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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1년 10개월, 그리고 경력이라는 말 1장. 기울어가는 도시 2장. 어떤 광장에서 3장. 다섯 개의 벽 4장. 제도의 미로 5장. 기업의 속사정 6장. 우리 먼저 살아보자 7장. 태권도장 2층 8장. 남강이 다시 흐르려면.. 9장. 바람의 이름 10장. 안으로 들어가다 11장. 두 개의 트랙, 긴 싸움 12장. 순유입, 그 작은 부호 하나 에필로그 ? 세 통의 편지 부록 1: 시민제안서 『남강이 다시 흐르려면』 23개 정책 제안 요약 부록 2: 인구감소지역 89곳 현황과 본 소설의 적용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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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지방소멸이 학술 용어에서 일상어가 된 지 10년. 매년 1조 원의 대응기금이 풀리고 청년 정책이 쏟아지지만, 청년은 여전히 떠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이 소설은 그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다. 『남강, 다시 흐르다』는 인구 27만의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광장에서 우연히 만난 5명의 청년이 5년에 걸쳐 협동조합과 시민 정책보고서를 거쳐 한 도시의 행정혁신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이 책의 진짜 무게는 정책적 정밀함에 있다. 1년 11개월 해고를 끝내는 신입채용 직접지원금, 회사가 아니라 사람이 이전하는 정주 패키지, 부서 칸막이를 허무는 원스톱 통합지원센터까지, 한국의 89개 인구감소지역이 지금 당장 검토할 수 있는 구체적 설계가 소설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정책 보고서가 문학의 형태를 빌리는 일은 흔하지만, 이 책은 두 장르의 어색한 결합이 아니라 본질적 융합이다. 작가는 청년을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다.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라 대체 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 ? 이것이 이 책의 가장 본질적인 메시지다. 기존 행정가와 정치인 또한 단순한 비판 대상이 아니다. "23개 제안 중 11개는 제가 재임 중 상정했던 안이에요. 전부 좌초됐어요. 제가 공무원이었기 때문에요"라는 한 퇴직 부시장의 고백은, 보수성이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학습된 생존 전략이라는 통찰을 보여 준다. 작품의 정점은 84세 박순옥 할머니의 말이다. "너희가 한 일은 이 동네를 안 떠난 거야. 근데 안 떠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을, 너희 전에는 아무도 몰랐어." 떠나는 청년을 합리적이라 여기고 남은 청년을 무능하다 여겨 온 한국 사회의 위계를, 작가는 한 노년 여성의 입을 통해 조용히 뒤집는다. 책 말미의 세 통의 편지는 이 작품을 시민 매뉴얼로 격상시킨다. 청년에게 "먼저 살아남으라, 그리고 만나서 헤어지지 말라"고, 공무원에게 "이름이 아니라 제도로 남으라"고, 정치인에게 "선거는 4년이지만 도시는 400년"이라고 작가는 차분히 말을 건다. 우리는 지방소멸 르포도, 지방자치 학술서도, 청년 사회 비평도 가졌다. 그러나 이 셋이 한 인물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며 정책 설계로까지 이어지는 소설은 갖지 못했다. 이 책은 그 비어 있던 자리를 채운다. 청년에게는 결심을, 공무원에게는 명분을, 정치인에게는 임기 너머의 시야를, 시민에게는 자기 도시를 다시 들여다볼 이유를 준다. 강은 누군가 발을 디딜 때 다시 흐른다. 이 소설을 덮은 독자가 자기 도시의 강을 떠올린다면, 이 책은 이미 자신이 할 일을 다 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