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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산딸기
산딸기/ 동백꽃/ 문장대/ 나눌수록 커지는 사랑/ 옹달샘/ 불청객/ 고추밭에서/ 겹치는 눈물/ 갈증/ 까치발로 입어요/ 내 눈에 혓바닥이 생겼어요/ 청보리 밭/ 연잎 사랑/ 엄마 손맛/ 손자에 감전된 할아버지/ 폐기물인 줄 알았는데/ 손자의 위대한 사랑/ 할아버지의 꽃 -석현아, 미안해/ 눈 오는 날/ 아버지의 차가운 눈물/ 옹알이 상처/ 한잠도 못 잤어요 제2부 어머니 가벼워서 업지 못해요 불효자는 웁니다/ 어머니 옥시기/ 어머니 가벼워서 업지 못해요/ 심장 병동 706호/ 감꽃으로 피어난 당신/ 어머니 속마음/ 어머니의 시/ 어머니 城/ 순돌이의 일기/ 손자가 보고 싶어도/ 흰 새치 보리밥/ 돌멩이/ 글쎄요/ 전깃줄/ 정오/ 낙방落榜/ 달력/ 이별/ 유리창 청소/ 유언/ 당신은 이미 나에게/ 틈새 제3부 까치 초대장 까치 초대장/ 얼음 사탕/ 트랙터가 차린 밥상/ 천둥 번개/ 시간은 밥이다/ 황산/ 고향 빈집/ 빨간 단풍잎/ 낙엽/ 봄이 오는 소리/ 봄비/ 야생화에게/ 참견/ 개미 일기예보/ 새 때문에/ 三食이는 싫어요/ 잠자리 신혼여행/ 단풍/ 씨감자/ 12월 달력/ 거미줄/ 아빠가 둘 제4부 농부의 기도 농부의 기도/ 속 울음/ 공통분모/ 말대꾸/ 그때, 그 시절/ 법당에 서면/ 명예 퇴직/ 할아버지의 사랑 고백/ 초심으로 살아다오 - 아들 결혼 축시/ 감꽃/ 밥 주거라/ 꽃은 아파도 웃는다/ 기우제 축문/ 늦가을/ 겨울 햇볕/ 겨울 비/ 농촌 총각 청혼서/ 세월의 흔적/ 천수답 모내기 하던 날/ 가을이 오는 길목/ 강아지 유언/ 회오리바람/ 어머니 입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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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에게 피어난 첫 번째 꽃이었습니다 이제는 물을 주지 않아도 시들지않는 꽃이 되었습니다 물을 주지 않는 그 꽃마저도 꺾어버리지 않고서는 숨쉬기조차 힘들어 하루라도 빨리 너를 지우려 해도 가족사진 속 아빠 어깨에 걸쳐 놓은 너의 해맑은 함박웃음은 어찌해야 합니까
너를 밤낮으로 기억하며 사는 고통을 견딜 수 없어 가슴에 박힌 옹이를 도려내는 아픔에 나는 너에게 냉혹한 눈물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뜨거운 눈물로 너를 지우기에는 네가 남긴 웃음꽃이 내 가슴에 너무 두껍게 남아 있어 꺾인 꽃의 슬픔마저도 마주하지 못해 얼음같이 찬 눈물로 냉정하게 돌아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白壽를 해도 그것도 슬픔이라고 네가 내 죽음 앞에 흘려야만 했던 뜨거운 눈물을 내가 네 죽음에 조아려 아버지의 차가운 눈물의 의미를 고백하는 아비의 심정을 그 누가 헤아려 줄까마는 내가 너에게 내 눈물이 왜 이토록 차가워야만 했는지 차가운 눈물을 흘려 본 사람만이 알 것 같습니다 오늘도 말없이 흘러내리는 차가운 눈물이 점점 더 차가워지는 것은 아직도 네 웃음꽃이 내 가슴속에 차돌 같은 응어리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네가 진 자리마다 꽃잎이 나풀거리며 눈물로만 서러워하지 않는 것은 진 자리마다 알밤 같은 자식이 하루하루 토실토실 여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품 안에 자식들 남겨두고 어찌 눈을 감고 떠날 수 있으련만 그래도 걸음마 날개짓이라도 할 수 있게 길러 놓고 떠날 수 있게 촌음도 아껴주신 하늘이여, 그 고마움을 어이 잊고 살겠습니까 너에 대한 가시 박힌 슬픔을 토하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어 소쩍새 슬피울어도 피를 토할 듯한 애절한 그 마음 어찌 다 알까 마는 나의 차디찬 눈물로 피운 꽃을 어찌 그 아픔도 꽃이라 하겠습니까 내 마음이 아프다고 너를 잊고 산다는 것이 이별의 순리는 아니지만 생각할수록 아버지의 눈물이 이토록 차가운 것도 나도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 눈물은 차갑고도 단단한 눈물이어야 했습니다 --- 「아버지의 차가운 눈물」 돌 지난 손자 아장아장 걸음마 걸음으로 작은 두 손 파닥파닥 날갯짓에 넘어질 듯 날아갈 듯 뒤뚱거리면 손자에 감전된 할아버지 눈동자만 깜빡이면 할아버지 손끝은 찌릿찌릿 발끝도 옴찔옴찔 --- 「손자에 감전된 할아버지」 무너진 심장으로 밥 한술 천근처럼 먹지도 못하는 밥을 바라만 보다가 놓쳐버린 젓가락 소리가 사형 선고 법봉 소리보다 더 무섭게 들립니다 손짓마저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한술이라도 더 먹이고 싶어 뼈만 남은 아내의 손을 잡아가며 “여보, 먹어야 살지” “억지라도 한술 먹어봐요” “내가 먹여 줄까” 대답할 힘조차 없어 눈동자만 깜박이며 점점 커져만 가는 아내의 신음소리를 귀 막고 들어야 하는 나는 어찌해야 합니까 숨쉬기조차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내일이 또 있을까 두렵기만 한데 서산에 지는 해는 망설임도 없습니다 운명은 재천이라 하지만 당신을 하늘나라로 보내기에는 아직 예순 나이 너무 이르지 않겠소 당신이 올봄에 심은 감나무가 첫 열매를 맺으려면 아직도 몇 년은 기다려야 하는데 시들어가는 당신의 심장 소리는 언제나 감꽃으로 피어날까요 --- 「감꽃으로 피어난 당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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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팔십 평생 마음속에 심어 두었던 언어의 씨앗을 싹 틔워 네 번째 시집에 담아봅니다 삶의 마당에서 들려오는 순박한 숨소리 그대로 형식적으로 잘 쓴 시보다 독자 마음에 촉각 세우는 좋은 시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훔치기보다 나의 실뿌리 같은 고백으로 독자들 마음의 정서를 살찌우는 꽃비 한 줄기 될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2026년 6월 石心 반영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