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들어가며
1장 사라지는 해변, 기억하는 바다 사라지는 모래언덕 백사장 복원 381억, 정동진의 아이러니 낙산해변, 콘크리트에 가려진 옛 풍경 모래밭 위에 세운 욕심 석탄화력발전소가 남긴 상처 영혼 없는 구조물들이 점령한 동해안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잠제 공사 소리에 묻혀가는 섬 침식에 무너지는 사각지대의 경고 변해버린 해변, 잠 못 이루는 날들 동해안에 퍼지는 톱니바퀴 자국 2장 바다의 침묵이 말하는 것 경력 30년 어부의 절규 인공어초만으로는 바다를 살릴 수 없다 허울뿐인 바다식목일 다시마가 떠난 바다 하천을 막는 모래언덕의 경고음 고향을 잃은 연어 녹조의 늪, 관광 명소의 그림자 성게의 수확량이 줄어든다 3장 바다를 잃은 사람들 모래에 막힌 어민들의 생계 관광 명소가 될까, 생태의 무덤이 될까 바다 옆에 선 거대한 침묵, 가동률 10%의 화력발전소 와이키키는커녕 흉물만 남긴 맹방화력발전소 피서객의 발길은 이어지는데 개방하지 못하는 해변 사라진 고향으로 돌아온 강릉 해변의 실향민들 해안의 허술한 방패가 된 해송 부식된 예술, 잊힌 바다의 기억 4장 바다가 다시 숨 쉬는 곳 어촌계가 심는 희망의 씨앗, 다시마 종묘 심기 자연과의 화해, 해안 침식지를 공원으로 바꾸다 주민이 가꾸고 자연이 품은 해변 바다가 품은 짧은 봄의 기억, 고르메 사라져가는 전통의 그물, 다시 바다에 드리우다 외국인 선원을 위한 케이팝 프로젝트 |
|
난개발과 해수면 상승이 맞물리면서 해안침식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해안 개발 시 인공구조물을 설치할 때는 철저한 환경영향평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의 평가 방식은 해안침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조사와 예측도 부실하다. 해안사구는 육지와 바다 사이에서 퇴적물을 조절하고 폭풍 해일로부터 해안과 농경지를 보호하는 완충 역할을 하지만 각종 개발로 인해 그 기능이 위협받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이 지속되면 사구와 사구식물 모두 사라질 수 있는 만큼 해안사구의 보호와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 2024년 여름,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는 더욱 커지고 있다. 9월 중순이 지났음에도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최근 4년 동안 동해안에는 해안을 직접 위협할 만큼의 대형 태풍이나 폭풍, 해일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해안사구를 덮칠 재난·재해가 닥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 p.20~21 강릉 남항진 해안은 한때 해안 침식으로 마을 일부가 위협받았던 지역이다. 너울성 파도와 잦은 태풍으로 피해 우려가 커지자, 강릉시는 2002년 ‘연안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대대적인 해안 정비에 나섰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총 3년에 걸쳐 도류제와 돌제를 설치하는 연안정비 사업이 추진됐다. 당시 사업 관계자는 “공사가 완료되면 하시동리와 남항진리 일대가 예전의 해변으로 복원되고, 태풍으로 인한 침식 피해도 사라질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침식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구간에서는 모래 유실이 가속화되며 해안선이 후퇴했다. 가시적인 복원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정부는 2010년부터 잠제 6기를 추가로 설치하며 해안 안정화에 다시 나섰다. 그러나 2025년 11월, 확인한 잠제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일부는 모래에 묻히거나 파손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돌덩이들이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 바닷속에서, 제 역할을 잃은 잠제는 본래의 역할을 거의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p.50 사람들은 바다의 환경 문제에 무관심하다. 육지의 산불에는 즉각적인 관심과 대응이 이루어지지만, 바다에서 해조류가 죽고 바다숲이 사라져도 제대로된 조사나 보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바다식목일’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5월 10일 바다에 해조류를 심는 행사가 있지만, 대부분 일회성에 그친다. 시민들의 인식은 여전히 낮고, 정책과 예산도 부족하다. 바다식목일은 행사와 캠페인 중심으로만 운영되고 있으며, 연중 지속되는 해중숲 조성과 관리 정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또, 산림녹화에 비해 해양생태 복원 관련 사업 예산은 현저히 적다. 진정한 복원은 단지 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바닷속 생태환경을 회복하고, 사라진 생물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장기적이고 과학적인 복원 계획이 필요하다. --- p.88 강원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김인호 교수는 “하천에서 내려가는 모래는 자연스럽게 바다로 흘러가야 하지만 동해안 하천 대부분은 그 흐름이 막혀 있다”라며 “동해안 연안침식을 막기 위해서는 하천에서 유입되는 모래를 침식이 심각한 지역에 적절히 공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하구에 쌓이는 모래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침식된 지역에 다시 공급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구는 바다로 유입되는 하천의 종착점으로 일반적으로 모래와 퇴적물이 이동해 해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하늘에서 바라본 하천 하구는 모래언덕이 형성되면서 이러한 자연스러운 이동이 차단되어 있었다. 그 결과, 해안선이 파도와 조류에 의해 급격히 침식되고 있다. 하천 하구 모래언덕 문제가 해안선 침식과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 p.120 한때는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신선한 회를 저렴하면서도 맛깔스럽게 먹을 수 있는 횟집들이 줄지어 있어 시민들이 선호하는 해변이었다. 그야말로 가성비 좋은 횟집이 있는 해안가였다. 꽃밭 소문을 듣고 방문했다는 한 강릉시민은 회를 먹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자주 왔던 곳인데, 횟집은 철거되어 아쉽지만 노란 유채꽃밭으로 변해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동해안 해안가는 소나무(해송)가 천편일률적으로 덮여 있는데, 이곳은 노란 유채꽃으로 조성돼 있어 신선함을 주고, 더 많은 볼거리가 생겼다고 기뻐했다. 동해안은 고파랑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연안표사이동으로 인한 연안침식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이곳은너울성 파도로 인해 해안가 도로뿐만 아니라 주택이 파괴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임시방편으로 응급복구를 펼쳐왔던 지역이다. 지난 2021년 연안침식실태조사에서 해안침식 위험등급으로 판정받은 이후 2023년도 역시 같은 등급으로 판정되었던 위험 지대이기도 하다. --- p.201~202 |
|
소리 없이 변하는 바다의 침묵이 말해주는 것
우리나라 해안 개발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해안 침식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을까. 강릉시 안인해변의 하시동·안인 해안사구는 다양한 염생식물과 멸종 위기종이 서식하는 장소로 2008년 생태경관 보존지역으로 선정되었지만, 2020년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해상공사가 시작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넓은 해변의 모래가 유실되며 면적이 줄어들고, 각종 시설물들이 쓰러져 주민과 방문객을 위협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무분별한 해안 개발은 연안 침식을 초래하여 인근 주민들의 삶에 피해를 주고 있다. 해안 침식은 바다 생태계에도 큰 변화를 만들었다. 해조류와 해초가 급격히 줄어드는 ‘바다사막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한때 울창했던 바다숲은 황폐한 모래밭과 하얀 암반으로 변했다. 해양 생물에게 집이자 먹이가 되어주는 파래, 매생이, 미역, 톳, 다시마 등의 해조류는 인간의 귀중한 식량 자원이자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육지의 산불에 재난재해를 선포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처럼, 바닷속 비상 상황에도 신속한 대처가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살리기 위해 심는 희망의 씨앗 바다에 의지해 사는 어민에게 항구가 막히는 것은 곧 생계를 위협하는 일이고, 삶의 터전을 빼앗는 것이다. 화력발전소와 방파제 건설 후 항구로 이동한 모래가 퇴적되면서 입구가 막히고, 수심이 얕아지면서 바다에 띄운 어선이 바닥에 부딪히지만, 어민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제철 생선을 잡으러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해변에 세운 시설물들은 해안 침식과 함께 흉물로 변했다. 또한 여름철 피서객들로 붐벼야 하는 해변은 관련 사업자로 인한 갈등으로 정식 개장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바다가 병들어 가는 모습을 지켜만 볼 수 없는 어민들은 바다를 살리기 위해 나선다. 한때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모습이 거의 사라진 양양 광진리해변을 살리기 위해 양양 지역 어민들은 참다시마 종묘 이식 작업을 하였고, 다시마숲의 복원이 점차 이루어지고 있다. 해안가의 인공구조물 대신 완충구역을 만든 강릉시 사근진해변은 친환경공법의 성공으로 백사장이 회복되고 자연생태계가 회복되었다. 바다는 늘 우리 곁에 있지만 그 변화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무너지는 해안선, 사라지는 풍경』은 사라지는 해변과 무너지는 해안선을 기록하여,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바다의 풍경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제는 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함께 바라보고, 우리가 지켜야 할 바다의 미래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