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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007
An Idiot’s Delight 해설 043 Afterword 비평의 목소리 055 Critical Acclaim 작가 소개 062 About the Auth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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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다. 문안에 들어갔다 늦어서 나오는데 불빛 없는 성북동 길 위에는 밝은 달빛이 깁을 깐 듯하였다.
그런데 포도원께를 올라오노라니까 누가 맑지도 못한 목청으로, “사…… 께…… 와 나…… 미다까 다메이…… 끼…… 까…….” 를 부르며 큰길이 좁다는 듯이 휘적거리며 내려왔다. 보니까 수건이 같았다. 나는, “수건인가?” 하고 아는 체하려다 그가 나를 보면 무안해할 일이 있는 것을 생각하고 휙 길 아래로 내려서 나무 그늘에 몸을 감추었다. 그는 길은 보지도 않고 달만 쳐다보며, 노래는 그 이상은 외우지도 못하는 듯 첫 줄 한 줄만 되풀이하면서 전에는 본 적이 없었는데 담배를 다 퍽퍽 빨면서 지나갔다. 달밤은 그에게도 유감한 듯하였다. Last night I returned late from downtown. I could see no lights as I passed through Seongbuk-dong; there was only the luxuriant moonlight brightening the road. As I made my way up the hill near the vineyard, I heard a raspy voice. “Sa...ke...wa...na...midaka, tamei...ki...ka.” A man was coming down the hill. The way he swung his arms as he walked made the wide road seem narrow. I looked closer; it appeared to be Su-g?n. Knowing he would be embarrassed if I called out to him and he saw it was me, I quickly hid myself in the shade of a tree at the side of the road. He stared up at the moon, not looking at the road, and kept repeating the same words from the song. Perhaps that first line was the only line he knew. And he was puffing away on a cigarette?something I’d never seen him do before. To Su-g?n too, a moonlit night called forth all sorts of sentiments.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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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과 연민의 시선
「달밤」은 이태준의 그러한 특성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성북동으로 이사 온 뒤 우연히 알게 된 황수건의 내력이고, 다른 하나는 장사에 실패하고 또 아내마저 달아난 뒤 실의에 빠진 황수건에 대한 나(화자)의 동정과 연민의 태도이다. 그는 문학은 언어 예술이라는 자각에 투철했고, 그래서 그런 의도를 감각적 분위기와 소설적 형상을 통해서 제시한다. 희미하게 달이 비추는 밤, ‘술은 눈물인가, 한숨인가~’라는 유행가를 부르면서 담배를 ‘퍽퍽’ 빨고 비틀거리는 황수건의 모습, 이태준 소설이 갖는 중요한 매력의 하나는 이렇듯 정교한 묘사를 통해서 독특한 분위기와 풍경을 창출한 데 있다. 시대와 문학을 웅숭깊게 읊어낸 아시아 문학 전집 이상, 김유정, 채만식, 황순원 등 한국 근대 문학의 르네상스 작가들의 문학 세계를 다시 만나다 현대 21세기의 한국과 한국인의 급변하는 삶의 양태를 다각도로 조명해 낸 그간의 작품들과는 달리, 이번 세트 7에는 한국 근대 문학 태동기의 문학 작품들을 수록하였다. 현대의 문학작품과 다른 시대성과 문학성을 담고 있어 시대가 흘러도 변치 않는 주옥같은 작품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자주 실리는 20세기 한국 문학 작품들의 영어 번역본이 수록되어 있는데, 특히나 한국문학에 관심이 많은 해외의 저명한 번역가들이 참여하여 번역의 질을 높였다. 전통에서 근대화로 급변하는 시대와 제국주의자들의 사상과 전횡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그 안에서 이념의 혼돈과 대립을 겪으면서도 삶다운 삶을 살고자 했던 한국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세트 7에 수록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벙어리 삼룡이] [맥] [소나기] [등신불] 등의 문학작품들이 이미 이전에 영어로 번역되어 해외에 소개된 바가 있는 것은 바로 한국 근대 문학 작가들의 근대적 진취성과 한국인으로서의 주체성이 그들의 농도 짙은 개성, 치열한 고민, 열정과 함께 문학을 통해 고스란히 투영되어 무한한 감흥을 안겨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이 시리즈에는 한국의 저명한 문학평론가들이 참여하여 작품들마다의 평론을 덧붙였는데, 이번 세트 7에서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한국문학 교수 브루스 풀턴, 한국문학 번역가 케빈 오록, 토론토 대학교 교수 자넷 풀,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일본 문학 교수 크리스티나 이 등 해외의 문학 평론가들과 번역가들이 작품의 해설을 집필하여 해외 독자들에게 한국문학을 균형 잡히면서도 창조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