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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옷이 날개
1. 얇은 사 하이얀 옷 입은 꼬리명주나비 2. 신비한 색의 소유자, 비단벌레 3. 도포자락 휘날리는 청띠신선나비 4. 오톨도톨 여드름쟁이, 두꺼비메뚜기 5. 시스루 패션의 종결자, 모시금자라남생이잎벌레 6. 허물 쓰레기를 걸친 남생이잎벌레 7. 연두저고리 다홍치마 입은 새노란실잠자리 8. 하얀 웨딩드레스 입은 신부날개매미충 2장 버섯과 열매 보양식 먹는 곤충 1. 마약을 먹고 사는 알락애버섯벌레 2. 구수한 팥으로 배 채우는 팥바구미 3. 파리들의 보약, 노랑망태버섯 4. 불로초를 먹고 사는 살짝수염벌레 3장 뛰어난 건축가 1. 초록색 집 짓는 유리산누에나방 2. 곤충계의 블랙홀, 개미지옥 3. 도롱이 집 짓고 사는 주머니나방 4. 잎을 말아 요람 만드는 거위벌레 4장 아옹다옹 살아가는 식물과 곤충 1. 족도리풀의 단짝, 애호랑나비 2. 개나리만 먹고 사는 개나리잎벌 3. 애기똥풀을 찾아온 곤충 손님 4. 오리나무와 오리나무잎벌레 5장 곤충들의 결혼 풍속도 1. 결혼의 조건, 사슴벌레 2. 결혼 지참금이 필요해, 밑들이 3. 정조대 달고 사는 모시나비 6장 곤충들의 육아 풍경 1. 등에 업고 키우는 아빠 물자라 2. 아기 밥상 차리는 소똥구리 3. 알 낳고 죽는 장한 사마귀 4. 자식을 지키는 에사키뿔노린재 7장 스포츠 스타 곤충 1. 배영 전문 선수, 송장헤엄치게 2. 단거리 육상 선수, 길앞잡이 3. 높이뛰기 세계 챔피언, 거품벌레 4. 마라톤 선수, 모나크왕나비와 된장잠자리 5. 물구나무서기 선수, 등에잎벌 6. 곤충계의 쇼트트랙 선수, 소금쟁이 7. 오체투지 수행하는 자벌레 8. 체조선수, 방아벌레 9. 곤충계의 피겨 스케이트 선수, 물맴이 8장 인간의 삶 속에 들어온 곤충 1. 덩더꿍 장구 치는 장구애비 2. 도토리 한 개면 충분해, 도토리거위벌레 3. 미국으로 불법 이민 간 유리알락하늘소 4. 신사임당의 〈초충도〉 속 곤충들 9장 곤충은 미래의 밥상이자 자원 1.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침엽수비단벌레 2.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 가뢰 3. 돌을 번쩍 드는 털두꺼비하늘소 4. 돈 버는 재주꾼, 굼벵이 5. 거저리 쿠키, 거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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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은 조잘조잘 끊임없이 수다를 떱니다. 그런 녀석들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어렸을 적 등잔불 밑에서 밤새는 줄도 모르고 읽었던 [아라비안나이트]가 아련히 떠오릅니다.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한 수많은 곤충들의 수다를 들으려면 밤을 꼬박 새워도 모자랍니다. 몇 날 며칠을 들어도 끝이 안 나는 천일야화 같은 그들 곤충 이야기를 이 책에서 선을 보였습니다.
안도현 시인이 그랬지요. 서른다섯 될 때까지 애기똥풀 모르고 살았다고, 애기똥풀이 얼마나 서운했을까 하고 말이지요. 곤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곤충들도 얼마나 맘 상하고 서운했을까요? 날마다, 아니 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늘 사람 곁에서 동거하면서 다정하게 얼굴을 보여주는데도 자기들을 몰라주고 저기 걸어간다고. ---「저자 서문」중에서 올 여름 우리나라에 큰 손님이 왔습니다. 소년처럼 해맑은 미소를 지으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여러 날을 우리 땅, 우리 하늘 아래서 우리와 함께 보냈습니다…… 텔레비전으로나마 낮은 데로 임하는 교황의 참모습을 접했는데, 낯익은 얼굴 인순이 씨가 나와 꿈과 용기가 담긴 노래 [거위의 꿈]을 열창하니 오랜만에 귀가 호강합니다. 이 노래를 듣고 있자니 문득 거위랑 비슷하게 생긴 거위벌레가 생각납니다. 거위와는 족보가 달라도 한참 다르지만 거위벌레에게도 꿈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아무래도 거위벌레의 꿈은 일생일대의 가장 큰 일, 자식을 위해 훌륭한 요람을 짓는 일일 것 같습니다. 5월, 산과 들은 많은 곤충들이 나와 떠들썩합니다. 이 즈음엔 거위벌레들이 너도나도 나와 요람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잎을 말아 요람 만드는 거위벌레」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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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속의 인간에게 던지는 ‘풀숲’의 의미, 천일야화
『곤충들의 수다』는 내리쬐는 뙤약볕을 시간도 잊은 채 온몸으로 받아 안고 곤충들의 걸음걸이, 날갯짓, 휴식, 사랑을 코앞에서 숨죽여 지켜본 한 곤충학자의 오랜 일기장과도 같습니다. 인생을 ‘곤충’과 바꿨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저자의 생태 연구는 어떤 힘이 이끄는 것일까요? ‘호기심’ 그것만으론 턱없이 부족합니다. CMB 촬영으로 우주 초기 역사를 검증한 오늘날, 생명 이야기는 지구의 역사가 아닌 우주의 역사와 한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알려진 것만으로도 100만 종이나 되는 곤충들. 곤충 한 종의 생명 현상을 찾아가기까지 진리 탐구라는 과학의 열정과 자기 성찰적 인문의 감성이 폭발합니다. 『곤충들의 수다』를 통해 저자는 독자에게 인간의 관점이 아닌 생명의 관점을 갖기를 바랍니다. 곤충을 ‘아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살고 있는 또 다른 ‘존재’를 느끼기를 바랍니다. 저자가 언급한 복효근 시인의 [자벌레], 안도현 시인의 [애기똥풀], 최승호 시인의 [실잠자리]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또한 『곤충들의 수다』에 수록된 곤충들은 저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생존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입는 옷도, 먹는 음식도, 사는 집도 다르고, 결혼 풍속도, 육아 방식도, 뛰어난 능력도 다릅니다. 오톨도톨 여드름이 솟아난 두꺼비메뚜기, 새색시만 입을 수 있는 연두저고리와 다홍치마 입은 새노란실잠자리, 마약류를 먹는 알락애버섯벌레, 도롱이 집을 짓고 사는 주머니나방, 짝짓기를 위해 예물을 준비하는 밑들이, 새끼가 알에서 깰 때까지 알을 지키는 에사키뿔노린재, 배영의 달인 송장헤엄치게, 알 낳은 도토리를 땅에 떨어뜨리는 도토리거위벌레 등등. 종(무리)마다의 특성을 알아가다 보면 무한대라 할 수 있는 생명의 다양성과 마주치게 됩니다. 산과 도심 속 공원의 나무와 풀숲, 전봇대 아래 작은 풀잎들 속에서도 오늘도 다양한 생명을 이어가는, 4억 년 이상 이어진 곤충 이야기는 끝나지 않을 이야기, 천일야화에 다름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