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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것
1. 현재 에이즈는 천형과도 같은 병입니다. 그것은 입에 올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감염자에 대한 편견이나 그들의 사회로부터의 소외 정도는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합니다. 이 책은 그런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약간이나마 완화시켜 주고 또한 에이즈에 대한 관심을 환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에이즈도 삶입니다. 단지 속도가 조금 빠를 뿐이지요”라고 한 환자는 말했습니다. 누구도 에이즈에 걸리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에이즈에 걸렸다고 삶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에는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도 에이즈를 통해 삶을 새롭게 각성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죽음을 마주하고 바라보는 삶의 이야기만큼 간절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2. 자살은 죽은 사람보다 산 사람에게 큰 상처를 남기는 것입니다. 지은이가 생후 18개월일 때, 그의 아버지가 자살했습니다. 이유는 모릅니다. 어린 아들은 창문을 바라보며 아버지가 돌아오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자살은 가족의 비밀이 되고, 또 입에 쉽게 담을 수 없는 일이 됩니다. 그렇게 자란 아들의 마음의 상처는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아물지 않습니다. 이 책에는 이런 자살 문제가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 너무나도 많은 자살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러한 자살에 대해, 그리고 생명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여럿 남겨줄 것입니다. 3. 에이즈는 불가항력의 죽음을 초래합니다. 자살은 선택에 의한 죽음입니다. 둘 다 불명예스러운 것이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가 이 책에서는 서로 연계됩니다. 지은이는 이 두 죽음의 접점에서 자신의 상처를 인식합니다. 우리 모두는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처를 깨닫고 치료하는 것이지요. 지은이는 자신의 상처를 깨닫고 스스로 치료해 나갑니다. 이러한 치료의 여정이 잘 그려져 있는 이 책은 상처 받은 영혼들이 돌아갈 수 있는 길 하나를 보여줄 것입니다. 4. 우리에게 의사는 안정된 전문직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또한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모습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지은이는 최고의 의학 교육을 받고 가난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의사가 되고자 합니다. 그는 운명처럼 에이즈 의사가 됩니다. 그리고 무수한 죽음 앞에서 의사로서 무력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보듬고 또 우리에게 전해 주려고 합니다. 밑바닥에서 남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아갔을 그들의 삶을, 그리고 죽음을 앞에 두고서만 깨달을 수 있었던 그들의 삶의 의미를 말이지요. 한때는 삶의 밑바닥까지 추락했지만 그것을 스스로 극복해 낸 그들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을 지은이는 참으로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삶에 방황은 있을지언정 위계는 없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