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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이철호
추천의 말-김윤덕 들어가는 말 Part 1. 맹추의 신세 타령 맹추의 신세타령|‘코다CODA’를 아시나요?|깡패, 파마가 영어라고?|앵무새 노래|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유산 목록 1호|사랑하는 딸과 사위에게|팝시클|성실한 생활이 없으면 수필도 없다|꽁지 머리 청년|향수 1|향수 2|아부지 어무니, 고맙습니다|개구쟁이 노인의 세상 비틀어 보기|1500년의 시공을 뛰어넘다|피었네, 우리나라 꽃|딱따구리 1|딱따구리 2|‘양탕국’을 벗 삼아 젊어지려는 꼰대의 몸부림|아름다운 노년 Part 2. 천방지축 햇병아리 의사의 좌충우돌 내일은 오늘보다 낫겠지|‘사디스트’ 선생님|기생충 백화점|일용 잡급직의 비명|투명 인간 ‘어이 김’|천방지축 햇병아리 의사의 좌충우돌|사라진 엑스선 필름을 찾아라|주님의 덕분입니다|유치한 말장난|감정이 담긴 글씨|측은지심이 담긴 의무기록지|아수라장|화상華商의 지혜를 빌리다|뭐요, 암이 아니라고요?|조물주가 빚은 얼굴이 가장 아름답다|사람을 위해 죽어간 실험동물 위령제|법이 있어도 찍지 않는 CCTV 됐으면|무엇보다 중요한 눈 건강|어머니 냄새|장지葬地를 알아보라|좋은 인연, 아쉬운 작별|화타, 히포크라테스, 허준 Part 3. 어르신들이여, 가슴을 펴자 ‘썸바리’ 선생님|캥거루족과 하이에나|와우아파트의 교훈을 잊은 ‘순살 아파트’|목구멍이 포도청|암부끄리와 수부끄리|말言|갑돌이와 갑순이|함 사세요|혼자보다는 둘이 좋다|우리 민족의식에 원래 성차별은 없었다|출산 장려금 1억 원|‘킬러 문항’ 논란을 보면서|구관이 명관|동물들의 ‘쇼생크’ 탈출기|삼촌 양복 ‘우라까이’했다|해우소에서 오금 저리다|윗물이 맑아야 아래 물이 맑다|7080세대는 서럽다|‘카카오 톡’|꼰대의 머리로는 ‘베블런 효과’ 이해 안 돼|개인 로봇을 데리고 다니는 세상|어르신들이여, 가슴을 펴자 Part 4. 여행 예찬 여행 예찬|서울 촌놈의 세상 구경|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백록담은 안개에 젖어|샘이 숨은 절|공짜 점심은 없다|신상필벌|잔인한 동물이여, 그대는 인간이로세|매화불매향梅花不賣香|동백을 보러 가련다|백문이 불여일견|백제의 혼을 찾아서|‘페라나칸’을 아시나요?|조계사의 개혁|후지산을 보러 갑니다|우리의 상징을 만들자 |
金東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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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지만 따지고 보면 맨주먹에 발가벗고 태어날 때와 다르게 저세상으로 갈 때는 살아서의 흔적이 묻은 이름표를 수의에 달고 떠난다.
꼬리표에는 이름 석 자와 더불어 살아서의 갖가지 행적을 적는다. 원하건 원치 않건 어차피 제3자가 성적표를 작성할 텐데 스스로 기록한 자세한 자료가 있다면 보다 정확할 건 자명한 이치다. 죽어서 천추만세에 이름을 남기기보다 살아서 탁주 한 잔이 더 중요하다는 옛말이 있듯 자기 과시나 허세는 아무짝에도 소용없고 컬컬했을 때 막걸리 한 사발을 단숨에 들이키며 느꼈던 청량감을 기술한다면 후대에 즐겁게 사는 법을 가르쳐 주는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 ---p.12 「머리말」 중에서 수필은 마음대로 쓴 글이라는 뜻이니 겁내지 말고 시작해 보세요. 외람된 말씀인데 생각이나 행동을 글로 정리하면 막연히 마음속에 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듭니다. 더불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손에 잡히기도 합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일단 연필을 잡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pp.63-64 「제1장 성실한 생활이 없으면 수필도 없다」 중에서 양친을 모두 여의고 후회되는 일이 어찌 한둘이랴. 오만가지 상념 중에 직접 “아버지 어머니,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하는 말씀을 드리지 못한 불효가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 쑥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할 뿐 아니라 부모 자식 사이에는 굳이 말없이도 이심전심이라 여겼는데 돌이켜 보면 생각이 짧았다. 밖에서 남에게는 사소한 일에도 고맙다는 인사를 입에 달고 다니면서 부모님의 깊은 사랑에는 왜 감사의 한마디를 전해 드리지 못했을까. ---p.81 「제1장 아부지 어무니, 고맙습니다」 중에서 양재천과 친숙하게 지낸 오랜 세월 동안 봄철에 물결을 거스르는 팔뚝만 한 잉어, 그리고 청설모나 너구리 가족은 간혹 목격했어도 새라고는 뒤뚱거리는 ‘닭둘기’와 극성스러운 까치만 눈에 띄었는데 이처럼 많은 새들이 갑자기 어디서 날아왔을까? 생각해 보니 그들은 어디서 온 것이 아니고 여기에서 살고 있던 녀석들이다. 원래 있었지만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던 까닭은 눈과 귀를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책맞은 식탐으로 쌓인 지방을 태워버리기 위한 목적에 사로잡혀 바삐 걷기만 했으니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겨를이 없었을 뿐이다. 쇠딱따구리 덕분에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찾았다. 만시지탄이나 퍽 다행한 일이다. 새소리를 들으며 걸으니 몸과 마음이 찌든 꽁생원에서 별안간 신선이라도 된 기분이다. 하기야 신선이 별거더냐. 자연을 느끼며 살면 신선이지. ---p.95 「제1장 딱따구리 1」 중에서 예정대로 수술이 진행됐고 경과도 순탄했다. 통증을 잘 참았고 진통제 요구도 별로 없었다. 일주일 만에 건강을 되찾은 모습으로 퇴원을 앞둔 환자를 병실에서 만났다. “종양이 완전히 제거됐고 조직검사 결과도 양성입니다.” “감사합니다. 모두가 주님의 보살핌 덕분입니다.” “치료는 주님이 아니고 의사가 했어요.” 젊은 객기에 톡 쏘아붙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꾹 참았다. 병실 스테이션에서 밀린 의무기록을 정리하는데 퇴원하는 환자가 다가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가발을 쓰고 양복으로 갈아입으니 딴 사람으로 보였다. “덕분에 걸어서 집으로 갑니다. 파란 하늘을 다시 보니 이제야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정말 감사합니다.” 벌떡 일어나 인사를 받으며 수술 전후에 환자가 느꼈을 절박한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 속 좁은 자신이 부끄러웠다. ---p.141 「제2장 주님 덕분입니다」 중에서 아날로그 시대를 살아온 꼰대 의사의 눈에 인간의 냄새가 나지 않는 의무기록지에서 환자를 꼭 낫게 하겠다는 의지와 환자 사랑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의 질병 치료는 기계 고치는 일과 다르다. 같은 병이라도 사람에 따라 나타나는 증세가 천태만상이다. 환자를 기계처럼 객관화된 틀에 넣고 치료하겠다는 생각은 의사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꾸벅꾸벅 졸면서도 머리를 쥐어짜며 치료에 고심한 흔적을 남긴 의무기록지로 환자에 대한 측은지심을 대변하려고 노력하던 옛날로 돌아갈 순 없을까. ---p.156 「제2장 측은지심이 담긴 의무기록지」 중에서 의료계에서도 의학용어를 우리말로 고쳐 부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어려운 외래어를 우리말로 순화해서 일반인도 쉽게 알게 하자는 의도다. 의학 한글 사전도 편찬했다. 한자를 잘 모르는 세대에게 슬개골을 무릎뼈로, 흉골을 가슴뼈로 바꾸는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원래 우리말에는 없는 해부학이나 병리 용어가 많기 때문에 억지로 만든 부자연스러운 말이 생겨 난다. 대퇴골을 넙다리뼈로, 갑상선을 갑상샘이라고 부르면 주체성을 찾는 길인가? ---p.221 「제3장 암부끄리와 수부끄리」 중에서 청춘을 바친 정든 직장을 떠날라치면 누구나 마음이 뒤숭숭하다. 쓸모없는 인간이 된 기분에 허전하고 체력마저 예전 같지 않으니 몸과 마음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인생이 허무하고 쏜살같은 세월에 빈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다. 출가시켜야 할 자식도 있고, 살날은 쇠털 같은데 손에 쥔 것이 쥐뿔도 없다는 생각에 미간에 깊은 주름이 잡히고 땅이 꺼질 듯한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만사가 생각하기 나름 아닌가. 건강하게 살아온 지난날에 감사하고 넉넉하진 않더라도 남은 기간도 진실하게 살면 무슨 일을 하든 행복한 여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p.288 「제3장 어르신들이여, 가슴을 펴자」 중에서 남의 일로만 여겼던 은퇴라는 문턱을 넘어 다람쥐 쳇바퀴 도는 무미건조한 생활에서 벗어날 기회가 찾아왔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여생을 보낼 수 있을까? 오래전 숫총각의 가슴을 시리게 했던 여름 하늘 별들의 쇼를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디 가면 은하수와 수명을 다하고 떨어지는 별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 그런 곳이 남아 있기는 있나? 만리포도 많이 변했겠지. 별이 사라진 이유는 불야성을 이루는 밝은 불빛 때문이라는데 도회지에서 가까운 시골 말고 아주 깊은 산골이나 뭍에서 한참 떨어진 무인도에 가면 멋진 은하수가 반겨줄지도 모르겠다. 몽골 초원의 여름 하늘에 별이 반半 하늘이 반이라는 소문이 자자해서 몽골로 훌쩍 떠날까도 생각했다. 찾아보면 어디든 유성이고 은하수고 만날 수 있겠지만 세파에 시달리며 살아온 늙어 빠진 꼰대의 돌처럼 굳어버린 머리가 기대에 걸맞게 예전의 감흥을 불러일으켜 줄까. ---pp.302-303 「제4장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중에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자랑거리가 많아도 구체화시켜야 빛을 발한다. 단시간에 결과를 내려 하지 말고 장기 계획으로 대표적 국가 상징물 제작을 위한 범국가적인 특별 위원회를 구성하면 어떨까. 에펠탑같이 고풍스러운 도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파격적인 조형물이나 ‘I ♡ New York’ 같은 짧고 인상적인 표어라면 더없이 좋을 성싶다. ---p.359 「제4장 우리의 상징을 만들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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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나만 먹고 세월은 주책없이 흘러간다
지금 막 태어난 세대가 아닌 이상, 요새처럼 AI가 범람하는 시대에 혼란스러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30대도 따라가기 벅찬 현상이 종종 발생하는 가운데 하물며 중장년 이상은 얼떨떨할 따름이다. 그나마 카카오톡처럼 이용자 수가 범국민 단위로 많은 SNS라면 모를까, 키오스크 기계를 마주할 때가 되면 무뚝뚝한 직원을 대할 때보다도 더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새로 나오는 시스템만이 문제가 아니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풍습이나 문화를 익숙한 대로 행동할라치면 너무 고집이 세다며 꼰대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그에 대한 푸념을 조금이라도 늘어놓을라치면 말이 너무 길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인 때에 이르렀다. 바야흐로 ‘꼰대’로 명명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스스로 나이를 먹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벅찬 가운데 야속하게도 세월이 그렇게 대꾸한다. 너무나도 빨리 변하는 현실, 그리울 수밖에 없는 과거 특유의 빼어난 글솜씨로 조선일보에서 주간 칼럼을 연재하기도 한 신경외과 학계의 권위자 김동규가 내놓는 네 번째 수필집 『산책길에 만난 딱따구리를 벗삼다』는 전작에 비해 노년의 삶에 관한 여러 단상을 실었다. 노화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나 신체가 차츰 약해지는 것도 마음이 유약해지는 것도 전부 낯설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요새는 기존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속도로 사회와 주변의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나름대로 유연한 태도를 갖추고 마음을 열어 이 사회에 발맞추어 가려고 해도, 살아온 세월과 그로 인해 공고히 쌓인 선입견이라는 게 있어서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한편으로는 서운하고 아쉬워하면서 한편으로는 지난 과거를 더욱 아름답게 떠올린다. 조금은 지루하고 길겠으나 그래도 내 얘기를 들어보시게 그러나 철학자 가다머가 이야기하듯이 선입견은 단순한 인식의 장애물이 아니다. 오히려 오랜 세월 학습을 통해서 익힌 개념이므로 역으로 생각하면 삼라만상을 이해하는 것의 출발점이 되기도 하다. 김동규 역시 넓게 보면 그렇게 생각하기에, 약 70여 편의 짧은 글을 모은 이번 책에서도 본인이 살고 있는 이 사회가 보다 나아지길 바라며 오늘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한낱 감상의 편린을 늘어놓기보다는 공교육, 사회 정책 등에서도 자신만의 확고한 의견을 설파한다. 스스로 꼰대라 말하기도 하지만, 저자 본인의 할 말은 하겠다는 의지 또한 강하다. 그리고 그 의지가 기존의 수필과는 다른 차별점을 만든다. 책을 접하는 독자마다 그에 대한 감상은 제각각일 순 있겠으나, 어떤 이야기는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고 어떤 이야기는 읽다가 저절로 웃음 짓게 될 것이다. 산책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딱따구리처럼 『산책길에서 만난 딱따구리를 벗삼다』에서는 반복적인 일상을 지내다가 잠시 멈추어 서는, 이른바 ‘기다림’의 미학이 느껴진다. 젊은 시절에는 끝에서 무엇이 기다릴지도 모르는데 무작정 달렸고 그 과정에서 소기의 성과도 얻었지만, 인생의 황혼에 접어드는 순간부터는 또 다른 헤맴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하나도 두렵지 않다면 거짓이겠지만 그래도 저자는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며 특유의 입담으로 넉살 좋게 불특정다수를 다독인다. 한 발짝 한 발짝 차근차근 내디디며 나아가다 보면 어느덧 새로운 길에 접어들게 될 것이며, 만약 너무 지쳤을 땐 잠시 쉬어가도 좋다고, 그러다 보면 예기치 못한 기쁨을 마주할지도 모른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마치 저자가 집 앞길을 산책하다 우연히 딱따구리를 만난 벗으로 삼은 것처럼, 독자들 역시 언젠가 소소한 행운과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