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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장모님, 초롱이 무사히 아들 낳았습니다.” 귀한 아이들을 품고 지켜낸 딸도, 든든히 곁을 지켜준 사위도 참으로 고맙고 기특하다. 저출산 시대에, 그야말로 ‘금쪽같은 내 새끼’였다.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리기로 했다. 쓰기로 했다. 책으로 남기기로 했다. 책명 『꾸또 형제 지구 나들이』는 몇 가지 제목을 설정하여 가족 단톡방에 올려 투표했는데,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손자 주원이가 추천한 제목이다. ‘꾸또’는 첫째의 태명 ‘꾸꾸’와 둘째의 태명 ‘또또’에서 한 글자씩 따온 이름이다. 태명에는 작은 바람도 담겨 있다. 임신 중기 이후 태아는 양수를 통해 엄마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는데, 된소리가 더 강한 진동으로 전달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태명을 지었다. 첫째 ‘꾸꾸’는 허니문 베이비로, 코타키나발루의 라꾸라꾸 호텔 이름에서 따왔고, 둘째 ‘또또’는 토끼띠의 ‘토’를 된소리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 이 책에는 두 아이가 우리 가족에게 안겨 준 기쁨과 사랑, 그리고 지구별에 첫발을 내디딘 형제의 반짝이는 시간이 담겨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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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사람의 육아 기록을 넘어, 시간을 품은 사랑의 기록이다. 시인 할머니가 두 손주의 하루하루를 바라보고 적어 내려간 문장들은 단순한 기록이라기보다, 지나가는 순간들을 붙잡아 빛으로 남겨두려는 오래된 기도처럼 느껴진다. 아이의 탄생과 웃음, 울음 등 흔들리는 걸음 하나까지도 이 책에서는 사소한 장면으로 머물지 않고, 존재 자체의 온기로 확장된다.
이 책의 힘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아무 일도 아닌 듯한 하루’들을 끝까지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 누구나 지나쳤을 법한 순간들이지만, 그 안을 오래 들여다보면 삶의 결이 얼마나 섬세하게 이어져 있는지 드러난다. 아이를 키우는 시간은 결국 성장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깊어지는지를 증명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바로 그 사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문장 사이사이에는 설명보다 더 많은 여백이 남아있다. 그 여백은 독자의 기억이 들어설 자리이고, 각자의 어린 시절이나 누군가를 길러낸 경험이 스며드는 공간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일은 타인의 기록을 읽는 것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오래된 기억을 다시 읽는 일이 된다. 어느 순간 독자는 이 책 속 손자가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던 누군가의 눈빛을 떠올리게 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사랑이 ‘말’이 아니라 ‘시선’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과하게 설명하지 않고, 꾸미지 않으며, 그저 바라보고 받아 적는 태도는 오히려 더 깊은 감정을 만든다. 그 시선은 아이를 이상화하지도, 현실을 과장하지도 않으면서도, 있는 그대로 순간을 충분히 아름답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은 육아일기이면서 동시에 한 편의 느린 시집이 된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이 책이 말하는 것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사랑은 특별한 순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를 끝까지 바라보는 마음속에서 가장 오래 빛난다는 것. 그리고 그 빛은 기록으로 남겨질 때 비로소 한 사람의 생을 따뜻하게 감싸는 별자리가 된다는 것이다. - 유진서 (아동문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