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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가슴에 품은 칼
불 지르기 무사한 사람들의 축배 그 많던 아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온몸으로 살아가기 작가의 말 또 한 권의 소설집을 보태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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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들고 썩어빠진 이 세상을 아주 당연한 듯, 태연하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밉고 싫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행색이나 표정이 정말 밉고 싫었다. 그 위선이, 그 무감각함이, 너무너무 싫고 미웠다. 그 미움과 싫음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뱃속에 차오르면 나는 무작정 뛰쳐나가 세상에 불을 지르고 싶었다.
나는 상상했다. 대형 방화를 일으켜 세상을 경악과 공포에 사로잡히도록 만든 다음 나는 자수한다. 신문과 방송사 기자들이 떼로 몰려와 앞을 가로막고 취재에 혈안이 될 것이다. 나는 당당하게 말할 것이다. 내가 세상과 대적하기 위한 최후의 방법이 이것뿐이었다고. 대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달콤하고 깊은 잠에 빠져 오로지 자기 속에만 갇혀 사는 세상 사람들에게 경고할 방법이 이것밖에 없었노라고. 나는 외치고 싶었다. 세상 사람들아, 영문 모를 불길이 타오르니까 좀 놀랬냐? 좀 무섭고 불안하지? 너희들 집 담장 안으로도 머지않아 불쏘시개가 던져질지도 몰라. 정신 좀 차리는 게 좋을 거야. 당신들 옆에 누가 살고 있는지 한 번쯤은 되돌아보는 게 좋을 걸. 나 같은 방화범이 당신들의 곁에도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성폭행범이나 유괴범만 무서워할 것이 아니라고.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드디어 나는 방화를 실천하기로 작심했다. ---「불 지르기」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