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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성문 앞 샘물 곁 냇물 위에서 풍향기 우편마차 환상의 태양 거리의 음악사 |
崔仁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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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가 들려주는 러브로망의 고전
『겨울나그네』는 1984년에 <동아일보>에 일여 년을 연재하였던 소설로, 러브로망의 고전으로 불린다. 올 겨울 뮤지컬 공연과 함께 열림원에서 20년 만에 개정판을 내놓았다. 다른 장르와의 적극적인 결합, 그리고 현대에 맞는 각색 작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작가는 “청춘의 초상을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욕심으로 200매 정도를 삭제하고 부분부분을 세밀하게 개작하였다. 『겨울나그네』는 지난 20년 동안 100쇄 이상 중간될 정도로 많은 젊은이들에게 읽혀지며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개정판을 통해 변치 않는 사랑의 원형과 청춘의 초상을 젊은 독자들에게 강렬하게 일깨워줄 예정이다.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그 비극적 정조를 소설 속으로 성문 앞 샘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 단꿈을 보았네 가지에 희망의 말 새겨놓고서 기쁘나 슬플 때나 찾아온 나무 밑 오늘 밤도 거니네 보리수 곁으로 캄캄한 어둠 속에 눈 감아보았네 가지는 흔들려서 말하는 것같이 그대여, 이곳에 와서 안식을 찾아라 성문 앞 샘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 단꿈을 보았네 작가는 20년 전 소설을 신문에 연재하며 제목을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에서 빌려오고, 소설에 등장하는 소제목들 역시 <보리수> <거리의 악사>와 같이 <겨울나그네> 속의 연가곡 속에서 따왔다.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는 잘 알려진 것처럼, 현실과 사랑의 환상 사이에서 방황하다 마침내 미쳐버린 청춘의 절망과 고뇌를 섬세하게 표현한 연가곡집이다. <겨울나그네>의 절절한 사랑 노래처럼 “가슴 아픈 청춘의 방황과 참혹한 젊은 날의 슬픔을 그리고 싶은” 작가적 욕망 때문이다. 『겨울나그네』의 무서운 문화적 파급력 원 소스 멀티 유즈(OSMU:One Source Multi Use)의 대표 소설 『겨울나그네』의 문화적 확산은 가히 깊고 넓다. 지난 20년 동안 책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장르와 만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젊은 날 누구나 한 번쯤 꿈꾸어봤을 아름답고 비극적인 사랑이 절절하게 녹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86년에 곽지균 감독, 강석우, 이미숙 주연으로 영화화 되어 대성공을 거두며 지금까지 청춘영화의 고전으로 불리고 있다. 1989년에는 손창민, 김희애 주연으로 드라마화되어 안방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1997년에는 윤호진씨의 연출로 서창우, 윤손하가 민우와 다혜의 역할을 맡아 공연되었다. 애니메이션과 뮤지컬, 그리고 일러스트와 책과의 환상적인 만남 『겨울나그네』는 오는 12월에 윤호진씨의 연출로 또 한 번 뮤지컬로 공연된다. 윤호진씨는 우리나라 연극계를 이끌어온 연출가로 명성황후와 몽유도원도를 연출하기도 했다. 윤호진씨는 8년 만에 다시 『겨울나그네』를 뮤지컬로 선보이면서 타 장르와의 절묘한 결합을 시도했다. 뮤지컬과 애니메이션과의 절묘한 만남이 그것. 캐릭터 이미지가 관객들에게 강렬하게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뮤지컬의 처음과 끝부분을 환상적으로 장식할 애니메이션 작업은 기획 초기 단계부터 열림원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완성되었다. 청춘의 초상인 민우와 다혜를 제대로 그려내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었다. 열림원은 무엇보다 민우와 다혜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그려낼 일러스트레이터를 찾는데 고심했다. 여러 날에 걸친 일러스트레이터 모색 끝에, 다혜의 이미지에 닿아 있는 일러스트를 찾아냈다. 열림원은 즉시 일러스트레이터 섭외에 들어갔다. 이소씨는 귀여니 소설의 표지 일러스트를 담당, 십대들 뿐 아니라 만화가들에게도 사랑받는 역량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소씨는 텍스트로만 떠돌던 민우와 다혜의 이미지를 현대적이고 완벽하게 창조해냈다. 민우와 다혜의 이미지는 텍스트와 결합, 그들은 전혀 시들지 않은 청춘의 표상으로 끌어올렸다. 애니메이션은 이종혁 감독과 이소씨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졌다. 이종혁 감독은 영화 <와니와 준하>에서 애니메이션을 담당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뮤지컬에 민우역은 오만석이 맡았다. 오만석은 뮤지컬 ‘헤드윅’으로 지난달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무서운 신인. 그는 소설 『겨울나그네』에 “순정 하나만 그윽하게 들여다보는 것만 같다”는 탄사를 바쳤다. 다혜역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사랑받는 윤공주가 맡았다. 그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그 사람은 어디로 갔는가… 옛날을 말하던 기쁜 우리들의 젊은 날은 어디로 갔는가… 작가는 마네가 그린 <피리 부는 소년>의 명화에서 영감을 얻어 아름답고 순수한 청년의 사랑을 그리고 싶다는 작품의 모티프로 ‘민우’라는 주인공을 탄생시켰다. 병약하지만 불꽃같은 열정을 가슴에 품고 있는 다혜. 다혜가 민우를 만난 것은 봄날의 오후였다. 그녀는 민우와의 순결한 사랑을 통해 가슴 깊이 숨겨져 있던 진정한 자신의 힘을 깨닫는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술집 여인의 아들이라는 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민우. 뜻하지 않게 전과자가 되고 대학을 떠나야만 했던 민우의 삶은 점점 타락과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 그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사랑하고 그토록 생각하고 그토록 기도하던 그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그 아름답던 젊음은 저 무덤 속에 묻혀 있는 거짓이다. 그 아름답던 젊음은 저 무덤 속에 묻혀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그 사람은 어디로 갔는가. 옛날을 말하던 기쁜 우리들의 젊은 날은 어디로 갔는가.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기쁜 우리들의 젊은 날은 저녁놀 속에 사라지는 굴뚝 위의 흰 연기와도 같았나니 가슴에 묻어둔 첫사랑 다혜를 떠나려는 민우와 민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다혜. 민우는 기지촌과 그곳에서 만난 은영에게서 헤어나지 못하고, 다혜는 민우의 대학 친구 현태에게 의지한다. 민우가 또 한 번 오랜 감옥생활을 마치고 출감했을 때 은영은 그의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현태와 다혜는 서로의 의지하면 차츰 민우를 잊어간다. 그리고 몇 년 후 불현듯 찾아온 은영에게서 현태는 민우의 죽음을 전해 듣는다. 지고지순한 민우와 다혜의 사랑은 찬란한 빛 속에서 흘리는 한 줄기 눈물처럼, 우리들에게 소중한 카타르시스로 다가온다. “옛날을 말하던 기쁜 우리들의 젊은 날은 저녁노을 속에 스러지는 굴뚝 위의 흰 연기와 같았나니…… 내가 단꿈을 꾸었던 내 마음의 성문 앞 샘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가지에는 아직도 젊은 시절 내가 새겼던 희망의 말이 새겨져 있음을 알았다. 나는 이제 손을 내밀어 나뭇가지에 새겨진 희망의 말을 더듬어본다.”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