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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례
序文 닿지 못한 말 제 1 부 영조 (아버지의 그림자) 제 2 부 사도 (끝내 닿지 못한 아들의 마음) 제 3 부 이산 (너무 일찍 봄을 잃은 아이) 제 4 부 해후 ( 바람 끝에 다시 선 사람들) 에필로그 (닿지 못한 말, 닿은 마음) 作家의 말 (이산이 기억한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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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년간 얼어붙은 뒤주의 정적을 깨고, 마침내 피어난 화해의 연가”
역사의 비극을 일상의 온기로 녹여낸 작가 유블리안의 역사 소설 역사는 기록된 사실만을 말하지만, 문학은 그 이면에서 차마 뱉지 못한 진심을 기록한다. 소설 《이산의 봄》은 조선 역사상 가장 시리고 아픈 풍경인 ‘임오화변’을 배경으로, 왕이라는 무게 아래 무너져야 했던 한 가족의 뒤틀린 운명과 그들을 휘감은 고독의 실체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 완벽이라는 감옥, 그리고 뒤주라는 현실 영조와 사도, 그리고 이산. 이들 삼대는 역사 속에서 가장 찬란하면서도 가장 비참한 이름을 공유한다. 작가는 사도를 단순히 광기에 휩싸인 비운의 세자로 그리지 않는다. 대신, 어떤 말을 해도 ‘오답’이 되어버리는 이중구속의 굴레 속에서 자아가 마모되어가는 한 인간의 심연을 보여준다. 아들을 단련시키기 위해 비정을 택한 아비와, 그 비정함에 질식해가는 아들의 대립은 수백 년 전의 이야기를 넘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부모 자식 간 갈등과도 묘하게 맞닿아 있다. ■ 시공간을 초월한 귤 향기 같은 위로 이 소설의 백미는 단연 ‘공간의 반전’이다. 차가운 궐의 편전과 숨 막히는 뒤주에서 시작된 서사는, 어느덧 현대의 평범한 거실 소파로 이어진다. TV 속 드라마를 보며 자신의 비정을 타박하는 늙은 왕 영조와, 그런 아비에게 귤 한 조각을 건네며 “아버님”이라 부르는 사도의 모습은 독자에게 형언할 수 없는 해방감을 선사한다. 이는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역사가 차마 허락하지 못했던 ‘화해’의 순간을 문학적 상상력으로 완성해낸 치유의 기록이다. ■ 떠나간 것들보다 끝내 남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주인공 이산은 바람 끝에서 깨닫는다. 슬픔은 떠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슬픔을 통과해온 자신과 곁에 남은 이들을 온전히 마주하는 것임을. 작가 유블리안은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밀도 높은 문체로, 비극의 마침표를 찍고 비로소 ‘봄’으로 걸어 들어가는 이산의 성장을 서정적으로 그려냈다. 이 책은 역사를 사랑하는 독자뿐만 아니라, 가족이라는 이름의 무게에 짓눌려본 적 있는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쯤, 당신의 마음속에도 쌉싸름한 귤 향기와 함께 오래도록 기다려온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