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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라서 참 고맙다.
희망은 좀체 보이지 않고 상처와 결핍으로 가득한 우리네 인생. 하지만 절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누구에게나 마음을 마주하며 함께 하는 이가 있기 때문이다. 뭐든 살아있는 건 사랑이 가장 중요하니까. 무엇보다, 언제나 혼자보단 여럿이 나은 법이니까.
2015.02.10.
청소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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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트남에서 온 작은엄마
2. 말 근육 광수, 우윳빛 우주 3. 살문리는 꽃 대궐 4. 광수와 나 5.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6. 뜬 모 내기 7. 꼬맹이 8. 우주가 물었다. “넌 꿈이 뭐야?” 9. 소꿉친구 지희 10. 가족 11. 길고양이 12. 광수네 이야기 13. 베트남에서 온 로앤 14. 꿍어, 꿍안, 꿍떰 15. 긴 장마 16. 용마와 아기 장수 17. 포도 수확 18. 가을이 풍요의 계절이라고? 19. 화재 20. 살문리 사총사 21. 졸업식 22. 너는 내 운명? 23. 상처가 아물다 24. 겨울은 봄을 이기지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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꿍어, 꿍안, 꿍떰. 함께라서 참 고맙다.
도서2팀 김도훈 (청소년 담당 / eyefamily@yes24.com)
2015.02.11.
힘들다 대한민국, 죽겠다 청소년. 요즘 청소년은, 참 힘들다. 학교 갔다가 학원 가고, 학원 마치면 또 학원을 가고, 이제 끝났다 싶으면 또 다른 학원을 향한다. ‘다른 아이들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데, 남들처럼 하지 않으면 넌 실패할 수 밖에 없어.’ 부모와 사회에 의해 강요된 현실 속에 숨쉴 여유조차 없다. 자신만의 꿈을 꿀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한다고 나아지기는커녕 대학에 들어가면 스펙 쌓기와 취업 전쟁의 한복판에서 더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이런 사회라서, 너무 미안하고. 물어본다. 세상을 바라보는 건강한 시선. 강화도 살문리의 중학생 사총사도 이런 현실을 피할 수 없다. 도시와는 분명 다르지만 농촌만의 또 다른 현실이 이들 앞에 펼쳐진다. 비단 학업 문제뿐만 아니다. 주인공 유정이는 태어날 때부터 소위 ‘언청이’로 태어나 말을 더듬어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는다. 엄마로부터 버림 받은 후 할머니와 작은아버지 가정에서 자랐고, 변변치 않은 가정 형편 때문에 학원은 갈 엄두도 나지 않는다. 사총사 친구들 또한 갖은 고민과 상처를 안고 중학생 시기를 보낸다. 하지만 유정이와 친구들의 아파하는 이유를 찬찬히 따져 보면 대부분 아프지 않아도 될 것들이다. 비난 받지 않아도 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의 어긋난 시선은 수군거리며 손가락질 하게 만든다. 그냥 다른 것일 뿐인데 틀린 거라고 오해하게 한다. 『모두 깜언』은 세상을 바라보는 건강한 시선이 과연 무엇인지, 스스로 물어보게 한다. 엄마의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 자녀가 놀림 받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엔 미국 사람이면 있어 보이고, 베트남 사람이면 무시하는 폭력적인 시선으로 가득하다. 누가 갓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로 하여금 베트남 사람인 엄마를 부끄럽게 만드는가? 오히려 놀리는 아이들과 삐딱한 시선을 대물림 하는 어른들이 더 부끄러울 뿐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더라도 수용하고 인정하는 마음, 장애가 있는 사람을 피하고 수군대기 보다 있는 그대로 동일한 인격체로 대하는 건강한 시선. 소설은 다양한 군상들의 이야기를 통해, 소위 말하는 '성공'보다 훨씬 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꿍어, 꿍안, 꿍떰. 함께라서 참 고맙다. 나이는 어리지만 갖가지 인생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힘든 청소년들. 꿈과 사랑보다 눈물과 상처로 가득한 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나이를 먹고 자라더라도 나아지기는커녕 더 힘들어질 상황이 그들 앞에 놓여 있어서 더욱 그렇다. 상처와 결핍으로 가득한 인생이지만, 절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거운 삶의 무게를 혼자 지고 간다면 견딜 수 없겠지만, 함께 마음을 마주하며 인생길을 동행하는 이가 있기 때문에 살 만한 인생이지 않을까. 꿍어, 꿍안, 꿍떰. 베트남 사람인 작은엄마가 유정이에게 말한다. 함께 살고, 함께 먹고, 함께 일하는 것이 돈보다 중요하다고. 충분히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상황일지라도 함께 하는 가족과 벗이 있기에 오늘도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다. 뭐든 살아있는 건 사랑이 가장 중요하니까. 무엇보다, 언제나 혼자보단 여럿이 나은 법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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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깜언』에 나오는 사람들은 누구나 크고 작은 결핍을 갖고 있다. 결핍은 사람과 사람을 맺어 주는 매개가 되고, 사람과 사람을 사랑하게 하는 힘이 된다.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 가는 청소년들과 그들이 살고 있는 ‘지금 여기’의 현실. 『모두 깜언』의 주인공들을 통해 이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작가의 말」 중에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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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쓰는 데 만석동에서 13년이 걸렸고,
『모두 깜언』을 쓰는 데 강화에서 13년이 걸렸다.“ - 김중미 『괭이부리말 아이들』 『조커와 나』의 작가 김중미의 신작 장편 『모두 깜언』이 창비청소년문학 64권으로 출간되었다. 강화도 농촌에 사는 여중생 유정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김중미표 성장소설로, 서로 연대하고 고마워할 줄 아는 농촌 공동체 속 인물들의 따뜻한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동안 자신의 삶과 글쓰기를 일치시켜 온 작가 김중미는 『모두 깜언』에서 다문화 가정, FTA, 구제역 등 농촌 사회의 여러 이슈를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그려 낸다. 그러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잃지 않으며 청소년 주인공의 시선에서 작가 특유의 긍정성과 씩씩함으로 희망을 말하고 있다. 따뜻하고 씩씩한 김중미표 성장소설이 왔다! 강화도에 사는 유정이는 내면에 상처가 있는 속 깊은 여중생이다. 언청이라고, 말을 더듬는다고 학교에서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농사일을 돕고 조카들도 돌보며 씩씩하게 살아간다. 알고 보면 다친 동물을 보아넘기지 못하는 따뜻한 마음씨도 지녔다. 그런 유정이의 곁에는 엄마 아빠 대신 유정이를 아끼는 작은아빠, 베트남에서 온 작은엄마, 무뚝뚝하면서도 은근히 정이 깊은 할머니, 그리고 가족만큼이나 가까운 친구들이 있다. 번번이 티격태격하면서도 누구보다 유정이를 챙기는 광수, 서울에서 전학 와 멀게 느껴지지만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우주, 눈물도 많고 늘 유정이에게 상담을 청하지만 금세 훌훌 털고 일어나는 왈가닥 지희까지. 『모두 깜언』은 이들이 한데 어울려 겪는 한 해 동안의 이야기다. 작품은 유정이의 시선으로 본 하루하루의 일상이 이어져 전체를 구성한다. 전반적으로 따뜻한 정취가 흐르지만 농촌의 현실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친환경 농업을 지켜 나가려는 작은아빠는 한미 FTA에 이어 한중 FTA까지 닥쳐오면서, 소농으로 살아가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 때문에 괴로워한다. 작은 목장을 운영하던 광수 아버지 역시 구제역으로 소를 두 번이나 살처분한 뒤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어른들의 패배의식은 자녀들에게까지 이어진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가업을 이어 농사를 짓거나 노동자가 되는 미래를 그려 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자 아이들은 다들 볼멘소리를 한다. “우리 아빠가 농사짓지 말래요.” “맞아요. 저희 부모님도 이제 농사는 끝이래요.” “공장 가면 돈도 많이 못 벌고 매여 있어야 하잖아요.” “왜 우리가 공장에 가요? 왜 우리 무시해요?” “우리가 시골 산다고 인생에서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본문 89면 “함께 살고, 함께 먹고, 함께 일하기. 그렇게 살면 돼.” 희망이 좀체 보이지 않는 농촌의 현실. 이를 헤쳐 나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힘에 부치는 상황에서도 김중미 소설 속 인물들은 다들 강단 있고 믿음직스럽게 행동한다. 유정이는 다친 길고양이를 못 본 체하지 않고 동물병원에 데려가고, 약하게 태어난 강아지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농사는 가망이 없다며 겉돌던 광수는 결국 아버지의 가업을 잇기로 결심하고 농업고등학교 축산과 입학을 택한다. 베트남에서 온 작은엄마 역시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며 유정이에게 베트남에서 배운 교훈을 일러 준다. 작가는 이렇듯 내 곁의 가족과 친구들,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데 문제 해결의 열쇠가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우리 비엣남 사람들 꿍어, 꿍안, 꿍떰 중요해. 우리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한테 항상 말했어.” “꿍어, 꿍안, 꿍떰? 그게 무슨 뜻이야?” “함께 살고, 함께 먹고, 함께 일한다는 뜻이야. 오빠, 그렇게 살아. 오빠가 농민회 일하고, 마을 아저씨들한테 잘하는 거 나 좋아. 나 돈 좀 없어도 돼. 용민이 공부 아주 잘 못해도 괜찮아. 오빠처럼 그렇게 살면 돼.” ―본문 194면 농촌 소녀 유정이의 풋풋한 사랑, 유쾌한 성장! 그동안 발표된 김중미 소설이 진지한 주제의식 탓에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다면, 이번 『모두 깜언』은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쾌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전해져 새롭게 다가온다. 특히 유정이를 향한 광수의 지고지순하고 우직한 ‘돌직구식’ 애정 공세, 아들며느리 내외와 걸핏하면 티격태격하는 유정이 할머니의 구수한 말투 등 실감나는 인물과 생생한 묘사는 독자들을 작품 속으로 한껏 끌어당기고 때로는 포복절도할 웃음마저 선사한다. 빈민가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다뤘던 『괭이부리말 아이들』에 이어 『모두 깜언』은 작가 김중미의 역작으로 다시 한 번 자리매김할 것이다. 오늘날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농촌을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나 접하게 된다. 그렇게 접하는 농촌은 피상적으로 그려지거나 오해가 덧붙기 십상이다. 김중미 작가는 강화에서 거주한 지 십 년이 넘어서 비로소 『모두 깜언』을 집필했다. 농촌 지역의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작가인 만큼, 문장 하나하나에 현실감이 짙게 배어 있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농촌의 삶을 한층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박한 이 사회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힌트를 얻게 될 것이다. 제목의 ‘깜언’은 베트남어로 ‘고맙습니다’라는 뜻이다. 유정이와 살문리에 사는 이웃들은 우리에게 범사에 제대로 감사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독자들이 김중미라는 작가의 존재에 고마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