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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정함에게
김혜진
좋은북스 202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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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Chapter 1
작게 반짝이는 것들|빈 껍데기|오늘에게 쓰는 마음|행복을 충전해 드려요|그냥|화양연화|구겨진 하루를 펴 입으며|나는 아직 여기에 있다|아픈 것들은 오래 남아 문장이 된다|저녁 끝에|내 우주를 지키는 일|서른 언저리|슬픔은 사랑했던 것들의 잔상이다|버리지 못한 여름|사탕 같은 계절|세상에서 가장 작은 밤|아무 일 없었다는 얼굴|슬픔의 곁에 있었던 것들|새벽 편의점|일기|전시된 슬픔|조금은 덜 외로운 사이|오래 남는 사람|네가 잘 잤으면 좋겠어|울고 싶은 사람들|다들 그렇게 산다|자취방 냉장고

Chapter 2
작은 고백|잃어버린 집|바닥난 청춘|기억의 편식|너를 닮은 우연|기꺼이 다시 사랑을 찾는 이들|최근 삭제된 항목|참 오래 너를 참았다|비밀|우리의 제철|영원한 부재|가난했던 우리의 계산법|돌아갈 곳을 만드는 일|접힌 자리|서랍을 비우며|까만 비|나의 서울|연서|임시저장|그럼에도 불구하고|여름 복숭아|연애편지|파도|뒤늦게 도착한 마음|정오와 자정|빛은 늘 한발 먼저 부서지고|잃어가는 여름|마르지 않는 물기처럼|나는 물음표, 너는 마침표.|좋아했을 것 같아|귤을 까주던 손|잔여 감정|결핍의 언어||우리는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아파도 죽지 않는 밤|사랑의 단위|우리라고 적는다|이번 생이 아니더라도

Chapter 3
맨 끝의 나|행복을 주문하겠습니다|말의 모서리|세상 밖으로 나서지 않는 말|난춘(難春)|새벽 정류장|내가 나를 아주 놓아버린 건 아니라는|장래 희망|꿈속의 사람들|새잎|지워져 가는 낭만|저마다의 사정|여름의 유실물|조금만 더 걸어볼게요|카페인은 아침에 알코올은 밤에|방명록|나의 평생들에게|버텨준 우리에게|후회는 왜 항상 나보다 한 발짝 느리게 오는지|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자|별일 없지?|울지 마|사랑하는 이에게|아주 조금 울었다|검은 고양이|여름은 구석을 남기지 않는다|누군가 너의 행복을 빌어||버렸어야 했다|할아버지

Chapter 4
사람 사랑|마침표의 무게|능소화|틀린 시제|이별한 사람은 국물을 오래 젓는다|미열|빈손|손글씨|추억 분실|사계|서둘렀고, 서툴렀던.|나를 사랑하는 법|예고 없이|마음의 기적|순간 속의 영원|우리, 낡은 사랑은 되지 말자.|너는 왔다가 떠났다|잔향(殘響)|폐기처분|비문(非文)|사랑아,영원해.|떠나간 이들이 남긴 온기|여름이 핀다|다정이 사라진 자리|긴 부사의 끝|다음 문장|어린 날의 이름|아름다웠다는 이유로|이명|다시 본 장면|답장|네가 마른 자리|과다 복용|모래성과 눈사람|우리가 할 수 있었던 사랑|우리는 서로 타인이 되었다|겨울 바다에 두고 온 것|

저자 소개 1

진심글

여름에 태어나 능소화를 탄생화로 가졌습니다. 기다림과 그리움을 꽃말처럼 품고 태어나서인지, 이번 생에는 유독 오래 바라보고 오래 그리워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지나간 일들은 어느 날 문득 다른 얼굴로 돌아오고, 다 끝났다고 믿은 감정은 낯선 문장 앞에서 다시 숨을 쉽니다. 그런 흔적을 따라 끄적이며, 아팠던 사람이 그럼에도 혼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오래 남기고 싶습니다. 인스타그램 : @jinsimg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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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120*182*20mm
ISBN13
9791190764360

책 속으로

시절 안에 있을 때는 그 시절이 보이지 않는다. 숲 안에서는 숲의 모양을 볼 수 없듯이,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을 때는 내가 무엇을 지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늘 지나고 나서야 말한다. 그때가 좋았다고. 그때가 참 아름다웠다고.
--- p.21

사소한 안부 속에도 사실은 너무 많은 안부가 들어 있고, 잘 지내고 있으란 짧은 말 뒤에도 네 삶이 덜 외로웠으면 하는 마음이 말없이 남아 있다. 우리는 이제 서로의 곁에 자주 있지는 않지만, 멀리서도 각자의 삶이 계속 켜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조금은 덜 외로운 사이가 되었다.
--- p.57

문장과 문장 사이, 차마 쓰지 못한 낱말들이 헤맨다. 사랑한단 말은 너무 무겁고 보고 싶다는 말은 당신을 붙잡을까 봐 그저 날씨가 추워졌으니 감기 조심하라는 말로 대신했다. 봉투를 여미고 이름은 적지 않았다. 오늘도 당신이 모르는 곳에서 당신의 안녕을 쓰는 사람이 있다.
--- p.98

이별이 지나간 자리엔 또 다른 이별이 산다. 비를 피하려고 우산을 펴도 끝내 젖어 든 어깨처럼, 지나간 줄 알았던 마음도 어느새 다시 젖어 있었다. 비는 머지않아 그치겠지만, 볕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 물기처럼 이름 하나가 한동안 남을 것 같다.
--- p.113

이젠 각자 앞에 남겨진 길을 마저 가야 했다. 그렇게 내게 희미해진 평생들이 있다. 끝내 평생이 되지는 못했어도, 내 안에서 한 번쯤은 영원처럼 빛났다.
--- p.131

네가 싫어하는 냄새를 기억하고, 네가 무리할 때 자주 쓰는 말투를 알아차리고, 네가 아무렇지 않은 척할수록 더 조심히 다가가는 법을 배웠다. 사랑은 그랬다. 한 사람을 함부로 지나치지 않는 방법을 알게 했다.
--- p.212

비는 그쳤고, 빨래도 언젠가는 말랐고, 창틀의 화분도 새잎을 냈다. 어떤 여름은 달력에서 사라진 뒤에도 오래 남는다. 몸에 밴 습기처럼, 손끝에 남은 열처럼, 아무렇지 않은 하루의 표면 아래에서 조용히 되살아난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가끔, 장마 끝의 여름처럼 너를 생각한다.
--- p.246

출판사 리뷰

슬픔을 통과한 이들만이 건넬 수 있는 온기, 『나의 다정함에게』

세상이 온통 날 선 말들로 가득 차 있을 때, 우리는 어디로 숨어야 할까.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는 것이 미덕이 된 고독한 시대다. 이러한 삭막한 풍경 속에서 에세이스트 김혜진의 신작 『나의 다정함에게』는 역설적으로 다시 ‘다정함’을 이야기한다. 이번 신작을 통해 한층 더 깊어진 시선으로, 우리가 잃어버렸던 마음의 온도를 복원해 낸다.
저자가 말하는 다정함은 나약한 타협이나 무조건적인 친절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숱한 파도를 정면으로 맞으며 깨어지고 부서져 본 사람만이 비로소 가질 수 있는 단단한 용기에 가깝다. 많은 이들이 지나간 인연과 퇴색된 시간에 발을 묶인 채 살아간다. 이 책은 과거의 기억들을 억지로 지워내거나 원망하라고 다그치지 않는다. 한때 나를 채웠던 ‘지나간 다정함’을 애틋함이라는 이름으로 기꺼이 보내주는 것, 즉 제대로 된 ‘작별’을 고할 때 비로소 현재가 시작된다는 것을 담담히 보여준다.
나아가 이 책은 지금 내 곁에 숨 쉬고 있는 ‘머무는 다정함’을 알아채는 영민한 감각을 일깨운다. 매일 반복되는 피로한 출퇴근길, 무거운 가방을 짊어진 어깨를 스쳐 간 사소한 호의들, 말없이 찻잔을 건네던 이의 손길 같은 것들 말이다. 책 속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그동안 일상의 힘듦에 매몰되어 얼마나 많은 기적을 놓치고 살았는지 깨닫게 된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독자는 아직 오지 않은 내일, 즉 ‘다가올 모든 다정함’을 기꺼이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나의 다정함에게』가 지닌 가장 큰 미덕은 감정의 스펙트럼이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문학적이라는 점이다. 책 속에는 누군가의 사소한 몸짓에 가슴이 떨려오는 사랑의 설렘이 있는가 하면, 세상의 중심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이별의 슬픔도 고스란히 공존한다. 이별의 쪼개진 파편들조차 결국은 한때 우리를 살게 했던 다정함의 흔적이었음을 모두 인정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이 건네는 위로와 응원은 가볍지 않다. 다 잘될 것이라는 흔한 낙관 대신, ‘아프고 외로운 지금의 당신도 여전히 아름답다’는 긍정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김혜진 작가의 개인적인 고백처럼 보이는 문장들이 어느 순간 가장 깊은 내면을 건드리고 울컥 눈물을 쏟아내게 만들지 모른다. 이는 김혜진이라는 작가가 가진 고유한 문장력과 진정성의 힘이다.
『나의 다정함에게』는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따뜻한 헌사다. 가슴속에 온기 한 점 남지 않았다고 느껴지는 날, 유독 세상이 나에게만 차갑게 구는 것 같은 밤에 이 책을 펼치기를 권한다. 책을 덮을 때쯤이면, 마음에 켜진 작은 등불 하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올해 우리에게 당도한 가장 단단하고 위대한 다정함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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