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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대에 선 사람
나만의 다인 감각 복지 당신의 하루 끝에 남는 온기 법적으로 문제없게 이름 없이 부르는 법 주관적 연상 말은 주인을 잃는다 특정성 부족 저처럼 보이지 않게 윤다인법 우회 경로 유사성 없음 에필로그: 승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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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얼굴도, 목소리도 없지만
모두가 나라고 부르는 존재가 나타났다 매니저 서인우와 소속사의 철저한 계산과 통제 아래 대중이 사랑하는 완벽한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배우 윤다인. 고개를 살짝 기울인 애매한 미소, 이른바 ‘다인각도’는 그녀의 전매특허다. 하지만 친밀성 휴머노이드 ‘오니아(ONIA)’의 등장으로 그녀의 상품성은 물론 고유성에 예상치 못한 그늘이 드리운다. 고립된 인간을 위한 돌봄 기술이라는 명목 아래 출시된 성인용 휴머노이드에는 윤다인의 이름도, 실제 얼굴 데이터도, 목소리도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그것을 ‘그 배우 느낌’, ‘다인각도’라 부르며 노골적으로 소비한다. 인간의 고유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유사성 없음』은 단순히 다가올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그리는 SF가 아니다. 이미 우리 곁에 당도한 폭력의 위험성을 시사하는 가장 첨예한 르포르타주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를 향한 선연한 경고다.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을 찔러야 하는 역설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지워지고 만 인간 “이거 저 아니에요?” 윤다인의 질문에 법은 증거를 요구한다. 그녀가 피해를 입증하는 유일한 방법은 대중이 자신을 조롱하는 수치스러운 말들을 직접 수집하는 것뿐이다. “유사성 없음.” 지난한 소송 끝에 돌아온 짧은 판결은 그래서 더욱 잔인하다. 뒤늦게 여론이 끓어오르고 ‘윤다인법’이라는 이름의 규제안이 통과되지만, 정치 역시 그녀를 상징으로 소비했을 뿐, 어디에서도 윤다인의 삶은 긍정 받지 못한다. 윤다인은 거울 속 자신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얼굴을 지우려 한다. 『유사성 없음』은 법과 제도가 닿지 못한 곳에서 끝내 ‘나’를 잃어버린 한 인간의 비극을 보여준다. 합법은 그녀임을 부정하며 팔고, 불법은 그녀임을 인정하며 판다. 모든 것에 윤다인의 이름이 붙지만 정작 그녀의 실제 피해와 남은 삶은 지워진 채다. 이 거대한 모순 속에서 매니저 서인우는 펜을 든다. 이 모든 것을 방관한 세상에 그녀의 진짜 이야기를 남기기 위해. 정혜식 작가는 그의 건조하면서도 죄책감 어린 시선을 빌려 마침내 페이지를 넘기는 독자들마저 이러한 폭력의 방관자로 만든다. 이렇게 완성된 『유사성 없음』은 모두의 마음에 깊은 여운과 통증을 남긴다. 이미 예견된 위험 앞에 금지는 답이 아니다. 또다른 윤다인을 낳지 않기 위해,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우리가 더 늦기 전에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이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