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밤의 공작새
양장
가나출판사 2026.03.20.
가격
24,800
10 22,320
YES포인트?
1,24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카드뉴스로 보는 책

카드뉴스0
카드뉴스1
카드뉴스2
카드뉴스3
카드뉴스4
카드뉴스5
카드뉴스6
카드뉴스7
카드뉴스8
카드뉴스9
카드뉴스10

상세 이미지

책소개

저자 소개3

원저헤르만 헤세

관심작가 알림신청
 

Hermann Hesse

1877년 독일 남부 칼프에서 선교사 부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기숙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망쳐 나왔으며, 서점과 시계 공장에서 일하며 작가로서의 꿈을 키웠다. 첫 시집《낭만적인 노래》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정을 받았고, 1904년《페터 카멘친트》가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06년 자전적 소설《수레바퀴 아래서》를 출간했고, 1919년 필명 ‘에밀 싱클레어’로《데미안》을 출간했다. 가장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한 1920년에는《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클라인과 바그너》《방랑》《혼란 속으로 향한 시선》을 출간했다. 1946년《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과 괴
1877년 독일 남부 칼프에서 선교사 부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기숙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망쳐 나왔으며, 서점과 시계 공장에서 일하며 작가로서의 꿈을 키웠다. 첫 시집《낭만적인 노래》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정을 받았고, 1904년《페터 카멘친트》가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06년 자전적 소설《수레바퀴 아래서》를 출간했고, 1919년 필명 ‘에밀 싱클레어’로《데미안》을 출간했다. 가장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한 1920년에는《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클라인과 바그너》《방랑》《혼란 속으로 향한 시선》을 출간했다. 1946년《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수상했다. 1962년 8월 9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소설과 시, 수많은 그림을 남겼고, 평생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의미를 찾고자 했다.

헤르만 헤세의 다른 상품

그림오승민

관심작가 알림신청
 
세종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고, 한겨레 일러스트레이션 그림책 과정을 수료했다. 2004년 첫 창작 그림책 『꼭꼭 숨어라』로 한국 안데르센 그림자상, 국제 노마 콩쿠르 가작 상을 받았다. 2007 BIB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에 『못생긴 아기 오리』가 출품되었고, 2009년에는 『아깨비의 노래』로 볼로냐 국제 도서전 한국관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2023년에는 『오늘은 돈가스 카레라이스』가 ‘IBBY Selection of Outstanding Books for Young People with Disabilities’ 프로젝트의 최종 도서 목록에 선정되었다. 그
세종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고, 한겨레 일러스트레이션 그림책 과정을 수료했다. 2004년 첫 창작 그림책 『꼭꼭 숨어라』로 한국 안데르센 그림자상, 국제 노마 콩쿠르 가작 상을 받았다. 2007 BIB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에 『못생긴 아기 오리』가 출품되었고, 2009년에는 『아깨비의 노래』로 볼로냐 국제 도서전 한국관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2023년에는 『오늘은 돈가스 카레라이스』가 ‘IBBY Selection of Outstanding Books for Young People with Disabilities’ 프로젝트의 최종 도서 목록에 선정되었다. 그림책, 동화, 논픽션 등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로 200여 작품에 그림을 그렸다. 그림의 역할이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안내자’라고 생각하며, 각 작품의 소재와 주제를 잘 살릴 수 있는 다양한 그림 스타일을 지향한다.

『우주 호텔』, 『불량한 자전거 여행 3』, 『불량한 자전거 여행 4』, 『이루의 세상』, 『루호』, 『커다란 경청』, 『돌배』, 『초원의 법칙』, 『삶은 여행』, 『찬다 삼촌』, 『나의 독산동』, 『나는 안중근이다』, 『백 번 산 고양이 백꼬선생』 시리즈 등 많은 책에 그림을 그렸다. 쓰고 그린 책으로 『꼭꼭 숨어라』, 『붉은신』, 『오늘은 돈가스 카레라이스』, 『점옥이』, 『소원이 이루어질 거야』 등이 있다.

오승민의 다른 상품

연세대학교 독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인하대학교와 일본 바이카여자대학에서 아동 문학과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그림책 번역과 창작, 강연과 비평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플로리안과 트랙터 막스』,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이름 없는 나라에서 온 스케치』, 『비에도 지지 않고』, 『은하 철도의 밤』, 『작가』, 『끝까지 제대로』 등이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 『세탁소 아저씨의 꿈』, 『야호, 우리가 해냈어!』, 『나의 초록 스웨터』 등의 그림책과 미야자와
연세대학교 독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인하대학교와 일본 바이카여자대학에서 아동 문학과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그림책 번역과 창작, 강연과 비평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플로리안과 트랙터 막스』,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이름 없는 나라에서 온 스케치』, 『비에도 지지 않고』, 『은하 철도의 밤』, 『작가』, 『끝까지 제대로』 등이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 『세탁소 아저씨의 꿈』, 『야호, 우리가 해냈어!』, 『나의 초록 스웨터』 등의 그림책과 미야자와 겐지 원작을 고쳐 쓴 『떼쟁이 쳇』, 그리고 100일 동안 매일 쓴 산책 일기 『100일 동안 매일』 등이 있습니다.

엄혜숙의 다른 상품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2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72쪽 | 728g | 286*287*12mm
ISBN13
9791168092396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책 속으로

손님이자 친구인 하인리히 모어가 저녁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나와 함께 서재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가 말했습니다. “이상도 하지. 그 어떤 것보다 나비를 보면, 아주 생생하게 어릴 때 기억이 되살아나니 말이야.” 그러면서 그는 나비를 다시 제자리에 꽂아 두고 상자 뚜껑을 닫았습니다. “이걸로 됐어!”

나비를 잡으러 다닐 때면, 등교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알리는 시계탑 종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았어. 그리고 방학 때면 종종 채집통에 빵 한 조각만 달랑 넣고는 이른 아침부터 해 질 때까지 바깥에 있었지.

2년 뒤 우리는 덩치 큰 소년이 되었지만 내 열정은 여전히 한창이었어. 그러던 어느 날, 그 에밀이 공작 나방을 잡았다는 소문이 들렸어. 그건 내게, 내 친구 하나가 백만 마르크를 상속받게 되었다거나, 사라졌던 리비우스 책을 찾았다거나, 하는 것보다 훨씬 흥분되는 이야기였어.

공작 나방은, 갈색 날개가 가느다란 종이 띠로 팽팽하게 펼쳐진 채 나무판에 걸려 있었어. 나는 몸을 숙여, 아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았어. 털로 덮인 연갈색 더듬이, 우아하고 무척이나 부드러운 색감의 날개 가장자리, 아래 날개 안쪽 끝의 고운 솜털….

그러자 크고 이상야릇한 눈 네 개가 나를 바라보았어. 그림으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놀라웠어. 그것을 보고 있자니 이 굉장한 동물을 갖고 싶다는 참을 수 없는 충동이 솟구쳤어.

조심스럽게 재킷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공작 나방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어. 그런데 다시 살펴보기도 전에, 나는 이미 사고가 났다는 걸 알아차렸어.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지. 공작 나방이 망가져 버렸거든. 오른쪽 앞날개가 찢겨 나갔고, 오른쪽 더듬이도 사라져 버렸지.

그때 나는 하마터면 에밀에게 달려들어 목을 조를 뻔했어.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지. 난 비열한 놈이 되어 그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어. 에밀은 마치 세계 질서를 지키는 사법 기관처럼 나를 경멸하면서 차갑게 내 앞에 서 있었어. 에밀은 욕 한마디 하지 않고, 단지 나를 멸시하는 눈으로 바라보았지.

그때 나는 처음으로, 한번 망가뜨린 것은 결코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 본문 중에서

줄거리

“공작 나방만큼 열렬히 갖고 싶었던 건 없었어.”
어느 날 저녁, 요즘 나비 수집에 취미를 붙인 내가 수집한 나비들을 손님이자 친구인 하인리히에게 보여 준다. 하지만 하인리히는 나비에 얽힌 나쁜 기억이 있는지 탐탁지 않아 한다. 하지만 하인리히는 이내 마음을 바꾸고 부끄럽지만 내게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소년 하인리히는 처음엔 다른 취미들처럼 나비 수집에 그리 열중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밥 먹는 시간도 잊은 채 이 놀이에 흠뻑 빠진다. 그러다 자기가 잡은 파란 오색나비만큼은 친구에게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마당 건너편에 사는 에밀에게 향한다. 하지만 에밀은 날카롭고 냉정하게 나비의 결점에 대해 평가해 버린다. 하인리히는 상처를 받고 오색나비에 대한 기쁨을 크게 빼앗긴다. 이후로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나비를 보여 주지 않는다.
하지만 2년 뒤 지루한 에밀에게 공작 나방이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하고, 도감에서만 봤던 공작 나방 날개을 직접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자존심 때문에 망설이던 하인리히는 학교에서 소문이 사실이란 걸 확인한 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에밀네 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토록 보고 싶고 갖고 싶었던 공작 나방이 나무판 위에 팽팽하게 펼쳐져 있는 걸 발견한다. 하지만 종이 띠로 가려져 있어서 뒷날개에 있는 크고 환하고 독특한 눈만은 볼 수가 없다. 하인리히는 결국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떨리는 손으로 종이 띠를 떼어 내고 핀을 뽑아 버리는데….

출판사 리뷰

『밤의 공작새』를 펼치면 공작 나방의 날개처럼 매혹적인 세계가 열린다. 특히 나비를 채집하는 장면은 무척 아름답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눈부신 숲의 공기와 그곳에서 파르르 떨고 있는 존재를 향한 순수한 사랑이 지면을 채운다. 적어도 친구이자 경쟁자인 인물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렇다. 곧 나비(나방)는 삼각관계의 중심이 되고, 사랑하는 존재가 경쟁적으로 가치를 재는 사물로 변모하는 과정은 서늘하고 직설적이다.
열두 살 소년의 성장과 내면의 싸움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쉽게 꺼내 보이기 어려운 미묘한 감정의 변화와 혼란을 탁월하게 묘사해 소년의 시간을 감각하게 한다. 오승민의 그림은 이야기의 세 겹을 각각 다른 색과 질감으로 쌓아 올려 헤세의 이야기를 더욱 깊게 완성시킨다. 그날의 진실은 마치 렘브란트의 초상화처럼 빛과 어둠의 강한 대비 속에서 극적으로 드러난다. 공작 나방과 소년의 ‘눈’이 마주치며 서로를 비추는 그 순간에 말이다. 어린 시절 성장의 의미를 다른 각도에서 보고 싶다면 이 이야기를 꼭 만나길 바란다.
-한윤아(시각예술비평가)

“위대한 자화상의 단편”
-파괴를 통해 회복을 말하는, 성장 이야기
‘옮긴이의 말’에서 “『밤의 공작새』의 독일어 제목은 ‘Das Nachtpfauenauge’로, ‘Nacht’는 ‘밤’, ‘Pfauenauge’는 ‘공작의 눈’ 또는 ‘공작의 눈 모양 무늬’란 뜻이다. ‘Nachtpfauenauge’는 이 이야기의 제목이면서 중요한 모티프이기도 하다. 정확한 학명은 아니지만 이 이야기에서 ‘공작 나방’이라는 단어로 번역”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Nachtpfauenauge’란 단어는 ‘사투르니아’, 우리나라 학명으로는 ‘산누에나방과’라는 뜻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헤세가 지은 제목을 최대한 살려 ‘밤의 공작’이란 뜻과, 아주 예전엔 나비와 나방을 ‘여름 새’라고 부른 것에 착안해 ‘새’라는 단어를 붙였다. ‘공작 나방’이라는 신비하고 깊은 이미지가, 그림에서뿐만 아니라 제목에서도 독자에게 가닿길 바라서”(‘옮긴이의 말’에서)다.
첼러가 말했듯이 “위대한 자화상의 단편들” 중 하나인 이 작품에서 ‘공작 나방’은 굉장히 중요한 모티프이다. 욕망과 본능의 대상인 이 드문 동물은 주인공 하인리히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다. 이 신비로운 생명은 하인리히에게 경이와 아름다움의 상징이자, 자신의 비밀스러운 내면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천적을 놀라게 하기 위해 날개에 새겨진 이상야릇한 네 개의 눈은 감시와 방어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매혹의 이유이기도 하다. 영혼을 흔들 만큼 빠져들게 하고 파괴적인 세계가 공작 나방의 날개에 고대 지도처럼 새겨져 있다.
“위대한 자화상”이라는 말은 헤세뿐만 아니라 독자에게도 해당된다. 작품이 거울이 되어 독자들의 내면을 비추고, 삶의 한 조각을 응시하도록 이끌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순수한 본능과 욕망, 질투, 죄책감, 끝내 가장 소중한 것을 자신의 손으로 파괴하는 소년의 수치심과 모멸감을 매우 가깝게 느끼게 한다. 하인리히가 파괴한 것은 어린 시절의 찬란하고 순수한 순간들이자 어두운 본능, 즉 양면적으로 존재하는 이 둘 모두이다. “한번 망가뜨린 것은 되돌릴 수 없다”(본문에서)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한 부분을 부셔서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는 ‘회복과 성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되돌릴 수 없”는 건 손 쓸 수 없게 된 공작 나방뿐만 아니라,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는 소년의 내면을 말하기도 한다. 공작 나방은 이로써 성장의 통과의례가 된다. 이처럼 멀고도 깊은 ‘나’에서 온 이야기가 바로 『밤의 공작새』이다. 한윤아의 추천사에서처럼 “어린 시절 성장의 의미를 다른 각도에서 보고 싶다면 이 이야기를 꼭” 읽어 보길 바란다.

‘이야기의 겹’을 더욱 깊게 완성시킨 ‘그림의 눈’
오승민은 이 작품에서 ‘눈’에 주목한다. ‘그린이의 말’에서도 말했듯 “『밤의 공작새』의 나비(나방)는 정신분석학에서 영혼·자기 자신을 상징하기 때문에 ‘하인리히의 눈, 나방 날개의 눈, 에밀의 눈’을 연결시키려고 했”다. 반복적으로 그린 눈동자 이미지는 숨겨진 감정을 드러내고, 어떤 대상을 인식하게도, 직면하게도 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독자는 작품에서 표현된 눈동자 이미지를 통해, 오승민이 창조한 또 다른 ‘공작 나방 날개의 눈‘을 보는 것처럼 이상야릇하고 놀라운, 의외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것이다.
이처럼 본능을 드러내는 눈, 간절한 눈, 혼란스러운 눈, 경멸하는 눈, 매혹하는 눈, 감시하는 눈 등 우리가 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상징적인 눈의 의미지가 힘껏 발휘되었다. 오승민은 “눈동자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그렸다고 했지만 어느 것 하나 똑같은 ‘눈’은 없다. 여기에서 ‘반복’은 무엇인가 꿰뚫어보고 도달하여 직면하게 하는 ‘오승민이 탄생시킨 눈들’의 의도된 장치이다. 그리고 이 의도는 독자의 눈과 마음을 압도한다.
그럼 서사를 이끄는 그림의 연결은 어떠한가. 액자식 구성의 묘미를 살려 현재와 과거를 구분 짓는 프레임을 활용했다. 현재의 밤에서 과거의 낮으로 장면이 전환되는 구간은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시간의 흐름이 뚝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프레임이 확장되고 색이 바뀌면서 새로운 세계, 환하고 아름다우며 순수한 어린 시절로 가는 길은 초록빛으로 찬란하다. 그곳에 하인리히가 사랑한 존재인 나비가 있다. 하지만 이 세계에 불청객이 불쑥 끼어든다. 모범생이자 지루한 교사 아들 에밀이다. 이때부터 하인리히의 밝고 환한 초록의 세상은 조금씩 균열이 일어난다.
그 에밀이 공작 나방을 잡았다는 소문을 들은 뒤부터는 아직 보지 못한 공작 나방 날개의 눈이 하인리히에게 계속 따라붙는다. 이때 초록은 물러가고 어두운 색이 하인리히를 지배한다. 하지만 이분법적인 어둠과 밝음의 대비가 아니다. 공작 나방을 취했다가 돌려놓을 때 오가는 계단에서의 불안한 그림자, 드디어 대면한 공작 나방을 바라보는 하인리히의 눈 등 다분히 어둠이라고 말할 수 없는 미묘한 영역을 포착해 “다른 색과 질감으로 쌓아 올려 헤세의 이야기를 더욱 깊게 완성”(‘추천사’에서)시키고 있다. 한윤아가 “이야기의 세 겹”이라고 말한 마지막 부분은 파괴로 가는 길이자 성장의 통과의례이다. 오승민은 이 길을, 이야기 초반 어른인 하인리히가 창턱에 앉아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표현했던 보라색과 선들을 다시 소환해 연결되도록 했다.
클라이맥스인 하인리히가 종이 띠를 떼어 내자 모습을 드러낸 ‘공작 나방’의 모습은 실로 굉장하다. 사로잡힌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쓸 수 있을 것이다. 아마 ‘공작 나방’을 세밀히 모사하는 것으로 그쳤다면 이런 표현은 쓸 수 없다. 공작 나방에 새겨진, 의미를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무늬와 선들은 무의식 속에 자리한 여러 감정과 경이와 불안 등 아주 오래전부터 마음의 흔적들이 쌓인 것처럼 깊고 깊게 겹을 이룬다.
오승민은 이 작품에서 자기만의 ‘눈’을 여실히 보여 준다. 작가의 그림에도 눈이 있다면 아마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헤아려 본다. 이처럼 헤르만 헤세와 오승민이 만나 그림책 『밤의 공작새』라는 고전이 새롭게 태어났다.

옮긴이의 말
어린 시절 곤충 채집에 대한 열정, 한순간 남의 소중한 보물을 훔치고 망가뜨린 실수, 자신의 사과를 받아 주지 않는 에밀에게 받은 모멸감 등이 너무나도 섬세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눈 모양 무늬가 있는 공작새, 눈 모양 무늬가 있는 공작 나방. 눈 모양 무늬는 아름다우면서도 어딘가 기묘한 느낌을 준다. 공작 나방 날개에 새겨진 눈은 주인공에게 양심의 가책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마치 자신을 지켜보는 눈, 감시하는 눈 같았을 테니까. 청소년기의 강렬한 체험을 담은 멋진 작품을 우리말로 옮길 수 있어서 기뻤다. -엄혜숙

그린이의 말
나는 이 책에서 눈동자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그렸다. 눈은 세상을 인식하는 통로이자 감정을 드러내는 기관이다. 『밤의 공작새』의 나비(나방)는 정신분석학에서 영혼·자기 자신을 상징하기 때문에 ‘하인리히의 눈, 나방 날개의 눈, 에밀의 눈’을 연결시키려고 했다. 끝내 숨기고 싶어 했던 욕망과 본능을 대면한 뒤, 수치심을 느낀 소년 하인리히가 수집한 나비를 파괴하는 행동에는 자기 파괴를 통해 변화하고 회복하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어두운 본능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이야기. 『밤의 공작새』를 다시 만났고, 그릴 수 있어서 기뻤다. -오승민

리뷰/한줄평27

리뷰

10.0 리뷰 총점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22,320
1 2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