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달콤한 인생은 누군가 ‘사탕’을 흘려 쓴 말 같은 ‘사랑’ 속에 있다고.”
책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저자 신현림은 생의 아름다운 장면에 대해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빛나는 순간을 의심하지 않는 마음. 그 기저에는 가족과 연인, 종교와 문학, 흔들리는 미래와 사회적 약자를 향한 다양한 형태의 관심이 자리잡고 있다.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들어가는 삶의 “멀미 같은 구간”에서도 애정은 발견되는 것이다. 젊은 시절 찾아온 고독, 우울, 불면과 맞선 시간 동안 저자가 꿈꾼 것 역시 치열한 사랑이었다. 그녀가 간구하던 ‘낯선 일상과의 연애’는 앵글과 펜끝을 지나 작품이 되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방식으로 다친 자리를 메워나가는 삶에의 태도가 ‘전방위 예술가’ 신현림을 만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일상의 가장 소박하고 친밀한 자리와 움직임 속에 있다. 일상 속에서 나만의 시선으로 아름다움을 찾아낸다. 그렇게 찍은 사진으로 그날이 그날 같은 사소한 일상과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사랑하는 느린 셔터 소리와 달짝지근한 햇살과 플래시를 사용하여 삶을 지탱하는 힘을 끌어내고 싶다. 바라보는 것마다 꿈틀거리고 움직이는 걸 나는 느낀다. 옷과 나무, 들판과 거리, 생물이나 무생물이나 울고, 웃고, 외치고 숨쉬고, 노래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 옛날 돌장승의 그 많은 숨결이, 속삭임이 아! 하는 탄성으로 들린다. 모두가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자기 존재감을 드러낸다. 살아 있음의 환희와 고뇌의 소리. 삶의 이치를 깨닫는 소리. _p.42 철저히 혼자가 되어 미칠 것 같은 현재의 적막한 시간을 최상의 순간으로 바꾸는 것.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확실한 실재감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이 삶의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면 덧없는 착각일지라도 잠시 희열감에 빠지기. 바라보는 대상에 가슴을 출렁거리게 하는 그 뭔가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아름다움일 것이다. _P.126 자신의 약력을 채운 수많은 저서 가운데 각별히 아껴온 산문집 『아我! 인생찬란 유구무언』을 십여 년 만에 재출간하면서, 저자가 가장 공들여 매만진 부분은 사진의 각(角)이나 꼴이 아닌 ‘채도’이다. 따뜻한 색감은 최대한 붉고 짙게 표현해 해당 프레임에 포착된 농밀한 감성을 보온하고, 차가운 색감의 사진이라면 날선 느낌을 극대화해 빈틈없는 창백함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소수점 단위로 오르내리는 눈금이 만든 미묘한 온도차를 그녀만이 알고 있었다. 사진을 감상하다보면 때로는 그로테스크하고 때로는 맑디맑은 그 작품들의 숨은 사연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산문집 안에서도 시의 속성을 잃지 않은 채 빛나는, 신현림 특유의 감각적 문장에 밑줄 긋는 일 또한 이 산문집을 읽는 묘미 중 하나다. “내면의 힘을 군량미처럼 모으는 시간” “단어들도 저마다 중량을 갖고 있지. 소고기 한 근 두 근처럼” “언젠가 만난 연탄재도 동전으로 보인다”와 같은 재치 있는 은유는 저자 마음속에 머무는 ‘소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개정판에 새로이 추가된 글들은 ‘인생의 작은 기적들’이라는 부제를 가진 5부에 함께 묶였다. 저자는 자신이 여러 계절 동안 목격한 사회의 서글픈 장면에 관한 몇몇 단상을 적고, 그것을 무관심의 굴레에서 구출하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되묻는다.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기억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가능’에 좀더 가까워지는 것이 희망이라고 말한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야”라고. 책 말미에는 수록된 작품 사진을 한데 모아 원제, 영제, 해당 페이지를 표시한 인덱스가 마련되어 있다. 전시 도록의 포맷을 빌려 원하는 작품을 한눈에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