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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의 추억
김동철 저
청어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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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6
프롤로그 11

46년 만의 외출 12
비상계엄, 체포령 22
방위병 기봉 39
수양록 사건 60
삼청교육대 ‘빨간 모자’ 84
꽃피는 동백섬에 112
사회부 기자와 민주화 130
오사카 엘레지 148
을지로 인쇄 골목 169
‘풍운아’ 김재학 204
기봉의 죽음 241

에필로그 269

저자 소개 1

교육학 박사 이순신 연구가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대한언론인회 이사 전) 중앙일보 기자 국민권익위 청렴연수원 등록 전문강사 저서 『환생 이순신, 다시 쓰는 징비록』 『우리가 꼭 한번 만나야 하는 이순신』(리더십) 『이순신 유적 답사기 1』 『광화문으로 진격하라』(이순신 역사소설) 『대마도의 세 사람-초혼』(조선 망국기 소설) 『계엄의 추억』(장편소설) 『스타는 밤에도 쉬지 않는다』(대중문화) 논문 <정조와 박정희의 국가 지도이념이 된 이순신 정신> <충무공 이순신 시조에 나타난 인성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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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48*210*20mm
ISBN13
9791168554184

책 속으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김 씨는 46년 전인 1979년 부마사태(부마민주항쟁)가 터졌을 때, 부산에서 계엄군으로 활동한 적이 있어 머리가 쭈뼛 섰다. 화면에 나타난 헬기와 군인들의 실시간 국회 침투 상황은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계엄? 분명 계엄이라고 했지.”
12·3 비상계엄은 몇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국회에서 해제안이 통과되었고, 국무회의에서 없던 일로 일단 흐지부지되었다.
“맞아, 내 예감이 맞아떨어졌어. 오발탄! 똥 볼 차기! 헛발질! 말야.”
가족들이 모두 해외에서 살고 있어 졸지에 독거노인이 된 김 씨는 이렇게 누군가와 대화하듯이 자문자답하고 있었다. 화장실도 거른 채 잠시도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은 기자 출신이라는 직업병 탓도 있었다.
--- p.13

‘새 삶을 준비하는 희망과 사랑의 집.’ 삼청교육대 군용 막사의 밤 풍경은 늘 욕설과 육두문자가 날아다녔다.
기봉은 5주 동안의 삼청교육을 다 마치고 사회로 복귀하게 되었다. 스스로 추스르기 힘든 반병신의 몸뚱어리를 끌면서 가는 모습이 고랑고랑했다. 수염은 길었고 머리는 산발, 땀에 쩐 옷에서는 고린내가 풍겼다. 찢어진 옷과 신발, 영락없는 상거지에다 나무 지팡이를 짚고 절룩거리는 모습은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연했다.
“기봉아, 이젠 당하고만 살지 마라.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인 줄 알고 집적거리는 게 세상의 못된 인심이다. 마귀가 때리면 너도 때려, 맞고만 살면 평생 그 꼴 그 신세 못 면한다. 구만리 같은 청춘! 너도 사람답게 살아봐야 하지 않겠니? 꿈속에서만 복수 혈투를 벌이지 말고. 제발.”
기봉이에게 하늘의 계시인 듯한 복음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설핏한 하늘 저편으로 사그라지는 노을은 짙푸른 바다를 핏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감만동 판잣집을 향해 절쑥절쑥 걸어가는 모양이 몹시 애처로웠다.
--- p.109

“동백 씨! 오늘은 우리의 밀린 이야기나 실컷 합시다.”
“아까 말해준 거 잊지 마세요.”
“하므, 국제 마약범죄! 머릿속에 단디 메모해두었습니더. 걱정 마이소.”
그날 두 사람은 도큐 호텔 방에서 여러 해 동안 쌓인 회포를 푸느라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 계엄군, 부산 다방, 최애곡 ‘열애’, ‘돌아와요 부산항에’, 감만동 집, 어머니와 동생 기봉, 방위병, 헌병대, 삼청교육대, ‘빨간 모자’ 조교, 동백섬, 동박새, 자갈치 시장 아나고회, 영도다리, 태종대, 갈매기 등 갖가지 화제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서 서로의 손을 잡고 서러운 세월만큼 꼬옥 껴안았다.
동백과의 꿈같은 ‘도쿄 밀월 3일’을 즐기고 귀국한 김준수는 우선 박민혁 형사를 찾았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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