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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가 꼭 읽어야 할 한국대표 단편소설
편집부 편
작은씨앗 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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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날개 - 이상
동백꽃 - 김유정
메밀꽃 필 무렵 - 이효석
미스터 방 - 채만식
봄봄 - 김유정
빈처 - 현진건
벙어리 삼룡이 - 나도향
사랑손님과 어머니 - 주요섭
왕치와 소새와 개미 - 채만식
운수 좋은 날 - 현진건
하늘은 맑건만 - 현덕
황소와 도깨비 - 이상
B 사감과 러브레터 - 현진건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26쪽 | 740g | 182*238*22mm
ISBN13
9791196628086

책 속으로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이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 「〈날개〉- 이상」 중에서

언제 구웠는지 아직도 더운 김이 홱 끼치는 굵은 감자 세 개가 손에 뿌듯이 쥐였다.
“느 집엔 이거 없지?”
하고 생색 있는 큰소리를 하고는 제가 준 것을 남이 알면은 큰일 날 테니 여기서 얼른 먹어 버리란다.
그리고 또 하는 소리가
“너 봄 감자가 맛있단다.”
“난 감자 안 먹는다, 너나 먹어라.”
나는 고개도 돌리려지 않고 일하던 손으로 그 감자를 도로 어깨너머로 쑥 밀어 버렸다.
--- 「〈동백꽃〉 - 김유정」 중에서

나귀가 걷기 시작하였을 때, 동이의 채찍은 왼손에 있었다. 오랫동안 아둑신이같이 눈이 어둡던 허 생원도 요번만은 동이의 왼손잡이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걸음도 해깝고 방울 소리가 밤 벌판에 한층 청청하게 울렸다.
달이 어지간히 기울어졌다.
--- 「〈메밀꽃 필 무렵〉 - 이효석」 중에서

직업이 있느냐고 물었다. 방금 실직하였노라고 대답하였다. 그럼, 내 통역이 되어 주겠느냐고 물었다. 그러겠노라고 대답하였다. 이 자리에서 신기료장수 코삐뚤이 삼복이 미스터 방으로 승차를 하여, S라는 미국 주둔군 소위의 통역이 되었다. 주급 십오 불(이백사십 원) 가량의.
--- 「〈미스터 방〉 - 채만식」 중에서

“장인님! 인젠 저…….”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긁고, 나이가 찼으니 성례(결혼)를 시켜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대답이 늘, “이 자식아! 성례구 뭐구 미처 자라야지!” 하고 만다.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장차 내 아내가 될 점순이의 키 말이다. 내가 여기에 와서 돈 한 푼 안 받고 일하기를 삼 년 하고 꼬박이 일곱 달 동안을 했다.
--- 「〈봄봄〉 - 김유정」 중에서

아직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은 무명작가인 나를 다만 저 하나가 깊이깊이 인정해 준다. 그러기에 그 강한 물질에 대한 본능적 요구도 참아 가며 오늘날까지 몹시 눈살을 찌푸리지 아니하고 나를 도와준 것이다.
‘아아, 나에게 위안을 주고 원조를 주는 천사여!’
마음속으로 이렇게 부르짖으며 두 팔로 덤썩 아내의 허리를 잡아 내 가슴에 바싹 안았다. 그다음 순간에는 뜨거운 두 입술이……. 그의 눈에도 나의 눈에도 그렁그렁한 눈물이 물 끓듯 넘쳐흐른다.
--- 「〈빈처〉 - 현진건」 중에서

불은 마치 피 묻은 살을 맛있게 잘라 먹는 요마의 혓바닥처럼 날름날름 집 한 채를 삽시간에 먹어 버리었다. 이와 같은 화염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사람이 하나 있으니, 그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낮에 이 집을 쫓겨난 삼룡이다. 그는 먼저 사랑에 가서 문을 깨뜨리고 주인을 업어다가 밭 가운데 놓고 다시 들어가려 할 제 그의 얼굴과 등과 다리가 불에 데어 쭈그러져 드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
--- 「〈벙어리 삼룡이〉 - 나도향」 중에서

“이 손수건, 저 사랑 아저씨 손수건인데, 이것 아저씨 갖다 드리구 와, 응. 오래 있지 말구 손수건만 갖다 드리구 이내 와, 응.”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손수건을 들고 사랑으로 나가면서 나는 그 손수건 접이 속에 무슨 발각발각하는 종이가 들어 있는 것처럼 생각되었습니다마는 그것을 펴보지 않고 그냥 갖다가 아저씨에게 주었습니다.
아저씨는 방에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나서 손수건을 받는데, 웬일인지 아저씨는 이전처럼 나보고 빙그레 웃지도 않고 얼굴이 몹시 파래졌습니다.
그리고는 입술을 질근질근 깨물면서 말 한마디 아니 하고 그 수건을 받더군요.
--- 「〈사랑손님과 어머니〉 - 주요섭」 중에서

별안간 후루룩하더니 둘이가 먹고 있는 잉어 배때기 속에서 왕치가 풀쩍 뛰어나오는 것이었다.
아까, 왕치를 산 채로 차 먹은 그 잉어를 공교로이 소새가 잡아 온 것이었다.
소새와 개미는 (반가운 것도 반가운 것이지만 깜짝 놀라) 뒤로 나가 자빠지는데, 풀쩍 그렇게 잉어 배때기 속에서 뛰어나오면서 왕치의 하는 거동이 과연절창이었다.
“휘! 더워! 어서들 먹게! 아, 이놈의 걸 내가 잡느라고, 어떻게 그만 앨 썼던지! 에이 덥다! 어서들 먹게!”
--- 「〈왕치와 소새와 개미〉 - 채만식」 중에서

그러자 산 사람의 눈에서 떨어진 닭의똥 같은 눈물이 죽은 이의 뻣뻣한 얼굴을 어룽어룽 적시었다.
문득 김 첨지는 미친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한데 비벼대며 중얼거렸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 「〈운수 좋은 날〉 - 현진건」 중에서

“저는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받은 거예요.”
하고 문기는 눈을 감으며 한 마디 한 마디 그러나 똑똑하게 처음서부터 끝까지 먼저 고깃간 주인이 일 원을 십 원으로 알고 거슬러 준 것, 그 돈을 써버린 것, 그리고 또 붙장 안의 돈을 자기가 훔쳐낸 것, 이렇게 하나하나 숨김없이 자백을 하자 이때까지 겹겹으로 몸을 싸고 있던 허물이 한 꺼풀 한 꺼풀 벗어지면서 따뜻한 것이 온몸에 퍼져 나갔다.
--- 「〈하늘은 맑건만〉 - 현덕」 중에서

돌쇠가 하품을 하는 것을 본 황소도 따라서 기다란 하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옳다 됐다.”
그것을 본 돌쇠가 껑충 뛰어 일어나며 좋아라고 손뼉을 칠 때입니다.
벌린 황소 입으로 살이 통통히 찐 도깨비 새끼가 깡창 뛰어나왔습니다.
“돌쇠 아저씨, 참 오랫동안 고맙습니다. 아저씨 덕택에 이렇게 살까지 쪘으니 아저씨 은혜가 참 백골난망입니다. 그 대신 아저씨 소가 지금보다 백 갑절이나 기운이 세이게 해드리겠습니다.”
--- 「〈황소와 도깨비〉 - 이상」 중에서

이 어쩐 기괴한 광경이냐! 전등불은 아즉 끄지 않았는데 침대 위에는 기숙생에게 온 소위 ‘러브레터’의 봉투가 너저분하게 흩어졌고 그 알맹이도 여기저기 두서 없이 펼쳐진 가운데 B 여사 혼자-아모도 없이 제 혼자 일어나 앉았다.
누구를 끌어당길 듯이 두 팔을 벌이고 안경 벗은 근시안으로 잔뜩 한 곳을 노리며 그 굴비 쪽 같은 얼굴에 말할 수 없이 애원하는 표정을 짓고는 ‘키스’를 기다리는 것같이 입을 쭝굿이 내어민 채 사내의 목청을 내어가면서 아깟말을 중얼거린다.

--- 「〈B 사감과 러브레터〉 - 현진건」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대를 넘어 살아 있는 한국 문학의 명작들

한국 문학에는 오랜 세월 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명작들이 있습니다. 그 작품들은 단순히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가난과 사랑, 가족과 우정, 꿈과 좌절, 희망과 성장 등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0대가 꼭 읽어야 할 한국 대표 단편소설』은 중학교 국어 교과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한국 대표 단편소설들을 엄선하여 한 권에 담은 책입니다. 이상의 〈날개〉와 〈황소와 도깨비〉, 김유정의 〈동백꽃〉과 〈봄봄〉,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채만식의 〈미스터 방〉과 〈왕치와 소새와 개미〉, 현진건의 〈빈처〉, 〈운수 좋은 날〉, 〈B 사감과 러브레터〉,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 주요섭의 〈사랑손님과 어머니〉, 현덕의 〈하늘은 맑건만〉 등 한국 문학사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삶과 감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동백꽃〉과 〈봄봄〉에서는 풋풋한 사랑과 유쾌한 웃음을 만나고, 〈운수 좋은 날〉과 〈빈처〉에서는 가난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은 아름다운 자연과 인간적인 정서를 보여 주며, 〈벙어리 삼룡이〉는 순수한 사랑과 희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또한 〈미스터 방〉과 〈B 사감과 러브레터〉는 사회의 모순과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날카롭게 풍자하며, 〈날개〉는 현대인의 고독과 내면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문학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이야기를 따라가는 일이 아닙니다. 등장인물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이 처한 상황을 함께 고민하며, 자신의 삶과 연결해 생각해 보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공감 능력과 사고력을 키워 주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줍니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만나는 좋은 문학 작품은 평생 기억에 남는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고전을 쉽고 깊이 읽도록 돕는 친절한 안내서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고전이라도 처음 읽는 청소년들에게는 낯선 어휘와 시대적 배경,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의 말과 행동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작품을 읽기 전 작가 소개와 흥미로운 도입글을 수록해 작품의 배경과 특징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작품을 읽은 뒤에는 ‘한눈에 보는 줄거리’를 통해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작품의 이해와 감상’을 통해 작품이 담고 있는 주제와 의미를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여기에 ‘생각해 보기’ 코너를 더해 등장인물의 행동과 작품의 메시지를 자신의 삶과 연결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본문 곳곳에 실린 낱말 풀이와 상세한 설명은 고전 문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어렵지 않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단순히 작품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내용을 정리하고 의미를 해석하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이 책의 큰 특징입니다.

또한 이 책은 문학 감상에 그치지 않고 문해력과 독해력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작품의 줄거리와 인물,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고 주제를 파악하는 과정은 국어 학습의 기초가 되는 읽기 능력을 키워 줍니다. 등장인물의 심리와 행동의 이유를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 보는 활동은 비판적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르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수록 작품 대부분은 중학교 국어 교과서와 교과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작품들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문학의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학교 수업에서 만나는 작품들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학부모에게는 자녀의 독서 습관과 학습 능력을 함께 키울 수 있는 책이 되고, 교사와 도서관에는 청소년 독서 교육을 위한 훌륭한 자료가 되어 줄 것입니다.

이 책은 시험을 위한 문제집이 아니라 문학을 즐기기 위한 안내서입니다. 작품 속 인물들과 함께 웃고, 고민하고, 때로는 안타까워하며 문학이 주는 감동과 즐거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힘, 읽는 힘, 공감하는 힘을 키워 줍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처음 한국 단편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가장 친절한 문학 입문서가 되어 줄 것입니다.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명작들을 통해 한국 문학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만나고,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 감동과 생각의 힘을 발견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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