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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머리말 다시, 공학으로 세상을 말하다
머리말 과학은 탐구하고 공학은 창조한다 1부 살피고 재고 맛보고 1 검사체적 | 관심 범위는 어디까지? 2 라그랑주 | 물체의 움직임을 좇아서 3 상대운동 | 절대적인 것, 상대적인 것 4 시간좌표 | 한 번 가면 올 수 없는 것 5 시간과 공간 | 사이와 사이 6 한국 단위계 | 근·자·짬 7 표준 정하기 | 잰다는 것 8 차원해석 | 수식이 알려주는 것 9 무차원화 | 차원을 없애면… 10 무차원변수 | 무차원 인생의 길이 11 공학적 단위감각 | 코끼리 무게 재기 12 불확정성 원리 | 몰래카메라 13 도플러효과 | 교통경찰 따돌리기 14 푸리에급수 | 모든 신호를 처리하는 마법사 15 파동 | 생명의 바이브레이션 16 디지털 샘플링 | 세상을 보는 속도 2부 수와 식으로 그린 자연 1 오일러수 e | 안다는 것 2 허수 i | 세상의 모든 수 3 테일러급수 | 대충계산법 4 여러 가지 평균 | 모두 모두 공평하게 5 해석함수 토막 | 작은 곡선 속 세상 6 그래디언트 | 깜깜한 밤에 산꼭대기 찾아가기 7 포텐셜과 플럭스 | 산행 애니메이션 8 다이버전스와 컬 | 내보내고 회전하고 9 등식 | 같음과 다름 10 0과 1 | 음양사상 11 상관관계 | 바람과 나무통은 어떤 관계? 12 확률게임 | 로또 당첨 13 게임 최적화 | 축구경기를 더 재미있게 3부 자연의 법칙이 생활 속으로 1 열전달 | 칠면조 맛있게 요리하기 2 온도성층화 | 따뜻한 겨울 보내기 3 온열반응 | 찜질방 즐기기 4 복사냉각 | 사막에서 얼음 얼리기 5 공기조화 | 난방·냉방·환기 6 풍혈냉천 | 천연 냉장고 7 열물성 | LPG 차량 이해하기 8 에너지보존 | 폭포수 목욕탕 9 기계의 효율 | 다이어트의 진리 10 엔트로피 증가 | 생명을 유지하는 길 11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 에너지 노예 해방 12 에너지는 돈 | 같은 점 찾기 13 기상이변 | 올해도 다가올 극한 기후 현상 14 재생에너지 시대 | 탄소 순환에서 수소 사회로 15 유체흐름 | 교통체증 16 유체항력 1 | 곰보 골프공의 비밀 17 유체항력 2 | 안전한 빗방울 4부 공학자의 생각 1 증기기관과 인공지능 | 새로운 산업혁명 2 컴퓨터 사용기 1 | 청계천밸리의 파인애플-II 3 컴퓨터 사용기 2 | 매킨토시와 윈도우란 신세계 4 양자컴퓨터 | 중첩과 얽힘 5 암호화 비밀문서 | 창과 방패 6 사고실험 | 상상력 폭발 7 머피의 법칙 | 나만 재수가 없어… 8 풀 프루프 설계 | 바보를 피하는 법 9 컨설팅 | 우리의 몸값 10 역해석 문제 | 거꾸로 보기 11 리버스 엔지니어링 | 짝퉁과 벤치마킹 사이 12 발상의 전환 | 불량 테이프 13 제조업강국 | 잘된 엔지니어링은 역사를 바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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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초대 소장인 유체공학자 시어도어 폰 카르만은 “과학은 탐구하고 공학은 창조한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이 자연현상에 대한 지적 호기심에서 출발해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라면, 공학은 실제 필요에 의해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새로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 p.7 ‘우리’라는 범위를 설정하는 것도 공학에서 검사체적을 설정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디까지를 우리라고 생각할지는 그때그때의 필요와 관심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나 개인이면서 동시에 우리 학과의 일원이며 또 우리 대학의 일원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한 사람이며 지구상의 인간 중 한 명이며 여러 동물들 중 하나다. --- p.19 마찬가지로 어제까지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오늘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것이지, 내일 열심히 공부할 것이기 때문에 오늘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방향성을 갖는 시간의 특성으로 인해 우리의 현재 상태는 태어날 때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초기 조건에서 출발해 현재까지 살아온 인생 행적에 따라 결정된다. --- p.32 소설가에게는 글이 의미를 전달하는 수단이고 화가에게는 그림이 의미를 전달하는 수단이다. 마찬가지로 이공분야 사람들에게는 수식이 과학법칙이나 공학적 모델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일부러 어렵게 보이려고 수식을 쓰는 것이 아니다. 글보다 수식을 이용하면 의미를 전달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 p.49 우리는 사인함수가 주기함수라는 사실, sinx를 미분하면 cosx가 된다는 사실 등 단순히 몇 가지 성질을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보다 매우 중요한 것을 알고 있다. 계산기를 두드리면 언제라도 그 값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인함수를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새로운 함수도 마찬가지리라. 적으면 두세 개, 많으면 열 개 정도의 성질을 알면 우리는 함수를 일단 아는 것으로 접수할 수 있다. --- p.104 종종 우리는 지도를 보면서 어디로 갈지 생각하곤 한다. 지도는 2차원적인 정보도 담고 있지만 등고선이라는 3차원 정보도 함께 그려져 있다. 등고선은 해안선처럼 물이 차오르면 동시에 물이 닿는 선이다. 지도에서 2차원적인 정보를 보면 평면적인 경로가 그려지지만, 등고선(포텐셜 라인)을 보면 입체적인 산의 형상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각자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3차원 CAD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키면 보는 각도를 변화시키면서 깎아지른 듯한 산 능선의 형세와 굽이치는 계곡의 형태 등을 파악할 수 있다. --- p.135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엔트로피 증가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지나친 인간활동은 우주 전체의 엔트로피 증가를 더욱 가속화시킨다. 필요 이상의 생명체 유지활동, 즉 지나치게 깔끔함, 멋을 부린 음식, 먼지 하나 없는 옷차림, 진한 화장, 젊어지려 함 등과 같이 자연현상에 대해 역행하려고 하거나 주변환경과 지나치게 차별화하려는 노력은 우주 전체에 너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 p.226 포트란 수업시간에 주어진 첫 번째 실습과제는 1부터 100까지의 정수를 합산하는 프로그램을 작성해 컴퓨터를 ‘돌리라’는 숙제였다. 어떻게 컴퓨터를 돌리라는 말인지 몰라서 일단 컴퓨터실에 가서 구경부터 하기로 했다. 컴퓨터실에 도착하니 문에는 무시무시한 해골 그림과 함께 ‘관계자 외 출입엄금’이라고 쓰여 있어서 감히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 p.285 양자컴퓨터는 0과 1이 ‘중첩’된 큐비트를 기본 단위로 하며, 큐비트 간의 ‘얽힘’을 통해 계산을 수행한다. 기존 디지털 컴퓨터가 하나씩 순차적으로 계산하는 데 비해,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로 2n개의 상태를 동시에 병렬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1,000개의 큐비트는 21000(≈10301)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상태 공간을 형성한다. 이는 한자에서 불가사의(1064), 무량대수(1068)라 부르는 수를 몇 번이나 곱해야 도달하는 천문학적 숫자로,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원자 수(1080)를 능가한다. --- p.300 요즘은 공과대학에 실험장비도 많고 예전에 비해 실험도 많이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실험을 다 해볼 수는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시간을 절약하고 사고력을 높이기 위해 종종 사고실험을 하면 좋을 것이다. 역사적인 사고실험처럼 대단한 실험이 아니어도 된다. 이론으로 배우는 여러 가지 현상이나 상황들을 상상하기만 해도 충분하다. 단순히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에 대해 감을 잡고 이해할 수 있다. --- p.316 2025년 한미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핵추진 잠수함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기존의 장보고−III형을 4,000톤급 이상으로 키우고, 여기에 핵추진 체계를 탑재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핵추진 잠수함은 장기간 연료 교체 없이 운용할 수 있고, 공기 흡입이 필요 없어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은 채 수개월간 잠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음이 상대적으로 적어 전략적 억지력 확보에 중요한 자산이 된다. --- p.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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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다시 주목받는 공학—그런데 공학이 뭔지 아시나요?
2025년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공학계열 취업률은 여전히 전 대학 전공계열 중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대학가 풍경은 급격히 변했다. 2024년 의대 정원 확대 발표 이후 이른바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상위권 이공계 학생들이 대거 의대로 이동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한때 최고 인기를 누리던 반도체공학, 컴퓨터공학마저 의대 앞에서는 ‘차선’으로 밀려났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바로 지금이 공학이 가장 중요한 시대다. 2022년 챗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는 사회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현재 AI는 단순 소프트웨어를 넘어 피지컬 AI로 진화하며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등 물리적 세계와 결합하고 있다. 반도체는 AI 시대의 ‘쌀’이 되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에이전트 AI가 대중화되면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는 폭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기술, 우주 개발, 양자컴퓨팅, 바이오헬스...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모든 분야에서 공학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주변을 돌아보자. AI 스피커, 스마트폰,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드론, 로봇청소기, 메타버스, 블록체인... 과학기술력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이 없다. 200년 전 증기기관 시대에도, 그보다 훨씬 이전 고대 문명에도 인간은 기술을 만들고 사용했다. 인간을 호모 파베르(Homo faber), 즉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는 인간'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 능력이 지금의 인류문명을 만들어낸 원동력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공학계열 중에서도 각광받는 분야는 시대에 따라 달라져왔다. 건축붐이 일었을 때는 건축공학이, IT 혁명기에는 컴퓨터공학이, 지금은 AI·반도체·바이오 융합 분야가 주목받는다. 미래에 어떤 산업이 성장동력이 될 것인가에 따라 새로운 공학 분야가 계속 탄생한다. 그런데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 빠진 것 같다. 공학이 도대체 뭐지?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공대생조차 공학이 무엇인지, 공학자는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의대 쏠림 현상 속에서도 공학의 본질과 매력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진로 선택의 지평이 달라질 것이다. “과학은 탐구하고 공학은 창조한다” 공학(engineering)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공업분야의 노동생산력과 생산품 성능을 향상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활용되는 응용과학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좀 와닿지 않는다. 공학을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과학을 실생활에 쓸모 있게 응용한 응용과학이다.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공대생들조차 과학과 공학이 어떤 차이인지 구분하지 못할 때가 있는다. 그런데 미국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초대소장을 지냈던 유체공학자 시어도어 폰 카르만 박사는 공학이 무엇인지와 더불어 과학과 공학이 어떻게 다른지 한마디로 설명했다. “과학자는 현존하는 것을 탐구하고, 공학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창조한다.” 수학과 물리학, 화학, 생물학과 같은 기초과학이 자연현상에 대한 지적호기심에서 출발해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이라면, 공학은 이러한 기초과학을 실제 필요에 따라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응용하는 학문이다. 게다가 똑같은 과학적 원리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에 따라, 쓰는 사람에 따라,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양하게 기술적 조합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에 다양성이 풍부하고 높은 창조성이 요구되는 점이 공학의 큰 매력이다. 공대 교수님의 재미있는 공학이야기 《공대생도 잘 모르는 재미있는 공학이야기》는 국민대학교 기계공학부에서 30여 년간 ‘공대생’들을 가르쳐온 ‘공대 교수님’이 공대생과 청소년, 공학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공학을 재미있게 소개하기 위해 쓴 책이다. 그리고 10년 만에 너무 오래된 내용은 일부 삭제하고 기후위기와 인공지능, 양자컴퓨터 등 그동안 달라진 공학의 세계를 반영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하여 4개 부, 59개 장으로 구성된 개정판을 출간했다. 모두 일상에서 가져온 이야기를 통해 과학적 원리와 공학이론을 소개한다. 어렵고 딱딱한 이론이나 수식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상황이나 현상을 통해 공학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공학의 기본과 본분, 공학자의 역할과 자세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부 살피고 재고 맛보고에서는 주로 관찰과 측정, 단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공학은 머릿속에서 탐구하고 진리를 찾는 것을 넘어 실생활에서 사용돼야 하기 때문에 실제를 관찰하고, 제대로 측정하고, 현실적으로 정확하게 단위를 맞추는 작업이 아주 중요하다. 1부에서는 중국 초나라 공왕의 이야기, 일거수일투족이 기록되는 현대사회, 나이 들어감에 따라 시간이 빨리 간다는 느낌, 코끼리 무게 재는 법, 몰래카메라 등의 소재를 통해 공학을 소개한다. 2부 수와 식으로 그린 자연에서는 이 책에서 수식이 가장 많이 나온다. 너무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 이해하기 힘든 수식은 거의 나오지 않으니까. 공학 역시 여느 과학과 다를 바 없이 수식으로 자연을 표현한다. 공학자의 머릿속에 가득한 수식은 어떻게 세상과 만나는 걸까? 2부에서는 아이들이 수를 배우는 과정을 통해 허수 i를 소개하고, 공평함을 강조하는 옛날 한 고을원님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평균을 설명하고, 같음과 다름의 여러 측면을 통해 ‘=’에 대해 이야기한다. 3부 자연의 법칙이 생활 속으로에서는 주로 열과 에너지에 관한 내용이 소개되는데, 10년 전과 크게 다른 점이라면 극도로 심해진 기후위기와 그에 따라 부상한 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일 것이다. 그밖에 저자가 유학 시절 칠면조를 맛있게 굽기 위해 열전달 이론을 동원한 이야기, 찜질방 안에서 우리가 열사병이 걸리지 않는 이유, 휴가기간 동안 온갖 게으름을 피우며 우주의 ‘열적 죽음’을 조금이나마 늦춘 이야기 등을 소개한다. 4부 공학자의 생각은 공학자의 세상이야기다. 지난 10년간 달라진 세상 속에서 공학자로서 쌓아두었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추가했다.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을 일으키며 세상을 바꿨듯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그 중심에 대한민국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단단히 잡고 더 나은 우리나라가 되는 길에 공학과 공학자가 있다. 책 속 여러 이야기들을 읽으며 부담없이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공학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공학자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책임을 안고 있는지 느끼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