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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4
1부 겨울 사랑 겨울 사랑•11 겨•12 우체국 앞에서•14 가을 나이•15 나무의 기도•16 붉음에 대하여•18 고추 벌레•19 여름 오후•20 위안•22 제비꽃•23 4월•24 생의 꽃•26 아내•27 사랑합니다•28 2부 사랑, 그거 사랑, 그거•33 아침의 약속•34 사랑은 그랬다•35 무꽃•36 꽃•37 마음•38 채송화 (하나)•39 유월•40 수련 (하나)•41 꽃 사돈•42 채송화 (둘)•44 꽃씨를 심으며•46 연꽃 피다•47 시간이 어디쯤 왔을까•48 3부 우산 인동초•53 우산•54 담•56 접시꽃•58 별•59 수련 (둘)•60 처서•61 가을 엽서•62 이별을 위한 시•64 9월•65 풍접초•66 태풍 전야•68 운주사•69 이명•70 가을 당부•72 4부 어느 부부의 노래 샤프란•75 어느 부부의 노래•76 달이 걷는 길•78 상사화•80 첫, 눈•81 봉숭아꽃물•82 무명시인•84 겨울•86 피에타•87 신은 정말 있는 걸까•88 몸 열어 상처를 핥았다•91 기도•92 여수 동백 (1)•94 여수 동백 (2)•96 여수 동백 (3)•98 5부 사랑 거리 타래붓꽃•103 사랑 거리•104 봄•106 봄꽃•108 백목련•109 머위•110 연리지•112 불꽃•115 4월 꽃•116 박태기•118 불면•120 흰 제비꽃•122 노랑 어리연꽃•124 슈퍼문•126 ■ 라이너 노트•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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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1.우체국 앞에서 (2:58) 시: 이비단모래·작곡: 오인택 부칠 편지가 없어도 마음이 오래 머무는 장소가 있다. 그리움은 주소 없 이도 먼저 발송된다는 사실을 조용히 깨닫게 하는 노래다. 2.사랑합니다 (3:09) 시: 이비단모래·작곡: 오인택 가장 늦게 도착하는 말, 그래서 가장 아픈 말에 대한 노래. 미뤄두었던 고백을 다시 꺼내어 낮은 숨으로 건넨다. 3.사랑, 그거 (2:36) 시: 이비단모래·작곡: 오인택 사랑을 정의하지 못하면서도 사랑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 기. 부질없다 말하면서도 끝내 놓지 못하는 힘을 담담하게 노래한다. 4.우산 (2:52) 시: 이비단모래·작곡: 오인택 늘 곁에 있었지만 잃을 것 같을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존재. 보호와 감 사가 뒤늦게 도착하는 순간을 그린 노래다. 5.별 (3:24) 시: 이비단모래·작곡: 오인택 사랑은 닿을 수 없음을 알면서도 바라보게 되는 방향이다. 불을 통과해 야만 빛이 된다는 사실을 별의 이미지로 전한다. 6.나무의 기도 (2:53) 시: 이비단모래·작곡: 오인택 버티는 삶 자체가 하나의 기도일 수 있다는 고백. 바람 속에서도 서 있 는 존재의 존엄을 낮고 단단하게 노래한다. 7.기도 (3:02) 시: 이비단모래·작곡: 오인택 더 갖기 위한 기도가 아니라 덜 다치기 위한 기도. 사람을 향해 조금 더 조심스럽게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8.봄 (2:23) 시: 이비단모래·작곡: 오인택 긴 겨울을 건너온 사람에게 건네는 조용한 위로. “여기까지 오느라 애 썼다”는 말이 음악이 되는 순간이다. 9.연리지 (2:17) 시: 이비단모래·작곡: 오인택 기쁨뿐 아니라 통증까지 함께 견디는 사랑의 형태. 함께 늙어간다는 말 의 무게를 절제된 감정으로 풀어낸다. 10.4월 꽃 (3:14) 시: 이비단모래·작곡: 오인택 떠난 이를 기억하는 가장 조용한 방식에 대한 노래. 해마다 같은 자리에 피는 꽃처럼 반복되는 애도의 시간이다. 11.노랑 어리연꽃 (3:09) 시: 이비단모래·작곡: 오인택 붙잡지 않고 흘려보내는 사랑에 대한 노래. 물 위에 떠서 건너가는 마음 처럼 투명한 여운으로 앨범을 마무리한다 --- 「앨범 크레딧 (Credits) 이비단모래 시집 『사랑, 그거』 OS」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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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부질없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결국 사랑으로 하루를 산다. 시큰거리는 무릎을 일으켜 세우고, 캄캄한 길에서도 한 발을 더 내딛게 하는 힘. 설명할 수 없기에 더 자주 기대게 되는 무엇. 합리적이지도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으며, 때로는 어리석기까지 한 그 마음이 우리를 움직인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일, 퇴근 후 지친 몸으로 누군가의 전화를 받아주는 일, 밤늦게까지 책상 앞에 앉아 누군가를 생각하는 일. 그 모든 것이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그래서 사랑은 정의가 아니라 습관이 되고, 선택이 아니라 생활이 된다. 우리는 사랑을 하기로 결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어느 순간 발견할 뿐이다.
우산은 늘 곁에 있었지만 비를 다 맞고 나서야 그 그늘을 실감하게 된다. 햇살 좋은 날에는 무겁고 불편한 짐처럼 느껴지던 것이, 소나기가 쏟아지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존재가 된다. 보호란 그런 것이다. 눈에 띄지 않게 곁에 있다가, 잃을 것 같을 때 비로소 존재가 된다. 부모의 사랑도, 오랜 친구의 우정도, 익숙한 일상도 모두 그렇다. 있을 때는 당연하게 여기다가, 없어질 위기에 처해서야 그것의 무게를 깨닫는다. 별 또한 마찬가지다. 닿을 수 없음을 알면서도 그 방향으로 마음을 세워보는 일. 밤하늘의 별을 보며 소원을 비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어리석음을 통해 희망을 배운다. 사랑은 불을 통과하지 않으면 끝내 빛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렇게 배운다. 고통이 없는 사랑은 없고, 상처 없는 관계도 없다. 우리는 타오르고, 재가 되고, 그 재 속에서 다시 무언가를 피워낸다. 이 노래시집의 한가운데에는 기도가 있다. 무엇을 더 얻기 위한 기도가 아니라, 덜 다치기 위한 기도다. 성공을 바라는 기도가 아니라,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라는 기도다. 다른 이를 찌르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낮추는 마음이다. 화를 내지 않으려고 숨을 고르고, 상처 주는 말을 삼키고, 미움 대신 이해를 선택하는 일.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때로는 불의 앞에서도 침묵해야 하고, 억울함을 품고도 웃어야 한다. 나무가 바람 속에서 더 단단한 나이테를 두르듯, 사람도 그렇게 오늘을 견딘다. 한 번의 폭풍으로 쓰러지지 않기 위해, 오랜 시간을 버티며 뿌리를 내린다. 사랑, 그거는 결국 그런 태도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쉽게 부러지지 않는 단단함과, 그럼에도 여전히 유연한 부드러움을 동시에 가지는 일. 그리고 어느 순간 봄이 온다. 요란한 신호도 없이, 예고도 없이. 어제까지 앙상했던 가지에 어느새 연두빛 잎이 돋아 있고, 얼어붙었던 땅에서 풀들이 고개를 내민다.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는 말은 봄이 아니면 건네기 어려운 위로다. 추운 겨울을 견뎌낸 모든 생명에게, 봄은 그렇게 말을 건넨다. 잘했다고, 버텨줘서 고맙다고, 이제 조금은 쉬어도 된다고. 그 말 한마디로 사람은 다시 숨을 고르고, 다시 사람을 향해 걸어간다. 힘들었던 시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다. 봄은 망각이 아니라 위로이고, 망각이 아니라 계속하기 위한 힘이다. 연리지는 사랑의 가장 어려운 모습을 보여준다. 두 나무가 하나로 얽혀 자라는 것, 그것은 아름다운 전설이지만 동시에 고통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기쁨만이 아니라 통증까지 함께 감당하는 일. 한 나무가 아플 때 다른 나무도 함께 아프고, 한쪽이 기울면 다른 쪽도 함께 기운다. 떼어낼수록 더 깊이 파고드는 상처마저도 사랑임을 인정하는 일. 서로를 붙들고 있는 것인지, 서로에게 묶여 있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을 때가 있다. 함께 늙어간다는 것은, 그 상처를 끝내 버리지 않는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젊은 날의 열정이 사그라지고,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익숙함으로 바뀌어도, 여전히 곁에 남아 있기로 선택하는 일. 그것이 연리지가 보여주는 사랑의 진짜 모습이다. 4월의 꽃은 떠난 이를 위한 가장 조용한 예의다. 기억은 소리 내어 울지 않아도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아픔으로 핀다. 벚꽃이 흩날리는 거리를 걸으면서 우리는 함께 걷지 못하는 사람을 떠올린다. 진달래가 피는 산길을 오르면서 더 이상 함께 오를 수 없는 이를 생각한다. 꽃은 흐드러지지만, 그 아래에서 그리움은 여전히 머문다. 아름다움 뒤에 가려진 슬픔, 화사함 속에 숨겨진 공허함. 꽃이 질 때마다 우리는 무언가를 잃는다. 하지만 또 피어날 것을 알기에, 우리는 그 상실을 견딘다. 사랑, 그거는 사라진 뒤에도 이렇게 남는다. 손으로 만질 수 없어도, 목소리로 부를 수 없어도, 매년 같은 계절이 되면 우리의 가슴속에서 다시 피어난다. 마지막에 이르면 사랑은 더 이상 붙잡는 일이 아니다. 노랑 어리연꽃처럼 물 위에 띄워 흘려보내는 일이다. 연꽃은 뿌리를 내리지 않는다. 물결을 따라 떠다니며 어디론가 흘러간다. 그것이 이별의 아름다운 방식이다. 놓는다는 것은 잊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함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 노래들은 한다. 떠나보낸 사람이 내 곁에 없다고 해서 그 사람과의 추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이 내게 남긴 말들, 함께 나눴던 시간들, 그리고 그 사람을 통해 배운 것들은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경험이고,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그래서 끝난 사랑도 여전히 사랑이고, 떠난 사람도 여전히 사랑했던 사람이다. 이 시집의 노래들은 불꽃이 아니다. 크게 타오르지 않는다. 한순간 밝게 빛나다 사라지는 화려함이 아니라, 오래도록 작게 빛나는 은은함이다. 대신 꺼지지 않게, 손에서 손으로 건네진다. 촛불이 다른 촛불에게 불을 나눠주듯, 이 노래들도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전해진다. 듣는 이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그렇게 계속 이어진다. 오늘 이 노래들을 읽고 듣는 당신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하루를 살아냈다면, 당신 역시 이미 사랑, 그거를 지나온 사람이다. 누군가를 위해, 혹은 스스로를 위해, 아니면 그저 내일을 위해 오늘을 견뎌낸 모든 순간이 사랑이었다. 그것을 알아차리든 그렇지 못하든, 당신은 이미 사랑 속에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시집은 그 사실을 조용히 일깨우기 위해 여기 있다. 시인의 말 백지 한 장을 앞에 놓을 때마다 아득하다 겨울 산의 나무였을지도 모를 가을 산 단풍이었을지도 모를 나무의 헌신이 내 앞에 올 때마다 나는 나이테를 세어야 했다 나만큼 살기는 한 걸까? 또 하나의 나이테를 얹으며 숨을 고른다 갈피마다 들어있을 삶의 시간들 노래가 되어 나온다면 … 박차를 가할 일이라고 그냥 고마운 분들 천숙녀 선생님과는 어떤 인연일까 또 그 인연을 엮은 건강신문사와는 … 다 백지 같은 나무로 서로 숲을 이루는 사이가 아닐까 2026년 3월 이비단모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