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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천천히, 그리고 한 걸음 더 가까이
chapter 1. 천천히, 그리고 한 걸음 더 가까이 한 걸음 더 가까이 김포살이 잃어버린 봄 선물 내 인생의 스승 옥수수 그 알알한 사랑 천변 이야기 목욕탕 풍경 불빛이 있는 곳에는 사람이 살더라 역지사지 꿈꾸는 풍선 chapter 2. 나무 한 그루의 사랑 나무 한 그루의 사랑 화담사 백일홍 어머니의 은목걸이 어머니의 발걸음 생명, 그 찬란함 지금은 연습 중 자식이 신앙 온몬으로 웃는 그 이별 썩은 밀알의 삶 가을, 그리고 이별 chapter 3. 내가 꿈꾸는 세상 청산도야! 하이디를 만나다 꿈을 찾아 떠나는 유랑 봄나들이 무등의 사계 봄의 들녘에서 섬,섬,섬. 올레를 걸으며 아! 우이도 또 다른 세상 섬진강, 그 찬란한 봄날 chapter 4. 삶이 낯설어질 때 삶이 낯설어질 때 잘 사는 법, 잘 죽는 법 올드한 것에 대한 애정 새집 줄게, 헌 집 다오 내가 정말 그들을 사랑했을까 잔소리방 정말 사랑한다면 집으로 오는 길 어쩔 수 없는 일, 어쩌지 못한 일 길 위에 두고 온 사랑 명함 한 장의 의미 chapter 5. 또, 다른 시작 또 다른 시작 비우고, 그리고 버리기 나이 듦에 대하여 나잇값에 대하여 인생을 다시 산다면 거기 뉘시오 살구라 듣고, 자두라 말한다 사진 하모니카 우리 집엔 TV가 산다 이 가을의 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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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도 하찮은 것은 없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던 그 존재 자체로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늘 머릿속으로는 하고 살면서도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려 노력했던 기억은 없다. 오히려 치열한 생존을 핑계 삼아 그런 내 삶의 방식을 정당화하면서 살아왔으니,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아온 셈이 아니던가.
이제부터라도 그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앞에 ‘천천히 그리고, 한 걸음 더 가까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렇게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노라면 내 삶도 훨씬 따뜻하고 밝아지지 않겠는가. --- 「한걸음 더 가까이」 중에서 내 마음 텃밭 한가운데도 휘고 굽은 노거수 한 그루가 있다. 봄, 여름, 가을. 좋은 계절 다 보내고 쓸쓸히 서 있는 고목 한 그루. 수령은 백 년도 채 되지 못했지만, 그 나무의 사랑은 내게 있어 만겁의 두께다.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못난 자식을 향한 사랑으로 진국 한 점 없이 다 소진해 버렸다. 가만한 바람에도 꺼질 것 같은 위태한 모습이다. 그렇지만 그의 가슴 한가운데에는 아직도 길고 추운 겨울 바람막이가 되어주고픈 소망의 등불이 꺼지지 않은 채다.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이 험난한 세상 지팡이가 되어주고자 하는 열망이 식지 않을 거다. --- 「나무 한 그루의 사랑」 중에서 바다 쪽으로 키 큰 나무들이 적어 계속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는 해안 절벽 길. 어디에도 이런 아름다운 길은 없다. 하늘과 바다와 그리고 나그네만의 오롯한 만남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길. 파도 소리 새 소리를 벗 삼아, 걷다 쉬다, 또 걷기를 반복하다 보면, 모든 것이 멈춰버린 세상, 그 고요함에 빠져버린다. 그러노라면 내가 누구인지도 잊어버리게 된다. 아니 본연의 나와 마주한 시간이다. --- 「청산도야!」 중에서 그랬다. 내 아픔은 바로 욕심을 버리지 못 한데서 기인한 것이었다. 극단적인 배금주의로 흐르는 현실을 향해 냉소를 보내면서도 결코 외면할 수도 없었던 이중적인 삶. 내가 아버지처럼 소신 있는 삶을 살았다면, 고민하지 않아도 될 문제였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나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아니 어쩌면 죽는 순간까지도 현실과 진실 사이의 거리를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도 용기도 갖추지 못한 위인인 것을. 그래서 앞으로도 내 삶은 여전히 낯선 길 위에서 고뇌하리라. --- 「삶이 낯설어질 때」 중에서 이 축복받은 시간을 더욱 큰 축복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내 노년의 평점도 가히 나쁘지 않으리라. 누추하고 볼품없는 노인네라는 칭호 대신 멋진 노인으로 불리기 위해, 나는 시방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 「또다른 시작」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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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별빛도 졸음에 겨운 밤 잠들지 못한 내 영혼이 원고지 앞에 앉아 풀어내는 그 넋두리들. 때로는 겨울 삭풍처럼 황량하기도 하고, 때로는 낙엽 뒹구는 가을밤의 고독이 진하게 배어있기도 하여 호기심 많은 독자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하겠지만, 그런 것에 마음 쓰지 말 일이다. 별을 헤는 순정함도, 가슴을 에는 이별의 아픔도, 그리움도, 모두 살아 있는 날들의 내 발자취이며 삶의 편린이지 않던가. 모든 에미들이 실팍지고 훤칠하고 영특한 아이를 소망하지만 다 부질없는 욕심이듯, 글 쓰는 사람들의 소망 역시 독자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남을 작품을 소원하지만, 어디 사는 일이 욕심대로 되어지던가.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지만 이 세상에 나온 후에는 내 주관과 운용에는 상관없이 한 개체로 뿌리내리고 한 세상 살아내듯, 내가 낳은 작품들 역시 내 활시위를 떠난 이상, 독자와 어떻게 만나질 것인가에 연연하는 것은 어리석음이 아니겠는가. 이대로 휴지로 버려진다 해도, 혹여 어느 이의 가슴에 따스한 바람으로 머문다 한들 이미 내 소관 밖의 일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