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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황혼녘 백합의 뼈
반타 202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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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어떤 독백
1장 꽃봉오리와 비
2장 꽃과 바람
3장 가시와 뱀
4장 씨앗과 새
5장 재와 바다
역자 후기

저자 소개2

온다 리쿠

 

Riku Onda,おんだ りく,恩田 陸,熊谷 奈苗(くまがい ななえ)

기존 장르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 유연하고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 한국에서도 이미 든든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보기 드문 진짜 이야기꾼으로 연간 200편의 도서를 독파하는 문자 중독자로 유명하다.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난 그녀는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소설 『여섯 번째 사요코』로 데뷔했다. 이 책은 1991년 제3회 일본 판타지노벨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온다 리쿠의 소설은 뛰어난 대중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상 매체에도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다. 2000년에 데뷔작인 『여섯 번째 사요코』가 TV 드라마화된 데 이어,
기존 장르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 유연하고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 한국에서도 이미 든든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보기 드문 진짜 이야기꾼으로 연간 200편의 도서를 독파하는 문자 중독자로 유명하다.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난 그녀는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소설 『여섯 번째 사요코』로 데뷔했다. 이 책은 1991년 제3회 일본 판타지노벨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온다 리쿠의 소설은 뛰어난 대중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상 매체에도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다. 2000년에 데뷔작인 『여섯 번째 사요코』가 TV 드라마화된 데 이어, 2001년에는 『네버랜드』가 드라마화되었다. 2002년에는 『목요조곡』이 영화화되었으며, 2006년에는 『밤의 피크닉』이 영화화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그녀의 작품은 어떤 장르이든 인간의 원초적인 상실감과 그리움을 일깨운다. 매혹적이고 찬란하지만 그만큼의 어둠과 불안한 기운을 품고 있는 세계, 그 비밀스럽고 중독성 강한 이야기에 수많은 독자들이 열렬한 관심과 애정을 보내고 있다.

2005년에 발표한 『밤의 피크닉』은 남녀공학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로 아침 8시에 학교에서 출발하여 다음날 아침 8시까지 학교로 걸어서 돌아오는 '보행제' 행사를 배경으로,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자신의 고민을 좀 더 성숙하게 이겨내는 소년, 소녀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책은 그 해 '[책의 잡지]가 선정하는 베스트 10' 중에서 1위에 올랐고, 제26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및 '서점 점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책'을 투표로 선정하는 제2회 서점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 밖에도 『Q & A』는 2005년 제58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후보에, 『유지니아』는 제133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또 「도코노 이갸기」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인 『민들레 공책』이 제134회 나오키 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06년 12월에 발간된 『네버랜드』는 일본의 인기 아이돌 그룹인 V6와 쟈니스주니어가 출연하여 드라마로 만들어져 화제가 되었다.

또한 2009년 초, 140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라 가장 유력한 수상작으로 점쳐지며 최종까지 경합을 벌이기도 한 『어제의 세계』는 작가 스스로가 “내 소설 세계의 집대성”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의 야심작이다. 온다 리쿠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작품 전체를 타고 흐르며, 그녀의 놀라운 진화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 밖의 저서로는 『나비』, 『한낮의 달을 쫓다』, 『빛의 제국』, 『엔드게임』, 『삼월은 붉은 구렁을』, 『흑과 다의 환상』,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황혼의 백합의 뼈』, 『1001초 살인 사건』, 『코끼리와 귀울음』, 『굽이치는 강가에서』, 『도미노』, 『공포의 보수 일기』, 『토요일은 회색 말』 외 다수가 있다. 『여섯 번째 사요코』, 『네버랜드』, 『빛의 제국』이 드라마로, 『목요조곡』, 『밤의 피크닉』은 영화로 제작되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2020년에 발표된 『스키마와라시』는 오래된 건물을 허무는 곳에 나타나는 신비한 소녀를 통해 옛 시대와 새 시대가 교차하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불안을 특유의 향수 어린 시선으로 담아내어, 독자들로부터 이 작품이 바로 온다 리쿠 ‘노스탤지어 문학의 정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서구식 추리물과 달리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고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들로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켜 온 온다 리쿠는 인간의 원초적인 상실감과 그리움을 일깨우는 묘사로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 불린다. 미스터리, SF, 호러, 청춘소설, 음악소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매혹적인 이야기로 독자를 사로잡고 있다.

권남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스타벅스 일기』, 『번역에 살고 죽고』, 『혼자여서 좋은 직업』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집으로 가는 길』, 『소중해 소중해 나도 너도』, 『말해 봐 말해 봐 너의 기분을』, 『작고 작고 큰』, 『초밥이 옷을 사러 갔어요』 등과 「위기 탈출 도감」 시리즈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9월 04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436g | 128*188*24mm
ISBN13
9791194979050

책 속으로

“돌아가셨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리나코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네?”
“어머니 말이야. 왠지 지금도 바로 옆에 계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이상하지.”
딸이 할 법한 자연스럽고 정감 넘치는 말이다. 할머니가 계모라고는 하지만, 리나코는 생모에 관한 기억이 없다. 동생 리야코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바로 리나코의 아버지가 재혼했기 때문에 두 사람에게는 할머니가 실질적인 어머니였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가까이서 지켜봐 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것은 부모와 자식 사이의 깊은 유대감을 느끼게 하는, 마음 따뜻해지는 말 아닌가?
그러나 리세는 왠지 리나코의 말에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리나코는 절대 할머니가 곁에 있는 느낌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는 보이지 않는 할머니의 존재를 진심으로 두려워하고 있다.
--- pp.43-44

“확실히 많은 사람이 죽긴 했지만, 신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사람 또한 그만큼 많지 않을까.”
마사유키는 발을 멈추고 리세를 돌아보았다.
“혹시 기독교 신자?”
“으응, 아냐.”
“그러니? 다행이네. 화났나 해서.”
“설마.”
리세는 쓴웃음을 지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요컨대 선이건 악이건, 인간은 자신들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절대적인 존재를 만들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 그 절대적인 존재를 위해 누군가를 죽이고 살리는 일이 리세에게는 별로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그 절대적인 존재를 위해 산다는 점에서는 어느 쪽이나 마찬가지다.
--- p.53

두 사람 사이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피어올랐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었어, 좀 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리세는 와타루의 옆얼굴에서 그런 초조감을 읽었다.
예전에는 두 사람 사이에 강한 결속력이 있었다. 같은 집에서 살며 뭐든 다 얘기했고, 혈연을 뛰어넘는 공감대가 있었다. 그런 기억 때문에 지금의 거리감이 못마땅하고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사람은 같은 장소에 머물 수 없다. 각자의 세월에 이끌려, 다른 장소에서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 p.112

“그쪽 세계라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지만 어릴 때부터 줄곧 느껴왔어. 할머니에게는…… 우리 집에는 정체 모를 어둠이 크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걸. 난 언제나 겉모습밖에 보지 못했어. 내겐 보여주지 않기로 되어 있는 것처럼. 미노루 형과 리세는 옛날부터 장래 계획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반면 나는 뭐든 자유롭게 해주었어. 내심 난 기뻤지. 밝은 부분만, 자유로운 부분만 이대로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뒷부분 따위 알고 싶지도 관여하고 싶지도 않다, 그렇게 생각했었어.”
그쪽 세계.
와타루는 눈치채고 있었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해왔다. 그가 가진 빛은 어둠을 비추길 거부한 것이다. 리세는 허무하고도 지친 기분이었다.
--- pp.171-172

대단한 재주야.
모두를 모조리 불쾌하게 하는 그녀의 능력에, 리세는 불쾌함을 넘어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옛날 영화에 나오는 여배우처럼 손짓발짓에다 머리를 마구 흩뜨리며 이야기하는 리야코는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무대의 등장인물 같다.
게다가 이럴 때의 이 사람은 확실히 예쁘다. 이 사람에게 끌리는 남자가 있는 것도 왠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의 매력이란 보통 수단으로는 얻지 못한다.
“너는 성공할 소질이 있어, 리세.”
리야코는 혀 꼬부라진 소리로 집요하게 시비를 걸었다.
“우리 식구들에게는 소질이 있어. 아, 그러고 보니 너하고는 핏줄이 다르구나. 그렇지만 이 집에 살며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은 우리에게는 그 재능이 있을 거야. 고급 창녀의 재능 말이야. 우리를 봐. 난 보시다시피 솔직해서 늘 손해만 보지만, 언니는 생긋이 웃고 앉아서 어릴 때부터 여러 가지 것들을 손에 넣어왔어. 정말 존경해.”
그때까지 그냥 흘려듣고 있던 리나코의 얼굴빛이 바뀌었다. 모두 그 사실을 모르는 척했지만, 한층 긴장되는 공기를 느꼈다.
--- pp.196-197

둥실둥실 저 멀리까지.
모든 주술에서 벗어나.
파란 하늘은 조금씩 석양빛을 띠기 시작했다.
“그러네. 날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모든 운명에서 벗어나.
조각구름의 가장자리가 오렌지빛으로 물들어 있다.
“함께 날아가 줄래?”
모든 것을 버리고.
무의식중에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좋아.”
마사유키가 대답했다. 깜짝 놀라 그의 얼굴을 본다.
세계가 사라진 듯한 침묵이 흐른다.

--- pp.250-251

출판사 리뷰

빛과 어둠이 뒤섞인 황혼의 저택에서
백합꽃에 담긴 악의가 조용히 피어난다

영국에서 유학 중이던 리세는 ‘미즈노 리세가 반년 이상 살기 전까지는 집을 처분하지 말 것’이라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할머니가 살던 서양식 저택으로 돌아온다. ‘백합장’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러나 동네 사람들에게는 ‘마녀의 집’이라 불리는 저택에는 아름다운 두 고모 리나코와 리야코가 살고 있다. 자매인데도 정반대의 성격으로 자주 부딪히는 두 사람과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 리세. 집 안 곳곳에 드리운 지독한 백합 향은 세 사람을 항상 감시하는 듯하다. 이윽고 리세의 사촌 오빠 미노루와 와타루가 합류하지만, 두 사람의 등장을 전후로 이웃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독살되고 백합장을 떠나라는 편지가 날아오는 등 불길한 사건이 연달아 터진다. 백합장에 얽힌 의혹이 수면으로 드러날수록 서로를 향한 적의가 점점 부풀어가고, 모두가 각자의 속내를 숨긴 채 차츰 파국으로 치닫는다. 할머니가 리세를 저택으로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온 집 안을 떠도는 이 어지러운 백합 향은 죽은 할머니의 ‘경고’일지도 모른다…….

탁월한 오감 묘사로 독자의 심장을
서서히 조여오는 수준급 심리 서스펜스

온다 리쿠는 《황혼녘 백합의 뼈》에서 과하게 무서운 사건이나 자극적인 전개 없이 등장인물의 미묘한 심리 싸움만으로 독자를 쥐락펴락하는 문학적 재능을 여지없이 발휘한다. 세 사람이 사는 저택은 일견 평화로워 보이지만, 의심과 적의가 조용히 서로를 향하고 있어 독자를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미노루와 와타루가 합류한 이후 백합장 식탁에는 날 선 대화와 은밀한 유혹이 시시각각 오가고, 비밀스러운 눈짓과 치밀한 수싸움이 어지럽게 교차한다. 누구도 자기 패를 내보이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속내를 쉽게 간파하지 못한다. ‘적’과 ‘한 편’의 정체를 가늠할 수 없는 그 어두운 갈림길에서 독자의 예상은 번번이 엇나가다 큰 반전을 맞이할 것이다.

《황혼녘 백합의 뼈》는 온다 리쿠 특유의 감각적인 문장이 한층 살아나는 작품으로, 중요한 소재인 백합에 대한 묘사는 특히나 깊은 인상을 남긴다. 매서운 시선으로 집 안을 지켜보는 듯한 백합꽃은 작품에 직접 등장하지 않는 할머니의 존재를 독자에게 환기하며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 때조차 서늘한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선과 악이 혼재한 인물들의 내면, 어딘가 왜곡된 정신세계를 현기증이 날 정도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 밖에도 여름의 끈적한 습기, 정신없이 몰아치는 비바람과 가을의 스산함, 어둡게 가라앉는 해 질 녘의 불안한 풍경 등 오감을 활용해 묘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독자의 숨통을 서서히 옭아매는 뛰어난 심리 서스펜스다.

‘리세 시리즈’를 더욱 깊게 이해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이야기

전작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와 마찬가지로 리세는 질서정연한 세계에 침입한 이물질처럼 이야기의 무대에 등장하지만, 방황에 초점을 맞추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사건의 향방을 뒤집을 결정적인 카드를 지닌 인물로서 다른 인물들과 대등하게 극을 완성해 나간다. 또한 주변 인물들을 완전히 사로잡거나 혹은 끝없이 미워하고 경계하게 만드는 등 마성의 매력을 뽐내고, 한 수 한 수 조심스럽게 돌을 놓으며 승부사의 기질을 발휘하기도 한다.

전작에서 곁가지로 등장한 미즈노 가문에 관한 정보를 얻는 재미 또한 상당하다. 추후 발표된 단편에서 이들의 이야기는 또 한 번 변주된다. 즉 《황혼녘 백합의 뼈》는 ‘리세 시리즈’의 저변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가 사춘기의 가혹한 성장통에 관한 작품이었다면, 《황혼녘 백합의 뼈》는 혼란했던 소녀 시절과 작별하는 이야기, 한 시절을 떠나보내는 이야기다. 집안의 그림자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리세의 운명을 조금 더 진지하게 다룰 뿐 아니라 그런 리세의 정신적인 바탕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를 곳곳에 심어놓고 있어 ‘리세 시리즈’의 세계관에 몰입한 독자라면 다양한 방면에서 이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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