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 버트 갬블(Eliza Burt Gamble, 1841~1920)?은 미국의 사상가이자 여성주의 저술가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여성의 사회적·역사적 지위와 성별에 대한 과학적 편견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선구적 인물이다. 당시 널리 받아들여지던 여성 열등론에 맞서 생물학, 진화론, 인류학, 역사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폭넓게 검토하며,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선천적인 우열 관계가 아니라 진화와 사회적 환경, 문화적 제도의 산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저술은 여성 참정권 운동과 초기 여성주의 담론이 활발하게 전개되던 시대적 흐름 속에서 과학과 역사를 근거로 여성의 능력과 역할을 재조명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으며, 이후 여성학과 젠더 연구의 발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대표작으로는 『The Evolution of Woman: An Inquiry into the Dogma of Her Inferiority to Man』(1894)?가 있다. 이 책에서 그는 다윈의 진화론과 당시 생물학 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여성이 남성보다 본질적으로 열등하다는 통념이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 사회적 편견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어 출간한 『The God-Idea of the Ancients; or Sex in Religion』(1897)?에서는 고대 종교와 신화 속 성별 개념을 분석하며, 종교가 여성의 지위 변화에 미친 영향을 역사적 관점에서 탐구하였다. 그의 후기 대표작인 『The Sexes in Science and History: An Inquiry into the Dogma of Woman's Inferiority to Man』(1916)?은 초기 연구를 보완하고 확장한 저술로, 과학과 역사,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여성 열등성이라는 오랜 통념을 체계적으로 비판한 작품이다. 이 책은 생물학과 사회제도, 교육, 결혼, 가족, 종교, 문명사를 아우르는 폭넓은 논의를 통해 성별에 관한 기존 인식을 재검토하도록 이끌었다.
비록 갬블의 일부 생물학적 해석과 진화론적 설명은 오늘날의 학문적 기준에서 시대적 한계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지만, 당시 통설이었던 여성 열등론을 과학적·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반박하고 여성의 사회적 기여와 지적 능력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는 점에서 그의 저술은 여성주의 사상의 중요한 이정표로 인정받고 있다.