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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링 이펙트
무정영
나무옆의자 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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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0. D-day
1. 악재
2. 코드 제로
3. 구독과 좋아요
4. 희망
5. 스로틀
6. 또 다른 공포
7. 위기관리
8. 의심
9. 변수
10. 100만 유튜버
11. 승부수
12. 가속
13. 실체
14. 조작
15. 메시지
16. 지렁이
17. 목숨의 무게
18. 슈마허
19. 수습
20. 원망
21. 정의의 사도
22. 꺼진 불
23. 차업보국
24. 의외성
25. 진실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 소개1

매일 생각하며 뭔가를 조금씩 씁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향합니다. 15년 동안 게임 기자로 일했고 소설도 10년째 쓰고 있습니다. 기자 겸 작가에서, 작가 겸 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278g | 128*188*20mm
ISBN13
9791124185049

책 속으로

“회장님? 브레이크가 안 밟힙니다!”
“뭐라고?”
정신이 번쩍 든 차동주는 속도를 확인했다. 시속 70킬로미터, 80킬로미터, 90킬로미터…….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출력되는 숫자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었다.
“그, 급발진 같습니다!”
급발진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다른 차도 아니고 페스티나였다. 태산자동차의 기술력이 집약된 결정체였다. 그런 차가 제어 능력을 상실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운전기사가 브레이크와 액셀을 헷갈릴 가능성도 없었다. 그는 우승 경력까지 보유한 카레이서 출신이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명백한 현실이었다. 꿈이 아니었다.
--- p.12

대강당에 모인 기자들이 줄을 지어 빠져나가는 동안 박준필은 생각을 정리했다. 그는 지금부터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건 바로 태산자동차와 차동주 회장의 이름 자체가 언론의 지면에 오르지 않게 막는 것이었다. 특히 플래그십 세단인 페스티나에서 급발진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은폐해야 했다.
--- pp.19-20

“해보겠습니다.”
뜻밖에도 한태수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네?]
“나들목, 통과할 수 있어요. 그 대신 도로 통제가 필요합니다. 단 한 대의 차량도 앞을 가로막으면 안 돼요.”
카레이싱 대회 우승 경력에서 비롯된 자신감인지, 아니면 이대로 죽을 수 없다는 최후의 발악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도로 통제는 가능합니다. 근데 정말 자신 있어요?]
“해내야죠.”
[나들목은 1차선 도로예요! 그것도 급커브!]”
“저, 우승 경력 있는 카레이서 출신이에요. 나들목 통과 가능합니다. 아무런 방해 요인만 없다면요.”
[좋습니다. 그럼, 바로 도로 통제 들어가겠습니다.]
--- pp.44-45

큰소리를 쳤지만 박준필 역시 마음이 불편하긴 매한가지였다. 스로틀에 대한 의문 역시 커져만 갔다. 놈은 대체 누구이길래 핵심 기밀을 알고 있는지, 그리고 차동주 회장이 처한 상황을 공론화해서 얻으려는 게 뭔지 전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아직은 미풍에 불과했지만, 태산자동차를 들썩일 태풍으로 커질 가능성도 충분했다.
(…)
“스로틀이 영상을 또 올렸습니다!”
상황은 시시각각 급박하게 흘러갔다. 스로틀이 이번에 새로 업로드한 영상은 분량도 길고 내용 역시 한층 심각했다.
‘제 말을 믿지 않는 분들이 계시네요. 지금부터 정황 증거를 제시하겠습니다. 경찰과 차동주 회장의 운전기사가 나눈 대화가 담긴 음성 녹음 파일입니다.’
이윽고 귀에 익은 목소리가 조악한 음질로 들려오기 시작했다.
--- pp.51-52

그것은 페스티나 급발진 사태가 ‘사건’이라는 걸 입증하는 증거나 마찬가지였다. 모든 정황이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박준필은 이번 사태가 스로틀의 음모에 의한 계획적인 사건이라고 확신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새로운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재벌, 그것도 태산자동차 차동주 회장이 탄 페스티나를 상대로 이토록 대담한 범죄를 저지르는 자는 대체 누구일까.
--- p.69

목소리의 주인공은 경찰대 동기인 강태식 경위였다. 강태식은 경찰대 출신에게 보장된 출셋길과 승진을 거부하고 암행순찰차를 운전할 수 있는 경위 계급에 머물 만큼 운전에 미쳐 있었다. 다른 암행순찰차들은 하루에 400킬로미터에서 500킬로미터가량 달린다면 그는 600킬로미터 넘게 주행할 정도였다. 동기들 사이에서 ‘또라이’ 혹은 ‘슈마허’로 불리는 이유였다.
“암행 하나, 인사는 나중에 하고 즉시 폭주 차량을 추격하라.”
--- p.98

사흘 뒤, 국과수 조사 결과가 언론에 공표되었다. 급발진 의심 차량인 커서스의 EDR을 분석한 결과 사고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이 없다는 사실만이 세상에 알려졌다.
태산자동차 커뮤니케이션센터가 사전에 교감해둔 주요 일간지들이 일제히 해당 사실을 보도하면서 커서스 급발진 의심 사고는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사람들은 여느 급발진 사고처럼 운전자를 욕하며 물고 뜯기 바빴다. 억울함을 토로한 피해자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실수가 아니라고 호소했지만, 철저히 여론의 외면을 받았다.
--- p.144

박준필은 차동주 회장의 급발진 의혹을 다룬 유튜브 영상들을 일제히 신고하도록 조치하는가 하면, 태산자동차에 우호적인 언론들로 하여금 허위로 조작된 영상을 올린 유튜버들을 겨냥한 사설을 쓰도록 유도했다. 사실 여부 확인이 되지 않은 가짜 영상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유튜버들을 엄히 단죄해야 한다는 논조였다. 수천, 아니 수백의 홍보 예산에 목을 매는 언론사들이 태산자동차가 원하는 기사를 기꺼이, 앞다퉈 내보내면서 급발진 이슈를 다룬 유튜버들의 신용도는 추락했다.
“메시지를 공격할 수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해야 하는 법이지.”
--- pp.179-180

“태산자동차가 급발진 이슈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이겠습니까. ‘기계는 완벽하고 인간은 불완전하다.’ 오직 이 논리뿐입니다. 급발진 의심 차량 중 유독 고령 운전자가 많다는 조악하기 짝이 없는 주장을 강조해야 한다는 겁니다. 사람들의 괜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장작을 던지는 게 아니라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 p.188

“여러분, ‘칠링 이펙트’라는 말을 아십니까? 과도한 외부 압력으로 인해 의견 표출이 억제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태산자동차가 연루된 급발진 의심 사고와 이를 대하는 언론의 태도를 보면,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싶습니다.”

--- pp.232-233

출판사 리뷰

시속 180킬로미터로 폭주하는 급발진 차량
대형 참사를 막으려는 이들의 고군분투와
은폐된 진실을 쫓는 이들의 목숨을 건 추격전


태산자동차 그룹의 2대 회장이자 총수인 차동주는 초대 회장 차강태가 일군 회사의 새로운 심장이자 상징인 영덕 제2공장의 준공식에 참석한다. 그리고 태산자동차가 새로이 내놓은 야심작인 ‘페스티나’에 몸을 싣고 기자회견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바로 그 차량에서 급발진 현상이 발생하고, 차동주와 그의 외동딸 차세연은 시속 180킬로미터로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 안에 갇혀 생명을 위협받는 처지에 놓인다. 이제 두 사람의 목숨은 카레이싱 대회 우승자 출신 수행기사인 한태수의 곡예 운전 실력에 오롯이 달려 있다.

태산자동차 내부에서는 사고 파악 및 수습을 위한 움직임이 발 빠르게 진행된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온 급발진 의혹을 무시하고 부정해온 그들에게 갓 출시한 신차에서, 심지어 기업의 총수가 탄 차에서 급발진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몰고 올 재난이었다. 태산자동차의 부사장이자 커뮤니케이션센터장인 박준필은 자신이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건을 은폐하고 언론을 입막음하려 한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평소 정관계와 언론계에 다져놓은 인맥을 활용하고 때론 협박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한편 경찰 고속도로 순찰대는 태산자동차에 매수된 경찰청장의 압박으로 비밀리에 작전을 수행해야 함에도, 다중 추돌 등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 자신들의 목숨이 위험해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황을 통제하려 안간힘을 쓴다.

현재 진행 중인 급발진 사고를 두고 기업, 경찰, 언론 등 각계각층 여러 인물들의 욕망과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와중에, ‘스로틀’이라는 이름의 유튜버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그는 차동주 회장이 탄 신차가 급발진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관련 영상을 게시하겠다고 선언하는데, 뒤이어 공개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급발진 차량 안에서 긴박하게 오고간 대화와 경찰 및 회사와 교신한 내용까지 그대로 담겨 있었던 것이다.

박준필은 스로틀의 정체를 파악하는 동시에 언론을 틀어쥐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여기에 초대 회장의 동생인 차정학이 개입하며 후계권 분쟁의 조짐마저 보이기 시작한다. 일촉즉발의 상황은 거듭된 회유와 협박, 음모와 조작의 격한 공방을 지나 절체절명의 위기로 치닫는다.

압도적 속도감과 긴박감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는 예측 불허 사회파 미스터리 스릴러


『칠링 이펙트』는 급발진이라는 시의성 강한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스릴러 소설이다. 독자들을 폭주하는 차 안에 가둬 언제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지 모를 아슬아슬한 상황이 펼쳐지는 고속도로 한복판에 옮겨놓는 소설은 이미 오락적으로 훌륭한 완성도를 보인다. 그러나 이는 그저 흥미를 위한 설정에 그치지 않는다. 일촉즉발의 상황에 대한 긴박한 묘사는 급발진을 언제라도, 누구에게든 벌어질지 모를 당사자의 위기로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다. 그에 더해 눈앞이 아득해질 정도의 질주 경험은 이러한 감각적, 감정적 이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 사회의 오래된 문제점들을 꼬집는 데에 이른다.

빈손으로 시작해 재계 서열 3위까지 그룹을 끌어올린 태산자동차의 초대 회장 차강태는 ‘차업보국’ 즉 사업을 통해 나라에 보탬이 되겠다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제기되는 자사 차의 급발진 의혹을 은폐하기에 급급하고, 이를 위해 정계에 인맥이 있는 박준필을 스카우트해 해당 업무를 일임하는 모순을 보인다. 급발진 차량에 아버지 차동주와 동승한 차세연은 회사의 비밀을 알아채지만 소극적으로 회피하려 하고, 고속도로 순찰대의 정태진 경정도 태산자동차에 매수된 경찰청장의 명령 앞에 양심을 거부하며 무력한 복종을 택한다. 진실을 알리려는 사명감에 불타던 기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언론사의 광고비를 두고 대기업이 취하는 협박에 결국 굴복하고 만다.

이 밖에도 유명 유튜버가 되고자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자극적인 영상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이들 또한 우리 사회 어두운 초상의 일부를 이룬다. 이처럼 온갖 사람들이 각자의 욕망과 계기로 서로 충돌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칠링 이펙트』는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유효하게 짚어낸다.

-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쏟아냈다. 이 여정의 끝에 무엇이 기다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한 걸음으로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시도라고 믿었다.

그러나 『칠링 이펙트』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히 사회 고발에 그치지 않는다. 작중 등장인물 가운데 자신의 위치에서 맡은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며 심지어는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인명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결국 자신의 양심을 따라 모든 걸 포기하면서까지 진실을 밝히기를 택한 이들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작품의 제목인 ‘칠링 이펙트’는 ‘과도한 외부 압력으로 인해 의견 표출이 억제되는 현상’을 말한다. 『칠링 이펙트』는 한국 사회가 양심의 승리를 통해 해묵은 논쟁과 모순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리라는 희망을 제시하는 소설이다.


급발진은 대부분 운전자 실수로 결론나지만, 자동차도 기계인 만큼 여러 요인으로 급발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피하기 위해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요, 바로 이 대목에서 『칠링 이펙트』의 로그라인을 떠올렸습니다.
‘굴지의 자동차 기업 총수가 탄 자동차에서 급발진이 일어난다면 어떤 파장이 생길까.’
- 「작가의 말」

추천평

“급발진이라는, 현대 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민감한 소재를 완성도 높은 하나의 이야기로 담아냈다.”
-심사평 중에서 - 주원규 (소설가)
“자동차 회사의 대표인 재벌 총수가 탄 차가 급발진을 일으킨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상황을 수습하려는 기업, 경찰, 언론 등 다양한 시선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하나의 사건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집중력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심사평 중에서 - 서미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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