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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들어가며
1부 왜란, 무너진 나라의 민낯 1장 부산진에서 탄금대까지 2장 통신사의 경고와 조정의 오판 3장 도망친 임금, 불타는 궁궐 4장 기축옥사와 붕당의 독 5장 분조의 세자, 전쟁 속의 광해 6장 명군의 참전과 전쟁의 장기화 7장 의병과 이순신, 전쟁의 종결 2부 호란, 중립외교의 좌절과 삼전도의 굴욕 8장 왕이 된 광해 9장 허균의 꿈과 광해의 고립 10장 북방의 태풍 11장 반정의 밤 12장 이괄의 난과 흔들리는 인조 정권 13장 정묘호란에서 병자호란으로 14장 남한산성의 겨울 15장 끌려간 사람들 3부 러일전쟁과 망국, 제국의 길목이 된 반도 16장 제물포의 포성 17장 보호라는 이름의 강탈 18장 헤이그에서 군대 해산까지 19장 망국행 카운트다운 글을 맺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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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였던 국왕과 양반들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경직된 시각으로 국제질서의 변화와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한족(漢族)의 중화 문명만이 숭배의 대상이었고, 그 밖의 것들은 단지 미개한 오랑캐 문화였을 뿐이었다.
---p.6 명 황제는 조선이 명나라를 섬기니 조선에 은혜를 베푼다는 사대 관계를 파병의 명분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그들의 속내는 조선 땅이 왜국의 명나라 침략에 교두보가 되는 것을 막으려는 데 있었다. ---p.78 흰옷을 입은 이순신이 무릎을 꿇었다. 도성에서 온 선전관이 교지를 읽었다. 이순신은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으로 교지를 받았다. 그는 임금이 있는 북쪽으로 절을 하지는 않았다. 임금은 그에게 임무를 준 사람일 뿐 충성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가 충성을 바칠 대상은 삼천리 국토와 그 땅에서 살아가는 백성이었다. ---p.99 이순신의 조카 이완이 처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전쟁이 끝나면 우리는 모두 도성으로 압송되어 문초를 받고 참수 되겠지요?” 이순신이 비장한 얼굴로 답했다. “나 하나가 죽어서 그대들 모두를 살릴 것이다.” ---p.105 잠시 후에 외부대신 박제순이 회의용 탁자에 놓여 있는 조약안에 직인을 찍었다. 이어서 학부대신 이완용, 내부대신 이지용, 농상공부대신 권중현, 군부대신 이근택이 각자 직인을 찍었다. 이토는 흐뭇한 얼굴로 공표했다. “이로써 대한제국 내각은 조약안을 의결하였소.” ---p.330 허위가 서대문 형무소의 교수대에 올라서자 일본 승려가 명복을 빌어주려고 독경을 시작했다. 그는 승려를 바라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만두시오. 충의의 귀신은 스스로 마땅히 하늘로 올라갈 것이오. 혹 지옥에 떨어진다 하더라도 어찌 그대들의 도움을 받아서 복을 얻겠는가.” ---p.346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소신들은 온몸을 바치겠나이다. 폐하께서 의병 양성에 쓰일 자금을 도와주신다면 황은이 망극하겠나이다. 소신들이 훗날 연해주에 대한제국의 망명정부를 세워서 폐하를 모실 계획이오니 그때까지 참고 기다리시옵소서.” 고종은 이 편지를 읽자마자 불 속에 집어넣었다. 편지의 내용은 순식간에 그의 뇌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p.357 조선의 눈물은 결코 지리적 숙명이 아니었다. 반도의 눈물은 내부의 무능과 폐쇄성, 사대와 분열, 민생을 외면한 지배층의 책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에는 조선과 다른 힘이 있다. 우리 국민은 여러 차례 독재권력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4·19혁명, 6월항쟁, 박근혜 탄핵, 윤석열 탄핵은 세계사적으로도 보기 드문 시민의 승리였다. ---p.362 반도의 비극을 넘어서는 길은 자주와 평화, 그리고 통일에 있다. 자주가 있어야 외세의 각축장이 되지 않고, 평화가 있어야 전쟁의 참화를 막을 수 있으며, 통일이 있어야 한반도는 더 이상 남의 힘에 휘둘려지는 분단의 땅으로 남지 않는다. ---p.3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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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의 눈물을 넘어, 영광의 한반도를 꿈꾸다
도서출판 우리겨레가 출간한 김종천 작가의 역사소설 『이제는 닦아야 할 반도의 눈물』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러일전쟁과 한일병합에 이르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비극을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 속에서 재구성한 작품이다. 저자는 조선의 불행을 외세의 침략이나 내부 모순 어느 한쪽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맞부딪치는 반도의 위치, 국제질서를 읽지 못한 지배층의 무능, 허약한 국력, 외세 의존과 민생 외면이 어떻게 전쟁과 굴욕의 역사로 이어졌는지를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다. 이 책은 세 개의 역사적 파국을 한 줄기로 꿰어낸다. 임진왜란은 일본의 대륙 진출 야욕이 조선을 짓밟은 전쟁으로, 병자호란은 명·청 교체기의 격랑 속에서 조선이 감당해야 했던 굴욕으로, 러일전쟁은 러시아의 남진과 일본 제국주의 팽창이 한반도에서 충돌한 전쟁으로 그려진다. 그 끝에는 대한제국의 외교권 박탈, 군대 해산, 한일병합이라는 망국의 길이 놓여 있다. 저자는 이 과정을 딱딱한 역사 해설이 아니라 생생한 장면과 대화로 재현한다. 부산진과 동래성의 함락, 신립의 탄금대 패전, 선조의 몽진과 불타는 궁궐, 광해군의 중립외교, 인조반정과 병자호란, 남한산성의 겨울, 삼전도의 굴욕, 포로로 끌려간 백성들, 러일전쟁과 을사조약, 헤이그 특사와 군대 해산까지 조선과 대한제국의 격동이 빠른 호흡으로 펼쳐진다. 『이제는 닦아야 할 반도의 눈물』은 조선의 패배와 대한제국의 망국을 단순한 과거사로 남겨두지 않는다. 이 책이 끝내 묻는 것은 반도의 눈물이 과연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는가 하는 문제다.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반도의 눈물은 지리적 조건만이 아니라, 그 조건을 감당하지 못한 정치, 허약한 국력, 외세 의존, 주권 의식의 결핍이 빚어낸 역사였다는 것이다. 이 문제의식은 오늘의 한국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한반도는 여전히 강대국의 이해가 부딪히는 자리에 놓여 있고, 분단은 고착되어 있으며, 동북아 국제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저자는 조선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강한 국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외세의 전략에 끌려다니지 않고 나라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주권 의식, 전쟁을 막는 평화의 지혜, 분단을 넘어서는 통일의 길이 함께 필요하다는 것이다. 〈글을 맺으며〉에서 저자는 로마와 조선을 나란히 놓고, 반도라는 지리적 조건이 곧 약소국의 굴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탈리아반도의 작은 도시국가였던 로마는 대제국으로 성장했지만, 조선은 경직된 사대부 지배체제와 사대의식, 허약한 군사력, 민생 외면 속에서 전쟁과 망국의 길로 들어섰다. 그렇다고 저자가 오늘의 한국을 비관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식민과 전쟁, 분단을 겪고도 경제적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함께 이룬 나라다. 4·19혁명, 6월항쟁, 촛불항쟁으로 이어진 시민의 힘은 조선과 다른 현대 한국의 저력이다. 이 책은 그 힘을 바탕으로 한반도가 더 이상 외세의 각축장에 머무르지 않고, 주권국가로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땅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조선사와 대한제국사, 임진왜란·병자호란·러일전쟁에 관심 있는 독자뿐 아니라, 오늘의 한반도 정세와 주권, 자주, 평화, 통일의 문제를 역사적 시야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과거의 비극을 되짚어 오늘의 한반도가 풀어야 할 과제를 묻는다는 점에서, 『이제는 닦아야 할 반도의 눈물』은 한 시대의 역사소설을 넘어 주권과 평화의 길을 성찰하게 하는 기대작이다. 이 책의 특징 ① 임진왜란·병자호란·러일전쟁을 한 줄기로 꿰어낸 역사소설이 책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러일전쟁과 한일병합에 이르는 조선의 비극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낸 역사소설이다. 부산진과 동래성의 함락, 탄금대 패전, 선조의 몽진, 광해군의 중립외교, 인조반정과 병자호란, 남한산성의 겨울, 러일전쟁과 을사조약, 헤이그 특사와 군대 해산, 한일병합까지 조선과 대한제국의 격동이 빠른 호흡으로 펼쳐진다. ② ‘반도의 숙명’이 아니라 지배층의 무능과 외세 의존을 묻는 책책은 한반도가 반도라는 이유만으로 전쟁과 굴욕을 피할 수 없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저자는 조선의 비극을 지리적 숙명이 아니라 내부의 무능과 폐쇄성, 사대와 분열, 민생을 외면한 지배층의 책임에서 비롯된 역사로 본다. 국제질서를 읽지 못한 왕권, 당쟁과 명분에 갇힌 사대부, 허약한 국력과 군사력, 백성의 삶보다 특권 유지에 매달린 국가 운영이 어떻게 전쟁과 망국의 길을 열었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③ 역사 해설과 소설적 장면을 결합한 대중 역사서딱딱한 역사 해설 대신 인물의 대화와 장면 묘사를 통해 조선의 위기를 생생하게 되살린다. 전쟁을 준비한 일본과 전쟁을 외면한 조선, 도망친 임금과 불타는 궁궐, 남한산성에 갇힌 조정과 굶주린 병사들, 나라가 망하는 순간에도 특권을 지키려 한 지배층의 민낯이 소설 속 장면에서 드러난다. 역사적 사건을 따라가면서도 독자는 국가, 지배층, 외교, 민생의 문제를 함께 생각하게 된다. ④ 조선의 실패를 오늘의 한반도 현실로 되묻다책의 문제의식은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후기에서 “반도의 눈물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인가”라고 묻는다. 오늘의 한반도 역시 강대국의 이해가 부딪히는 자리에 놓여 있으며, 분단과 외세 의존의 문제는 여전히 현재형이다. 저자는 반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강한 국력만이 아니라 자주적인 판단, 평화의 지혜, 통일의 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⑤ 비극을 넘어 미래를 모색하는 역사소설책은 조선의 패배와 대한제국의 망국을 비통하게 되짚지만, 결말은 비관으로 닫히지 않는다. 저자는 현대 한국이 조선과 달리 경제력, 군사력, 기술력, 민주주의의 힘을 갖춘 나라가 되었다고 본다. 반도의 눈물은 숙명이 아니었고, 이제는 그 눈물을 닦고 한반도의 운명을 스스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최종 메시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