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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아이는 오늘도 플라스틱을 먹었다
1장 정화구역의 아침 2장 쓰레기 산의 소녀 3장 폐기 완료 4장 돔 안의 사람들 5장 몸속의 증거 6장 먹기를 거부한 아이 7장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 8장 폐기 완료 이후 9장 살아 있다는 기록 10장 밥을 먹는 아이 11장 아직 끝나지 않은 아이들 12장 도망친 대표 13장 끊긴 통신 14장 치료 데이터 15장 빵 맛을 느낀 아이 16장 세상이 잘못 배고플 때 17장 자기 속도로 18장 기록이 기다리는 자리 19장 회색 천 20장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 21장 귀환하는 아이들 에필로그 돌아온 이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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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버린 것은 쓰레기뿐이었을까
기후 위기의 한복판에서 아이의 이름을 묻는 소설 『플라스틱을 먹는 아이』는 첫 문장부터 독자를 붙잡는다. “강이준은 아침마다 플라스틱을 먹었다.” 이 한 문장 안에는 이 작품의 세계관과 문제의식이 모두 들어 있다. 플라스틱이 음식이 된 세계, 아이들이 정화의 도구로 관리되는 세계, 그리고 그 세계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길들여진 아이의 시선이 강렬하게 펼쳐진다. 이 소설의 힘은 환경 문제를 단순한 교훈으로 다루지 않는 데 있다. 작품은 플라스틱 오염, 기후 위기, 폐기물 문제를 미래 사회의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으로 밀어붙인다. 하지만 그 안에서 가장 뜨겁게 남는 것은 거대한 메시지가 아니라 한 아이의 몸이다. 씹고, 삼키고, 아파하고, 이름을 잃고, 다시 이름을 불리는 아이의 몸이다. 정화구역에서 아이들은 번호로 불린다. 강이준은 7-19이고, 윤하루는 7-23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자부심과 순응과 감사를 가르친다. 그러나 소설은 묻는다. 누군가에게 고통을 감수하라고 가르치는 사회가 정말 깨끗한 사회일 수 있는가. 누군가를 희생시켜 얻은 미래를 우리는 과연 미래라고 부를 수 있는가. 유채린의 등장은 이준의 세계를 흔든다. 쓰레기 산에서 살아가는 소녀 채린은 이준에게 번호가 아닌 사람 이름을 묻는다. 그 단순한 질문이 이준을 깨운다. “너 이름 뭐야?” 이 질문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문장이다. 사람은 기능이기 전에 이름이고, 기록이기 전에 생명이며, 쓸모가 있기 전에 존재라는 사실을 이 소설은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후반부에서 작품은 폭로와 추격, 탈출의 긴장감을 지나 회복의 자리로 나아간다. 아이들이 플라스틱을 더 많이 먹는 법이 아니라 밥을 먹는 법을 배우는 장면은 이 작품의 가장 뭉클한 성취다. 세상을 구하는 영웅 서사가 아니라, 한 아이가 자기 속도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 그래서 이 소설은 환경 소설이면서 동시에 회복 소설이고, 판타지이면서 동시에 오늘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플라스틱을 먹는 아이』는 청소년 독자에게는 기후 위기와 생명의 존엄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로, 성인 독자에게는 편리함 뒤에 숨은 책임을 돌아보게 하는 소설로 읽힌다. 이 책은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버려 왔는가. 그리고 아직 되찾을 수 있는 이름은 무엇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