의 빛과 그림자』가 있다. 늘 역사와 책, 사람과의 만남을 통한 건강하고 따뜻한 사람의 세상 됨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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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210*290mm
ISBN13
9791193946633

책 속으로

그런 상황 속에서 기독교가 유럽인의 일상에 미친 영향을 고려해볼 때 ‘악한 과일로서의 사과’라는 이미지는 그들의 심성에 뿌리 깊게 파고들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 신학자의 언어유희에서 시작된 ‘악’과 ‘사과’의 동일시와 그것이 포함된 텍스트의 광대한 전파는 유럽에서 더는 사과를 신성하고 성스러운 불멸의 과일로 여길 수 없게 만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유럽 기독교 역사에서 중세는 특히 인류의 원죄를 강조하던 시대였다. ‘죄’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하마르티아(hamartia), 즉 ‘과녁을 맞히지 못함’을 뜻한다. 신의 선하신 뜻과 목적에서 빗나간 삶은 모든 죄의 근원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원죄가 되는 사건을 저지른, 즉 사과를 처음 먹고 아담을 유혹해 그도 먹게 해버린 이브를 향한 유럽인의 시각이 어땠을지 상상할 수 있지 않겠는가.
--- p.34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시작해 파리스가 던진 사과는 결국 트로이아의 멸망을 가져왔다. 그러나 승리한 미케나이 또한 같은 운명이 되었다. 미케나이가 사라진 뒤 수백 년의 암흑시대, 그 마지막 무렵에 출현한 호메로스에서 헤시오도스 그리고 헤로도토스로 이어지며 전승된 신화는 그리스에서 인간의 역사로 태어났고 비극의 발전을 가져왔다. 그 과정에서 그리스인에게 인간 본연의 성품과 이성에 집중할 수 있는 문화적 기풍을 선물로 주었다.
--- p.80

서로 다른 입장을 가졌던 민중과 텔은 결국 사과를 쏘는 사건으로 하나가 되었고, 자유를 찾기 위한 혁명으로 이어지며 결국 쟁취해낸다. 이로써 텔에게 ‘텔의 구원 또는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해 사과를 쏘라고 한 게슬러의 표현은 맞는 말이 된 셈이다. 사과를 쏨으로써 자신이 가지고 있던 비폭력에 대한 신념과 자연적 질서는 깨져버렸지만, 그래서 게슬러 살해까지 치닫지만, 그 덕분에 민중은 비폭력을 견지하면서 혁명에 성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대한 혁명의 순간이 지나자 텔 또한 사과를 쏜 석궁을 가두는데, 이로써 더 큰 폭력은 허용되지 않음을 강변한다.
--- p.112

‘인류 최고의 천재’, ‘뉴턴주의자’, ‘고전역학의 확립’ 등등 수많은 수학 및 과학적 업적과 관련된 수식어구가 익숙한 아이작 뉴턴에 대한 이런 평가는 의미심장하다. 뉴턴에 얽힌 유명한 이미지와 일화들은 어쩌면 밝히지 않기로 ‘결정된’ 그의 광대한 연구 성과가 그렇듯 후세에 의해 선택받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단연 빛을 발하는 만유인력의 법칙 발견과 그 한복판에 자리한 ‘사과’ 에피소드 또한 마찬가지다. 진짜 벌어지지 않았고, 혹은 볼테르가 지나가는 우스갯소리로 말한 내용이라 전해지기도 하지만, 결국 뉴턴에 의해 계속 사실이라고 강조되었다는 ‘뉴턴의 사과’. 당시 사과 자체의 중요함보다는 그 에피소드여야만 했던 이유가 있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것은 르네상스 이래 18세기 혁명의 시대에까지 유럽의 지적 전통과 함께 뉴턴 개인의 삶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인 배경에서 출현했을 것이다.
--- p.122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백설공주가 꼭 ‘사과’만 먹을 필요는 없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무조이스의 메르헨 모음집 속 리힐데처럼 향기 좋은 비누, 독이 묻는 편지와 함께 독이 든 ‘석류’ 열매를 먹고 죽었다가 살아날 수도 있었다. 다른 민담에서처럼 여주인공이 유리산에 찾아온 왕비에 의해 독이 든 ‘무화과’ 열매로 죽을 수도 있었다. 심지어 플랑드르나 에스파냐 지방의 이야기에서처럼 ‘마법의 반지’나 ‘매혹적인 신발’이 그 역할을 할 수도 있었다. 살아난 공주가 남자의 청혼을 거부할 수 있던 것과 같이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백설공주는 ‘사과’를 먹었다.

--- p.187

출판사 리뷰

역사는 왜 사과를 선택했을까?
인류는 사과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아담과 이브, 파리스, 빌헬름 텔, 뉴턴, 백설 공주, 폴 세잔, 앨런 튜링, 애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사과가 있었다. 태초에서 시작해 신화에서 인간의 이성이 되고, 자유가 되었다가, 때로는 죽음으로 혹은 부활로, 저항으로, 법칙과 권력이 되었다가 인간으로 돌아간 열매. 사과는 역사 발전의 결정적인 고비마다 선택되었고, 각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했다. 세상은 사과를 선택했다. 뉴턴의 전기를 쓴 작가이든, 자유를 노래한 시인이든, 성화를 그리던 무수한 화가이든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사과를 무대 한가운데로 불러냈다. 사과는 그들 손에서 단순한 과일이 아닌, 한 시대의 정신을 담은 운명적 상징으로 다시 태어났다. 수많은 과일 가운데 사과만이 인간의 원죄가 되고, 만유인력의 계시가 되고, 자유를 향한 투쟁의 증인이 되었다. 역사를 연출한 그들은 왜 하필 사과여야만 했을까? 세상은 어떤 사과를 왜, 어떻게 선택했을까? 그리고 사과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세계 역사를 바꾼 8가지 사과 이야기
《사과는 무엇을 꿈꾸는가》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것은 사과로 비롯했고, 황금 사과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은 마침내 신들의 역사를 인간의 역사로 끌어내렸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빌헬름 텔의 사과에는 자유를 향한 의지와 혁명정신이 담겨 있으며, 뉴턴의 사과는 그 사실 여부를 떠나 진리를 향한 과학의 기나긴 여정을 되돌아보게 한다. 동화 속의 백설공주의 사과는 당대 여성과 아동에 대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며, 사과를 주로 그린 폴 세잔의 정물화에서 진실을 향한 예술혼을 읽는다. 세상을 인공지능 시대로 옮겨놓은 앨런 튜링의 마지막을 같이한 것은 사과였으며, 혁신 기업의 상징이 된 애플은 이제 우리 시대의 사과가 되었다. 지혜와 풍요를 품는 동시에 유혹과 타락, 죽음을 상징하는 두 얼굴의 과일. 사과를 사이에 두고 누군가는 깨달음을 얻고 누군가는 낙원에서 쫓겨났다. 그토록 모순적인 생명력을 지녔기에 인간의 복잡한 드라마를 담아낼 가장 완벽한 그릇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

인류 서사의 극적인 순간마다 호출된 사과카뉴
시대가 던진 질문에 인류가 내놓은 답


사과는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낙원에서 추방당할 것인가? 황금사과를 누구에게 건넬 것인가? 아들의 목숨을 걸고 활시위를 당길 것인가? 스스로 독이 든 사과를 베어 물 것인가? 모든 사과 앞에는 인류의 고뇌와 결단이 있었다. 인류는 그 과일에 자신의 욕망과 고뇌, 희망과 좌절을 투영했다. 지식을 향한 갈망, 아름다움을 향한 탐닉, 자유를 향한 저항, 진리를 향한 집념, 죽음의 공포, 그리고 기존 세계를 향한 반항까지. 사과는 시대가 던진 질문에 인류가 내놓은 응답의 상징이었다. 사과는 그렇게 인류 서사의 가장 극적인 순간마다 호출되었다. 뉴턴의 사과가 중력의 법칙을 속삭였고, 세잔의 사과가 현대 미술의 문을 열었다. 텔의 사과는 압제에 맞서는 용기를 노래했고, 튜링의 사과는 보이지 않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각기 다른 시대, 다른 공간에서 등장한 사과들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문명이 걸어온 길을 고스란히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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